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마이페이지
 
Q&A
[공지] 노블엔진 홈페이지가 …
[꿈꾸는 전기양과 철혈의 과…
《노블엔진 2017년 4월 2차 …
[리제로 10 + 리제로피디아] …
[Re :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
 
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 3급 매니저, 치유담당 초파랑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 전체 게시판 규정사항 *


1. 개인간 쪽지로 할 수 있는 용무를 글로 쓰는 것을 금지합니다.

2. 이용자 불특정 다수, 혹은 불특정 개인에 대한 불만글 역시 동일하게 취급합니다.

3. 상대방을 기분나쁘게 할 수 있는 욕설이나 폭언을 자제해주세요.

4. 연재 게시판에 한해 하루 새로운 제목을 가진 3개 초과의 게시글을 금지합니다.

5. 이용자 불특정 다수가 불쾌함을 느낄 수 있는 글 (예:성인향 글, 특정 정치성향을 포함한 글) 을 자유 게시판, 연재 게시판을 포함한 모든 게시판에서 금지합니다.


첨. 광고글, 저작권 위반 자료의 경우 경고 없이 게시물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참조 - http://www.novelengine.com/bbs/board.php?bo_table=free&wr_id=4427400

 
i want you글 hotfoot
라이트노벨
 
 
첫회보기 관심
목록 이전 다음
 
 
만남 - 3
16-04-29 09:12
 
 
“학교야, 이번에야말로 정말로 안녕이구나.”
인내는 자유를 만든다. 그리고 난 홀가분한 기분이 든다. 정당하고 선량한 노동으로 지각에 대한 죄 값을 치르고, 방과 후로부터 두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맛보는 자유는 더할 나위 없이 달콤했다. 
크게 숨을 들이쉬면 깨끗한 공기가 가슴 속에 쌓여있던 곰팡내 나는 먼지를 털어내며 상쾌함을 선사해줬다. 장장 두 시간에 걸친 고행의 끝을 지켜보고자 아직까지도 지평선 끄트머리를 지키고 있는 노을의 빛살에는 머릿속을 희뿌옇게 흐려놓던 무력감이 녹아내려 회색빛 일색이던 세상이 감동스러울 정도로 아름답게만 보였다.
방과 후로부터 벌써 두 시간이나 지났건만, 이상하게도 화가 나지 않았다. 이왕 늦은 거 차라리 포기해버리니 오히려 홀가분해져서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부질없는 집착은 몸에 해롭기만 할 따름이었다. 때로는 안타까운 포기가 답이 될 때도 있는 법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집으로 가기는 글렀지.”
유능한 병사는 끊임없이 전장에 불려나가듯이, 사서 노릇을 끝내고도 아직 처리해야할 심부름이 남아있었다. 내가 필사적으로 심부름을 끝낸다 해도, 나의 주위엔 처리해야할 심부름이 언제나 존재했다. 심부름의 심부름, 그리고.. 아, 내 앞날은 어둡다.
물론 늦게 가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시간이야 아무래도 좋다만, 억울한 노동의 대가가 고작 감사 한 마디일 게 분명하다보니 의욕이 솟지 않았다.
그래도 어쩌겠나. 감기에 골골대는 모습을 보다 못해 뭐라도 사먹으라고 아버지가 쥐어준 돈을 던져주며 만화책을 사오라는 누나의 말을 거절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만화책을 보약이라고 하는 사람이다. 이런 정신이 불안정한 가족을 모른 척하는 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었다.
방 안에 만화책이 늘어난 걸 보면 아버지는 이렇게 생각하시겠지. 골골대던 몸으로 만화책을 또 사왔구나. 다시는 돈을 주나 봐라. 이건 누나에게 응징을 가할 기회였다.
“위험하게. 앞도 안 보고 다니나.”
서점의 문 앞에 서자 갑자기 누군가 뛰쳐나왔다. 하마터면 정면으로 부딪칠 뻔 했지만 발군의 운동신경으로 피한 덕에 살짝 부딪치는 정도로 끝났다. 그 덕에 껌을 밟았지만. 걸을 때마다 찐득찐득 대는 게 기분이 최악이었다. 차라리 넘어질걸.
“책까지 떨어뜨리고. 정신을 어디다두고 다니는 거야.”
밑을 내려다보니 책 한 권이 떨어져있었다. 방금 전에 부딪치면서 떨어뜨린 모양이었다. 
비틀워리어. 특촬물로 유명한 워리어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만화책까지 만들어졌을 줄은 몰랐는데, 생각한 것 이상으로 인기가 있는가보다. 
하기야 변신 히어로는 남자의 로망이니까. 나도 어렸을 때 좋아했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겠지.
