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신비'가 나올 수 있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개성있는 등장인물이 나오고, 이들이 서로 좌충우돌하는 장면이 재밌었어요.
실수를 많이 하는 성격과, 거기에 태클을 많이 거는 성격이 만났을 때 그려지는 상황이 재밌듯이, 다양한 등장인물이 서로의 성격(개성)을 부딪히면서 내는 상황 자체가 재밌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일러나 각종 드립 또한 괜찮았던 부분.
조금은 경박한 느낌이 들 수 있는 저렴한 드립도 많았고, 이해할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드립도 많았지만..
뭐, 웃기는데 무게 잡을 필요 있나요. (..) 게다가 앞서 말했듯이 등장인물의 성격에서 비롯된 상황 자체가 재밌는 경우가 많아서 드립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웃는데에는 크게 어려움이 없었네요.
무엇보다 크게 인상깊었던 점은.. 드립이.. 개그씬이.. 멈추지를 않습니다. (먼산)
러브코메디 등에서 '개그'를 활용할 때도 그렇고 '개그물'이라 하더라도 중간중간 쉬어가는 타임(혹은 웃기기 위한 준비를 하는 시간)은 있기마련인데, 이 작품은 크게 웃을 수 있는 장면들 사이에 작은 잽을 쉬지않고 날려대는 느낌이라서 인상깊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화살 10번 날려서 6번 과녁 맞출 것을, 50번 날려서 20번 맞추는 느낌이었어요.
성공률 자체는 어떨지 몰라도, 다양한 상황과 드립이 쉬지않고 들어오니 '어딘가 한 군데 쯤은 결국 웃게되는 식'이 되더라구요.. ^^;
아쉬운 점은, 주인공 성격이 휙휙 변해버린다는 것.
소심하고, 인간이 아닌 것은 보기만해도 무서워하는 새가슴이라고 작중에 몇 번이나 강조되는 주인공이지만, 위기의 순간, 작전을 짜야할 순간에 아무런 계기도 없는데 갑자기 과감한 작전을 세우는 멋진 주인공으로 변신합니다. (..)
작중 등장인물들조차 '우리의 주인공이 이럴리가 없어! 도플갱어냐!!' 라고 외치며 개그신으로 처리되지만..
'나도 할 때는 하는 남자다'는 식의 설명으로 끝내는 것에 납득하기 힘들었습니다.
보통 초중반부까지 가볍고 즐거운 러브코메디 -> 후반부 반전과 마무리를 위한 시리어스 와 같은 방식으로 전개할 때, 후반 시리어스 전개에서의 주인공의 태도가 너무 느닷없어서 어색하고 어영부영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의 경우, '클라이맥스가 되기도 전에' 그런 문제점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주인공의 성격은 앞서 예를 든 장면 외에도 수시로 변해요. 네, 수시로. 전 주인공이 어떤 성격인지 이제 모르겠습니다. (먼산)
주인공을 하나의 '인물'로서 받아들이기보다는 그저 어떤 상황에서의 전개를 위해 작가 편의적으로 옷 갈아입듯이 성격을 바꾸는 도구같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히로인에게서 '히로인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점 또한 아쉬웠어요.
사실 이 작품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모두 나름대로의 개성을 가지고 있고, 다들 괜찮았습니다. 당연히 히로인 포지션의 제천대성, 아이링 또한 충분히 괜찮은 캐릭터였어요.
무엇을 하든 심드렁-하니 귀찮아하는 성격을 충분히 나타내주는 일러스트와 대사, 행동은 충분히 눈에 띄었고, 좋은 느낌이었습니다...만,
'히로인으로서의 매력'은 좀 많이 떨어지지않나 생각합니다.
일단 등장 분량부터가 좀 미묘하게 떨어지구요.. orz 무엇보다도 주인공과의 썸씽이 너무 적었어요.. 히로인...은 맞을텐데, 주인공과의 접점, 주인공과 나누는 에피소드가 적다보니 히로인이라는걸 실감할 수가 없더군요.
차라리 수르트의 이명을 지닌 발키리 쪽이 히로인으로서의 매력을 더 잘 보여줬다는 느낌.
이런 점 때문에 클라이맥스의 갈등고조 및 해결도 크게 몰입하고 공감하기 힘들었습니다.
애당초 주인공부터가 아이링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이 별로 없었는데, 갈등이 고조되고 위기가 절정을 이루는 그 순간에 히로인에 대한 마음을 보여준다 한들... -3-;
등장인물도 괜찮고 각종 드립이나 여러 상황도 재밌어서 즐겁게 읽을 수는 있었지만, 그 외의 다른 모든 부분이 아쉬운 러브코메디, 몬스☆패닉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