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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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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 2
16-04-28 08:49
 
 
“여길 또 오게 될 줄이야. 재수가 없어도 이렇게 없다니. 잠깐, 오늘이 몇 일이였지. 다행히 13일은 아니네. 그랬더라면 도서실 안에서 하키마스크 쓴 살인마가 튀어나왔겠지.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도서실에 나를 위한 케이크는 없겠지만, 나를 반으로 가르려드는 전기톱 든 미치광이도 없잖아.”

도서실 앞에 서서 감탄을 흘렸다. 학교에 온 지도 벌써 이 년이나 지났건만, 도서실에 온 건 이번으로 고작 두 번째였다. 일 년마다. 학년이 오를 때마다 온 셈이다.

하지만 그거로도 충분했다. 도서실의 모양새를 보면 일 년에 한 번 오는 것도 싫을 정도였으니까, 두 번이나 왔다가는 그 해는 재수가 없어질 게 분명했다.

“이렇게 낡은 곳을 왜 아직까지 내버려두는 거야. 흰개미 생태공원이라도 만들려는 건가? 아니면 바퀴벌레 테마파크? 어느 쪽이 됐건 파격적이기는 하네. 기네스북에도 오를 수 있겠지. 자랑스럽기도 해라.”

도서실은 학교가 설립됐을 무렵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유일한 장소였다. 허름한 책장에는 눅진거리는 시간이 깊숙이 스미어든 데다 관리도 허술해서 곰팡내가 진동을 했고 의자는 오랫동안 사람을 못 만난 탓에 제 본분마저 잃어버려 사람이 앉을 때마다 비명을 질러댔다.

시설 자체가 낙후됐기 때문인지 분명 교실에서 쓰는 것과 같은 형광등을 사용하는 데도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기도 했다. 입구 근처를 제외하면 이상하게 형광등이 빨리 닳는 바람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귀신이 나온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떠돌고 있었다.

더욱이 도서실의 규모가 건물 지하 전체에 달하는 탓에 그 어마어마한 규모로 인해 깊숙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어두워지는 것은 물론 복잡하게 늘어선 책장으로 인해 방향치라면 길을 잃을 정도라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사실로 받아들이는 학생도 있었으며, 일부는 봉쇄해야 마땅한 곳이라 말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학교마다 하나쯤 있는 전설에 불과했다. 대게 전설이란 것이 그렇듯이 목격자도 아무도 없어서 신빙성이라고는 없다시피 했다. 게다가 그렇게 위험한 곳이라면 학교에서 먼저 조취를 취했을 거다.

“준현 이놈. 자기가 맡은 일이면 끝까지 책임지라고.”

학생들의 인식이 그렇다보니 발길이 뜸한 탓에 학교 측에서는 아예 도서실은 방과 후에만 잠시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그 때문에 당연히 사서도 고용하지 않아서 학생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역시 으스스하네. 주말 한정으로 귀신의 집으로 개장하면 돈 만지겠는걸. 그러면 도서실 취급도 좋아질 테지. 연인과 아이들한테 인기 만점일 거야. 남자친구는 한껏 폼을 잡다가 소리를 질러서 놀림을 받을 테고, 여자친구는 벌벌 떨다가 결국 울음을 터뜨리며 남자친구를 때리겠지. 아이들은 엉엉 울 테고, 학교 망하겠군. 생각해보니 썩 좋지만도 않네.”

도서실로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한기에 등골이 오싹해져서 불안을 없애려 애써 쉴 새 없이 입을 움직였다. 

딱히 귀신을 믿는 건 아니었다. 입구 근처에만 머물면 돼서 그리 어둡지도 않았다. 하지만 넓은 도서실에 혼자 있는 것보다 무서운 일이 또 있을까. 단내를 풍기는 두려움이 식은땀과 함께 한 방울 새어나오자 정작 필요할 때는 모습도 안 보이던 상상력이 냄새를 맡고 나타나 조악한 소문을 가지고 온갖 망상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등 뒤에서 시선이 느껴지면 귀신이 지켜보고 있는 거라서 뒤돌아보면 안 된다더라. 아니, 그럴 때는 위를 보면 안 돼. 위에서 지켜보고 있는 거니까.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하라고. 그것보다 내 머릿속인데 댁들은 도대체 누구야.

