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평글의 특징상 스포일러가 함유되어있을지도 모릅니다. 주의하여 취급하여 주세요.
0.들어가기 전에
소문의 학술명이란 제목을 처음 보게 된 것은, 아무래도 1챕터 공모전 1차 발표 때였을 겁니다. 그 때는 라노벨에 대한 열정도 지금보다
덜하고 1챕터에 대해서도 별 관심이 없어서 대충 넘어갔습니다. 차라리 2차 때의 모리노님의 글이나 온점님 글이 기억에 남았죠.
이후 시간이 흘러 대충 보름 쯤 전, 노블엔진에서 출판 광고가 떴습니다. 1차 광고 때는 그냥 재밌겠다, 정도라 사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안들었지만, PV 광고에서 급하게 끌려버리는 바람에 간도 안보고 무작정 지르게 되었습니다. PV 광고가 그렇게 내 맘에 들게 만들다니,
노블엔진도 많이 발전했군요... 노벨 배틀러 1권 광고가 엊그제 같은데 <-
작설하고, 소문의 학술명은 모베 작가님의 정식 첫 출판물이라는 소문입니다. 모베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소문이 무성하다는 소문만
방금 만들었는데, 사실 모베님에 대해서 정확히 아는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솔직히 소문의 학술명도 그냥 팍 끌려서 팍 산거라, 알아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죠... <-
소문의 학술명 자체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일단 신감각 학원 판타지라고 쓰고 본격 사생활 침해 범죄 소설이라고 읽는 장르를 표방하는 듯
합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약간의 미스테리/추리가 가미된 이능배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꽤 종잡을 수 없는 소설이기에 이 소설은 어떤
소설이다, 하고 딱 말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일단 제가 느낀 바 대로 고해보겠습니다. 감상글도 꽤나 중구난방이 될 듯 하니 맘껏 돌을
던져주세요.
1.소문의 학술명.
소문의 학술명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천재 작가라는 소문을 가지고 전학 온 고등학생 주인공은 흑막이라는 소문이 도는
장르문학부 부장에게 붙잡혀 자신이 쓴 소설이 할아버지의 글을 표절했다는 사실로 협박을 당합니다. 협박에 의해 장르문학부에 속하게 된 주인공은
어린 시절 소꿉친구였던 학생회장이 동아리 통폐합 계획을 추진한다는 사실을 듣게 됩니다. 부장에 의해서, 그리고 자신을 위해 그녀의 계획을
막아야하는 처지에 놓인 그는 장르문학부의 로리 부원 송 장미와 함께 그녀를 감시하게 됩니다. 그러나 길을 잘
잃어버리는 그녀 주위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주인공은 그 것이 허시라는 현상이라는 사실을 듣고, 또한 그녀의 허시가 자신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일단은 이렇게 압축을 해내긴 했지만, 소문의 학술명의 전체적인 내용은 이렇게만 요약하기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디가 부족한지 알고
싶다... 하면 직접 읽어보시는 걸 권해드리고 싶군요. 말로 표현하기 힘들어요. 직접 읽어보시면 알게 될 듯 합니다.
2.허시(虛示, hush)
이 작품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허시라는 요소를 설명하지 않고는 안될 것 같습니다. 뭐... 제 이해력이 이를 100% 이해하기엔 무리가
있고, 거기에 더해 표현력까지 100% 설명을 하기에 부족하기 때문에 제가 쓴 문장을 100% 받아들이시면 곤란할 지도 모릅니다. 이를 읽는
독자분들께는 죄송할 따름입니다. 우선 여기 나오는 허시의 설명을 읽어주세요.
http://novelengine.com/hush/key.html
자, 읽어도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구요? 걱정 마세요. 저도 모르겠으니까...(끌려간다.)
일단 이 허시라는 것은 일종의 괴현상으로서, 어떤 사람에게 일어나는 증상 같은 것입니다. 제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어떤 사람과 관련된
소문이 그 사람의 트라우마와 함께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되면서 어떻게 어떻게 되면 이 허시가 만들어지는데, 허시의 소유자 주위에서는 보통은
일어나지 않는 기이한 일이 일어나지만 보통 사람들은 이를 보고도 못본척, 듣고도 못들은척 하게 됩니다. 주요 등장인물들은 각각 이 허시를 하나씩
갖고 있는데, 소학명 1권은 이 중에서도 특히 학생회장의 허시에 얽힌 비밀을 파헤쳐 허시를 해결해야하는 것이 1권의 주요 이야기 전개
양상입니다.
3.이능 미스테리
이 허시라는 요소는 특별한 조건을 만족시켜서 특별한 효능을 보인다는 점에서 이능배에 나오는 이능력과 다름 없는 모습을 보입니다. 사용자
멋대로 쓸 수 있는 게 아닌, 일종의 현상을 이용한다는 정도가 다를까요. 이 소실이 이능배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라면, 등장인물의 궁극적인
목적이 상대방의 허시를 쓰러트리는게 아닌, 허시의 비밀을 밝혀내 해결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 과정에서 아군의 허시를 사용하는 게 나오지만
중요한 역할은 하지 않구요. 초점은 어디까지나 비밀을 풀고 갈등을 해결하는 것, 그리고 이 과정에서 팡팡 터져나오는 반전들에 맞춰져 있습니다.
