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가 다니는 학교는 서울 흑석에 있는 중앙대 입니다. 뭐 실제로 거론해도 상관없겠죠. 재학생이 본인 학교 깐다는데.
아무튼 이
학교가 제작년쯤 두산이 먹었습니다. 그냥 기업명도 그냥 쓸래요. 어휘도 받아 들이기 쉽게.
이사장이 바뀌고, 학교가 점점 미쳐
돌아가는게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인문학을 전면적으로 통폐합 하려는 시도가 있었거든요. 인문학 전체를 없애버릴
기세였습니다.
당시 저와 제 동기들 선 후배들이 전부 기를 써서 세개의 과가 하나의 부로 통합되는 것을 저지하려고 했습니다. 뭐
오래전 시위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꽤나 치열하게 열었던 것으로 기억하네요.
학교는 결코 저희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똑같은 말의 반복 반복 반복. 마치 인문학이란 더이상 대학에 필요 없는 과목 취급하는 듯 했습니다. 아니 실제로 그랬죠. 그렇지 않았으면 통합
되는 일은 없었을테니.
통합되는 이유는 구차하고 지저분한 변명을 전부 뺀다면 명확했습니다. 인문학의 인원을 줄여 경영학에 더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한 대학에서 1년에 받아들일수 있는 학생의 인원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저희 학교는 그렇게 인문학을 통합하고, 폐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실제로 3과가 합쳐지면 원래 받아들일수 있는 인원이 140명 정도 인데, 80명 정도로 확 줄여 버렸죠. 경영학을
키운다. 저희는 저희과가 통폐합 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불이익보다 학교의 기업식 마인드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만약
여기서 물러나면 학교는 학생이 본래 주인이다라는 생각을 버리고 자신들의 마음먹은대로 뭐든지 해버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소수의
경영학과의 학생들은 안타깝게도 거칠게 저희를 비난했습니다. 단 몇몇의 학생이었지만 그때 당시의 저희는 그런 비판에도 속상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의 편은 우리들 뿐이다라는 생각에 학교에서 고립되고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렇게 2년이 지난 지금. 더욱 충격적으로
학교가 변해가고 있습니다.
인문학 인원을 100% 수시로 모집하겠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또한 명확합니다. 학교의 입지
상승. 학교의 위치 상승. 학교의 네임 벨류 키우기.
학교측은 현재 중앙대학교가 타 학교에비해 입학 성적 커트라인이 낮다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는듯 했습니다. 수시를 100%로 뽑는다면 그 성적은 입학 커트라인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학교의 위치가 상승하는거죠. 이건 무슨 말도
안되는 경우란 말입니까. 학교가 재학생의 어떠한 말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몰래 살금살금 일을 진행시켜가는 모습이.
학교는 결코
이사장의 것이 아닙니다. 교직원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닙니다. 학교는 학생 자신의 것입니다. 저희는 점점 그런 권리를 잃어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아니면 스스로 포기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취직을 위해 혹은 본인의 졸업만을 위한 학교라고 생각하면 포기할 수 있습니다. 누구보다 쉽게
학교에 대한 생각을 지우고 본인에게 놓여진 일만을 묵묵히 수행하면 됩니다.
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세개의 과가 하나로 합쳐지는 과정에서
학교에서 정확하게 말해준 것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2학년이 되면 하나의 전공을 골라 들을 수 있게 하겠다. 이것이 끝이었습니다. 아뇨 이것도
사실은 저희가 겨우겨우 바꾼것입니다. 그들은 그저 부로만 통합시키고 부로 졸업시킬 예정이었습니다.
과를 고르는 과정에서 하나의 학과로
학생들이 몰리는 현상을 어떻게 하겠냐. 전혀 대책이 없었습니다. 몰리면 몰리는거다. 그들에겐 그것이 끝이었습니다. 그들은 그저 인문학이 죽기를
바라고, 사망하길 바랐기 때문입니다.
한과에 50명. 남은 한과에 20명. 그리고 몇몇은 전과 몇몇은 편입. 남은 한과에 5명. 이건
비대칭이 지금 하나의 부에서 일어나고 있는겁니다. 학교의 무책임 때문에요.
저는 저의 후배들이 그런 혼란속에 힘들게 학교를 다니길 바라지
않았습니다. 퇴학을 각오하고 싸웠던 것은 그때문이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1인 시위 ? 아니면 또 다른
치열하고 격렬한 데모 ?
모르겠네요. 학교는 커다란 기업을 등에 업고 있고 저는 한낱 힘이 약한 학생일 뿐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안될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 자신들이 마음먹은 대로 행동하려 들겠죠. 학생보다 학교를 키우고, 학교보다 자신들의 위상을 드높이는 그
짓거리를 말이죠.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 제가 웃길지 모릅니다. 본인 앞가림이나 잘해라고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러기엔 저를 포함한
선후배,동기들은 지나치게 오지랖이 넓으니깐요. 모두가 잘되는 방향으로 해결되는 것이 지금 제가 가장 바라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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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사이트에 제가 적어 놓은겁니다.
하 미치겠네요. 이딴 학교 고생고생해서 들어왔더니 아주 거지같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단편제도 멈추고, 1챕터도 멈추고 어떻게 할까만 고민중입니다. 뭐 답은 안나올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런 고민 하는것도 대학생의 특권이니깐요. 투표 꼭 하러 가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