핸드폰을 충전할 수만 있다면 무서울 일도 없을 텐데. 이어폰으로 귀를 틀어막으면 머릿속 소리도 들리지 않겠지. 음량을 높이면 기분도 좋아질 테고 더 이상 주변에서 느껴지는 영문 모를 인기척에 겁먹을 일도 없을 거다. 

“컴퓨터라고 있는 건 인터넷도 안 되고. 어디 충전기 없으려. 제발, 충전기야. 형은 나쁜 사람이 아니야. 숨어있다면 어서 나오렴. 나와서 네 친구 목숨 좀 살려줘. 핸드폰이 죽어가고 있다고. 이크, 죽었네.”

자리에 앉자마자 배터리가 다 닳은 것을 확인하고 쓸데없이 서랍을 뒤적여대기 시작했다.  

어차피 책은 좋아하지도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책을 읽었다가는 글자에 질식해버릴 테지. 

딱히 할 만한 것이라고는 컴퓨터밖에 없었지만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지 않았다. 게다가 컴퓨터 자체도 거의 골동품 수준이라 되는 게 있기나 할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책을 찾는 방식도 아날로그인지 두툼한 서류 다발에 책 목록이 모조리 정리되어 있었다. 

가만 보니 도서실을 여태 방치해두고 있는 이유가 이곳의 시간만 멈춰버린 탓에 손을 댈 수 없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이건 또 뭐야? 자물쇠라, 공포영화 보면 꼭 이런데서 저주받은 물건이 나오던데. 저주받은 책이나, 저주받은 사진, 저주받은 성적표. 어찌됐건 저주받은 거.”

맨 아래 서랍에 자물쇠가 걸려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열려다 포기한 모양인지 상태가 엉망이라 혹시나 싶어 살짝 발로 걷어차자 부서져버렸다. 학교 설비일 수도 있어서 순간 겁이 나 주변을 살펴봤지만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대충 걸어놓으면 감쪽같겠지. 애당초 상태가 좋지 않았던 데다 내가 한 일이라고는 툭 건드린 것뿐이었다.

하지만 불길하다고 해서 모른 척하기에는 비밀의 유혹이 너무나도 강렬했다. 도대체 왜 자물쇠를 걸어놓은 거지. 뭐가 숨겨져 있기에. 결국 그저 한 번 확인해보는 것이라며 서랍을 열어버렸다. 

공포영화 속 최초의 희생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건 알지만, 궁금증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숙면을 취할 수가 없었다. 

“공책.. 아니, 일기장인가?”

서랍 안에는 공책 한 권이 들어있었다. 모든 게 곰팡이와 습기에 잡아먹히고 있는 도서실에서 유일하게 깨끗하다는 인상을 주는 물건이었다. 돈다발이라도 숨겨져 있는 건 아닐까 기대했다만 역시 바보 같은 상상이었다. 

공책을 펼쳐서 보니 비교적 최근까지 사용한 것 같았다. 날씨가 적혀있는 거나 평범한 일상이 적혀있는 걸로 봐서는 일기장인 듯 싶었다. 내용도 그저 그런 평범한 일기로, 일기 쓰는 법에 관한 책이라도 출판할 생각이었는지 아주 전형적이고 평범한 이야기만 쓰여 있었다. 특히 자기가 평범하다는 말이 한 페이지에 열 번씩은 쓰여 있었다. 

내용만 봐서는 작년까지 사서를 맡았던 학생의 물건인 것 같았다. 

“이왕 본 거 끝까지 봐볼까.”

일기는 대부분 짧고 간결했다. 한 페이지에 다섯줄을 넘기지 않았고 언제나 평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구절이 포함되어 있었다. 과연 일기가 맞는 건가 싶을 정도로 비슷한 내용의 반복이라 금세 지루해져서 덮으려고도 했지만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은 탓에 그냥 읽기로 했다.

1학기가 끝날 때까지도 달리 특별한 내용 없이 비슷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평범하고 또 평범해서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의 연속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여름방학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건지 순식간에 내용이 바뀌어버렸다. 

“저주받은 물건이기는 하네. 오싹오싹한걸.”

삶이니 철학이니, 내용이 쓸데없이 무거워지더니만 갑자기 천사나 악마까지 나온다. 영문 모를 단어가 나오기도 하고, 재료라면서 이상한 물건들까지 나열되어 있었다. 급기야는 주문도 적혀있었다. 당연히 주문은 한글이 아니라 다른 언어로 쓰여 있었다. 이쯤 되니 일기장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설정집처럼 보일 정도였다. 

