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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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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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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프로젝트]동방단편연기(단편모음)글 Koma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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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홍마관]붉은 장미의 이유
15-10-25 02:12
 
 
조심스레 찻잔의 손잡이 부분을 잡아 올린다.
한모금 마시면 다시 내려놓고 깊은 생각에 빠지곤 한다.
"예전이고 지금이고 답답하게 마시네."
레밀리아 스칼렛이 답답해하며 말해왔다.
"어머,홍차는 품위의 상징이야.이것도 참지 못하면 숙녀가 아니지 아가씨."
"그런 걸로 숙녀가 될수 있으면 세상 사람들은 모두 숙녀인거지.."
"뭐.그렇겠지." / 레밀리아는 찻잔을 들이키며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샐수없이 많이 있는 책들의 산은 이리저리 혹은 여기저기 쌓여있었다.
고고하면서도 정신없는 이 공간은 그 곳만의 형태를 갖추고 있고 언제나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파츄리 노우렛지또한 그 언제나의 형태에 만족하고 있고 편안히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조용하네." / 레밀리아는 천천히 잔을 내려놓으며 중얼였다.
"조용하지 않아. 책들의 사삭거림 말고도 요정들의 발소리와 심지어 도둑고양이의 발소리도 들리는 걸?"
"도둑고양이의 발소리라...후후,맞는 말이네."
레밀리아는 오른쪽에 움찔하는 듯한 모습이 보여 씨익 미소를 지었다.
모르는 이가 없겠지만 놀려주며 맞이하는 그들은 늘 그래왔다.
역시 참지 못하고 그녀가 걸어 나왔다. 그녀는 키리사메 마리사였다.
"도둑고양이라니 그거 심한거 아니냐구?"
"심하지 않아. 적어도 당신에게는"
"심하구만." / 키리사메가 그들이 앉아있는 책상으로 다가온다.
옆에있는 의자 하나를 끌고 그들 옆자리에 자리를 만들어 앉는다.
"언제나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건 질리지 않아?"
"똑같은 일인거냐구?" / 레밀리아의 말에 키리사메는 별것아닌 것처럼 대꾸했다.
파츄리는 미간을 찡그렸지만 금방 폈고 찻잔을 들어 마셨다.
"여동생씨는 아직 안 나온건가?"
"플랑은 밖으로 자주 나오지 않는 편이야."
"그렇게 나오길 원해놓고서는..." / 키리사메는 안타까운 듯 혀을 찼다.
그런 모습을 재밌게 바라보는 레밀리아는 쿡쿡, 비웃을 뿐이였다.
"그러고보니 여동생은 꽤 밖과 단절 돼 있었다고 하던데..."
"맞아.약 500년 정도 되겠지." / 레밀리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파츄리가 슬쩍 레밀리아의 찻잔을 보니 비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수 있었다.
"강제로 했던 것이 그 정도 된다는 거지. 사실은 더 길지도 모르지."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너희 나이가 얼만데."
"글쎄다. 우리 나이가 얼마일까." / 레밀리아는 으쓱한 미소를 지었다.
키리사메는 떨떠름한 표정을 짓더니 책상에 팔을 올렸다.
아마 따분하다는 개인적인 표현이 아닐까, 파츄리는 싱긋 입으로 웃어버렸다.
"들어보고 싶어? 예전 일이지만 플랑과 관련된 일이기도 하니까."
"그래봐야 네가 언니노릇 제대로 못한 내용 아니야?"
"지금도 언니노릇은 제대로 못하고 있지. 그때와는 비교할수 없지만."
레밀리아가 다시 돌아와 자리에 앉아 두사람의 얼굴을 돌아가며 바라봤다.
키리사메는 궁금하지 않다는 표정이였지만 별로 신경쓸만큼 대단한 것은 아니였다.
 
지금으로부터 약 500년 전...도시라고하는 무인도에서 살았을 때의 일이다.
이곳은 의외로 크게 번창한 도시 중의 하나이다.
레밀리아와 플랑도르는 그 도시의 외곽에서도 더 멀리 떨어져있는 곳에 살고 있었다.
언제나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이 하나, 둘...또는 셋이 몰려와서 구경하기도 하던 곳이다.
"오늘도 몇명이나 멍청한 도전을 한거야?"
레밀리아는 메이드에게 거만하지도 수수하지도 않은 태도로 물었다.
요정메이드를 사용하지 않던 그때에는 인간메이드를 훈련시켜서 사용했다.
일종의 세뇌라고 불리기도하는 흡혈귀만의 특성을 이용해서...
"총 4명이 찾아왔었습니다.아가씨"
"4명이라...어제보다 1명 늘었네. 무슨 이상한 소문이 퍼진건가?"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증거는 남기지 않고 처리하고 있습니다."
"너희들의 작업태도에 불만이 있는게 아니야."
레밀리아는 머리를 잠시 약간 긁고는 늘 앉아있는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 내려온다.
그녀가 내려오며 시선을 준 곳은 다름아닌 부엌이였고 그곳에선 자극적인 피냄새가 진동했다.
