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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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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기다리는 소년 하늘을 바라보는 소녀글 울과대지망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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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동현의 말하지 못한 비밀을 들키다. -2
16-12-04 11:23
 
 

수줍게 고백 못하고/ 그저 널 바라만 보았지

넌 이미 친구의 연인이 되어/ 가질 수 없는 사랑을

아쉬운 마음 달래고/ 몰래 눈물 감춰보았어

용기가 없었던 초라한 모습/ 난 이미 늦은 후회뿐

어느새 네게 다가온 이별/ 그 슬픔을 알게 된 거야

하지만 이젠 널 위한 위로가/ 나는 될 수 없는데

널 울도록 그냥 내버려 둘 거야/ 시간 속으로 희미해지겠지

언젠가는 슬픈 기억도 아픔도/ 네겐 스스로 위로가 될 테니까

 

너만을 위한 내 기도/ 내겐 행복했던 순간들

혹시나 널 위한 나의 바람이/ 슬픔이 된 건 아닌지

어느새 네게 다가온 이별/ 그 슬픔을 알게 된 거야

하지만 이젠 널 위한 위로가/ 나는 될 수 없는데

널 울도록 그냥 내버려 둘 거야 /시간 속으로 희미해지겠지

언젠가는 슬픈 기억도 아픔도/ 네겐 스스로 위로가 될 테니까

널 울도록 그냥 내버려 둘 거야/ 시간 속으로 희미해지겠지

언젠가는 슬픈 기억도 아픔도/ 네겐 스스로 위로가 될 테니까

- 고유진

 

지수는 사실 오랫동안 동현이 의심스러웠다.

‘가가 이상하게 초장에 찍어 먹는 걸 희한하게 좋아했었는데….’

어릴 적에 같이 순대를 먹었는데, 동현이가 두리번대다가

“저, 아줌마. 혹시 초장 있어요?”

“응? 초장? 초장은 왜?”

그러다 지수의 눈치를 보더니

“아, 아니에요. 그, 그냥 물어봤어요.”

라며 조용히 소금에 찍어 먹었다.

그리고 이상하게 홍어 요리를 잘 먹었다.

물론 지수 자신도 나름 홍어요리를 나름 잘 먹기는 했지만 동현이는

“와, 이 홍어는 흑산도 산이네?”

“어라라? 이거 외국산인데? 지수야, 먹지 마. 별로야.”

보기만 해도 홍어가 어디 지역 산인지 맞춰버릴 만큼 홍어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빠삭한 지식이었다. 하지만 더더욱 특이한 건 과메기나 고래 고기를 홍어만큼 좋아해서 의심을 거두었다.

그리고 더더욱 의심이 갔던 정황은 바로 전라북도 전주를 마치 그 지역 토박이 마냥 알고 있었다. 뭐, 여수야 동현이 병원 생활하던 곳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전주는 아니었다.

물론 스마트 폰이나 인터넷 같은 데치면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만 스마트 폰에 검색도 힘든 곳마저 세세하게 알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의심이 간 정황이 있었다, 바로 그의 별명. 엄밀히 말하면 일진들이 그를 보고 ‘그지 깽깽이’라는 우익 사이트에서 들을 법한 별칭을 동현에게 했다는 것이다. 물론 지수는 그 사이트를 굉장히 혐오했지만.

그러나 오늘 드디어 그의 정체를 밝히고 말았다. 엄밀히 말하면 그의 고향을….

 

금요일 점심시간 이전.

“에이~ 정동현이~ 어제 잘 갔나?”

“…아, 안녕.”

어색하게 인사하는 동현. 그러자 지수는 씨익 웃는다.

“아따, 어제는 겁나게 사투리를 잘 쓰는 구마잉~.”

“….”

“아따, 오늘은 도나스가 땡기네잉~. 정동현이~ 밥 묵자~.”

“…우, 우리 학교 급식이잖아… 무, 무슨 밥이야…?”

덜덜 떨고 있는 동현. 그러자 제대로 걸렸다는 표정으로 재밌게 놀려댄다.