독자는 주인공의 시점을 따라가면서 작중에 떠도는 소문들을 접하고, 이를 힌트로 진실에 근접해야 하는 겁니다.
4.분위기.
뭐... 제가 지금 말한 것만 읽는다면 이 소설이 굉장히 깔끔하게 전개되는 소설이란 오해를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만, 그런 기대를
가지고 이 소설을 집어들면 굉장히 피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글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뭔가 애매모호하고... 두리뭉실하고... 종
잡을 수 없는, 그래요. 딱 이 감상글 같은 느낌이네요. 나도 내가 뭔 소리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소문의 학술명은 소문이라는 제목 그대로, 이 소설은 마치 은밀히 사람들 사이에서 퍼지는 소문과도 같은 소설입니다. 뭔가 실체가 있는 것
같지만 실체를 잡을 수가 없죠. 이리 저리 등장인물들이 나와서 대화도 많이하고 돌아다니기도 많이하고 사건도 일어나는 것 같긴 한데... 뭔가 딱
하고 명백히 드러나는게 없는겁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개인적으로는 딱 이런 분위기를 원했습니다. 동영상 광고에서부터 딱 그런 느낌이잖아요? 소문, 소문, 소문, 그리고
비밀.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것들이 잔뜩 쌓여있는 안개 속에서 뜬구름을 찾아 헤메는 그런 느낌 말이죠.
다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이라서, 이런 분위기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한테 먹힐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저야 뭐 딱 광고를 보고
행동에 옮긴 것 뿐이라...
5.단점
소문의 학술명은 대충 이런 느낌의 라노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약간 실험적인 향기도 나고, 나름 신선한 시도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다만,
실험적인 작품 치고 단점 없는 작품 없다 하더이다... ㅠㅜ
역시나, 소문의 학술명에도 단점은 존재합니다. 제일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글이 지나치게 취향을 탄다는 점이겠습니다. 저야 읽으면서
히히덕덕 좋았지만, 과연 다른 독자 분들(특히나 라노벨 주 독자층인 질풍노도의 청소년들)에게 이 글이 먹힐까... 하는 점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응... 그래요, 저도 알아요. 제 취향 특이한거. 과연 다른 사람들도 이 글을 저만큼 잘 읽어줄까요? 애초에 일반적인 라노벨과는
방향성이 다른 물건이라, 이를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볼 지 잘 모르겠습니다.
둘 째 단점으로는 배경 설명이라던가 부가적인 분량이 너무 장황하다는 느낌입니다. 음... 이 면에서는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효과적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1챕터 때 처음 올라왔던 그런 스타일이 더 맘에 드네요. 주인공 서술이 좀 길어지다보니 분량도 많아지고 두께도
두꺼워지고 그런데 그거 치고는 쓸데없이 일어나는 사건은 적고...?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분량이 많다는 점을 지적한 감상글이 많지가
않아서, 이게 제 혼자 만의 이야기인지 분간이 안가네요. 다만 한 마디만 붙이자면, 적어도 저는 1챕터에 처음 올라왔던 버전의 소학명이 더
마음에 든다는 겁니다.
마지막 단점으로 꼽을만한 것이라면 독자가 읽다 책을 내던지고 싶을만큼 복잡하게 꼬인 = 어려운 설정이 나온다는 겁니다. 일단 메인
설정인 허시만 해도 아직도 이해가 잘 안 될 만큼 복잡한데, 일어나는 사건들이라던가 기타등등을 다 해석하면서 읽자니 저절로 부분부분 건너뛰는
식으로 읽게 된다는 점입니다. 작가 분께서는 쉽게 쓰신다고 쓰신 것 같지만, 솔직히 어려웠어요... 주 독자층인 중고등학생들한테는 더
어려웠을지도 모르겠군요.
6.결론
해당 작품의 감상 결론은, 같은 시기에 읽었던 토돌님의 야자를 째자! 와는 정반대라 할 수 있겠습니다. 토돌님의 야자를 째자! 가
개인적으로는 실망스러웠지만 그럭저럭 무난한 작품이라면, 이번 소문의 학술명은 개인적으로는 재밌게 읽었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어떻게 비칠지
모르겠다... 싶은 작품입니다. 히로인들만 봐도 저는 조안이랑 나나리가 맘에 들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조안이 비호감이라고 하고... 으윽, 제
취향이 좀 동떨어졌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뭐, 여기에 플러스 알파를 넣자면, 책 뒤에 부록으로 붙은 단편집은 진짜 누구에게나 읽힐만큼 가독성도 있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본편을
재미 없게 읽은 사람이라도 단편집은 재밌게 읽을 수 있을듯 합니다. 사실 본편은 페이크고 단편집이 완전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듯 합니다.
이상으로 이번 감상글을 마칩니다.
http://hanljarock.egloos.com
상품권의 꿈... 5월 신작의 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