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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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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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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 Roude 프로젝트글 시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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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메인 페이즈] #3
14-11-25 13:08
 
 
쏟아져 내리는 비.
무너져 내린 바위와 토사들.
그리고 거기에 휩쓸려 굴러떨어진 한 대의 자동차.
불행하게도 그녀가 있던 장소는 바로 그 자동차 안이였다. 

은퇴 후 산골짜기 시골로 귀농한 은사를 만나고 돌아오던 길에 갑작스런 폭우와 산사태를 만날 줄을 누가 알았을까?
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는, 그야말로 외딴 산골. 설령 운 좋게 지나가던 사람이 당장 구급차를 부른다고 해도, 그녀의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일그러진 차체에 눌린 다리는 이미 감각이 없었다. 머리에서 흐르는 피와 얼굴에 튀는 빗물이 그녀의 눈앞을 가린 탓에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서서히 그녀의 정신은 흐려져가고 있다. 
'이렇게......죽는건가?' 
막대한 부와 권력을 지닌 재력가의 막내딸로 태어났지만, 딱히 삶에서 행복한 적은 없었다. 그나마 그녀를 인간적으로 대해준 건 부모님 뿐,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그녀의 친오빠들은 막내 동생을 분배받을 유산을 줄어들게 만들 경쟁자로만 여겼고, 사촌들도 마찬가지. 그녀에게 다가오던 사람들도 모두 그녀가 가진 배경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게 싫어서 집을 나와 혼자 힘으로 살아가기 시작했지만, 결국 그녀가 맞이한 결말은 이런 것이었다.
'정말로......한심한 삶이었구나.......' 
희미해지는 정신으로 그렇게 자조하고 있었을 때. 
그녀의 눈 앞 자동차 유리 너머.
반쯤 가려진 시야에 한쪽에.

처음에는 환각인가 싶었다.
피와 비로 덮인 사이로도 분명하게 보이는,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내뿜어진 눈부신 하얀색 빛.
그렇지만 빛난 것은 아주 잠깐이었을 뿐, 그것은 곧 사그러들듯 희미해졌다.
그리고 그 빛이 사라진 곳에는.......
그녀는 흐려진 눈을 크게 떴다.
그곳에는 그야말로 천사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소녀가 눈을 감은 채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그때의 그 천사가 설마 이런 애일줄은 전혀 몰랐지......."
"응? 뭐라고 했어?"
연화의 한숨어린 혼잣말에 엎드려 있던 가람이 고개도 들지 않고 물었다.
그날, 가람의 눈 앞에 나타나 생명을 구해준 그녀의 천사는 지금.
학교에서 퇴근 후 바로 추리닝으로 갈아입고, 바닥에서 뒹굴거리며 캔맥주를 마시며 빌려온 판타지 소설을 읽고 있는 중이다.