“마, 오늘 당분이 댕긴… 아, 맞다! 일단 이거부터 먹어야 쓰겄네?”

“….”

“아따, 전주 비빔밥에 홍탁 삼합 한사발이면 쥑인지 안당가?”

“….”

동현이는 말이 없다. 그저 묵묵부답.

그리고 조용히 꽁무니를 빼는 동현.

“어데가노? 홍어무침 묵으러 가자니까? 어데 가노?”

그러나 동현은 조용히 도망갔다.

 

젠장, 이럴 줄 알았다. 아… 어떡하냐?

“하필이면 그때 사투리가 왜 나왔지?”

이런 바보 같은 놈!! 이런 멍청한 놈!!

“동현씨!”

헉! 은주다. 은주가 나타났다!

“어, 어… 으, 은주야….”

나는 멍청하게 바라만 보고 있었다.

“여기 계셨네요?”

“…응.”

상냥하게 미소를 짓는 그녀.

“혹시 어제 일 때문에 그런 건가요?”

“아, 아냐. 그, 그런 거….”

부드럽게 미소를 짓는 그녀. 나에게 다가와서 나의 손을 잡는다.

“!!”

심장이 쿵쾅댄다.

‘으… 내 심장,’

그리고 온 몸이 따스해진다. 그리고 식은땀이 생긴다.

“사투리를 쓴다고 이상한 건 아니에요. 동현씨의 말투는 틀린 게 아니에요.”

“그, 그럼….”

그리고 잡은 손을 자신의 가슴 가까이 대면서 말했다.

“그저… 다를 뿐이에요. 세상에 평범한 인간의 모습과 다르다고 차별하면 그거야 말로 신에게 죄를 짓는 것이죠. 신은 그런 걸 절대 용납하지 않을거에요.”

“아….”

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순수하고 맑은 눈망울, 마치 천사를 본다면 이런 느낌이란 말인가? 먼 옛날 프랑스의 사실주의 화가 구스타프 쿠르베가 말했다.

‘천사를 데려오면 그려주겠다.’

라고.

그러면 나는 구스타프 쿠르베한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여기에 있다! 당장 그려다오!’ 라고.

그리고 그녀는 자애로운 미소로 나에게 말한다.

“동현씨, 이제부터 사투리를 써도 돼요.”

라고.

나는 천사의 자애로운 명령에 끄덕인다.

 

“혹시,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라고 아세요?”

“아, ‘위대한 개츠비’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작가? 잘 알지.”

은주는 창문 밖의 말죽거리 공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 이름이에요. 비록 사생활은 존경하기 그렇지만 그의 소설만큼은 존경해주고 싶거든요. 그리고 또 존경하는 작가가 두 명이 있어요.”

“누군데?”

“이시카와 다쿠보쿠와 다자이 오사무.”

“아….”

전자는 26살에 병으로 요절한 일본의 국민 시인이고 후자는 ‘인간실격’이라는 불후의 명작을 남기고 자살한 소설가다.

“너, 문학 작품에 의외로 소질이 있구나.”

“아, 아니에요….”

아니긴, 그 나이에 이시카와 다쿠보쿠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다고….

사실 나는 이시카와 다쿠보쿠를 굉장히 좋아한다. 특히 그의 시 ‘9월 밤의 불평’은 비록 주관적이라고 하겠지만… 최고의 시라고 생각한다.

하~ 일본인으로써 반제국주의적 성향의 시를 쓰다니… 이거는 정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다.

이시카와 다쿠보쿠… 비록 일본인 작가라고 하지만 내가 진심으로 존경하는 작가다. 그러나 가장 존경하는 작가까지는 아니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작가는 따로 있다.

“음… 그렇다면 ‘하이타니 겐지로’라는 작가를 알아?”

“하이타니 겐지로?”

모르는 눈치. 하긴 모를 수도 있겠다.

“역시 일본의 작가로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와 ‘태양의 아이’가 있지.”

“아! 알아요! 특히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라는 책을 감명 깊게 읽었어요!”

“아… 아는구나. 하긴 도서관에 사는 수준인데, 모를 리가 없지.”