뭔지는 몰라도 여름 방학 동안 엄청난 일이 있던 것만큼은 분명했다. 집에도 비슷한 사람이 있어서 금방 알 수 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외국어라면 지긋지긋하다며 칭얼대더니만 갑자기 사전까지 사들고 와서는 알아서 외국어를 공부하거나, 거들떠도 안 보던 오카리나를 배우겠다며 의욕을 불태우기도 하고, 책장에 외국어 서적을 꽂아놓고 흡족해하는. 이 사람도 그런 부류일 게 틀림없었다. 무언가에 꽂히면 파고들다 못해 아예 동화되어버리는 부류 말이다.

“이거 걸작이네. 멸망의 날이 도래한다니. 앙골모아는 유행이 지났다고.”

날이 지날수록 망상의 스케일이 커지고 있다. 발상의 스케일부터가 남들하고는 격이 다른 수준이었다.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들 정도라 점점 흥미진진해지고 있었다. 

다음에는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할까. 페이지를 넘기는 손이 조급해지기까지 했다. 거기다 단순히 이럴 테니 어쩔 거다. 수준의 단순무식한 이야기가 아니라 나름대로 설명을 덧붙여서 충분히 개연성을 부여하고 있었고 설정도 생각보다 치밀했다. 이야기 구성도 썩 나쁘지 않아서 소설이었다면 인기를 끌 수도 있겠다 싶었다. 

과연 일기가 맞는 건가 의문이 들 정도였지만 소설이라기에는 무서우리만치 현실감이 있었다. 읽는 것만으로도 내가 그 경험을 하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자기가 겪지도 않은 일을 이렇게까지 생동감 넘치게 쓸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었다. 이건 일기가 틀림없었다. 

그런데 정말로 일기라면 이 일기의 주인은 세상의 멸망을 구하려고 별 짓을 다했다는 뜻이었다. 마법도 -

“마법으로 세상을 구해? 하하하하하하!”

마법도 시도했었나보다. 며칠 전부터 계속해서 언급하던 재료를 기어코 모아서 그 엉터리 마법을 시도한 거겠지. 마법이라, 순수한 동심에 눈물이 날 지경이다. 

마법 자체도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무엇보다 웃긴 건 그 재료였다. 도대체 검고 사악한 무수한 영혼이 폭발하는 묘약이 뭐지. 구하고 말고를 떠나 표현력이 조악해서 뭘 말하려는 건지 짐작도 할 수가 없었다. 일기에는 눈부신 빛을 내뿜는 붉은 색의 상자에서 구했다고 적혀있을 따름이었다. 500년 된 돌로 빚은 동전 두 개를 대가로 말이다.

눈부신 빛을 내뿜는 빨간 상자라. 그리고 500년 된 돌로 빚은 동전 두 개. 거기다 검고 사악한 무수한 영혼이 폭발하는 묘약이라. 

설마 -

“코.. 콜라 아냐? 그래, 콜라네. 콜라잖아! 하하하하하하! 콜라로 마법을 써? 걸작이네. 이거 진짜 걸작이야!”

틀림없다. 콜라를 거창하게 말한 것뿐이다. 눈부신 빛을 내뿜는 상자는 자판기겠지. 그리고 500년 된 돌로 빚은 동전은 말 그대로 500원짜리 동전 두 개를 뜻하는 거다. 

이걸 진심으로 쓴 건가. 일부러 컨셉을 잡고 노는 건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였다. 콜라로 세상을 구할 수 있을 거라 진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잖아.

내가 콜라와 잡다한 재료로 이루어진 마법 덕에 목숨을 건진 건가.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당장 방송국에 이 놀라운 사실을 알리고 싶어서 근질거렸다. 이 일기는 엄청난 발견이었다.

노스트라다무스도 고마워하겠지. 십 년도 훨씬 지나서 앙골모아가 나타난 데다 자기의 예언을 믿은 천사께서 세상을 구했으니까.

“이거 대여해주세요.”

간신히 웃음을 멈추고 숨을 고르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여학생이 서있었다. 

설마 이 도서관에 학생이 올 줄이야. 귀신이 아닐까 싶어 등 뒤에 놓여있던 거울을 쳐다봤다. 제대로 보이는군. 귀신은 아닌 모양이다. 거기다 왠지 낯이 익다 싶어 다시 보니 같은 반 학생인 세연이었다.