* * *

"콜라를 한 십 년 만에 마시나 보네요. 아니, 너무 맛있게 드셔서 말이에요." 
알바생의 농담섞인 말에 그 자리에서 다 비워버린 콜라병을 내려놓으며 케이츠는 고개를 저었다. 
"뭐, 그렇지는 않고요." 
콜라를 오랜만에 마시는 건 맞지만 십 년 만이 아니라 사흘 만이었다.
사흘 전 케이츠는 수상쩍은 가짜 차원이동장치 때문에 궁지에 몰렸다. 그 뒤 그의 능력으로 진짜로 차원을 넘어 이동해버리고, 하필이면 떨어진 곳이 산 속이라 한참을 헤메고, 간신히 문명사회로 귀환해서 지금 이렇게 콜라를 마실 수 있게 된 거다.
"크으......바로 이 맛이야."
다섯 병째를 집어든 케이츠는 톡 쏘는 탄산의 맛에 취해 몸을 부르르 떨었다. 
만 이틀 넘게 산 속에서 조난당한 것은 물론 운이 나빴기 때문이지만, 그의 능력 '스토리 텔러'의 힘이 상당히 사라져버린 탓도 있었다. 현실에 있는 물건을 만드는 정도의 범위라면 별다른 문제 없이 능력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현실과 상식 밖의 범위에서 능력 행사를 시도하면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한 마디로 공상 내지는 환상의 영역에 속하는 아티펙트는 만들어낼 수 없게 된 것이다. 산 속에서 몇 번을 시험해봤지만 결과는 계속 마찬가지였다. 그 이유는 물론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뭐, 콜라를 마실 수 있으니 일단은 잘 된 거지. 케이츠는 그렇게 낙관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근데 손님 표정이 딱 그렇다니까요? 그러니까 뭐랄까, 어느날 이세계에 소환되서 용사가 되버린 평범한 학생이 십 년 동안 대모험을 마치고서 고향으로 돌아와 그리운 맛을 맛보는 듯한, 그런 표정?"
......아무래도 이 알바생은 상당한 덕후 내지는 부녀자인 모양이었다. 일반인 코스프레는 딱히 신경 안 쓰는 타입인가?
그렇지만 알바생의 말에는 묘하게 맞는 구석도 있다. 원래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떨어진 것도 다른 세계에서 이 세계로 온 것도 사실 그대로니까. 굳이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케이츠가 용사 같은 거창한 존재가 아니었다는 점 정도일까.
"그리고 콜라를 그렇게 필사적으로 찾은 건 고향에서의 인연이 얽힌 음료이기 때문에! 음, 그러니까.......” 
알바생이 시선으로 케이츠의 머리에서 발끝까지를 훑었다. 펑퍼짐한 후드티에 눈썹을 약간 찡그리고, 삼색 츄리닝 바지에 이르러서는 입술 끝을 끌어내렸다. 뭔가 실망한 기색이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비주얼은 어쨌든, 아무튼 남자들의 우정 같은 거죠? 뭐랄까, 원래 용사로 예정되어 있던 귀족 집안의 도련님과 신분을 넘은 금단의.......” 
"아니, 잠깐......그게 대체 무슨 의미야!"
케이츠는 빈 콜라병을 계산대에 내려치며 외쳤다. 이 여자는 틀림없이 썩었다. 부녀자다. 게다가 망상이 현실을 침범하기 시작했다. 위험인물이다.
"여자친구가 있으면 그런 복장으로 돌아다닐 리가 없잖아요?"
알바생은(는) 정곡을 찔렀다!
효과는 발군이었다!
케이츠은(는) 100000의 타격을 입었다!
자신도 모르게 케이츠는 다리 힘이 풀리면서 계산대에 이마를 부딪쳤다.
아니, 그렇지만 여자친구가 없다고 해서 호모는 아니잖아 호모는! 
"나도 여자와 인연 정도는 있다고!"
"어차피 나는 알지만 상대방은 나를 모르는 사이죠?"
"실례구만!"
거듭거듭 무례한 알바생(클래스: 부녀자 / 성향: 혼돈 부腐)였다.
편집자(여성)랑 명함을 교환했으니까 당연히 그 사람도 내 이름을 알 거라고! 어깨를 맞댄 적도 있었다고! 머리카락의 향수 냄새도 맡아봤고! 손가락이 살짝 겹친 적도 있었다고! ......그 뒤로는 계속 원고를 퇴짜맞은 바람에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지만.
울지 말자. 케이츠는 애써 스스로를 위로했다. 콜라가 있어서 다행이다.
"그보다 뭐냐, 그 재미도 두근거림도 없는 틀에 박힌 케케묵은 이야기는! 지금 시대에 이세계 영웅 소환 모험담이라니 클리셰 오브 클리셰, 구식 오브 구식! 한 10년 전에나 먹혔을 이야기잖아!"
케이츠의 말에 알바생의 눈이 한순간 번뜩였다.
"클리셰? 구식? 케케묵었다? 그건 어디까지나 작가, 아니 잡문이나 끄적거리는 중딩 워너비들의 잘못이에요! 제대로 된 작가라면 기존의 작품들에서 배울 줄 알아야죠!"
"뭐시라?!"
알바생의 말은 케이츠 내면의 어떤 스위치를 눌러버렸다.
그것은 케이츠 자신의 소설관을 내건 위대한 성전의 시작을 알리는 전투 나팔 소리였다.