감상에 젖은 얼굴로 창문을 바라본다.

“특히…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조선인 친구에 대해서 주인공 선생님에게 얘기했을 때는 너무나 감동을 받아서 눈물을 흘렸어요.”

“그렇지… 감동을 받아 마땅하지….”

나는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그 책에는 내용 자체도 상당히 진보적이다. 거기다가 일제감정기 시절에 일본이 우리나라에 저지른 만행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하이타니 겐지로. 그 책을 지을 때, 친구와 동료들이 뜯어 말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책을 냈고 그 책을 베스트셀러가 되었지. 하지만 그 대가로 그는 일본 우익들에게 최악의 적이 되었고 살해 위협도 몇 번 받았다. 물론 책 후기에는 나오지 않다만… 그 우익 것들이 뻔하지 않겠나?

“그리고 태양의 아이 역시 감명 깊게 보았어요. 오키나와 주민들의 아픔과 슬픔이 녹아드는 이야기를 제대로 보았어요.”

“그런데, 요즘의 일본은 다시 군국주의의 길을 걷고 있지. 과거의 독일 저질렀던 그 바보 짓을 되풀이 하고 있지. 그리고 결국 나치 독일이라는 사람의 탈을 악귀들이 탄생하고 만 거야. 히틀러라든지, 괴벨스라든지. 결국 선의 방관이 악의 승리를 꽃 피우고 만 거야.”

나는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공원을 보면서 말했다.

“그리고 나치 독일은 박살이 났지. 아니 박살이 나야 정상이었지. 유태인과 동유럽 주민을 그렇게 죽여 댔으니. 그런데, 지금의 일본은 한심해. 과거의 독일이 걸었던 길을 다시 걷고 있어. 멀리 독일까지 갈 거 없이 시리아나 이라크만 봐도 알 법한데 말이지.”

“맞아요. 전쟁은 그 자체로 악이니까요.”

끄덕. 세계 2차 대전,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시리아&이라크 전쟁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죄 없는 민간인들이 제일 많이 죽었다는 거. 야만과 폭력의 시대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려야했던 비참한 단어. 전쟁. 그 바보 같은 짓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과 슬픔을 겪었는지 나는 안다.

‘전쟁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신나는 일이다.’라는 명언이 있다. 바로 지금의 일본이 그 짝이다.

물론 이게 100% 맞는 말은 아니다. 나는 전쟁을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전쟁을 증오하고 있으며 도조 히데키나 히틀러처럼 전쟁을 겪어보았기 때문에 더더욱 전쟁을 사랑하는 희한한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치킨 호크라는 말이 있듯이 원래 말이 앞서는 놈들은 행동이 뒤처지는 법, 결국 겁쟁이는 입만 산 놈들이 많다.

“동현씨… 동현씨는 아는 게 많아서 부러워요.”

“부럽기는 뭐가 부럽다냐, 나는 건강한 게 제일 부럽제.”하지만 나는 증후군 때문에 일상생활이 너무나 힘들다. 힘들어서 피곤하다. 아… 몸이 너무 힘들다.

“그라도 우덜은 굶어죽지는 안으니께 걱정은 붙들어 매셔잉.”

“네… 동현씨.”

 

“동현씨, 그건 뭔가요?”

은주가 궁금한 눈으로 동현이 적은 시를 바라본다.

“아, 이거? 나가 심심해서 쓴 거여. 한 번 볼텨?”

내가 적은 시를 그녀에게 보여준다.

 

{눈부시게 파란 하늘에 생량한 바람이 불어온다.}

{저 눈부시게 파란 끝에 보이는 하늘의 수평선이 나의 마음을 그린다.}

{하늘의 푸른 수평선과 지상의 노란 지평선이 만나 미광을 자아낸다.}

{삼각산과 한강물이 용솟음이 치는 날에 그대를 생각하노라.}

 

“어머! 잘 적으셨어요!”

“잘 적기는… 그냥 이시, 저시 좋은 글귀가 있으면 그냥 섞은 것뿐인데….”

동현이는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오히려 남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운 시인데….’

