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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만 잡고 잤을텐테] 손을 잡고 싶어요글 화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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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잡고 싶어요 (1)~(3)
13-11-05 16:46
 
 

1.

자임아, 일어나야지.”

 

아빠, 조금만 잘래요.

 

자임아, 일어나야지.”

 

알았어요 아빠, 조금만

 

자임, 일어나라. 자임, 일어나라.”

 

 아빠가 아닙니다. 옆에서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는 깡통 녀석의 이름은 짜로입니다. 잠결에 그만 아빠인줄 알았지 뭐에요. 아빠는 내가 일어나지 않으면 옆에 누워 이마를 부비고 겨드랑이를 간지럽혔습니다. 그럼 나도 키득거리며 기분 좋게 일어날 거에요. 그리고 아빠랑 같이 아직도 늦잠자는 엄마를  깨웁니다.

 

 하지만 깨운 아빠가 아니라 짜로입니다. 제가 일어나지 않으면 계속해서 일어나라는 말만 반복하는 답답한 녀석이에요. 하품을 하면서 있는 힘껏 기지개를 펴고, 천천히 침낭에서 기어나왔습니다. 텐트를 여니 공기가 하고 들어옵니다. 속이니 추운 어쩔 없어요. 몸이 달달 떨렸지만 얼른 모닥불 쪽으로 뛰어갔습니다.

 

 짜로는 위에 얹어둔 냄비를 꺼내 제게 내밉니다. 따뜻한 물에 아푸아푸 세수도 하고 헝클어진 머리도 다듬습니다. 엄마가 감겨주는게 제일 좋지만 이제 혼자 있습니다. 이제 어른이니까요. 아직 위에 올려져 있는 다른 냄비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납니다. 짜로가 끓는 물에 스프 가루를 넣고 있어요.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육뚜기 쇠고기 스프에요. 언젠가 같이 캠프를 갔을 때에도 먹었구요, 저도 정말 좋아하는 스프에요. 하지만 요즘은 맨날 똑같은 것만 먹어서 조금 질렸어요.

 

 맛있게 스프도 먹고, 물로 입도 가시고 나면 이제 다시 걸어야 합니다.

 

 “짜로, 텐트 걷어줘.”

 

 짜로는 물끄러미 저를 쳐다보다가 말했습니다.

 

 “자임, 양치 안했다. 자임, 양치 안했다.”

 

 은근슬쩍 넘어가려 했지만 짜로는 절대로 순서를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없이 치약을 짜서 치카치카를 합니다. 짜로는 얼굴에 타이머까지 켜고 시간을 재고 있어요. 윗니 아랫니 1분씩 시간을 지켜 양치하지 않으면 다시 까지 움직이지 않습니다. 정말 치사하고 쪼잔하지만 어쩔 없어요. 짜로는 로봇이니까요.

 

 

 2.

 

사실 짜로는 그렇게 멋진 로봇은 아니에요. 아빠 연구실에 훨씬 멋있는게 많았죠. 아주 커다란 로봇도 있었고, 은색으로 번쩍번쩍 빛나는 로봇도 있었어요. 하지만 짜로는 이것저것 주워다가 하나로 뭉쳐놓은 깡통로봇이에요. 왼발은 장난감 탱크, 오른발은 제가 타던 세발자전거 바퀴로 되어 있구요, 몸통은 엄마가 쓰던 빨래바구니와 페인트통 몇개를 이어놓았어요. 왼쪽 손에는 빨래집게로 만들어진 집게가 달려 있지요. 오른손은 아빠가 옛날에 버린 로봇의 손을 달아서 그나마 멋있어요. 머리에는 핸드폰 화면이 달려 있어서 재미있는 만화영화도 있어요. 그걸 틀고 있는 동안에 짜로는 움직이지 못하지만요.

 

짜로가 만들어진건 제가 네살인가 다섯살때 일거에요. 아빠가 만드는 같은 로봇을 만들고 싶어서 집안 여기저기서 재료를 구해왔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지 몰라 낑낑대고 있을 아빠가 다가왔어요.