그 날 있었던 일은 케이츠의 일기장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었다. 
'오늘은 최흉최악의 숙적이자 일생일대의 친우를 만난 날이었다.'
- <케이츠의 격노>편 끝. 다음주 <케이츠의 전쟁>편에서 계속 (거짓말)


* * *

비명조차 되지 못한 단발마가 어두컴컴한 주차장에 짧게 울렸다.
"아핫♪"
흰 원피스 차림의 금발 소녀가 기쁜 듯이 흰 이를 드러내며 싱긋 웃었다. 조명이 없는 어둠 속에서 하얗게 떠오른 그 모습은 어딘가 몽환적인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소녀가 빙글 돌자 원피스 자락이 팔랑거렸다. 그 뒤에는 방금 막 목숨을 잃은 희생자, 팔다리가 분리 가능한 마네킹 같은 모습으로 변한 남성의 시체를 남겨져 있었다. 희생자가 목숨을 잃는 순간 발생한 '사념'은 이미 배부르게 흡수했기 때문에 더 이상 볼 일은 없었다.
문득 손끝에 묻은 피 한방울을 발견하고, 빨간 혀로 낼름 핥는다. 그 모습은 며칠 전 이 세계에 갓 도착했을 때보다 훨씬 더 성숙해 보였다. 외관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표정과 몸 동작에 묘한 요염함이 감돌고 있는 탓이었다.
원인은 근원세계에 도착해서 만났던 첫 번째 희생자에게 있었다.
어린 소녀를 성욕의 대상으로 본 그 남성이 남긴 '사념'의 맛은 지금까지 먹었던 사념들 중에서도 각별히 맛있었던 것이다.
그 이후로 소녀 모습의 영은 그런 사념을 다시 맛보기 위해 탐구하기 시작했다. 어떤 상대를 대상으로 어떻게 행동하면 더욱 쉽게 사냥감을 끌어들일 수 있는지 시행착오를 겪으며 학습한 그 결과.
조금씩, 그렇지만 분명하게 소녀의 분위기에는 모습에 어울리지 않는 교태가 섞이기 시작했다.
그 불균형은 어떤 종류의 배덕감조차 느끼게 할 정도였다.
"오빠, 나랑 병원놀이 하자~♪"
방금 전 사냥감을 유인한 말을 노래처럼 흥얼거리며 소녀는 주차장 바깥으로 유유히 걸어나갔다. 그 모습은 물론 CCTV에는 비춰지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오늘도 한 명, 오리무중에 빠진 연쇄 실종 및 살인사건의 희생자가 한 명 더 늘어났다.


* * *

"이게 마지막인가."
공기 속으로 서서히 녹아들듯 사라져가는 검은 영을 바라보며 로이 리는 팔짱을 꼈다. 가볍게 수십 체를 넘었던 영들 중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남았던 그 영은 일반인에게는 들리지 않는, 말 그대로 소리없는 비명을 지르며 사라져갔다.
"역시 그 정도 숫자를 한 번에 상대하는 건 조금 피곤한데."
뻣뻣해진 목을 좌우로 흔들며 풀어준다. 검은 영들은 하나하나는 그다지 강력하지는 않았지만 수십 체가 함께 몰려다니고 있었다. 영을 전문으로 상대하는 로이에게는 딱히 위협적인 상대가 아니었지만, 일반인에게는 해를 끼칠 가능성이 컸다.
그건 그렇고, 그 영들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로이는 조금 전 싸운 검은 영들을
영술사인 그는 형체를 지닐 정도의 힘을 지닌 영들을 수없이 봐 왔다. 그 영들은 다들 뚜렷한 사념을 통해 만들어지고 성장한 존재들이었다.
그렇지만 조금 전의 검은 영들은 로이에게도 처음 보는 경우였다.
그 정도로 '사념'을 갖고 있지 않은 영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분노도 공포도 슬픔도, 하다못해 살아있는 자들에 대한 질투마저 없었다.
게다가 한층 더 이상한 것은 아무런 방향성도 없이 우왕좌왕거리는 주제에 누군가가 지나가면 가차없이 공격을 퍼부었다는 점이었다.
마치 자의가 아니라, 누군가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기라도 하는 것처럼.
"아야야......아파......."
울먹이는 신음소리에 로이는 상념에서 벗어나 눈 앞에 쓰러져 신음하고 있는 여성을 바라보았다.
검은 영들에게 습격당하고 있던 여성. 때마침 로이가 우연히 지나가지 않았더라면, 더 큰 부상을 입었을 것이다. 까딱하면 생명이 위험했을지도 모른다.
"갈비뼈가 부러졌나......의사를 불러야겠군."
"엄마......."
울먹거리는 여성을 바라보며 로이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이 세계에서는 의사를 어떻게 불러야 할까.
"일단 사람이 많은 쪽으로 가볼까."
로이는 쓰러진 여성을 들어올리더니 짐짝처럼 짊어지고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꺄악! 무슨 짓이에요! 치한! 변태! ......아야야."
로이의 어깨 위에서 뒤집힌 채 팔다리를 바동거리던 여성은 다친 상처가 아파졌는지 이내 입을 다물고 신음만 끙끙거렸다.
로이는 생각했다. 이 세계는 역시 뭔가 불합리하다고.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바란 건 아니지만, 어째서 자신이 저런 터무니없는 매도를 들어야 하는 걸까.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병원으로 향하는 동안 로이는 그런 생각을 했다.


