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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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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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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녀들의 멋진 신 세계글 Kow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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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멋진 신 세계
16-05-31 19:29
 
 

  창문을 통해서 비치는 햇빛과 청춘을 필사적으로 구가하고 있는 소란스러운 소음들. 그 모든 것들은 내가 있는 이곳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나의 뇌리에 명확하게 각인시켜 준다.

  하늘의 구름은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유유자적하게 흘러간다.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며, 부자유가 만연한 내 육체와 정신의 세계를 떠나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사색 만이 존재하는 이상 세계를 상상하며, 영혼을 구름 위에 싣고 여행을 떠난다. 모든 것은 내 아래에 펼쳐져 있으며, 추악한 모습이나 웅장한 풍경, 잔학한 현실도 전부 내 발밑에 존재하며 상관할 필요 없는 구경거리일 뿐인 그런 지극히 방관적인 여정.

  지금 이 순간, 나는 모든 세계의 법칙과 굴레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쟁취한다. 누구보다 자유롭다. 누구보다 여유롭다. 이 순간이야말로 내가 그토록 원하던 평화….


  "──어떻게 생각하니, 'T(Teain).W(Wangyun). 인수'?"

  

  ……를 무참히 깨고 나를 강제로 참혹한 현실로 끌어내리는 한목소리가 있었다. 

  "너 말이야, 굳이 남을 풀 네임을 다 부르는 거 불편하지도 않아? 그냥 이름만 부르면 되잖아?"

  "이건 일종의 캠페인이야. 이데올로기의 표현 수단이라고. 사람을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권장되지만 정작 주변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성을 더욱 중요시하지. 그것도 모자라 성에 대한 관심을 참지 못하고 그만 성적인 차별과 우열론으로 소모적인 논쟁을 양산해내는 것도 모자라 저속한 장난과 성희롱을 흩뿌리며 그들의 성안에 틀어박혀 있어."

  말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치 눈비처럼 주변에 흩날려 박힌다. 여성스러운 부드러움 속에 감춰진 남성을 뛰어넘는 음색의 예리함과 말투의 단호함을 겸비한 이 녀석의 이름은….

  "나 'H(Hagane).F(Freiya). 미레야'는 그런 이중적인 세계에 시비를 걸고 있어. 너희는 사실 이런 걸 원하는 것 아니니? 라며 비꼬고 있다고."

  한가로운 교실 한가운데에서 비단결과 같은 머릿결이 휘날린다. 교실의 공허함은 어느새 그녀가 가진 특유의 분위기로 지워져, 이곳을 완전히 그녀의 독무대로 만들어버리는 듯 아낌없이 오라를 풍긴다.

   "……잠깐 중간부터 성의 의미가 다른 걸로 바뀐 것 같은데? 동음어만 3개가 넘은 것 같은데?"

  "사소한 걸 신경 쓰다니 남자답지 못하구나."

  "방금 성차별 논한 사람이 할 소리냐?!"

  "어쨌든 난 너에게 참고인으로서 의견을 물은 거야. 저속하고 외설적인 생각의 늪에 빠져서 돌아오지 못하는 것 같아서 내가 굳이 말로 널 끄집어내 줬으니 감사히 여기도록 하렴."

  아까부터 매서운 소리를 끝도 없이 장황하게 쏟아내고 있는 그녀의 표정은 무서울 정도로 무감정하다.

  "참고인으로서의 의견이라니?"

  그건 그렇고 이 녀석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던 도중이었던 거지?

  얼빠진 표정을 지으며 주변을 둘러보자 나에게 이야기를 던진 미레야 말고도 2명의 여성이 보였다.

  "교복에 대한 안건이에요."

  그중 비교적 평범이라는 기준에 부합하며, 언제나 보는 사람으로서 하여금 안도감과 포근함을 느끼게 해주는 여학생이 친절하게 나에게 현 상황을 이해시키려 시도하고 있었다.

  "교복?"

  나는 더 정확한 정보를 희망하고자 되물었다. 이 녀석이라면 이전에 나를 무참하게 내리깔고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은 미레야 보다 훨씬 말이 통할 것이다. 이것은 여태까지의 내 경험이 증명해주었다. 

  "예. 그게 그러니까……."

  하지만, 나의 그런 바람이 이뤄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나 참, 딴 생각하지 말랬지? 멍 때리니까 멍청해지는 거야 멍청아! 반리도 그래! 언제나 네가 이 녀석한테 친절하게만 대해주니까 기어오르잖아!"

  쏘아내듯이 귀에 내리꽂힌 목소리가 고막을 멍하게 만들었다. 안도감과 포근함을 느끼게 해주는 여학생, 'A(Andovan).P(Pandoll). 반리'의 옆에 위치한 이 확성기는 낭랑한 목소리로 상대에게 혼란 상태 이상을 부여하는 것이 특기로, 미레야와는 다른 의미로 말이 안 통하는 녀석에 해당한다.