 

 “자임이 뭐하니?”

 “아빠, 로봇 만드는거 도와줘!”

 

 아빠는 제가 만드는 보시더니 하하 웃었어요.

 

 “자임아, 그걸로는 로봇을 만들 없단다.”

 “정말? 아빠도 만들어?”

 

  살이었지만, 저는 그때 이미 알고 있었어요. 어떻게 하면 아빠가 마법을 아이코, 실수. 아빠는 마법이 아니라 천재성의 발현이라고 하지만부려 뭐든지 해내게 만드는지, 엄마에게 전수받은 거에요. 실망한 듯한 표정으로 시무룩하게 주저앉아 있자니, 머리를 쓰다듬던 아빠가 갑자기 음침한 목소리로 중얼거렸어요. ‘하지만 그건 보통 과학자들이 설정한 한계에 불과해. 내가 만들지 못하는 있을리가 없지. 나는 그런 우민들과 다른 천재니까. 후후후후오랫만에 재료의 한계에 도전해 볼까.’

 

 그렇게 변한 아빠는 며칠이고 방에서 나오지 않고, 꼼짝없이 일만 하죠. 엄마는 아빠가 밥도 먹고 몰두한다며 조금 화를 내셨지만, 어쩔 없는걸요. 왜냐면 엄마는 그런 아빠를 좋아하니까요. 그리고 아빠가 만들어온게 짜로에요. 짜로라는 이름은 엄마가 지은 거에요. 아빠는 이름을 되게 싫어했지만 엄마는 생글생글 웃으며 짜로야- 하고 부르는 좋아했어요.

 

 “엄마, 짜로라고 불러?”

 “뭐든지 척척 해내고, 힘세고, 믿을 있고,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라는 뜻이야.”

 

아빠가 돌아가신 뒤로 엄마는 종종 아빠 사진을 끌어안고 짜로야, 짜로야 하면서 울어요. 엄마한테는 아빠가 짜로같은 사람이었나봐요.

 

 

 3.

 

 짜로는 텐트랑 먹을거랑 연료랑 아무튼 이것저것을 전부 짊어지고 걸어요. 저는 가방에 마실거 조금이랑 과자 조금 (짜로는 고칼로리 비상식량이라고 부르지만), 그리고 침낭을 매고 짜로를 따라갑니다. 무거운 것만 들게 해서 짜로한테 미안하긴 하지만 짜로는 힘이 정말 세서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하긴 짜로는 자동차도 혼자 번쩍번쩍 정도로 힘이 세요. 언젠가 공이 밑으로 들어가니까 차를 들어올려 제가 공을 꺼낼 있게 줬어요.

 

 짜로의 뒤를 따라가는 일은 정말 지겨워요. 짜로는 항상 똑같은 속도로 지잉 철컥, 지잉 철컥 하면서 걸어가지만 저는 그러기 힘들어요. 가다보면 조그맣고 빨간 열매도 열려 있고, 머리에 꽃으면 예쁠 같은 노란 꽃도 있어요. 조그만 개울이 있으면 물장구도 쳐보고 싶구요.

 

 제가 뒤쳐지면 짜로는 물끄러미 저를 쳐다봐요. 절대 멀리 가지 않고, 제가 다다다 달려서 쫓아오기를 기다립니다. 가끔 제가 너무 노는데에 열중하면 그러니까, 작은 새가 통통 뛰어다니는 모습을 오랫동안 쳐다보고 있으면  - 돌아와서 옷깃을 잡아당깁니다. 처음 출발할 , 짜로가 말했어요. 별로 시간이 없어서 많이 많이 걸어야 한다고 그랬어요. 어제도 그랬고, 그저께도 그랬고, 그그저께도 그랬듯이 계속 짜로를 따라 걷기만 해야 해요.

