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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하기 싫은데 축구하는 나글 김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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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2
13-08-01 17:48
 
 

다음날, 토요일. 찬기는 유니폼을 입고 축구화를 들고 걷고 있다.

 

“아아이… 으흠.”

 

찬기는 인상을 찌푸렸다. 감기 걸렸으니까, 어제 일찍 밥 먹고 샤워하고 밤 10시 되기도 전에 엄청 일찍 많이 잤는데도 감기는 떨어지지 않았다. 그나마 기침은 좀 나아서 거의 안 나오는데 목은 부어서 침만 삼켜도 찢어질 것 같고 여전히 머리는 지끈지끈 아프다. 컨디션 최악이다. 그래도, 어쩔 수가 없다. 자기가 먼저 제안했는데 몸이 아프다고 빠지는 건 좀 아니잖아. 몸도 그리 좋지 않은데 날씨까지 썩 좋지가 않다. 토요일 오전이니까, 아주 해가 쨍쨍하고 쾌적할 줄 알았는데 날씨가 흐리다. 약간 습한 것 같기도 하고. 흐리긴 한데 묘하게 밝은, 그런 좋지 않은 날씨다. 찬기는 머리도 아프고 날씨도 짜증나서 축구 시작하기도 전에 기분이 급격히 다운됐다.

 

“그래도 어쩌겄어, 내가 회장인데.”

 

찬기는 혼잣말했다. 그래, 찬기는 회장이니까. 이 정도는 참아야지.

 

중앙고에 들어가니 애들이 벌써 모여 있다. 그리고 굉장히 어색하게 중앙고 애들이랑 따로 떨어져 서로 모여 있다. 보면 서로 같은 중학교 출신인 애들도 있을 텐데 저래 어색하게 있다. ‘……’하고 어색하게 있던 에어워크 일원들은 일제히 찬기를 반기며 찬기를 축으로 뭉친다. 어지간히 어색했나보다. 찬기는 약간 어지럽지만 태연하게 웃으며 애들과 인사했다.

 

“뭐야, 최구원은 아직 안 왔나?”

“날 찾나?!”

 

찬기는 중앙고 쪽 애들을 보고 말했다. 그 말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건물 저 쪽 뒤에서 구원이가 모습을 비추며 큰 소리로 외쳤다. 마치 만화 주인공처럼 허세력 쩔게 말하며 나오는 구원이. 그런 구원이를 보니 찬기도 슬쩍 장난기가 돌았다.

 

“네 녀석이 중앙고에서 그렇게 축구를 잘 한다며?”

“훗… 후후후…”

 

찬기는 장난으로 구원이의 허세력을 본받아 마치 조폭 만화에서 주인공을 핍박하는 찌랭이 악당3처럼 말했다. 구원이는 연기인지 진심인지 모를 실감나는 낮은 웃음을 지었다. 고개를 약간 숙이고 있단 구원이는 고개를 스윽 들었다. 잘생긴 얼굴이 드러난다.

 

“내 이름은 최구원. 우리 『중앙소년축구단』의 리더지!”

“쪽팔려, 크게 말하지 마!”

 

구원이의 찰지고 멋들어진 대사에 중앙고 애들은 창피해하면서 소리 지른다. ‘중앙소년축구단’ 이 구원이 동아리의 이름인가보다. 찬기는 웃음이 나와 한껏 웃으며 말했다.

 

“무슨 중국 축구단 이름 같다?”

“하, 내 걸작이지. 애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언제 지지 했어 내가!”

“쪽팔려!!”

 

구원이의 말에 여전히 중앙고 애들이 태클을 무수하게 걸어댄다. 에어워크 측에서도 말이 나온다.

 

“대충 하고 축구나 하자!”

“어─ 그래. 할까?”

“응.”

 

민주의 성화에 찬기는 대답하고 구원이에게 말했다. 구원이도 고개를 끄덕였다. 에어워크 일원들과 중앙소년축구단 애들은 운동장으로 갔다.

