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는 의외로 유리멘탈이신 분들이 많군요.

6년 동안 판무 사이트에서 연재를 해온 저는 이미 당할대로 당해서 멘탈이 고무가 되어버렸습니다만 아직 비판에 적응하기 불편하신 분들은 좀 더 훈련을 하셔야 합니다.

이곳 담당 편집자님들은 너그러운 편입니다. 편집자이니만큼 글을 보는 눈도, 그 글이 가진 문제점, 장점을 골라내서 공모전 참가자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능력이 있으신 분들이죠.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고치지 못한 문제점, 알지 못했던 허점들을 보완할 수 있는데는 이만한 조언이 따로 없을 정도입니다.

독자들은 냉정합니다. 책을 내거나 혹은 사람이 많은 사이트에서 인터넷 연재를 하게 되면 조언은 쥐뿔만큼도 안하고 재미없다, 형편없다, 글을 발로 썼냐, 때려치워라 등의 댓글들이 심심찮게 보입니다. 또 누군가는 자신이 무슨 만물박사라도 되는 듯이 연설을 줄줄 늘어놓으면서 글을 고치라고 강요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이 좋은 말로 하지 않지요.

하지만 정말로 재미없는 글은 그런 댓글 자체가 안 달립니다. 보고 그냥 가버리는게 오늘날의 독자님들이니까요. 그분들은 정말로 관심이 없으면 댓글을 써서 지적할 마음도 안 듭니다. 그리고 모 사이트의 비평란이나 인터넷 판매 사이트의 후기란에 가보면 엄청난 혹평들이 쏟아집니다. 가차없지요.

이러한 비난에 가까운 비판을 견뎌내야만 좀 더 자신만의 색을 가진 글을 쓸 수 있을 겁니다. 독자들에 비하면 편집자님들은 신사지요, 신사. 신사적으로 조언해주시는 것에 상처를 받고 쓰러져 일어나지 못한다면 아마추어로는 글을 쓸 수 있을지 몰라도 절대 프로는 될 수 없습니다.

자랑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6년에 가깝게 글을 써오면서 출판 제의를 다섯번이나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계약도 했고요. 물론 라이트노벨은 아니지만 라이트노벨 독자들이라고 해서 친절한 비판을 해주지는 않을 겁니다. 설사 책으로 나온다고 해도 흥미가 떨어지면 가차없이 그 작품을 내던질 겁니다. 현대의 작가들이 두려워하는 바로 그것, 조기종결이 찾아오는 겁니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은 10권이 넘어가는데 출판사에서는 5권에서 끊자고 합니다. 안 팔리는 책을 계속해서 내줄 의리가 있을까요. 그 런 말을 듣고 버텨낼 수 없다면 프로의 길을 포기하셔야 합니다. 버텨내고 다시 글을 써서 좀 더 독자들의 입맛에 맞는 글을 쓰는 자가 바로 프로작가의 힘이자 기본 소양이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갑자기 설교하는 식이 되어버렸습니다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담당 편집자님의 조언을 주의깊게 살피고 보완하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공모전에 떨어져도 좌절하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한번 마음이 글에서 떠나면 돌아오기 어렵습니다. 부디 멘탈을 강하게 단련하시어 좋을 글을 보여줄 수 있는 작가님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p.s 너무 건방지다고 생각하지 말아주십시오. 괜한 오지랖에 불과한 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