 

 항상 그랬던 아니에요. 원래 짜로는 저랑 놀아주는 친구였어요. 처음에 만들어졌을 때는 삐그덕거리며 걸어다니는게 전부였지만, 아빠가 다시 고쳐주셨어요. 제가 울면서 들어온 날이었죠. 이후로 짜로는 선생님이면서 친구였어요. 아침에는 산수, 읽기 쓰기 공부를 가르쳐주고 (엄마가 가르쳐 준다고 했지만 아빠가 고개를 저었어요) 오후에는 같이 공도 차고 산책도 가고 그랬어요. 그리고 짜로 말고는 아무도 없었고요.

 

 원래는 짜로 말고도 친구가 많았어요. 학교에 가면 화용이, 위내, 사유랑 특히 친해서 같이 놀았고 동네 친구 호성이나 옆집 유림이 언니랑도 많이 놀았어요. 그치만 어느날부터 다들 저랑은 놀지 않게 되었죠.

 

 “우리 엄마가 너랑 놀지 말래.”

 

 화용이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잡았어요.

 

 “그래도 한번 친구는 영원한 친구야.”

 “.”

 

 웃으면서 저도 말했어요.

 

 “ 화용이랑 결혼할거야.”

 

 원래 화용이는 엄마놀이를 하면 아빠를 하고 엄마를 했어요. 그러니까 제가 화용이랑 결혼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죠. 그런데 바로 다음날, 저는 이상 학교에 나오지 말라는 말을 들었어요. 엄마랑 같이 학교를 간다는 말에 정말 좋았는데, 엄마 잡고 학교에 가면서는 너무 즐거웠는데, 엄마를 앉혀놓고 선생님은 이상 제가 학교에 오면 안된다고 말했어요.

 

 아빠가 옛날에 때문에, 사람들이 모두 아빠를 싫어했기 때문이라고 선생님은 설명하셨지만 아빠를 싫어했는지 모르겠어요. 거의 매일매일 집에 양복입은 아저씨들이 찾아와서 아빠가 필요한 사람이라고, 아빠만이 사람들을 도울 있다고 이야기했거든요.

 

 교무실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리 옆을 지나갔어요. 외국인 선생님한테 배우는 영어시간이었는지, 소리로 선생님을 따라 말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화용이 목소리도 들렸고 사유 목소리도 들려서, 너무너무 들여다 보고 싶었어요. 안녕 하고 인사하고 싶었어요. 그치만 엄마가 손을 너무 잡고 있어서, 고개를 숙이고 걷는 엄마가 너무 안되보여서 엄마 곁에서 떨어질 수가 없었어요.

 

 “자임, 운다. 자임, 우나? 힘든가?”

우는 아냐!”

 

 얼른 눈가를 닦았지만 짜로가 다가와서 얼굴을 들여다 보았어요. 짜로 앞에서는 거짓말을 하기 너무 힘들어요.

 

 “안구 충혈 확인. 눈물 자국 확인. 자임, 울었다.”

 “운거 아니라니까.”

 “자임, 울었다. 자임, 엄마 기억해라. 자임, 웃어라.”

 

 갑자기 짜로의 얼굴 화면이 바뀌면서, 엄마 얼굴이 나왔어요. 옛날에 짜로가 찍어둔 동영상이에요. 엄마가 허리에 손을 얹고 말해요. ‘울고 싶을 때는 웃는 거야. 웃으면 아무리 슬픈 일도 날아가.’  그리고 엄마는 너무나도 푸근하게 웃어요.

 

 하지만요, 짜로는 틀렸어요. 엄마라고 항상 웃었던 아니에요. 나랑 같이 학교를 떠나면서, 엄마는 웃어야지하면서 저를 돌아보았지만, 엄마도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는걸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엄마가 보고 싶어요.

 

 저는 울어 버렸어요.

 
+ 작가의 말 : 손잡잤 2차 창작입니다. 설정변경을 흔쾌히 허락하신 작가님게 감사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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