 

 

 

사람들은 쭉 운동장 가운데에 일렬로 섰다. 마치 진짜 축구경기처럼 서로 마주보고 서 있다. 두 줄의 가운데에 있는 구원이와 찬기는 각각 한 걸음씩 앞으로 나왔다. 진지한 눈으로 서로를 마주보는 두 사람. 손을 뻗어, 악수를 하며 서로 말했다.

 

“재밌게 하자.”

“그래.”

 

대답하며 찬기는 웃다가 한쪽 눈을 찡그렸다. 머리가 지끈 아파온다. 통증이 가라앉고 다시 웃는 찬기. 구원이는 찬기를 마주보다 지수를 봤다. 지수는 왠지 기분이 가라앉아 보인다. 뭔가 뾰로통한 느낌? 두 사람의 환담이 끝나고 에어워크와 중앙소년축구단 일원들은 각자 자리에 퍼졌다. 바로 축구가 시작된다.

 

처음엔 서로 가벼운 탐색전이 이어졌다. 전혀 처음 보는 두 무리이기에 서로 견제하는 두 고양이처럼 조심스러운 경기가 진행됐다. 에어워크는 기본적으로 공격 위주의 격렬한 축구였다. 공격을 잘 해서 공격 위주인 게 아니라 방어가 약해 공격 위주다. 공격수나 미드에는 각각 민주, 태수, 찬기, 재용이 등의 능력치 괜찮은 애들이 있지만 그에 비해 수비는 부실한 편이다. 건웅이는 그런대로 수비에 능하나 선규나 진수는 그닥 잘하진 못하고 평균 정도이고 무엇보다 수비의 구멍인 지수가 있다. 현찬이는 골키퍼로써 나름 잘 막는 편이지만 이러한 수비들의 총체적인 단점을 커버 해줄 수 있을 만큼은 아니다. 그렇다고 미드인 찬기나 재용이를 수비로 돌리자니 두 사람의 공격수로써의 재능이 아깝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공격 위주로 갈 수밖에 없다. 반면 중앙축구소년단 애들은 누구 하나 특출 나게 잘 하는 애 없이 무던한 플레이가 이어졌다. 아, 잘 하는 애는 있다. 구원이. 구원이를 축으로 해서 안정적으로 공격과 수비를 계속한다.

 

경기는 대강 그런 식으로 흘러갔다. 에어워크는 파상적으로 공격을 이어가고 공을 가지고 있는 기간도 많았지만 가끔 있는 중앙소년축구단의 기습에 부실한 수비로 휘청했다. 반면에 중앙소년축구단은 구원이를 중심으로 한 튼실한 구성을 바탕으로 에어워크의 공격을 잘 막아내며 간간히 날카로운 공격을 개시했다. 지금도 그렇다.

 

“엇!”

“현지수!”

 

기습적으로 치고 오는 적 편의 공격수에 지수는 조금 당황했다. 얼른 달려가지만 금방 적 공격수의 속임수에 뚫리고 말았다. 남은 건 현찬이 뿐. 현찬이는 얼른 뛰어나와 공을 차려 했다. 거의 공에 발이 닿았지만 그만 실수하여 공을 차지 못했다. 이제 골대에는 아무도 없이 텅텅 비어있다.

 

“우와아아아앙!”

‘뻥!’

 

적 공격수는 여유 있게 골을 넣으려 했지만 저 쪽에서부터 괴성을 지르며 달려온 재용이가 그 속도 그대로 탄력 있게 공을 뻥 차버렸다. 마치 슛을 때리듯 공을 찼는데, 거의 골대에 들어갈 뻔 했지만 재용이의 평소 실수대로 공을 높게 차서 공이 들어가지 않았다.

 

“휴우. 간신히 막았네. 나 쩔지?”

“막은 거 맞아?! 거의 멋진 골이었다고!”

 

재용이는 씨익 웃으며 능청스럽게 말했다. 찬기는 즉시 큰 소리로 태클을 걸다 머리가 아파 입을 다물고 눈을 찌푸렸다. 태수는 험상궂은 표정으로 큰 소리로 말했다.

