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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장 ::《회귀》편 - 3
16-05-09 20:04
 
 

■■■

 

헛!

겨우 정신이 들었다.

음? 여긴 어디지?

태양광이 창문의 유리를 뚫고 방 안을 비춘다.

지저귀는 아침 새들의 소리.

창문 밖에선 사람들이 아침 준비를 하는 소리가 분주히 들려온다.

방을 감싼 벽은 온통 나무판자.

흔히 말하는 ‘서양식’ 집의 그것과 닮았…다기 보다 그 자체다.

………….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집은 아닌 거 같군.

일단 우리 집은 서양식이 아니고, 애초에 아침에 태양빛이 닿지 않는다.

하아, 따뜻해.

아침 햇살은 이렇게 따뜻하고 포근한 거였나.

제길, 이럴 줄 알았으면 집 좀 잘 만들걸 그랬군.

조상님이 만들어온 훌륭한 집짓기 양식을 무시하고 겉만 추구하니까 그런 거 아닌가.

대체 누가 그 따위로 집을 지은 건지. 나 참.

아, 나였군.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보다 한번만 더 자고 싶군.

응? 여기가 어디냐고?

알까보냐 그런 거.

털썩.

 

헛!

겨우 정신이 들었다.

음? 뭔가 데자뷰가?

기분 탓인가?

기분 탓이겠지.

하아, 그나저나 정말로 따뜻하군, 이게 태양의 마력이라는 건가.

그 누구도 벗어날 수 없어……….

 

“꼬르르르ㅡ르르를르르극그글그르르극극!!”

 

칫, 이대로 다시 자려고 했건만.

으음, 배고프군. 이제 정말로 일어나 볼까.

그나저나 정말로 여긴 어디지?

일단 우리 집은 아닌데.

음. 이럴 땐 마지막 기억을 더듬어 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

으으음, 분명 어제 장보러 갔는데, 가게 문이 모두 닫혔었지.

이 다음부터 기억이 없군.

뭔가 그대로 잠 든 듯한 기분이…….

어차피 마을 녀석들 중 한명의 집이겠지.

깊게 생각하지 않는 점이 내 장점이다.

 

“꼬르르르르르ㅡ르르르륵!! 꼬르르르르륵!!"

 

그나저나 깨어나니까 배가 고프군.

그러고 보니 문 밖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는 듯한, 안 나는 듯한?

일단 나가 볼까.

 

호오오오오.

왠지 모르게 맛있는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는데, 호오오오오.

문 밖으로 나가자 보인 것은 조리대 위에 올려진 식재료들이었다.

거기다가 잘 보면 불의 마석으로 만들어진 가열대와 그 위에 올려진 커다란 냄비가 있다.

아마 누군가가 준비만 해두고 어딘가로 떠난 것이겠지.

화장실이려나?

뭐, 금방 오겠지.

난 여기서 차분히 기다려 볼까.

….

…….

………….

음! 상황 보고.

지금 나는 의자 위에 올라가, 미묘하게 높은 조리대에서 냄비를 휘젓고 있다.

아아, 이 집 조리대는 왜 이리 높은 곳에 있는 거야.

거한이라도 살고 있나.

우리 마을에 그런 거대한 녀석이 있었다니.

응? 얌전히 주인이 오는 걸 기다리는 게 아니었냐고?

응응. 나도 분명 그럴 생각이었지.

배만 안 고팠다면.

중요하니까 한 번 더 말하겠다.

배만 안 고팠다면.

생각해 보면, 어제부터 아무것도 안 먹었었지.

게다가 하루 종일 집안을 청소하고, 거의 2시간동안 길거리를 돌아다녔고.

남의 집에 무방비하게 올려진 식재료와 요리 기구들을 보고 무심코 요리해버릴 만하다.

음음. 그렇고말고.

그러므로 요리 끝!

뭐어, 여러 가지 과정을 생략한 덕에 금방 완성되긴 했지만 맛에 보장은 없다.

그래도 이 정도로 배고픈 상황에서 맛 따위 신경 쓰지 않는다.

조리 기구도 없었다면 식재료 채로 집어먹을 작정이었다고.

그나저나 집주인 녀석, 안 돌아오는 군.

설마 요리──3분 가열──을 끝내고도 돌아오지 않다니.

하는 수 없나. 내가 (다) 먹(어치우)는 수 밖에.

자아, 내 (3분)요리의 결과는 이것이다.

우선 두툼한 형태로 자른 고기에 감칠맛을 더해주는 야채들과 함께 3분 구운 스테이크.

그 다음은 잘게 자른 고기 조각과 야채를 넣어 3분간 끓인 스프.

마지막으로 다리부위의 고기를 불에 3분간 직접 구운 기름이 흘러넘치는 바비큐.

보는 것만으로 침이 흐르는 메뉴들이다.

뭔가 오늘 따라 고기가 먹고 싶었으니 말이지~

바비큐 같은 건 약간 덜 익었지만. 뭐, 딱히 상관은 없나.

집주인 녀석이 돌아오기 전에 다 먹─ 아니, 다 만들어야 했으니까 말이지.

이번엔 유난히 배가 고팠기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햄버그 같은 메뉴는 없다.

자, 그럼 슬슬 먹어 볼까!

 

우걱우걱우걱우걱.

스으으읍!

쩝쩝쩝쩝쩝.

 

후우, 다 먹었다. 만족.

3분 만에 만든 것 치고는 꽤나 맛있었군.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응? 뭔가 시선이 느껴지는 듯한…….

곧바로 시선을 앞으로 향하자, 어째선가 나를 어이없는 듯 쳐다보는 노인이 보였다.

뭐야, 사람 처음 보냐?

 

“그거.”

 

노인이 나를 가리키며 뭔가 말한다.

왜 갑자기 삿대질이야.

 

“아니, 자네 말고. 그거.”

 

잘 보니 내가 아니라 내 앞에 있는 것을 가리키고 있었다.

응? 내 앞?

내 앞에는 테이블 밖에 없다만.

 

“아니, 그러니까, 그거 말고, 그거 말이네! 그 음식 말이다, 음식! 뭘 멋대로 요리해서 멋대로 다 먹어치우는 겐가?!”

 

그쪽을 말한 건가.

 

“아아………미안.”

“미안하면 단가!!?! 심지어 반말로!?!? 길거리에 쓰러져있다고 생각해서 데려와 보니, 잠깐 화장실 간 사이에 우리 집 식량을 다 먹어치우는 게 말인가?!?!?!!!!”

 

워워. 진정해, 진정해.

인생, 그럴 수도 있는 법이지.

아, 만약 나한테 그런 일이 생기면 절대 용서 안 할 거다만.

 

“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악!”

 

뭔가 오열하고 있군.

괜히 미안해지는데?

 

“미안♬”

“장난치는 건가?!!!?!”

 

그렇게 소리 지르지 말아 줬으면 한데 말이지.

주변에 민폐가 가지 않나.

그리고 무엇보다 내 귀가 아프다만.

 
+ 작가의 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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