* 유테르의 한 줄 평 : 시류에 익숙해져 있다면 진입이 약간 어려울 지도.

유테르의 한 줄 평은 어디까지나 유테르 주관의 집합체입니다. 크게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마.
* 이 헤살은 한 야매블로거의 되도않는 후기를 간결하게 압축한 것입니다.

* 일코질하는 숨덕의 헤살(=리뷰, 스포일러)라 덕요소가 소소하게는 개뿔이고 왕창 들어가 있습니다.

NT노벨에서 정발된 <황혼색의 명영사>로 유명한 사자네 케이 작가의 신작입니다. 전 이 분의 전작을 읽어본 적이 없지만, 적어도 스타일 자체가 요즘 라이트노벨과 약간 거리가 있다는 건 알고는 있기 때문에, 황혼색의 명영사 거르고 빙결경계의 에덴을 세트로 질렀습니다. 원래 세트 후기를 써야 할 것 같지만 뭐 어때요. 2권 후기 쓰면서 세트 후기도 같이 쓰죠 뭐.

주인공인 셸티스와 여주인공인 유미가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설정을 가지고 이 빙결경계의 에덴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들이 사는 부유대륙 오비에 클리어와, 그 곳을 지키는 무녀와 극대립하는 힘인 마적(요술피리)을 그 몸에 '두른' 셸티스. 오비에 클리어=에덴으로 다시 돌아온 것은 2년 전이지만, 자신의 몸 속에 있는 마적이 무녀가 가장 필요로 하는 힘=심력과는 완전히 상극의 힘이기 때문에 소꿉친구인 유미와는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무녀를 보필하는 천년사를 꿈꾸었던 셸티스지만, 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천결궁에서 추방되었으며, 그 이후 일반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죠.

여기서 유환종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마적의 힘을 가진 셸티스는 아무리 봐도 정상적인 놈은 아닙니다. 유환종과 동류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는 유환종을 물리치는, 마치 <Black Blood Brothers>의 모치즈키 지로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죠. 동족학살범이라는 표현이 좀 더 맞을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셸티스는 외견 상 아무런 변화도 없었고, 단지 '유환종'과 같은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유환종을 '직접' 때려 눕힐 수 있는 힘 자체를 가지고 있는 소년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유미와는 붙어 있으면 위험하기 때문에 추방될 수밖에 없었지만요.

의외로 초반은 이런 무거운 분위기와는 멀게, 셸티스가 에덴으로 돌아온 후, 일반인들과 섞여 지내는 것을 스토리의 시작으로 끊습니다. 후반부에 유환종이라는 존재가 드러나긴 하지만, 셀티스는 여기까지만 보면 일반인에 가깝습니다. 유환종이 빙결경계의 약해진 틈을 타 천결궁을 쳐들어올 때 멋지게 물리치는 그런 모습이 후반에 등장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사정상 일반인들과 지내는 셸티스에겐 먼 일일지도 모릅니다. 유미를 언젠가 만나겠다는 그 신념을 제외한다면.

그가 추방된 빙결경계에는 아직 그를 그리워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소꿉친구인 유미라던가, 라이벌인 레온, 그 외의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귀환을 바라고 있죠. 직접적으로 몸에 닿지 않는다면 상관없는 마적의 힘이지만, 혹시 몰라 셸티스를 천결궁에서 쫓아내진 셈이니까요. 정작 아무런 잘못도 없는데 쫓아냈다는 점이 독자 입장에서도 영 찝찝하고 한 상황이지만, 오비에 클리어를 지키는 5명의 무녀와 한 명의 황녀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 또한, 이런 씁쓸함을 좀 더 부가시키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다시금 유미와 만나지만, 유미와 손이 닿는 것만으로도 반발작용이 일어나는 상황. 천년사가 되기 위해 그간 혹독한 훈련을 견뎌 온 셸티스의 입장에선 그야말로 슬픈 상황이 아닐까 합니다. 막판에 결국 천년사까진 무리고 견습으로 다시 들어가는 걸 보자면, 이 장면 역시 씁쓸하게도 <기신전기 던브링어>가 생각나는 전개가 아닐 수 없네요. 아이고, 입맛 씁쓸해 죽겠다. 실력은 좋은데 다시 밑바닥부터 시작이라니...

진히로인의 실질적인 등장이 좀 뒤라, 유미가 도대체 무슨 위치인지 참 난감하기 그지없긴 해도 애초에 책문구 자체가 널 만나러 가겠다는 셸티스의 강한 의지인 만큼 별 상관은 없는 부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워낙 세트구성이 빵빵했던 책이었고, 유미의 역할이 일개 여주A의 역할도 아닌 만큼 특히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었는데, 이 부분은 중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가는 동안 특히 더 강해집니다. 의외로 공기화가 됐다고 하기 뭐하달까. 유토라던가, 엘리에의 역할이 초반에 크긴 했지만 뒤로 가면 갈수록 결국 일반인에 지나지 않아 비중이 콱 줄어서 말이죠. 이 진지한 분위기를 가끔가다가 무마시키는 캐릭터 또한 등장하기 때문에 보기 어려웠다고 하긴 뭐합니다. 다만, 현재 시류인 러브코미디에 익숙하시다면 조금 힘드실 지도 모르겠네요. 저도 사놓고 이제야 리뷰를 올리고 있으니...

세트로 산 만큼 2권은 기다릴 틈도 없이 곧바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을 좀 봤는데 새로운 여캐가 등장하긴 하지만, 빙결경계의 에덴이란 작품이 하렘구성 하는 스토리는 아닌 것 같으니 그냥 신캐정도의 위치일 것 같네요. 이상 빙결경계의 에덴 1권의 헤살을 마칩니다. 곧이어 2권 헤살도 올라오니 길게 기다리시지 않으셔도 될 듯.

별점 : 5점 만점 중 4.5(★★★★☆)

원문 주소 : http://yuther.tistory.com/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