책을 돌려주려고 했지만 벌써 저 멀리까지 뛰어가서 붙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뒷모습을 보니 학교 옆에 위치한 중학교의 교복이었다. 중학생 주제에 달리는 솜씨가 제법이다. 눈 깜짝할 새에 멀어지다니, 꾸준히 연습한다면 선수가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다 싶었다. 
물론 몸이 너무 빠른 나머지 머리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지만. 저렇게 정신이 없어서야 언제 한 번 크게 사고가 날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자빠졌다. 우, 아프겠는걸.
“방금 어떤 아이가 무서운 기세로 뛰쳐나가던데, 무슨 일이에요?”
서점 안으로 들어가 주인에게 물어보았다. 공교롭게도 버스를 타고도 삼십 분이나 걸리는 거리에 위치한 학교 인근 서점 주인이 태어났을 적부터 알고 지낸 옆집 형이었다.
매일 같이 심부름을 다니느라 서점에 들락거리는 일이 잦은 데다, 애당초 얼굴 보기 힘든 누나와는 집에서도 마주칠 일이 적어서 오히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옆집 형이 친형제처럼 느껴졌다. 현희 형 또한 동생은 없고 형에게 시달린다는 뼈아픈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기에, 의기투합한 이후로는 자질구레한 것까지 서로 이야기하는 사이가 됐다.
“조카 녀석인데 말이야. 만화책을 외상으로 사가서 밀린 책값을 내놓으라고 화를 냈더니 울면서 나가더라고.”
“방금 그 애가 조카였구나.”
어쩐지 어디서 봤다 싶더니만. 특히 코가 닮아있었다. 도중에 급격하는 추락하는 바람에 마치 모아이 석상을 닮은 코는 쉽사리 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현희 형의 얼굴을 다시 한 번 훑어보니 영락없이 쏙 빼닮아있었다. 
현희 형은 시선을 느꼈는지 벌써부터 이쪽을 수상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어느 정도 눈치를 챈 것 같다. 이제 곧 나는 모아이가 아니야. 소리를 지르면서 내가 울 때까지 때리는 걸 멈추지 않겠지. 긴장을 하며 카운터에서 닿지 않을 거리까지 물러났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현희 형의 시선은 내 얼굴이 아니라 아래를 향하고 있었다.
“그거 비틀워리어 아니야? 너도 드디어 워리어 시리즈의 멋을 알게 된 거냐!”
현희 형이 활짝 웃으며 손에 들린 책을 가리켰다.
그러고 보니 현희 형은 워리어 시리즈의 팬이었지.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레 멀어지게 된 나와는 달리 현희 형은 아직까지도 변신 히어로에 대한 동경심을 잃지 않고 있었다. 순수하다면 순수한 사람이겠지만, 그런 사람이 돈에 환장을 하지는 않겠지. 부탁만 하면 사례비를 요구하는 사람을 순수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아뇨, 방금 전 조카 분께서 떨어뜨린 거예요. 다시 오면 돌려주세요.”
“역시나..”
현희 형은 급격하게 우울해지더니 시무룩한 표정으로 책을 건네받았다. 
모처럼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착각이었을 때보다 슬픈 일도 없겠지. 특히 마이너한 취미일수록 그 슬픔은 커지기 마련이었다. 도무지 말이 통하는 사람을 찾을 수가 없으니까. 그렇게나 기다리던 신작이 나와도 말할 사람 하나 없는 거다.
현희 형이 하도 슬퍼하는 바람에 분위기도 바꿀 겸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외상값이 얼마나 된다고 조카한테 화를 낸 거예요?”
애가 울 정도로 화를 냈다는 건 외상값이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였다. 
귀여운 조카를 위해 값을 깎아주기도 했을 테고 공짜로 책을 쥐어준 적도 있을 테니까. 그런데도 참다못해 화를 냈다니, 세상물정 모르는 조카가 거듭되는 호의를 권리라 생각하고 버릇없게 행동한 게 분명하다.
“십 만원.”
“책을 그렇게 많이 사갔어요?”
노벨문학상이라도 노리는 건가. 노벨만화상이라도 만들 기세다. 만화책을 십 만원이나, 그것도 외상으로 사가다니. 생각지도 못한 액수였다. 한두 푼 수준이 아니잖아.
가뜩이나 파리 날리는 서점에서 십 만원이나 외상을 한다는 건 그야말로 범죄였다. 
그러나 현희 형은 다시 한숨을 내쉬더니 손을 내저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이자야.”