오늘의 식사량은 4명이기에 레밀리아는 속으로 벌래씹는 표정이 되었다.
소식가인 레밀리아에게는 너무도 많은 양이였기 때문이다.
"식사 준비가 끝나면 알려줘."
"잘 알겠습니다. 아가씨" / 메이드장은 천천히 거리를 벌리며 부엌으로 사라졌다.
레밀리아도 그 모습을 지켜본 후에 발을 옮겨 도서관으로 향했다.
주로 청소만 열심히 하고있는 메이드들의 발소리만이 도서관을 울렸다.
"어머,아가씨 어서오십시요." / 한명의 메이드가 꾸벅 인사를 건네왔다.
"수고가 많네. 책 정리중이구나."
"네, 책을 정리한다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에요."
"흐음..그래" / 레밀리아는 관심없는 반응을 보였고 메이드는 조심히 꾸벅 인사를 하곤 어딘가로 걸어갔다.
그런 모습을 레밀리아는 계속 바라봤고 발을 옮겼다.
레밀리아가 발을 옮긴 곳은 한 지하로 통하는 계단이였다.
그 길은 엄청 어두웠지만 횟불만이 그 길을 밝히고 있었다.
레밀리아는 그 길을 느긋하면서도 일상처럼 걸어 내려갔다.
내려오니 보인 것은 커다란 문이였지만 안 쪽으로 크게 열려있었다.
"플랑?" / 레밀리아가 머리만 집어넣어 실내를 둘러보았다.
회색의 시멘트는 레밀리아가 보는 것만도 답답하게 되었다.
그에 걸맞지 않게 호화찬란한 침대와 가구들은 제달리 다른 구조로 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시선을 왼쪽에서 오른쪽,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돌리니 침대 옆에 누군가 앉아있었다.
플랑도르 스칼렛, 조용히 인형을 만지며 놀고 있었다.
어린애가 장난감으로 가지고 놀고있는 듯한 목소리도 작게 들려왔다.
"플랑? 거기서 뭐하는 거니?" / 레밀리아는 조용히 그녀의 등뒤로 다가갔다.
플랑도르는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뒤를 돌았다.
"언니! 인형을 좀 만지고 있었는데 뭔가 튀어나왔어."
인형의 일부분이 터져서 솜이 뭉텅이로 나오고 있었다.
레밀리아는 그 인형을 보며 속으론 그 인형을 손볼생각에 한탄의 한숨을 쉬었다.
"솜이네. 금방 고쳐줄게.잠시 줘보렴." / 레밀리아는 손을 내밀었다.
플랑도르는 잠시 그 손과 인형을 번갈아가며 바라봤다.
그리고 얼마 안되서 레밀리아의 손에 인형을 올려놨고 또 다시 미소지었다.
"솜? 그건 인형에서 나오는 피야?"
"뭐...그런거지." / 레밀리아는 인형을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손으로 고치기엔 힘들 것이라고 판단하게 됐다.
금방 메이드를 불러서 고치게 시키면 되지만 그럴만큼 이 곳이 오기 쉬운 곳은 아니였다.
바늘과 실은 플랑도르의 방에도 있었기에 레밀리아는 그것을 꺼냈다.
"잠깐 책이라도 읽고 있을까?" / 레밀리아는 손가락으로 도서관이 있는 천장을 향해 검지를 세웠다.
그러자 플랑도르는 고개를 저었고 어디선가 꺼낸 책을 실실거리며 보여주었다.
"이거 읽으면 돼! 마도서야!" / 플랑도르는 즐거운 듯 책을 펼쳐 읽었다.
크지는 않지만 목소리를 내며 책의 내용을 낭독했다.
레밀리아는 잠시 키득 웃었지만 바로 본론으로 돌아가 인형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바늘을 잘 다루지 못하기에 실력은 별로였다고 레밀리아는 늘 입이 닳도록 말했다.
인형이 제 형태를 되찾을 때에는 플랑이 이미 책을 모두 읽고 새로운 책을 찾고 있을 때였다.
레밀리아는 그런 믿을 수 없는 독서속도를 놀란표정 없이 바라보게 됐다.
분명 500페이지가 넘게 있던 읽기 힘든 마도서이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 여기 모두 고친 것 같네." / 레밀리아는 플랑도르에게 인형을 건네주었다.
플랑은 인형을 받아 안더니 무척 좋아했지만 응급처치같은 인형의 외형은 금방이라도 다시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레밀리아는 막지 않았다. 결국 터지더라도 다시 고쳐주면 되기 때문이다.
"그보다 마도서를 엄청 잘 읽는구나."
"헤헤, 읽어보면 재밌어. 언니도 한번 읽어보는게 어때?"
"음.나는 나중에 읽어볼게." / 레밀리아는 정중히 거절하려고 손을 흔들었다.
플랑도르는 눈을 가늘게 뜨고는 그런 레밀리아를 바라봤다.
아마 믿지 못하는 듯했다. 레밀리아도 그걸 알기에 잠시 뒤를 돌아 문을 바라봤다.