* * *

백화점에 위치한 어느 종합 가전제품 매장.
점원들의 신경이 일제히 어느 한 점에 집중되어 있었다.
"흠, 대충 이런 구조인가."
그 끝에 있는 것은 매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상품들을 일일히 확인하는 남루한 차림새의 한 남성이었다.
행동만 보면 딱히 특이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점원들이 그에게 신경을 곤두세운 것은, 이 매장의 접객 메뉴얼에 있는 '비정상적인 차림새의 손님이 들어왔을 때의 대처' 항목 탓이었다. 말하자면 일종의 방범 대책이다. 더욱 까놓고 말하자면, 잠재적 절도범으로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소형화된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은 가전제품 결코 가볍게 여길 문제가 아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옷차림으로 손님을 도둑으로 여기는 게 정당한지는 또 다른 문제지만.
정작 집중이 쏟아지고 있는 당사자, 마키나는 자신에게 수많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신경도 쓰지 않았고 설령 깨달았다고 해서 딱히 행동이 변할 것도 없었다.
"그다지 재미있는 건 없지만......음?"
문득 마키나의 시선이 디스플레이용 TV에 못박혔다. TV에서는 며칠 전 NASA에서 발사한 외행성 탐사 로켓에 관한 짧은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로켓이라......."
그러고 보니 분명 이 세계의 지구에도 달이 있었다.
"한 번 가볼까."
순식간에 마키나는 머릿속으로 달까지 왕복할 수 있는 로켓의 설계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과거에 만든 기계들을 조합하기도 하고 새로운 기계를 설계하기도 하던 도중, 마키나는 중대한 문제점을 눈치챘다.
"연료가 문제구만."
능력이 약화된 현 상황에서 달과 지구를 왕복할 수 있을 정도의 연료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어림잡아도 최소한 두 달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어쩔 수 없지. 다음 기회로 미루자.
흥미를 잃어버린 마키나는 매장 밖으로 나갔다. 등 뒤에서 점원들이 일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소리는 역시 눈치채지 못했다.
만약 이 때 마키나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달 여행을 시도했더라면.
그 뒤 근원세계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전혀 다른 결말을 맞이했을 테지만.
당시의 마키나는 물론 그런 사정을 알 수 있을 리 없었다.


* * *


 
+ 작가의 말 : 일상씬입니다. #2랑 병행해서 올리겠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사람은모두손님 14-11-25 17:47
답변  
케이츠 VS 알바생의 막이 오르는 건가요? ^^
맘보 14-11-25 20:56
답변  
콜라가 마시고 싶어지는군요. 잘보고 갑니다
실피리트 14-11-26 01:09
답변  
연화의 과거 회상은 모 마법소녀물에서 노랑머리 마법소녀의 과거 회상이 떠오르는군요.

다음 이야기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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