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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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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야기, 습작선글 카라멜땅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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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만나서….
15-11-01 05:51
 
 
행복했어요.

"잠깐, 그거 지금 뭐하려는 거야?"
"음…? 뭐 말이에요?"
"네가 들고 있는 것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그는 다급히 내 손에 들려있던 약봉지를 낚아챘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나를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약봉지를 가리킨다.
"하루 권장량, 보고있어?"
"물론이에요."
"뭐라고 쓰여있지?"
그가 약봉지를 가리키며 말한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식후 30분 내, 한 봉지씩이라고 쓰여있어요."
"그래, 근데 지금 네가 까놓은 봉지가 몇 봉지인지 알고 있어?"
"음… 세 봉지쯤 되는 것 같네요."
근심어린 표정으로 바라보던 그는 내 대답에 한숨을 내쉬며 그중 2봉지를 회수해갔다.
"이런게 바로 약물남용이라고 하는거야. 많이 먹는다고 좋을리가 없잖아?"
"그런가요?"
"그래!"
그는 잔뜩 인상을 찌푸린체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물병을 잡았다. 그리고는 흠칫 놀라며 물병에서
손을 땐다. 그는 바로 고개를 돌려 나를 노려보며 이번에는 내 손에 들려있던 물컵을 빼앗았다.
그런 행동에 내가 물컵을 돌려받기 위해 손을 뻗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찬 물이잖아. 그것도 거의 냉수수준이구만? 감기라면서 찬 물을 이렇게 들이켜도 되겠어?"
"…상관없지 않을까요?"
"안돼, 절대 안돼. 따뜻하거나 최소한 미지근해야지."
"흠, 그렇군요."
그는 그렇게 말하며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니 이내 학생식당 구석에 있는 온수기를 발견하고는
그곳을 향해 달려갔다. 나는 물끄러미 찬물을 버리고 따뜻한 물을 받는 그를 쳐다봤다.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적당히 섞는듯 온수기와 냉수기를 오가던 그는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돌아왔다.
"자, 이정도면 딱 마시기 편할거야."
"음, 고마워요."
"훗, 어서 감기가 나아야 편하니까."
"그렇군요."
나는 뜯어낸 약봉지에서 알약을 몇개 꺼네 입안에 넣은 후 그가 건네준 물을 마셨다. 적당히 따뜻한
물이 입안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때문에 약간 쓴맛이 느껴졌지만 익숙한 정도였기에 담담히 넘길 수
있었다. 맞은편 자리에 앉은 체 약을 삼키는 것을 끝까지 지켜본 그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다시 약봉지를
들고는 의심성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
"근데 이거 정말 감기약 맞아?"
"물론이죠."
"흠…."
그는 살짝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아무렇지도 않게 약봉지를 내려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그럼 어디 나가보실까?"
"어딜요?"
"어디긴, 정원이지. 감기에는 일광욕으로 광합성을 시도하는 게 가장 좋다고."
"광합성이라니…. 전 식물이 아닌걸요."
"상관없어!"
그의 손에 이끌려 대충 물병과 약봉지를 안아든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변에서 이쪽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고개가 팍 숙여졌지만,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빠른 걸음으로 전진하는 그를 따라
식당을 나섰다. 강렬한 햇빛에 약간 현기증이 느껴져 조금 눈쌀을 찌푸렸다. 아무 말없이 잔디밭으로 직진
하는 그를 뒤따르다 옆에 붙어있는 「잔디밭에는 출입금지!」라는 팻말을 발견했다. 그것을 지적하는 내
손짓에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상관없어."
그러면서 나를 가리킨다.
"아프잖아? 양호실같은 거라고. 자연의 양호실. 포스 오브 네이처!"
뭔가 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그냥 그를 따라가기로 했다. 잔디밭 중간의 커다란 나무 밑, 적당한
그늘이 서린 곳에서 멈춰선 그는 어디서 꺼넨 것인지 신문지 몇장을 나무 아래에 깔았다.
"자, 앉아."
그렇게 말하는 그를 보며 나는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일광욕을 한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그랬지."
"여긴 그늘인데요."
"상관없어. 그럼 삼림욕으로 대체하면 되니까."
"여긴 림(林)이 아닌데요."
"상관없다니까. 삼림욕이든 소목욕(少木浴)이든."
그는 그렇게 말하며 신문지 위에 적당히 주저앉았다. 나는 그와 약간 거리를 둔 체로 나무에 기댄체 앉았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청목이 우거진 계절― 여름의 남풍이었다. 그는 나무에 기댄체 약간 늘어진 모습을
하더니 슬쩍 손을 뻗어 내 손을 붙잡았다. 내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자, 그는 장난기 가득한 표정
으로 배시시 웃었다.
"시원하지?"
"…뜨거워요."
실제로 그의 손은 아주 차가워서 기분이 좋았지만,
굳이 그런 사실을 가르쳐줄 필요는 없겠지.
"언제고 이렇게 있는거야."
그는 고개를 돌려 나무 그늘 너머로 보이는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최대한 무표정을 유지하며 그를 쳐다보았다.
"그거… 무진장, 느끼한거 아세요?"
"느끼하게 느끼라고 말한건데?"
"…."
이번에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봤다.
"―알고있어? 이별은 언제나 예고없이 찾아오는 거래."
다시금 하늘을 바라보며 멍하니 중얼거리는 그의 말에 나는 슬쩍 그에게 잡혀있던 손을 뺐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 물병을 만졌다. 조금전의 기분 좋은 차가움과는 다른 아찔할 정도의 냉기가 손에 스며든다.
왠지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에게 표정을 숨기기 위해 고개를 살짝 돌렸다. 잔디밭 바깥에는 한가로이
점심시간을 만끽하는 이들이 보였다. 태연한 표정에 느긋한 표정에 행복한 표정에… 누구 하나,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뜬금없이 이상한 소리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
그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체 그렇게 물었다. 정답입니다. 그렇게 대답해주고 싶었지만, 그렇지 않다. 설마….
눈치챈 건 아니겠지?
"그거… 폼잡고 있는거죠? 대충 이상한 말이나 지껄여서…."
"어허, 이상한 말이라니. 뭐, 폼 잡고 있는 건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손을 뻗어 물병을 쥐고 있는 내 손을 덮었다.
"너와 만나서―,"
그는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행복했어."
나는 최대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했다.
"작업멘트…."
"역시 너무 식상한걸까나."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쑥쓰러운지 잠시 먼곳을 바라보며 콧노래를 부른다.
나는 병에서 손을 때고 그의 손을 잡았다.
'나도 당신과 만나서 행복했어요.'
언제고, 언제고 함께 행복해지고 싶어요.
"선배."
"응?"
나를 향해 밝게 웃으며 고개를 돌리는 그를 보며 나는 싱긋 미소지었다.
"혹시 내가 죽는 다면 말이에요."
"응."
"따라 묻혀줄거죠?"
잠시 경직. 그는 살짝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했다가, 이내 무거운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였다.
"음…, 원한다면. 근데, 그거 순장이란 거 말이지?"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슬쩍 고개를 돌려 하늘을 바라보았다. 대답을 갈구하며 나를 바라보던 그는 살짝 의심쩍은 표정을 짓고는
물병과 그 옆에 놓여있는 약봉지로 시선을 돌렸다.
"선배와 만나서―,"
"응, 뭐?"
갑작스러운 말에 다시 고개를 돌리는 그, 나는 최대한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재미있었어요."
 
+ 작가의 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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