"이제 너도 위로 올라가서 생활해보는게 어때?"
레밀리아는 강요하지 않는 어투로 말하려고 최대한 부드럽게 말했다.
"그래보고 싶은데 어째서일까.몸이 나가고 싶지 않아."
"몸이? 뭔가 계속 걸리는게 있다는 거야?" / 레밀리아는 걱정하며 물어보았다.
플랑도르는 모르겠다는 의미인지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레밀리아도 더이상 묻지 않았지만 계속 그 자리에서 그녀를 지켜볼 생각이였다.
"이제 올라가보는게 어때? 지금은 원래 식사시간이지 않아?"
레밀리아는 잠시 깊이 생각했지만 맞는 말이였다.
"그럼 얼른 올라가서 식사를 보내야지. 배고프지?"
"응응. 무척 배고파. 하지만 언니도 먹어야 하잖아."
"괜찮아. 나는 원래부터 많이 먹지 않으니까. 다이어트 중이거든"
레밀리아는 속으로 웃었다. '사실 어찌돼도 상관 없지만'라며 상황을 넘겨잡았다.
"언니 다이어트가 뭐야? 음식을 먹지 않는 거? 괜찮은거야 그거?"
"음. 일단 음식을 안 먹는 건 아니라고 말해줘야겠네. 원래 적게 먹는다는 거야."
"적게 먹어?" / 플랑도르는 고개를 갸웃하고 궁금하다고 대꾸했다.
레밀리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후후 웃으면서 문밖으로 나갔다.
밖에 나온 후, 벽에 붙어서 한숨을 내뱉는 레밀리아.
'저렇게 있는 것도 도대체 몇년째인지...' / 레밀리아는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금방 도서관에 당도했고 올라오자마자 말을 걸어온 것은 메이드장이였다.
"식사준비가 끝났습니다. 아가씨."
그녀는 고개를 숙였고 부엌으로 안내하려고 자세를 되잡았다.
레밀리아는 알았다고 말하면서 발을 부엌으로 옮겼다.
"아. 얼른 플랑에게도 음식을 갖다주렴. 살아있는 인간이 좋겠지만 시체 한 구정도면 만족할거야."
"알겠습니다. 아가씨. 바로 시행하겠습니다." / 메이드장이 고개를 숙이고 자리를 옮겼다.
레밀리아는 그런 모습을 지켜보다가 다시 부엌으로 향했다.
메이드장이 지하로 내려가면 아마 플랑도르와 대화하는게 가능할까 괜히 걱정됐다.
"만족...이라" / 레밀리아는 말을 잘못한 것같아서 입으로 계속 중얼거렸다.
"과연 플랑에게 만족이라고 말한 건 좋지 못한 말이라고 다시 생각하게 되네."
레밀리아는 그런 말을 혼잣말로 말한 후 바로 자리에 앉았다.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하니 무사한 메이드장이 옆으로 다가왔다.
"어머, 플랑은 잘 먹더니?" / 레밀리아는 웃는 얼굴을 해보며 은근히 물었다.
"네. 작은 아가씨께서는 무사히 식사를 마치셨습니다."
레밀리아는 그 대답에 만족하진 못했지만 웃으며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 후 바로 레밀리아는 자신의 방을 향하기위해 자리를 옮겼다.
메이드장은 그 뒤를 조용히 따라오는가 싶었지만 바로 다른 메이드의 도움호출에 그곳으로 달려갔다.
그 쪽이 오히려 레밀리아에게도 편하기에 레밀리아는 바로 걸어갔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레밀리아의 방이다. 베란다에 앉아보면 하늘의 달이 바로 보인다.
'저 모습을 플랑하고 같이 보고싶네...' / 레밀리아는 눈을 감고 감성에 빠졌다가 방으로 들어갔다.
방으로 돌아와보니 익숙한 얼굴이 천천히 다가왔다.
"오늘은 일찍 일어나셨네. 아가씨"
"늘 이 시간에 일어났어...늦잠잔 건 당신."
"어머어머, 아가씨 너무도 하셔라, 제가 없으면 외로울텐데"
"외롭긴 뭐가 외롭다는 거야..." / 레밀리아는 무시하듯 침대에 앉았다.
상대방의 이름은 '장미꽃'...레밀리아는 그렇게 알고있다.
처음 소개할 때, 자신을 장미꽃이라고 밝힌 이 여성은 말버릇이 좋지 못하다.
메이드이면서도 주인에게 아무 말이나 아무렇게나 말하는 자유분방한 성격이다.
그런 장미꽃을 레밀리아는 귀찮지만 즐거운 얼굴로 관찰한다.
그것이 레밀리아에게 가장 큰 공이 아닐까, 레밀리아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맞다. 메이드장 아시죠?" / "메이드장 알지."
레밀리아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설마 '장미'에게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생각하지도 못한 것같다.
"너와 사이가 물과 기름처럼 나쁘지." / 레밀리아는 키득키득 작게 웃었다.
"그 사람, 말하고 싶진 않지만 크게 다쳤을 걸요?"