“원금이 얼만데요?”
“만원.”
갑자기 계산이 이상해진다. 현희 형이 서점을 연지는 일 년 조금 지났을 뿐이었다. 게다가 조카의 앳된 얼굴로 봐서는 이제 막 중학교에 입학한 것 같았다. 
그런데 만 원에서 갑자기 십 만원으로 뛰어오르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아니, 그 전에 조카한테 외상을 하게 해주고서는 이자를 붙인다는 것 자체가 이상했다. 
삼촌이잖아, 아무리 돈이 궁하기로서니 너무하지 않나.
“몇 달이나 지났다고 그렇게 불어나요?”
“한 달.”
“그거 사기 아닙니까?”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다만 지독한 수전노다. 자기 돈 쓰는 걸 끔찍이도 싫어하더니만 이럴 줄 알았지. 
이자가 사기 수준이다. 삼촌이 아니라 고리대금업자였구만. 조카가 우는 것도 이해가 갔다. 그런 걸 갚을 수 있을 리가 없지. 그런데도 자기는 아무런 죄도 없다는 듯이 담담한 표정으로 책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등골이 오싹해졌다. 
“나는 조카에게 교훈을 줄 필요가 있었어.”
현희 형은 정리하던 책을 내려놓고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어찌나 무게를 잡는지 긴장이 될 지경이다. 
그러나 진지한 모습을 보니 내가 섣불리 판단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처 알지 못한 속내가 있을지도 모르는 노릇이었다. 삼촌인 만큼 조카를 생각해서 한 일일 테니까. 그러지 않고서야 이렇게 심각해질 리가 없었다. 
거기다 그 정도 이자는 그야말로 사기였다. 한 달 만에 원금에 열 배에 달하는 이자라, 무슨 깨달음을 주기 위한 강경책이 분명했다.
“무슨 교훈이요?”
“큰 빚에는 큰 이자가 붙는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대사네요. 같은 삼촌치고는 너무 다르다는 게 문제겠지만요. 잘못하면 조카가 마스크 뒤집어쓰고 서점을 습격할지도 모르니 조심하세요.”
기대한 내가 바보지. 주위에 제대로 된 사람이 이리도 없을 줄이야. 아무래도 집터가 좋지 않은 모양이다. 그러니 멀쩡하던 사람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차례차례 이상해지지.
결국 나도 앞서 저주를 받은 불쌍한 희생자들과 같은 꼴이 될 거라 생각하면 앞날이 두려워졌다. 나도 만화에 빠져 살고, 돈에 환장하고, 그런 사람이 되는 건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사를 가자고 조르던가 해야지.
“빚이란 천 단위를 넘는 순간 하늘에도 닿을 정도로 커지는 거야.”
현희 형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조카를 울리고 만 수전노 기질을 합리화시키려는 모양이다. 물론 나름대로 논리적인 말이기는 하다만.
빚이란 눈 깜짝할 사이에 늘어나는 바퀴벌레 같은 것이다. 아무리 없애려들어도 없어지지 않고, 없어졌다 싶으면 다시금 나타나는, 인생에 들여놓는 순간 결코 사라지지 않는 바퀴벌레. 그래도 열 배로 불어나는 건 너무하지 않나.
“그건 그렇고, 또 누나 심부름이냐?”
“여기 올 일이 그것 말고 또 있겠어요? 고귀하신 누나께서 말씀하시길, 친구들은 나를 소크라테스로 알아. 만화책 사는 꼴을 들켰다가는 이미지가 박살나겠지. 그러니 네가 이 돈으로 만화책을 사오란 말이야. 얼간아. 그래서 내가 이렇게 대답했죠. 그러면 인터넷에서 구매하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적립 포인트는 현희 형 가게보다 많습니다. 이랬더니 뭐라는 줄 알아요? 은행 가기 귀찮거든. 그에 반해 서점에 가는 건 네가 귀찮은 거고. 제 누나지만, 정말 심성이, 아주 뒤틀렸죠.”
“예전부터 알고 있던 거잖아. 뭘 새삼스럽게.”
주머니에서 누나가 작성해준 리스트를 꺼내 현희 형에게 건네줬다. 오늘은 다행히도 다섯 권밖에 안 된다. 
저번에는 새로 보기 시작한 애니메이션 만화책 전권을 사오라는 바람에 허리가 부서지는 줄 알았지. 책가방이 정말로 책만 집어넣는 가방이 될 줄은 몰랐다.
“이번에도 많이 사가네. 네 누나가 살아있는 이상 내 가게도 살아남을 거야.”
현희 형은 서둘러 리스트에 적혀있는 만화책을 찾아가져왔다. 얼굴에는 웃음이 만개해있었다. 
조카가 울면서 뛰쳐나가도 미안해하는 기색이라고는 없더니만, 돈 벌 생각만 하면 웃음을 주체할 수가 없는 모양이다.
“가게가 망하지 않는다면 제 허리가 휘겠지만요.”
값을 지불하고 책을 가방에 차곡차곡 담았다. 표지에 흠이라도 생겼다가는 노발대발해대니 조심해야만 했다. 예전에는 책 모서리가 구겨졌다고 난리를 친 적이 있었다. 
