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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17-04-17 01:24
 
 

424일 오후 657.

 

아마 이런 능력을 가지게 된 것은 내가 16, 3이었을 때부터 생겼었다. 자고 일어나보니 같은 날을 반복하는 것을 3번째 날에 깨달았고, 범죄에 이르기까지 5번의 루프를 되돌아왔다.

처음에는 단순히 물건을 훔쳐서 그날그날 여흥을 위해 루프를 했고, 72번에 달하는 루프를 할 즈음에 나는 죽었다.

단순한 절도행위를 하고 도망치려는 순간 발을 헛디뎌서 높은 곳에서 떨어진 것이다. 평소 같았다면 잘 도망쳤을 텐데 어째선지 보도블록 하나가 삐져나와 발을 헛디딘 것이다. 원래대로였으면 그 보도블록은 튀어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그 이유는 내가 72번이나 되돌려서 몇 번이고 확인했기 때문에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아무런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저 72번 되돌려진 그때를 주마등삼아 눈을 감고 각오했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나는 침대에 있었다. 아무도 없는 집의 내 방에서 깨어난 것이다. 꿈이었는지 실제로 겪은 일이었는지 구분이 되질 않았다.

일어난 시각은 72번째 되돌려진 그 날로부터 다음날의 오전 630. 준비하고 학교로 가는 도중에 나는 내가 죽은 곳으로 향했다. 학교까지 가는 시간은 충분했기 때문에 넉넉히 둘러봐도 늦지 않을 것이다.

정말로 꿈이었는지 그 장소에는 내가 떨어진 흔적도 없었다. 하지만 튀어나오면 안 될 보도블록 하나가 튀어나왔다. 그것도 내가 발이 걸려 헛디딘 곳이었다.

당연히 나는 꿈일 것이라 믿고 그 날은 평범하게 지냈다. 하지만 나를 배신하듯 시간은 다시 그 날로 돌아갔다.

이것 또한 꿈일 것이라고 생각해봤지만 아무리 다음날로 넘어가질 않았다.

잠을 자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면 항상 그 날의 오전 630분이었다.

몇 십번의 반복 끝에 겨우 도달한 결과는 내가 죽어야 다음날로 넘어간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무서웠다. 하지만 내일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 더 두려웠다.

같은 시간을 반복하는 도중에 범죄를 지른다는 것은 삼류가 할 만한 짓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첫 날의 범죄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반성하고 있다. 더 이상 그런 짓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난 그날 죽었던 곳으로 다시 갔다.

아래로는 몇 십 미터의 낭떠러지가 있었다. 여기서 머리부터 떨어진다면 바로 즉사일 정도로 꽤나 높았다. 실제로 여기서 떨어져서 죽었긴 했지만.

하지만 이 모든 게 꿈이라면? 죽어도 다시 살아날 수 없다면?

절망적인 생각을 계속 해보았지만 결국엔 같은 하루를 반복했을 뿐이었다.

마음을 굳게 먹고 나는 현실과 직면했다. 내가 죽지 않으면 내일로 갈 수 없다. 나만이 내일로 갈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다.

이런 이상한 능력을 가진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누군가가 가졌다면 범죄능력에 썼을 테지. 하루를 반복하고 여러 루트를 찾아 은행을 털어 그 루트대로 도망간다면…….

이런 것은 나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양심이란 것이 있기에 그런 짓을 했다가는 천국에도 못 갈 것이다. 딱히 종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발을 한 발짝 걷자 곧 죽는다는 것을 느껴 심장이 점점 뛰고 숨도 거칠어졌다. 겨우겨우 달랬지만 결국엔 나는 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또 다시 한 발짝 걷자 이젠 더 이상 걸을 수 없을 만큼 낭떠러지와 가까워졌다.

이젠 정말로 뛰어야 한다. 머릿속에는 그 생각만 가득 찼다.

기어코 나는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렸다. 마지막 기억을 시멘트로 기억하고 싶지 않았기에 눈을 감았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다. 결과는 당연히 성공했고 그 이후로는 매일 밤마다 죽고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죽기 전에는 항상 떨린다. 정신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당연하단 듯이 받아들였다.

죽지 않았던 날도 있었다. 오늘같이 꽤나 귀찮은 일이 나와 엮였을 때나 내가 실수로 안 좋은 쪽으로 향하게 했을 때 죽지 않았다. 하루를 반복해서 그런 일은 없었던 것으로 돌려놓는다.

어쩔 때는 깜빡하고 죽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에는 대화를 할 때 대사를 약간 바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를 해보았다.

물론 이 능력에 대해서는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았다. 어차피 말을 해도 어떻게 증거를 보여줄지 모르겠다.

내가 죽을 때 주변에서 목격자가 있던 적은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다음날이 되면 뉴스에도 나오지 않았고 내가 죽었던 흔적도 없어져있었다. 그래서 지난 시간동안 몇 가지 가설을 생각해봤다.

우선 첫 번째, 죽기 직전 몇 초가 됐든 몇 시간이 됐든 나를 목격한 사람들은 그 시간 동안 기억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시간을 되돌릴 작정으로 어떻게든 내가 떨어진 곳에서 찍혀진 CCTV 영상을 확인해봤지만 내가 떨어진 시간대에 찍혀져 있던 것은 아무도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다면 이 가설은 틀렸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죽기 직전의 나와 연관되지 않은 사람들은 내가 죽은 것을 알아채지 못한다. 말하자면 내가 죽을 때 생명에 지장을 줬던 사람이 아닐 때에 알아채지 못하는 말이다. 이것에 해당하지 않은 사람은 단 한명, 나를 죽인 살인자다. 하지만 여태까지 나는 살해당하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이 가설이 맞다 아니다를 가릴 수 있을만한 정보가 없다.

세 번째, 나에게 이런 능력을 준 존재가 나를 목격한 것들의 기억이나 자료를 없앤다. 애초에 이런 능력도 평범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기억이나 자료 같은 것들도 쉽게 없앨 수 있을 것이다. 비상식적이긴 하지만 이 가설이 제일 유력하다.

어떠한 이유로, 왜 이런 능력을 나에게 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 능력을 준 녀석의 계획대로 움직여지는 것일까. 아니면 모종의 이유로 이 능력만 준 것일까.

모르겠다. 내 예상이 모조리 틀려서 처음부터 꿈이었다는 결과라면? 하지만 이 아픔은 현실에서밖에 느껴지지 못하는 고통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의문은 심해졌지만 어떻게 알아낼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괜히 의문만 더욱 커져서 일상생활도 제대로 지내지 못하겠지.

나는 내가 편한 길로 갈 수 있게 도와주는 능력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첫 날 이후로는 범죄에 거의 쓰지 않았고 오늘 같은 경우에만 하루를 되돌릴 것이라고 다짐했기 때문에 지금처럼 편의점에서 딸기우유를 훔쳐오는 정도로 쓰고 있다.

 
+ 작가의 말 : 3화부터 내용이 길어집니다. 피드백이나 오타같은 것들은 적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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