레밀리아는 그녀가 왜 그런말을 하는 지 이해할수 없었다.
잠시 곰곰히 생각해보려고 고개를 갸웃해보기도 했지만 헛수고였다.
"크게 다쳤다는게 무슨 말이야?"
"아가씨께서 메이드장에게 작은 아가씨 식사를 들고 지하로 보내셨죠?"
"그랬지." / "플랑아가씨는 낯을 잘 가리시죠."
레밀리아는 턱에 손을 얹어서 '그랬었지'라고 중얼거렸다.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만, 메이드장...오늘안에 죽을 겁니다."
..."뭐?" / 잠시 정신회로가 고장난 것처럼 레밀리아는 이해하질 못했다.
오히려 머리를 이리저리 기웃기웃 해보아도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그러니까...메이드장이 오늘안에 죽는다고 하는거야? 지금...?"
"네. 물론 제 생각이지만요." / '장미'는 레밀리아의 이마에 검지를 얹는다.
평소같으면 그 손가락을 당장 치우게 하겠지만, 레밀리아는 심각하게 고민했다.
정말로 죽을지도 모른다고...왠지 감이 좋지 않다고 레밀리아는 끝없이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레밀리아는 '장미'를 계속 바라보기도 했다.
'장미'는 그 시선을 느끼고 눈을 돌리기도 하지만, 자리를 떠날 생각은 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를 향해 레밀리아는 잠시 나가라고 말했다.
그녀는 반항도 말대꾸도 심지어 뒷담도 하지않고 나가버렸다.
그게 오히려 레밀리아에겐 더 큰 충격이 아닐까...레밀리아는 크게 놀란 얼굴을 하고있었다.
"저 애는 저렇게 진지한 애가 아닐텐데..." / 레밀리아가 방문을 지켜본다.
그 문은 굳게 닫쳐이고 조용한 정적만이 방 안을 가득채웠다.
그 때 그 조용한 정적을 깨고 들리는 소리가 방문을 두들이는 소리였다.
"아가씨...디저트는 어떻게 할까요?" / 메이드장의 조용한 목소리였다.
아무 문제없이 일을 하고있는 메이드장은 목소리에서 평소와 다를게 없는 말투를 보였다.
레밀리아는 그것에 오히려 고개를 갸웃했다.
그럼 도대체 '장미'가 했던 말은 무엇일까...그냥 장난이였을까?
레밀리아는 끝없이 저 생각을 반복했다. 그렇게 반복은 계속 같은 문항으로 되돌아왔다.
장난일까...아님, 사실일까... 레밀리아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아가씨? 디저트...어떻게 할까요?" / 이상하다고 생각한 것인지 메이드장은 의문어투로 말해왔다.
"홍차로 갖다줄수 있니?" / 레밀리아도 무의식적으로 의문투로 말했다.
"네. 물론이죠. 아가씨...금방 준비하겠습니다."
메이드장은 아무 문제없이 발걸음이 멀어졌다.
그 것을 레밀리아는 전혀 놓치지 않았다.
문을 열고 나가보려 했지만 레밀리아는 더이상 발을 옮기지 않고 침대에 누워버렸다.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고 판단하면서 레밀리아는 침대에 대자로 누웠다.
천장에는 이 성과 어울리는 붉은 색의 천장을 볼수있었다.
레밀리아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베란다가 눈 앞에 바로 보였고 밖으로는 많은 별이 보였다.
창문으로 보이는 일부분의 하늘임에도 너무도 많은 양의 별들이였다.
레밀리아는 그 별들의 숫자를 구해보고 싶었다.
별을 한개, 두개, 혹은 세개까지 레밀리아는 끝없이 하늘을 바라봤다.
정신을 반쯤 밖에 뒀을 때, 방문에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메이드장이라고 틀림없이 맞았다. 방문을 열리면서 메이드장이 들어왔다.
오른손에 홍차를 들고 조심스레 들어오고 있었다.
"늘 힘들게 하는구나." / 레밀리아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아뇨. 제가 할 일이니 당연히 제가 해야죠."
메이드장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레밀리아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말이야...내 말, 이해할수 있겠어?" / 나는 이상한 말이라도 꺼내려는 사람처럼 말을 했다.
정말 이상한 말을 꺼내는 건 맞지만, 역시 미리 알지 않는다면 변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변하는 것따위...있지 않겠지만.
"...?" / 메이드장은 점점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아무말도 하지 않기에 그렇겠지...
"아냐. 역시 그만하자." / 나는 회피하는 것처럼 말을 돌렸다.
그것은 그야말로 꼴사나움 그 자체였다고 나는 평가할수 있다.
그런 겁쟁이같은 행동을  해버리다니 나도 갈만큼 갔구나...속으로 싱긋 웃게되는 어이없는 상황이였다.
"좋아. 얼른 일하로 가야지? 바쁘게 일하던 메이드를 붙잡는 것도 버릇이라니까!"
나는 가짜웃음을 진짜처럼 하하호호 웃으며 말하니 메이드장은 어이없음에도 고개를 끄덕일수밖에 없었다.