“어머? 이것도 동현씨가 쓰신 시인가요?”

“어? 으, 응.”

 

{노승이 합장한다.}

{외롭고 쓸쓸한 암자에 혼자서 절을 한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 승아제 모지 사바하…….}

{반야심경을 외우며 홀로 초연히 절을 한다.}

 

{꾀꼬리도 슬피 우는 저녁.}

{파리한 노승은 가녀린 어린 동자승의 다비식을 거행한다.}

{옴 아모가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 마니 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를타야 훔…….}

{벚꽃이 좋아 극락으로 벚꽃 구경 간 가냘픈 제자를 그저 부러워 눈물을 훔친다.}

 

{산 절에는 오늘도 천진한 동자승의 웃음소리와 울음소리가 섞여 들린다.}

 

“어머! 혹시 동현씨, 불교 믿으세요?”

끄덕이는 동현.

“부모님이 태고종 불자여.”

놀라워하는 그녀.

“아… 저도 동현씨처럼 글을 잘 적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뭐, 내도 너처럼 꾀꼬리 같은 목소리를 가지고 싶당께.”

그러자 그녀는

“에이, 저번에 노래 부르는 걸 봤는데… 상당히 잘 부르시던데요?”

‘응? 이게 무슨 소리야?’

의미를 알 수 없다는 표정을 하는 동현.

“저번에 음악실에서 노래 부른 적이 있죠?”

“뭐, 뭐?”

진지한 표정으로 다가온다.

“동현씨… 그 날, 동현씨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봤어요.”

“아….”

 

청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중, 음악실에 누군가가 보인다.

‘누구지?’

몰래 음악실을 보는 그녀.

‘아….’

그녀의 왕자님 동현이었다.

그런데 음악실에서 마이크를 들고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의자에 착석한 뒤, 노래를 튼다.

‘아…! 이 노래는….’

 

[너를 내게 주려고 날 혼자둔거야/내 삶은 지금껏 나에게]

 

‘아….’

김정민의 ‘슬픈 언약식’이다. 꽤 오래된 노래다. 물론 은주 자신이 부른 그 노래보다는 신세대 곡이지만….

 

[너 아닌 사람은 /그저 스쳐 지난 것처럼]

[나를 네게 주려고 난 열지 않았어]

[내 마음 그 누구에게도/그렇게 넌 있어 준거야/나의 방황의 끝에서]

원곡의 거친 느낌은 없다만… 동현의 부드러운 미성과 꽤나 어울렸다.

[하지만 넌 서러워하지 마 /우리만의 축복을]

[어떤 현실도 우리 사랑 앞에서/얼마나 더 초라해질 뿐인지]

 

[이제 눈물을 거둬/하늘도 우릴 축복하잖아]

[워 이렇게 입 맞추고 나면/우린 하나인데]

 

물론 동현이는 잘생긴 얼굴을 가졌다만… 지금 이 순간 동현은 진정한 밤의 왕자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넌 서러워하지 마 /우리만의 축복을]

[어떤 현실도 우리 사랑 앞에서/얼마나 더 초라해질 뿐인지]

 

[이제 눈물을 거둬/하늘도 우릴 축복하잖아]

[워 이렇게 입 맞추고 나면/우린 하나인데]

 

은주의 심장을 때리고 있었다. 상당히 흥분시키고 있었다. 가슴 속에 털어내는 동현의 노래에 은주는 너무나 놀라웠다.

 

[이제 눈물을 거둬/하늘도 우릴 축복하잖아]

[워 이렇게 입 맞추고 나면/우린 하나인데…]

恨(한), 한을 노래하고 있었다. 그것도 지수가 가진 한보다 더더욱 강하고 차가운 한이 느껴졌다. 미성이지만 너무나 차가웠다.

3월의 느낌이었다. 백두산 정상의 3월.

그만큼 혹독하고 차가웠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크나큰 아픔이 서려있다.

‘동현씨….’

 
+ 작가의 말 : 참고로 저 시는 제가 직접 적은 시입니다. 그리고 하이타니 겐지로의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는 명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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