 

“뭐하냐, 현지수! 정신 못 차리냐!”

“어, 어… 미안.”

“똑바로 해!”

“…응!”

 

태수의 꾸짖는 말에 지수는 기가 죽었다. 풀죽은 목소리로 작게 대답한다. 하지만 끝에는 조금 힘주어 강하게 대답한다. 조금 애절한 눈빛으로, 지수는 찬기를 쳐다봤다. 하지만 찬기는 두통에 이마를 손으로 짚고 땅을 보느라 지수의 그 눈길을 보지 못했다. 다시금 경기가 진행됐다.

 

이번엔 에어워크가 기세를 잡았다. 태수의 혼냄이 효과가 있었는지 공격수가 못 넣은 공을 지수가 있는 힘껏 찼다. 공은 헛발질 덕에 멀리 가지 못 했지만 그걸 받은 건웅이가 세게 차서 걷어냈다. 공은 저 멀리 중간을 넘어 찬기 있는 곳까지 떨어졌다. 찬기는 바로 공을 받아 적들을 유린하며 공을 몰았다. 중앙소년축구단 애들은 팀워크는 좋지만 한 명 한 명의 기량은 그다지 좋지 않아서 찬기는 녀석들을 농락할 수 있었다. 빠르게 앞으로 치고 나간 찬기는 민주에게 길게 패스했다.

 

“!”

“야이…!”

 

분명 민주에게 패스했고 민주도 찬기의 눈짓을 받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공은 빗겨나서 민주에게서 멀리 떨어지게 됐다. 다행이 그 근처에 있던 태수가 골대를 노려 찼지만 태수가 있던 곳은 수비수들이 빈틈없이 배치돼 있어 효율적으로 공격할 수 없었다. 적 수비수가 공을 걷어냈고 어떻게든 다시 공격해보려는 재용이가 의욕적으로 공을 받아 찼지만 공은 어김없이 하늘로 날아갔다. 이젠 아주 트레이드마크가 될 것 같다. 재용이의 뻥축구.

 

“왜 그래, 어디 안 좋아?”

“아니… 감기 기운 있어서.”

“힘들어?”

“아냐, 아냐. 괜찮아.”

 

민주와 태수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찬기는 고개를 내저으며 상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건 거짓말. 아직도 지끈지끈 머리가 아프다. 조금씩 열도 나는 것 같다. 하지만 애써 괜찮은 척 하고 계속 뛰고 있다.

 

이어지는 경기는 에어워크 일원들에게 불리하게 진행됐다. 구원이가 진정한 실력을 발휘 하는 건지 선두에 서서 공을 몰고 왔다. 찬기를 능가하는 발재간과 돌파력에 애들은 속수무책으로 뚫렸다. 가뜩이나 수비가 약한 에어워크다. 게다가 구원이 주위 중앙소년축구단 애들은 구원이의 오오라를 받기라도 하듯 훨씬 능수능란하게 잘 움직인다. 에어워크 수비의 취약점인 지수를 향해, 구원이가 달려오고 있다.

 

지수는 극도의 긴장감과 공포에 빠졌다. 구원이가 축구를 잘 하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지수다. 헌데 그 구원이가 적이고, 자기 쪽으로 오고 있다. 이러면 100% 뚫린다. 그러면 애들에게 욕먹는다. 태수는 큰 소리 치고 민주는 비아냥거리겠지. 나머지 애들도 무시하는 눈으로 날 쳐다보겠지. 지수는 그게 너무 싫다.

 

“으흣, 읏!”

“……”

 

지수는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묘한 신음소리까지 내며 움질움찔 거린다. 구원이는 그런 지수를 보며 씨익 웃는다. 어찌 보면 당연하게, 구원이는 지수를 따돌렸다. 지수는 무언가에 체인 것처럼 당황하고 진중한 표정으로 열심히 구원이를 쫓아 달렸다. 하지만 달리기 속도에서부터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그래도 지수는 계속 달린다. 앞으로 나아가던 구원이는 곧 한계를 느끼고 공을 패스하려 했다. 왼쪽 뒤쪽에 있던 애에게 곧게 패스를 했다.