"미안하게 됐네.정말 귀찮게만 하고..." / 그녀는 홍차잔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 문으로 뒷걸음질 했다.
문에 가까워지자,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인후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메이드장이 나간후에, 역시 나는 홍차를 마시지 않을 것 같다.
바로 침대에 누워버리고 잠을 청하고 싶었다...내일 아침이 무사히 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너무 일찍 잤나?...다음 날에는 아침이 해가 뜨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해가 지는게 아니라니 놀라울 뿐이다. 오히려 그런 상황을 만든 나에게 놀라야 맞겠지만 말이지.
엄청 이른 아침이다보니 주위는 아직 어둡다고 해도 괜찮았다.
그럼에도 다시 잠을 잘수 있는 정신으로는 생각할 수 없었다. 너무나도 말짱한 정신이였기에 말이다.
그래서 나는 자리에 누워있을 수 없었다.
그냥 내 발로 걸어서 산책이라도 돌아야지.
그게 지금 할수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물론 밖의 상황은 안 봐도 알수있다.
엄청 조용할테고, 몇몇 메이드만이 분주히 복도를 걸어다닐 것이다.
그 중에는 메이드장도 포함되겠지. 속으로 쓴웃음을 짓게 된다.
"홍차.." / 어제 마시지 않고 놔둔 홍차가 그대로 있다.
이거라도 마시고 한바퀴 순회라도 돌아야겠군.
나는 조금만 마시려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맛이 없었다.
그래서 정말로 못먹은 것 같다. 조금만의 수준이 아니야.
"하루가 지나버리면 홍차가 이렇게 맛이 없구나!?" / 새로운 발견이였다. 약간 흐뭇한 느낌이 드는구나.
아냐. 그럴리가...6시간이 지난 홍차를 그 애가 그냥 놔뒀을리가 없어.
나는 큰 충격이라도 받은 것같이 그 홍차잔을 내려놓고 째려봤다.
메이드장이라면 분명 마시지 않았기에 수거하려 했을터인데.
"..." / 나는 결국 그 홍차잔의 내용물을 모두 가까이에 있던 화분에 버렸다.
그리고 그 홍차잔을 들고 침대에서 일어나 문으로 걸어갔다.
"잘 마셨어." / 정말 완벽한 거짓말이다. 이러면 메이드장이 싫어하는 표정을 짓게 된다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그건 역시 내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결국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보니 텅 빈 복도였다.
자리를 옮겨 부엌으로 걸어갔다.
부엌또한 숨죽인 듯 조용했다. 마치 생쥐 한마리도 없는 곳 같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렇게 이른 아침인데도 이상하다.
나는 빠른 걸음을 재촉하며 도서관으로 발아프게 뛰어갔다.
도서관은 다행이라고 해야하는 건지...매일매일이 분주한 곳이라 어울리지 않는 시끄러움이 마음을 놓였다.
하지만 내가 조용히 들어왔음에도 어떻게 알았는지 그곳의 메이드들이 일렬로 모여서 고개를 숙인다.
나는 분명 이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수십번도 더 얘기했는데 도대체 알아먹질 못하는 구나.
"어머, 아가씨. 무슨 일이죠? 이렇게 이른 아침에"
장미가 책더미 위에서 책을 정리하는 몸동작을 취하는 것이 목격됐다.
정말로 책이 마음에 드는 걸까...저런 모습은 놀랍지 않게 자주 목격된다.
"조금 일찍 잤더니 조금 일찍 일어나 버렸어." / 나는 후훗 작게 미소지었다.
그녀는 흐뭇 미소 짓는 것 같더니, 결국 다시 책정리로 시선을 옮겼다.
만약 나중에 플랑이 책에 흥미를 잃어버린다면 그 책들의 관리를 부탁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체력과 특이한 행동은 그게 딱 어울릴 것같다.
"아! 아가씨. 확인해 보셨나요?" / 장미가 책더미에서 정리하다 말고 부자연스럽게 뛰어내려 착지한다.
체력이 별볼일 없기에 착지라고 할수 없이 엎어지는 것이 쿡쿡 웃어버리게 된다.
하지만 웃지 않았다. 속으로 웃는 걸로 대신하자.
"뭘 확인해?" /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이해하지 못했다.
"메이드장이요. 메이드장!"
"뭔가 기대라도 하는 거야?"
"아니요. 그럴리가요. 저는 그저 그녀가 죽으면 당신은 무슨 표정을 짓게 될까 궁금해서 그래요."
그녀는 진심인지 장난인지 알수없는 표정으로 말해왔다.
나는 그런 그녀의 얼굴을 한대 후려갈기고 싶었지만, 손이 움직이기 전에 그녀의 입이 먼저 움직인다.
"하지만..." / 그녀는 보이지도 않는 먼 산을 보기위해 도서관의 벽면으로 시선을 옮긴다.
"궁금할 것도 없을 것 같네요. 재미를 잃는다는게 여기서 나온 말일지도 모르겠네요."