  "왜 나만 탓하는 거야, 아까부터 니네끼리 신 나게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나를 소외시켰으면서 이제 와서 나보고 딴 생각했다고 닦달하기냐? 너무 부당한 대우 아니야?"

  "시끄러! 닥쳐! 쌉쳐! 버러지 같은 것이 말이 많다!"

  말을 해도 못 알아들으니 솔직히 이길 자신이 없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런 무대포의 괴물에 대응하는 목소리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다름아닌 미레야.

  "저런, 아무리 그래도 그건 심하지 않니?"

  순간, 나는 조금 놀랐다. 아니 많이 놀랐다고 해도 좋다. 미레야가 나를 감싸준다고? 그 미레야가? 언제나 나를 깔아뭉개고 그 위에 앉아서 아무렇지 않게 내가 고이 모셔둔 야식 컵라면에 물을 붓고 줄 생각도 없으면서 한 젓가락 먹을 거냐고 물어보는 그 녀석이 나를 감싸준다고?

  "당장 벌레한테 사과하렴. 벌레만큼 이 세계를 확실하게 지배하고 있는 개체도 없어. 한때 인류는 자신들이야말로 지구의 지배자라고 착각했지만, 사실은 벌레야말로 이 세계에 가장 널리 퍼진 종족이자 개체 수가 많은 생물이었지. 그리고 그 사실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단다, 'R(Rion).T(Toan) 실피아'."

  와, 그런 놀라운 잡지식 필요 없거든요.

  "그……그런 거야?"

  그리고 그런 쓸데없는 사실에 진심으로 놀라는 사람이 있긴 있었다. 방금까지 나에게 욕지거리를 내뱉던 실피아는, 의외라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미레야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 녀석 왠지 미레야한테만 태도가 급변하지 않니?

  "자, 어쨌든 어떤 버러지 발끝에도 못 미치는 열등 개체 때문에 회의가 지체되었으니 빨리 이 분위기를 환기해야할 필요가 있겠지. 사회자, 여태까지의 의견을 정리해보자."

  미레야의 선언에 사회자 역할을 맡았던 A.P 반리가 대답했다.

  "아, 예. 그럼 회의 안건, -여성의 교복 치마는 개정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찬성 의견을 모으는 것에 대한 회의를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반리의 포근한 목소리가 조심스럽지만 확신 있게 울려 퍼진다.

  뭐야, 그런 주제였어? 생각보다 간단하네.

  "첫 번째 의견은 R.T 실피아 발언자의 의견으로, '치마는 불편한 점도 많지만, 활동이 편하고 예쁘므로 현상 유지에 이의는 없으나, 희망에 따라 바지 착용을 허가해야 한다.'가 있었습니다. 근거는, 본인과 같이 치마를 선호하는 여학생도 분명히 존재하고 엄연히 하나의 기호로서 정착되었으니 취사선택의 자유만 부여되면 충분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타당한 의견이다. 우리 학교는 아쉽게도 여학생용 교복에 바지가 없어서 실현되려면 여학생용 바지 디자인에 대한 추가 안건과 예산 문제가 불거져 나오지만, 일단은 가장 무난한 의견이 아닐까. 

  결국, 내 평가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았다.

  "실피아가 말한 것치고는 멀쩡하네."

  "뭐가 어쩌고 저째 버러지 발톱 같은 것아?!"

  "두 번째 의견은 제가 발언한 것으로, '바지를 추가하거나 치마의 형태를 변형하는 것은 시간과 예산이 필요하므로 당장 발휘 가능한 것으로 체육복을 교복 대용으로 입을 수 있게 하는 것은 어떤가'에 대한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러면 치마가 거부감이 드는 사람은 체육복을 입고 등교하면 되고, 활동 자체도 편하니 체육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편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의 호응도 모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말해 보았습니다."

  체육복인가. 확실히 우리 학교 체육복 디자인은 우수한 편이다. 높으신 분들이 우리의 체육 활동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온갖 예산과 연구를 투자해 만든 기술의 산물이니만큼 교복이랑 무엇을 비교해도 딸리지 않는다. 남자의 시각에서 가장 중요한 무언가를 제외하면.

  "세 번째 의견은 H.F 미레야가 말했습니다. 어…… 그러니까, '어차피 치마는 고대 그리스에서 남자가 입는 것으로서 시작했으니까 남성들도 치마를 입게 해서 진정한 의미의 양성 평등을 실현하는 것이 사상적으로 가장 올바르고 바람직한 것이다'…… 라고 쓰여있네요……."

  "……네?"

  지금 뭐라고요?