심부름이나 시키는 주제에 뭔 잔소리가 그리 많은지 화가 나기도 했지만, 지금은 참아야할 때였다. 기다리는 사람에게 기회가 온다고, 언젠가 복수할 기회가 올 거다.
“잘 가라. 그리고 내일도 다시 와라. 우리 가게의 운명은 네 손에 달려있어.”
“것 참 기운 나는 소리네요. 그래도 너무 부담만 주지 마세요. 나중에 조카가 와서 깽판을 치고 도망가는 걸 내버려둘 지도 모르잖아요. 그러다 삼촌이 죽을 수도 있겠지만, 다행히도 우리 삼촌은 여기서 아주 먼 곳에 사시거든요.”
책을 구입한 이상 서점에서 시간을 허비할 필요는 없었다. 피로에 찌든 몸이 집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당장 휴식을 취하고 싶어. 핸드폰과 마찬가지로 방전된 몸은 더 이상 예비전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서점을 나서자마자 곧장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서점에서 그리 먼 거리도 아니었다. 이제 버스에만 올라타면 그렇게나 꿈꾸던 집으로 돌아가겠지. 지옥을 지나 천국으로 가는 거다. 저 멀리 버스 정류장이 보이자 천상의 나팔소리가 나를 반겨주는 것만 같았다. 찬양하라, 버스 정류장.
그러나 버스 정류장을 코앞에 두고 방향을 바꿨다. 일단 정류장을 지나쳐 그대로 걸어가다 모퉁이를 돌아 집으로 가는 방향과는 정반대로 향했다. 처음에는 그저 신경 쓰이는 게 있어서 시험 삼아 해본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해보고 나니 확신이 생겼다. 누군가 뒤를 쫓아오고 있었다. 
물론 나에게 등 뒤에서 칼날이 튀어나온 글라이더를 피하도록 알려줄 감지능력은 없었고, 총알이 어디서 날아들지 미리 알아채고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줄 미래예지능력도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스스로 방탄복을 입고 총을 맞는 고강도의 훈련을 받은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귀가 있지.’
그저 뒤에 바싹 붙어 따라오면서, 걸으면 따라 걷고 멈추면 따라 멈추니 도저히 모를 수가 없었다. 오히려 모른 척 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미행을 하는 거야, 시비를 거는 거야. 돌아보고 싶어서 좀이 쑤셨다.
하지만 상대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숨을 헐떡이면서도 떨어지지 않으려고 필사적인 걸 보니 대놓고 뒤돌아보기도 미안했다. 그렇다면 이쪽도 최선을 다해 도망쳐줘야만 했다. 
아무래도 이야기가 하고 싶은 모양인데, 최대한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야만 했다. 뒤돌아보고 싶은 마음을 꾹 억누르고 애써 모른 척하며 분주히 발걸음을 옮겼다.
‘쫓기는 입장이 배려까지 해줘야하다니, 손이 많이 가는 스토커네.’
단 둘이 이야기를 할 만한 곳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지각할 때마다 이용하던 뒷골목으로 가자니 냄새가 나는 데다 어둡기까지 해서 들어오려고 할 것 같지도 않고, 카페라도 들어가자니 데이트라도 하는 것 같아서 무리고, 이렇다 싶은 곳이 전혀 없었다. 게다가 집과는 정반대 방향이라 길을 제대로 몰랐다. 
그러다 마침내 사람이 없는 골목을 찾았다. 주변을 둘러봐도 아무도 없는 걸로 봐서는 적당한 장소였다. 이제 뒤돌아도 되겠지. 슬그머니 돌아보자 당연하게도 강도는 아니었다. 모자를 눌러쓰고 선글라스를 쓰지 않았다는 것만 해도 기뻐해야할 사실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 평범함에 놀랄 수밖에는 없었다. 
나와 비슷한 키에 갈색 빛이 짙은 단발머리, 거기다 여자아이다. 나와 같은 교복까지 입고 있고, 넥타이 색을 보니 나와 같은 학년. 그리고 마침내 얼굴을 확인했을 때는 놀라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여태 뒤를 쫓아온 게 세연이었을 줄이야.
 
+ 작가의 말 :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제휴문의 이용약관 개인정보보호정책
주소 : 인천광역시 부평구 평천로 132 (청천동) TEL : 032-505-2973 FAX : 032-505-2982 email : novelengine@naver.com
 
Copyright 2011 NOVEL ENGIN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