"...뭐?" / 나는 어이없다고 말할 수 있었지만, '장미' 그 녀석은 전혀 들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저 먼 산을 바라보는 그 시선이 어느새 아래로 깔리고 그녀는 자리를 피해 책더미 위로 다시 올라갔다.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말자. 그게 지금 나에게도...저 녀석에게도 더 옳은 일이겠지.
 
정말 이상하다. 내가 일어난지 벌써 2시간이 지났다.
지하로 내려가서 플랑과도 만났고 이른 아침식사를 마치고 밝은 태양이 떳을 거라고 예상되는 시간대이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다. 왜 메이드장은 아직까지도 나오지 않을까?
"늦잠을 잘만큼 비성실한 애도 아닌데." / 나는 어제 있었던 일을 새삼 떠올리며 또다시 약한 숨을 내쉰다.
메이드장의 방으로 걸어가고있는 내 발이 무의식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결국 와버렸네." / 지금 이 문은 메이드장의 전용방이라고 할수있다.
메이드장 외에는 출입이 금지라고 나에게까지 말한 기억이 있다.
주인까지도 못들어가는 방이라니 정말 웃기지.
"이봐. 메이드장 있어?" / 나는 크지 않게 소리치며 문잡이를 잠시 잡는다.
반응이 없는게 자는 걸까...불안하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갈까?
나는 문잡이를 잡고 한참 씨름하고 있다. 그러기를 10분정도 한것 같다.
"이봐. 나 들어갈려고 하거든? 문을 열지 않는다면 부수고 들어갈지도 몰른다고."
나는 위협섞인 말을 하며 나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나오지 않았다.
주위의 약간 부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지만 나는 문잡이를 더 쌔가 잡았다.
"들어간다." / 나는 문잡이를 밀었다.
잠겨서 안 열릴 것 같았는데 손쉽게 열린다.
오히려 내 몸이 앞으로 끌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잡아 당긴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시선을 옮기니 메이드장이 잠옷차림으로 서있었다.
눈에는 피곤에 찌들었는지 눈밑은 검었다.
"어...어?눈 밑이..." / 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도 무척 당황한 눈이였지만 약한 탄식으로 대신한 것같다.
"죄송합니다. 이런 모습으로 봽게 되다니..."
그런 모습으로 고개를 푹 숙여버리면 내 체면이 뭐가 돼?
그렇게 불쌍한 모습을 하고 있으면 내가 무슨 말을 해야하냐고...
"이..일단 들어오셔서.." / 메이드장은 추한 몸을 비키며 방 안쪽을 향해 손바닥을 펼친다.
아마 들어오라는 손동작이라고 판단한다.
"미안하게 됐어. 설마 그렇게 피곤해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
나는 일단 말을 하기 전에 용서를 구하며 가까이 있던 의자를 끌고서 침대 앞에 놓고 앉았다.
"아니요. 오히려 제가 죄송합니다." / 메이드장은 자리에 서서 나를 향해 예의를 갖추고 있었다.
"너는 침대에 앉아야지 이곳은 네 방이잖아?"
나는 검지로 침대를 격하게 손짓하며 가리켰다.
메이드장은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이고 자리에 앉았다.
그것만으로도 만족하지만 메이드장이 이렇게 힘 빠지는 모습을 한 건... 역시 처음이였다.
"이곳은 네 방이야. 이 건물은 내 저택이지만 네 방만큼은 네 소유물이니 마음놓고 사용하도록 해."
"감사합니다." / 메이드장은 침대에 앉은체로 고개를 숙이며 아직도 예의를 차리려했다.
"지금은 그만두고 하는게 어때?"
"네?" / 역시 이해하기 힘드려나? 이 곳에서라면 편하게 해도 좋은데.
"이곳에서는 친구야. 상하관계가 아니라고."
"...네?" /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그러니까, 이 방의 주인은 너고 나는 네가 안녕한지 확인하려고 온 것일 뿐."
"에...네."
"나와 너는 지금 친구관계라고 생각하면 돼. 격언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지금만큼은 친구처럼 벽없이 대화하자고."
나는 손을 내밀었다. 악수를 청한 거지만, 아직 어려운지 그녀는 쉽사리 손을 뻗지 못했다.
그래도 상관 없어. 차차 대화를 해나가면 돼.
무엇보다 메이드장에게는 이름이 없으니까...이름을 불러 줄수 없으니까...
이런 일밖에 하지 못하는 내가 오히려 미안할 뿐이야.
"어서" / 나는 독촉하며 내민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용기를 내며 내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약간 격하기는 했지만 친구로써 한발자국 향한 거겠지.
나는 알수없는 흐뭇함에 속이 뿌듯해졌다.
"그럼 이제부터 벽없이 대화하기다?" / 나는 확인하며 미소지었다.
"느..네." / 마치 속은 사람처럼 멍한 표정을 짓는다.
그런 표정은 나름 귀엽다고 놀려주고 싶지만 그냥 넘겨두고 하고 싶은 얘기부터 해야겠다.
"요즘 하는 일이 무척 힘든가봐? 그...플랑에게 음식을 가져다주고 복도청소와 빨래까지 하고 말이지."