물론 상대편에서는 몰라보는 눈치였다. 하기야 2학년에 올라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데다 말 한 마디도 나눠본 적 없으니 당연하겠지. 그리고 앞으로도 알 일 없을 테고.

문이 열리지 않았던 걸 생각하면 계속 도서실에 있었던 것 같았다. 어지간히도 깊숙한 곳에서 책을 읽고 있던 건지 여기서는 보이지 않아 여태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목에 걸려있는 이어폰을 보아하니 노래라도 듣고 있느라 그렇게나 큰 소리로 떠들어댔는데도 전혀 듣지 못한 눈치였다. 

“예, 잠시만요.”

굳이 아는 척 하고 싶지도 않았던 만큼 똑같이 존댓말로 응대하며 공책을 옆에 내려놓았다.

시간을 살펴보니 세연의 책만 대여해주면 돌아가도 되겠다 싶었다. 조금 이른 감이 있었지만 어차피 올 사람도 없을 테니 상관없었다. 지금도 어디선가 조연 선생님이 지켜보고 있을 것만 같아 겁이 나기도 했으나 정말로 귀신이 아니고서야 그럴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어디 보자..”

세연에게 책을 건네받고 도서번호를 입력했다. 

자기개발 서적이라, 이런 걸 도서실에서 빌리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어차피 열심히 하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뿐이잖아. 그런 이야기만 수백 페이지가 되는 책이 왜 인기가 있는 건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성적은 몰라도 행동거지만큼은 우등생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세연에게는 딱 어울리는 책이 아닐 수 없었지만 말이다. 
“무슨 일 있으신가요?”

세연에게 책을 주려고 고개를 들자 이상하게도 세연의 표정이 창백해져있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손까지 바들바들 떨어댔다. 

빈혈이라도 있는 건가. 부축해주려고 몸을 일으키자 세연은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빼더니 입구로 내달렸다. 가냘파 보이는 체구에 비해 놀라운 운동신경이었다. 방사능 거미에 물리기라도 한 모양이다.

“책은 나중에 빌릴게요!”

“왜 저러는 거야.”

세연이 나간 입구를 빤히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나마 몸이 아픈 게 아닌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이기는 했으나 뭘 보고 놀란 건지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문득 귀신이라도 본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자 소름이 돋았다.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지 않고서야 저렇게 놀랄 리가 있나. 아니면 위기를 감지해주는 미지의 감각이 데프콘 원 상황임을 알려줬던가 말이다. 어느 쪽이 됐건 위험하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괜히 무서워져서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보고는 곧바로 짐을 챙겼다. 서둘러 가방을 메고 도서실을 나가려다가 공책에 눈이 갔다. 자물쇠가 그 지경이 되도록 신경 쓰지 않던 걸 보면 주인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고 가져가도 되겠다 싶었다. 

가져다주면 좋다고 펄쩍 뛰겠지. 집에도 한 명 있는 비슷한 사람에게 건네주면 좋다고 환호할 모습을 떠올리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건네주면 언젠가는 콜라로 마법을 시도하려 하겠지. 그 광경을 급습해서 두 번 다시 나를 괴롭히지 못하게 할 테다.

“이제 집에 가보실까.”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원대한 야망으로부터 용기를 얻어 간신히 도서실을 슬쩍 둘러보고는 문 앞에 섰다. 이제 전원을 끄고 나가기만 하면 자유였다. 내일은 그리도 기다리던 주말, 아무런 걱정도 없이 늦잠을 잘 수 있는 날이었다. 벌써부터 기운이 솟구치는 것만 같았다.

지긋지긋한 학교여. 잠시 동안 안녕이구나.

“아직 문 닫을 시간이 아닐 텐데.”

“악!”

익숙한 목소리. 익숙한 압박감. 팔이 어깨를 덥석 붙잡자 짜릿한 고통이 온 몸을 훑고 지나갔다. 조심스레 뒤를 돌아보자 아니나 다를까 조연 선생님이다. 

단지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좋았다고 하기에는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번에도 문 앞에 숨어서 기다리고 있던 거겠지. 끔찍이도 지독한 사람이다.

이런 잔인한 사람 같으니, 결코 저를 놓아주지 않는군요.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을 연상케 하는 집착에 고개를 내저으며 도로 자리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함께 도서실을 지켜보자꾸나. 미래의 형사 씨. 이 시간은 분명 유익한 시간이 될 거다.”

앞으로 십 분, 저주스러운 십 분이 남아있었다.
 
+ 작가의 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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