  내가 얼이 한참 빠져있는 사이를 비집고 미레야가 나에게 차가운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

  "그러니 내 의견에 너의 소견을 더해주렴. 남자의 입장에서 치마는 어떻게 느껴지니?"

  "무슨 소리야 그게 치마를 입다니?! 당장 내가 입는다고 상상해봐! 차마 눈을 뜨고 바라볼 수 있냐고?!"

  "푸흡, 물론이지. 그걸, 풉, 말이라고, 푸훗."

  "야, 너 피식했잖아. 웃고 있잖아. 비웃고 있잖아?!"

  "이런 녀석한테 치마라니, 치마의 아이덴티티가 죄다 찢어져 버릴 거야!"

  한쪽에서 뜬금없는 분노를 터트리고 있는 실피아를 제쳐놓고 다시금 질문을 던진 미레야.

  "반대로 넌 어떻지? 치마를 입은 여성을 어떻게 생각하니?"

   치마를 입은 여성이라고?

  "음…… 물론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의류라고 생각해."

  솔직히, 더 장황하게 설명하다간 내가 이단 분자로 낙인찍힐 것이다. 

  치마, 그것도 여학생 교복의 스커트에는 남자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끝도 없는 로망이 깃들어있다. 이 녀석들은 죽어도 이해 못 할 원대한 희망이 스며있단 말이다.

  "여성스러움? 맞아. 치마는 어느 순간 여성스러움의 상징과도 같은 의류가 되었어. 하지만 그런 편견이야말로 치마라는 존재의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저 치마를 입힌 남자를 본 적이 별로 없으니까, 그저 추측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뭐라는 거야 이 여자? 애초에 치마를 입고 다리털을 뽐내는 남정네를 보고 싶으냐고?

  "나는, 우리 동아리, '윈스턴(Winston)'의 부장으로서, 남학생 역시 치마의 착용을 공식적으로 허락해야 한다고 생각해. 그럼으로써 양성 간의 차이에 대한 의식을 줄이고 서로에 대한 입장을 하나라도 더 대등하게 만드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해."

  "뭐야, 그냥 남자의 치마 착용을 허락하는 것뿐이야?"

  "강제하면 반발할 사람이 차고 넘칠 테니까. 너를 포함해서."

  미레야는 마치 나를 놀리는 듯한 눈빛으로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근대 그러면 그냥 아무 의미 없는 제도 적용이 되고 말 텐데.

  "그거 의미는 있는 거야? 그래 봤자 아무도 안 입고 다닐 거라고."

  미레야는 내 반박에 고개를 저으며 당당하게 말했다.

  "제도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근거가 있다면, 말할 수 있어. 말할 수 있다면, 맞서 싸울 수 있지. 이것은 남성과 여성이 같은 선에 있다는 것을 피력하기 위한 재료 중 하나로 사용될 거야. 우리가 앞으로 서게 될 미래를 위해. 우리의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옆에서 그것을 듣던 실피아도 기세 좋게 외친다.

  "난 절대 써로게이트(surrogate) 같은 건 안될 거야!"

  그것은, 그녀들의 소원.

  "예. 저도요."

  이 시대의 모든 여성이 처해 있는 비참한 현실에 맞서 싸우기 위한 소박한 투쟁.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을 정도로 절실한 싸움.

  "…하아."

  나는 한숨을 쉬며, 다시금 그녀들을 돌아보았다. 긴 머리를 찰랑거리며 휘날리며 자신의 당당한 이상과 똑바로 마주하는 미레야, 온몸으로 여성스러움을 뽐내며 포근한 분위기로 주변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반리, 조그마한 체구에 예쁘장한 인상이지만 특유의 민감함으로 매력을 갖다 버리는 실피아.

  "꼭 성공하길 빌어."

  이 시대의 남성인 내가 그들에게 해줄 것은, 그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 주는 것뿐이었다.


  대전쟁의 화학 무기와 방사능에 인해 정상 유전자를 가진 인류가 극히 줄어든 현재, 정상 유전자를 지닌 학생들을 모아 놓은 우리 학교에 머물고 있는 대부분의 여학생들 앞에 기다리는 운명은, 결국 써로게이트.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면 '대리모'니까.

  그녀들에겐 꿈이 있다. 소원이 있다. 원하는 것이 있다. 되고 싶은 자신이 있다. 그것들은 결코 쉽게 부정당해도 좋을 것이 아니다.


  이것은, 투쟁의 이야기.

  멸망으로 생긴 흉터를 핥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세계에 희생되어 가는 사람들의 초라한 반항 일기.

  절망과 공포로 가득 찬 바깥과는 너무나도 다른 동물원의 우리 같은 이곳에서, 우리들의 혁명은 시작된다.