"...네. 죄송합니다. 이렇게 체력이 떨어지면 안되는데."
"아니야. 그것만으로도 고마운걸? 하지만 네 몸도 걱정해야지 않겠어?"
"제 몸...말인가요?" / 그녀는 자신의 몸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맞아맞아. 요즘 건강이 안 좋다거나 그래서 쓰러지기라도 하면 고생하는 건 네가 아니라 네 주위의 사람들이라고"
"제 주위의 사람들이 말씀이십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여보았다. 메이드장은 이해했다는 표정이 됐지만 역시 슬픈 눈빛을 하고 있었다.
뭔가 더 있는게 아닐까. 나는 그녀의 과거를 파해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만약 메이드장이 그 과거에 파묻혀서 그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나는 그 과거의 시체라도 파해칠 것이다.
"너는 어쩌다가 홍마관의 메이드장이 된거야?"
"그건 아가씨께서 뽑으셔서..."
"물론 그랬지만 말이지. 너." / 내가 조금 강하게 나가자 그녀는 당황한 기색이 보였다.
더욱 밀어 붙힐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네.
"네가 자신을 소개했을 때. 뭐라고 말했는 지 알아?"
"그게...죄송합니다." / 역시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너는 분명 이렇게 말했지.'건물 밖은 엄청 추운 곳입니다.'라고 했었어."
"무척 바보같은 말이였군요."
"정말 그렇게 생각해? 나는 그 점때문에 널 메이드장으로 고른건데."
"뭔가 모자란 점이 마음에 드셨나요?"
"그건 오히려 나를 비하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해석해도 되는 걸까?"
"아,아니요. 죄송합니다." / 뭐. 상관 없지만.
나는 후후 웃으면서 의자 뒷받침에 등을 기댄다.
"그게 마음에 들은 건 사실이야. 요즘 인간중에 밖이 춥다는 걸 모르는 인간이 없겠지만. 아니...지금도 없겠네."
"다른 건가요?"
"분명 다른 거야.아마...네가 말한 추위와..요즘 인간이 알고있는 추위와는 확실히 차이가 있을테니까."
"무슨 말이신지 이해할수 없습니다.죄송합니다만, 제가 도대체 무슨 말을 했던거죠?"
"역시 어리구나. 오히려 어렸을 때가 더 어른스러웠을지도 모르겠네"
내가 키득키득 웃으니 메이드장은 이해할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마 그때의 기억은 이미 잊고 새출발했다고 생각하는 걸까.
지금도 그 과거에 눌리면서 지금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으면서...
"너는 정말 대단했어. 세상에 대한 분노와 도전의식이 남다르게 보였거든"
"남다르게..." / 그녀는 자신을 비웃는 지 씨익 웃었다.
"그건 '자신을 버린 세상에게 복수하겠다.', '반드시 성공해서 복수하겠다.'같은 그런 표정이였어. 살아있는 얼굴이였지"
나는 그 때 생각을 빠지며 추억을 회상했다. 하지만, 그런 시간은 절대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 이 애가 이런 모습일지도 모르지.
"하고 싶은 말 있어?" / 나는 더이상 할 얘기가 없는 것처럼 말을 끊었다.
"하고 싶은 말...해도 되는 겁니까?"
"물론이야. 친구라니까?" / 내가 안심하라고 덧붙이니 그녀는 잠시 내 얼굴을 주시했다.
역시 순순히 말할만큼 완고한 성격이 아니지. 꼭꼭 숨켜서 마음속 감옥에 상처를 가두는 거지.
그 병이 시작된건 어제 플랑의 식사를...아니 플랑의 식사를 보냈을 때부터 였겠지.
플랑의 모습이 옛날 자신의 모습과 닮았다면 그것만큼 큰 병도 없을거야.
나는 깊은 한숨을 속으로 삼키며 정신속에서 뱉어냈다.
"제가 어떻게 메이드장이 됐는지...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것만큼은 단언할 수 있어요."
"호오...어쩌다보니 메이드장이 됐다?"
"아뇨. 확신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때의 저에게는 그런 확신이 있었던 것 같더군요."
확신...그건 운명이라고 해야하는 미화적인 표현이 아닐까.
나는 잠시 오른손을 펼치고 손바닥을 바라봤다.
"그래서? 그래서 너는 메이드장이 되기 전에 무슨일이 있었어?"
나는 시선을 옮겨 다시 메이드장을 주시했다.
"창피합니다만, 저는 고아입니다...그 마을에서는 잘 알려질 정도로 문제가 있는 고아였죠."
"고아?...그렇구나." / 그래서 메이드가 되기전에 그렇게 차가운 눈동자를 갖고 있던 거구나...
나는 신경쓰지 않고있던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됐다.
"사람들은 저에게 '고장난 태엽'이라고 불렀어요. 나사가 하나 빠져있는 것처럼 행동해서 그런 별명이 붙여진 것 같아요."
그녀는 갑자기 서럽게 웃기 시작했다. 그 웃음은 가늘면서 작게 날카로운 소리로 내 귀에 전달됐다.