 

“으앗!”

“어!”

“핸들, 핸들!”

 

공은 크게 떠서 정확히 구원이가 패스하려는 애에게로 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이로, 지수가 달려들었다. 멋지게 발로 차내고 싶었지만 지수의 육체로 그건 불가능했다. 기세 좋게 들어왔지만 막상 공을 차낼 수는 없다. 게다가 공이 무섭게 다가와 지수는 순간 두려움을 느꼈다. 손을 들어 몸을 막았고 공은 정확히 지수의 손에 맞았다. 다들 따지듯이 무섭게 소리쳐댔다. 지수는 처음엔 무슨 일인지 영문도 모르고 우두커니 있다가 곧 등골이 오싹해지는 걸 느꼈다. 축구도 못 하고 룰도 거의 모르는 지수지만 적어도 축구에서 손으로 공을 만지면 안 된다는 것 정도는 안다. 지수는 당혹스런 표정이 됐다.

 

“페널티킥이여, 이건!”

“아이…”

“……”

 

아이들의 웅성거림 속에 지수는 그대로 제자리에 멈췄다. 고개라 천천히 내려간다. 너무 싫다. 자신에게 혐오감이 느껴진다. 저 밑에 있는 것 같은 부정이 금방 달음질해 온 것 같다. 모두들 자신을 향해 괄시하고 멸시하는 눈빛을 보내는 것 같다. 맘 같아선 그냥 당장이라도 제자리에 쭈그리고 앉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순 없다. 축구, 하기로 했으니까. 이럴 때 찬기의 격려 한 마디라도 듣고 싶지만 야속하게도 찬기는 다른 쪽 하늘을 보고 왼쪽 눈을 찡그리고 있다. 아까 태수가 뭐라 할 때도 그랬다. 좀 야속하다. 어찌됐든 지수의 핸들은 인정됐고, 결국 페널티킥을 차게 됐다. 차는 애는 구원이. 지수는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제발 골이 들어가질 않길 빌었다. 구원이는 골대를 게슴츠레한 눈으로 본다. 눈을 그렇게 해도 잘 생긴 구원이다.

 

‘뻥!’

‘처억!’

“오와아아아!”

“아이…”

 

구원이는 특유의 멋진 자세로 공을 찼다. 오늘따라 공이 더 세게 차인 것 같다. 공은 시속 168km의 기세로 오른쪽 위 구석으로 정확히 날아갔다. 현찬이는 전혀 예상도 못 했다. 너무 빠른 공의 속도에 현찬이는 한 템포 느리게 공쪽으로 갔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공은 정말 멋지게 골망을 흔들었고 중앙소년축구단 애들에겐 환희를, 에어워크 애들에겐 탄식을 안겨줬다. 지수는 구원이의 슛을 저번에 봤지만 이렇게 실전에서 보니까 더욱 멋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결국엔 골이 들어갔다. 지수의 실축으로 들어가게 된 골이니 더욱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지수다. 다 자신을 질시의 눈으로 쳐다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지수였다. 특히 태수는 거의 잡아먹을 듯이 쳐다본다. 경기는 계속된다.

 

그 뒤로, 경기 양상은 에어워크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페널티킥으로 기세가 꺾여서인지 원래 그리 튼실하지 않던 수비는 더욱 부실해졌고, 수비가 보장이 안 되니 공격이 날카롭게 지속될 리가 없다. 결국에는 재용이마저 거의 반쯤 수비로 전환되다시피 경기를 진행했다. 전반전이 끝이 나고 쉬는 시간이 되었다.

 
+ 작가의 말 : ㅋ

cmdexe 15-06-05 21:19
답변  
후반전은 나오지 않았군요.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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