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글로 표현한 예술작품. 고로 문학은 문예와 동등한 의미. 문학에 속하는 것은 시, 수필, 소설, 희곡, 일기, 르포 등. 사실 고대 그리스 시절 근방만 하더라도 이런 구분이 없었음.
왜 인류는 문학이라는 것을 발명했는가. 문학이 왜 이렇게 창조되고, 사람들에게 읽히는가. 이것을 논의하는 이론이 문학의 효용론. 고로 문학의 효용론은 문학이 필요한 이유를 찾는 일.
사실 어떠한 사물이 필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될 수 있음. 병뚜껑의 경우, 병의 내용물이 흘러 넘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술자리에서 술게임에 쓰이기도 하고, 수집벽이 있는 사람에겐 자기 만족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하며, 폐품 활용 만들기 방학 숙제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함.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이 병뚜껑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나, 하면 그건 아님. 병뚜껑은 술게임을 하라고 만들어진 물건이 아니므로. 병뚜껑의 본질은, 병 내부와 병 외부와의 물질 교환을 차단시키는 것. 쉽게 말해 그냥 병을 틀어막다가, 필요할 때 열리는 것이 병뚜껑의 본질. 고로 열리지 않는 병뚜껑이라든지, 닫혀 있어도 줄줄 새는 병뚜껑은 병뚜껑이 아님. 이런 병뚜껑은, 우리는 버리게 됨.
문학도 마찬가지임. 현재 문학은 인류에게 많은 것을 해주고 있음. 그러나 문학에게도 본질이 있음. 문학의 효용론 중에 양대산맥을 이루는 것이 교훈설과 쾌락설.
문학은 교훈을 주기 위한 것이란 게 교훈설, 문학은 즐거움을 위한 것이란 게 쾌락설. 이 두 가지를 짬뽕처럼 섞어 놓은 절충안도 있음. 이 사람들이 하는 소리를 하나 소개해 보자면, "과일을 먹을 때, 우리는 맛만 보지도 않고, 영향만 섭취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과일을 먹을 때 맛을 느끼는 동시에 영향을 섭취한다." 언뜻 보면 맞는 말인 것 같음. 여기서 하나 질문.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정말로 영향까지 고려하는가 하는 것임.
우리가 고대 로마 귀족도 아니고, 사실 쾌락만을 위해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엄연한 생명 유지를 위해 음식을 먹고 있기는 함. 헌데 영향을 고려한다면, 사실 라면이나 인스턴트 식품은 먹어야 할 음식이 아님. 게다가 늘 고칼로리 음식을 찾는 것도 아님. 쓴 한약 같은 경우는 몸에 좋지만 다들 싫어함.
문학은 최초에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는가. 인간을 교화시키거나, 자신의 국가의 우월함을 과시하기 위한 경우가 많음. 어라? 교훈적인 입장이네? 하지 말기 바람. 언제나 문학 자체가 교훈을 만들어서 우리에게 전해주는 경우는 없음. 대개 문학은 교훈을 전해 주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음. 교훈을 바로 전해주면 사람들이 싫어하니까 문학이란 장치를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해주는 것임. 대표적인 예가 단군신화나 흥부전.
그렇다면 문학의 본질은 무엇인가. 재미임. 교훈적인 내용만 잔뜩 들어가 있다면 그건 철학서이거나 자기 계발서임. 고전을 그래도 여럿 읽어 보았지만 재미 없는 경우는 없었음. 간혹 미치도록 난해한 경우는 있긴 했지만, 어렵다는 것과 재미 없다는 것은 다름. 고양이마리오 최초 플레이가 빡치긴 하지만 묘한 중독성이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임.
이런 이유로 양판소 같은 것들도 문학으로 일단 쳐 주긴 하는 것임. 하지만 양판소가 까이는 것을 보면 알겠지만 재미만 있다고 만사 오케이는 아님. 문학은 교훈을 내포하고 있어야 함. 그리고 아이러니하게 이런 교훈적인 내용이 문학에 재미를 가미시키는 것도 사실임. 레모나를 생각하길 바람. 비타민 영양제가 맛도 있음. 이런 걸 처먹음으로써 우리는 입이 즐겁고, 건강을 챙긴다는 사실에 더 즐거움.
고로 글을 쓸 때 사실 재미만 갖추고 있어도 됨. 하지만 그 속에 교훈을 처넣으면 맛이 좋아짐. 이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