"참 이상하죠? 나름 살아보려고 이것저것 시도해 본건데...그걸보고 사람들은 나사가 빠졌다는 둥, 정신이 없다는 둥..."
그녀의 웃음소리에서는 슬픔이 녹아있었다. 그건 목소리에서도 울림이 떨리기에 둔해도 알수 있을 것 같다.
"세상에 불만을 갖고...증오하고 분노를 갖은 적은 없습니다. 그저...시련을 이겨내보고 싶었어요."
"그렇구나. 그게 오히려 너 다울지도 모르겠어."
"그러다가 보게된 곳이 홍마관의 메이드 면접이였죠. 기회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성격이 이렇다보니 메이드를 잘할 수 있을리가 없으니까요."
"그래도 도전해보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고 생각한 거네?"
"네.그렇지만 자신이 없었어요. 확신만 갖고 있었죠. '어떤 얘기를 할까?' 이런 생각은 한번도 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랬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자존심 상하는 말을 생각하고 와서 말을 했을리가 없어."
"제가 이곳에 합격한 것은 어찌보면 제 나사가 빠진 행동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는 후후 웃게 됐다. 이게 이녀석의 고민일까?
어깨에 손을 얹고 더이상 망을 하지 않도록 눈을 마주했다.
"그정도면 적당해. 하고 싶은 얘기가 뭔지 알것 같아.내 생각에는 너의 어릴적 행동은 매우 정상적이야."
"그럴리가요. 주위의 사람들은 전혀 그렇게 본적이"
"그렇게 보지 않았으니까 그런거지. 너는 대단한 인물이야. 오히려 메이드장으로 있는게 아까울 정도로"
"설마요. 그럴리가..." / 나는 눈을 피하는 그녀의 얼굴을 양손으로 잡아 정확히 내 눈과 대면했다.
그녀는 뭔가 무서운 듯 시선이 떨리고 있었고 변화를 질릴 정도로 봐온 어린 양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내 눈을 봐.나는 거짓말 하지 않아.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고 거짓말을 할 만큼 중요한 얘기도 아니야. 너는 이미 있으니까"
"...무엇을..." / 그녀는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했다.
"친구라는 성공을 거두었잖아. 그 정도면 충분해. 내가 네 친구로 있어 준다고 몇번 말해?"
"아무리 그런다고 해도."
"네가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한건 네 잘못이 아냐. 그건 친구라고 자칭하는 내가 단언하지."
"감사합니다." / 그녀는 한결 밝아진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이제 플랑의 식사를 들고 내려갈 때에는 나도 같이가자."
"그런..." / 뭔가 놀라는 게 충격이 큰 모양이구나.
"아가씨는 작은 아가씨와 사이가 나쁘신게..."
"하아? 누가 그런 말을 해? 나쁘다고 한 적은 없어."
"하지만 플랑 작은 아가씨는 계속 지하에만 계시고.."
"그건 그 애가 나오지를 않아서 그래. 나온다면 같이 달도 별도...모든 걸 같이 보고 싶은 걸?"
내가 약간 분위기를 잡고 얘기했나?
나는 하하 웃어넘기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슬슬 나는 가봐야겠지? 너는 푹 쉬어. 고생이 많았지? 이런저런 일을 시켜서 미안하다. 누워서 늦잠을 자두라고."
"늦잠이라니...알겠습니다." / 그녀는 아무 반문 없이 침대에 누워서 자세를 잡는다.
정말 자려는 걸까...섭섭할지도 모르겠네.
"늦잠을 푹 자면...분명...같이 나갈 수 있을거야. 플랑과 별을 보기위해."
벌써 자버린 걸까...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뭐. 분명 피곤했을테니까. 문 앞에서 눈밑이 어둡게 등장했던 그 얼굴로 다시 만나기는 싫으니까 말이지.
잘자...'나의 장미'
 
그 후...메이드장이 다시 깨어나는 일은 없었다.
도서관에서의 '장미'와의 만남도 그게 마지막이였다.
하지만 섭섭하지 않다. 긴 늦잠을 자고 일어나면...다시 만날테니까.
 
더이상 나는 이야기를 계속하지 않았다.
키리사메 마리사는 중간부터 졸고있지만...
'상관없어.
추억을 회상하면서 말해주니 마치 동화속 이야기 같네.
지금은 어디서 뭘하고 있을까?'
그 애의 꿈은. 언제나 플랑의 그림자에
 
+ 작가의 말 : 동방프로젝트의 홍마관을 배경으로 쓴겁니다만.역시 픽션이라고 미리 말하는게 좋겠죠? 제 상상속의 스토리라고 말합시다.여기서 나오는 '장미'와 메이드장은 동일인물입니다.마지막 결말이 뭐랄까...마음에 드네요.(저에게는요.)표현력이 나쁜건 제가 국어성적 50이라서 그렇습니다 ㅋㅋㅋ중간부터 시점이 3인칭 관찰자시점에서 1인칭 주인공시점으로 변해버렸군요.그러나 걱정마세요. 어차피 레밀리아가 말해주는 내용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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