  

  난, 과연 그녀들을 썪어 들어가는 굴래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아, 그러고 보니 오늘 받았던 로열 케이크가 있어요!"

  반리가 뭔가 급히 생각났다는 듯이 손뼉을 딱, 치면서 말한다. 마치 아끼고 아낀 자신만의 보물이라도 뽐내려는 듯, 그녀는 자신의 가방에서 조심스럽게 가로세로 높이 한 뼘 정도 될 듯한 상자를 꺼냈다.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은 실피아였다.

  "우와, 아껴둔 거야?"

  "네. 여러분이랑 나눠 먹으려구요."

  로열 케이크의 의미라 함은, 균형 있는 영양을 권장하는 우리 학교에서 희귀한, 탄수화물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당분 결합체라는 것이다. 우리 정도 또래의 여학생들이라면 죽고 못 산다는 의미이다.

  "하, 하지만 반리거니까"

  저런 모습을 보면 실피아는 참 알기 쉬운 녀석이란 말이야. 미안한 듯 눈을 내리깔고 반리를 지긋이 바라보는 실피아에게, 반리는 그녀가 원하고 있을 한마디를 던졌다.

  "괜찮아요. 전 모두와 함께 나누는 게 더 좋아요."

  날뛰는 사자조차 진정시킬 저 미소는 분명 전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어머니의 미소란 것에 부족함이 없겠지….

  "고, 고마워!"

  진심으로 기뻐하는 실피아를 뒤로하고, 반리는 고개를 돌려 미레야를 바라보며 묻는다.

  "미레야도 함께 먹지 않을래요?"

  그 말을 들은 미레야는 고개를 살짝 돌려 지긋이 속을 들여다볼 수 없는 표정으로 로열 케이스 상자를 바라봤다가, 잠시 후에 입을 열었다.

  "로열 케이크의 맛은 살인적으로 훌륭해. 과거에 만연했다고 전해지는 디저트 문화의 음식을 대리 체험하게 해주지."

  "하하… 역시 미레야다운 평가네요."

  "특히 연구진이 각고의 실험을 거듭해 완성한 깊고 산뜻한 풍미, 칼로리를 최소화하고 각종 비타민을 포함한 영양은 우리들의 몸 상태와 정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부족함이 없고, 무엇보다 성욕 억제 효과가 아주 특출나지."

  "…네?"

  반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미레야를 보며 의문을 표한다.

  "뭐야? 눈치채지 못했니? 아, 하긴 성욕이 급증하는 배란일 전후뿐만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 시험 기간이나 극한 정신적인 피로가 감지되면 배급되곤 하니까 규칙성을 깨닫지 못했을 수도…"

  "자, 자, 잠깐 뭐에요 케이크에 그런 효과가 있었어요?!"

  언제나 평온하던 반리가 저렇게까지 당황하는 건 꽤 희소성 있는 장면이라 느껴졌다.

  나도 반리 못지 않게 호기심이 들어 미레야에게 질문을 던진다.

  "넌 그걸 어떻게 안 거야?"

  "직접 분해해서 연구해봤어. 선생님에겐 과학 과제 수행을 명목으로 과학실 장비를 빌렸지. 그 결과 남학생 배급식에 정기적으로 들어가는 성욕 억제 성분이 검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을 들어버린 나는 미레야의 말꼬리를 자르고 끼어들었다.

  "잠깐만 남학생의 입장에서도 엄청나게 거슬리는 말을 들어버린 것 같은데?"

  "크게 거슬리지 않아도 좋아. 어차피 네 성욕이 억제되지 않아도 네 3번째 다리는 별 볼 일 없잖니? 차라리 잘라버리는 것이 속 편한 자신감 부족이 틀림없지 않니?"

  "우와 방금 너 성희롱이었지? 맞지?"

  "무슨 소리니, 사실을 말한 것뿐인데."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실피아와 반리는 자신의 영역을 벗어났다는 듯 민망한 표정을 짓고 지켜볼 뿐이다.

  "사실이라니? 네가 언제…."

  "T.W 인수가 무참히 내 순수함을 앗아간 그 날의 기억은…."

  "야 인마 사람을 쓰레기로 만들지 마!"

  끝도 없이 밀려들어 가는 나락의 늪에 빠진 나를 구원해주길 원하며 반리와 실피아를 쳐다보았지만, 아쉽게도 그녀들은 이미 미레야에게 감화된 듯 모멸감 어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진짜야…?"

  "정말이에요…?"

  "믿지 마!"

  교칙 상 불순 이성 교제는 DNA 배합에 혼란을 주는 중죄입니다, 학생 여러분.


  

  

  

  


  

 
+ 작가의 말 : 포스트 아포칼립스/디스토피아/하렘

아르퓨이아 16-05-31 23:19
답변  
인간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오, 멋진 신세계여.

-템페스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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