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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는 하늘을 원하지 않는다 (완결)글 iCaNiT.A.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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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No. 01 - Whisper of Angel (Opening)
13-05-09 15:44
 
 

  퍽.

  휴대폰이 부서지는 소리는 생각보다 둔탁했다. 어쩌면 여기가 인적이 드문 공원이기 때문일지도 몰랐고, 단지 석제 난간에 내리쳤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어느 쪽이든 간에 내가 상상하던 것과 확연히 달랐다.

  언제나 내 상상 속에서 휴대폰은 실수, 혹은 다른 사람과의 충돌로 떨어지거나 물 속에 빠지는 수준이었다. 물론 억지로 부러뜨린다거나 하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실행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혹시나 지금 휴대폰이 없어지면 어쩔 수 없이 새 것을 사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일을 저지를 수는 없었다. 실제로 잃어버리거나 고장 낸 후 그대로 살아가는 녀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으니까.

  책상에 세게 내려놓는다든가, 습관적으로 열고 닫음을 반복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슬그머니 험하게 다루는 게 고작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식 폴더형 휴대폰은 생긴 것만큼이나 좋은 내구성을 자랑했다. 가끔은 내 것만 유달리 튼튼한 것은 아닌가 싶기까지 했다.

  스마트폰이 학생들 사이에서 널리 퍼졌다 해도 나처럼 그렇지 않은 학생들 또한 여전히 존재했다.

좋은 대학에 가면 최신형으로 바꿔줄게.’

  학부모들의 대()고등학생 표어라도 되는 듯 한 이 문장은 대학에 간다는 부분을 성적을 받는다든가 결과를 내온다는 식으로 바꾸어도 이해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리고 이 전쟁 아닌 전쟁에서 패배하면 나와 같이 묵묵히 구식 휴대폰을 사용하는 처지가 되는 것이다.

  그런 밀고 당기는 애증의 관계가 방금 마주친 한 소녀의 손에 의해 무참히 부서졌다.

  “.”

  그것이 내 목소리라고 깨닫는 데에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황당함과 분노가 뒤엉겨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하지만 김아영은 내 말은 신경도 쓰지 않고 주위를 찬찬히 둘러봤다. 아무런 인기척이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는지 남아있던 휴대폰 조각을 마저 풀숲으로 내던졌다.

  “사줄게.”

  세상 그 어느 악기와도 비교할 수 없다는 아름다운 목소리는 처참하게 나를 현실로 돌려놨다. 나무 그림자 사이에서 빛나는 갈색 눈동자는 그깟 휴대폰 하나 뭐 대수냐는 듯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사무칠 것 같은 당당함에 오히려 내가 머쓱할 지경이었다.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고민하는 내 옆을 지나치며 김아영은 귀찮다는 투로 말했다.

  “따라와.”

  처음에는 화장실, 그 다음은 인적 드문 공원. 이번에는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할 지 짐작도 되지 않았다. 나는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또 어딜?”

  커다란 점퍼가 빙글 몸을 돌렸다. 코를 가릴 정도로 높게 자리한 목도리에 비니를 깊게 눌러 쓴 것으로도 부족한 지 마스크까지 한 김아영은 주머니에서 알이 커다란 선글라스를 꺼낸 채로 날 바라봤다. 다시 한 번 주위를 둘러본 그녀는 조금 전보다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네 처지가 이해되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 안 해. 넌 똑똑하니까 또 경고하지는 않을 거야. 그러니까 적어도 협박당한 사람이라면 협박당한 것 답게 군말 말고 따라오는 게 어때?”

  빠르게 말을 마친 김아영은 선글라스를 끼고 몸을 돌렸다. 지위에 관계없이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협박이라는 단어가 나와 연관될 줄은 몰랐다.

  선글라스를 낀 채 가로등 불빛도 제대로 닿지 않는 가파른 계단을 잘만 내려가는 김아영의 모습은 내 어깨에서 힘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사람은 각자가 가진 불안함에 조급해하기도 하고 참을 수 없을 만큼 유치해지기도 한다.

  그 뒤를 따르던 내 발에 매끄러운 무언가가 밟힌 것 같았다.

 

 
+ 작가의 말 : 다시 올려야 해ㅠ

야구브로니탑칙 13-05-09 17:10
답변  
딱딱한 것또한 딱딱한거의 개성이 있는 법이지요 ㄷㄷ;

잘 쓰셨습니다 ㄷㄷ;

음.. 휴대폰을 갤럭시 시리즈로 사주려나 ㄷㄷ;

근데 뭐가 밟힌거지;
남루인 13-05-09 19:12
답변  
소리가 컸다라는 의미에서 둔탁이라는 표현은 조금 부적절한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둔탁한 소리를 냈지만 심하게 부서졌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요)
그리고 '상상'하던 것과 확연히 달랐다는 부분에 있어서, 화자가 폰이 부서지는 것을 '상상'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저서 '예상'보다, '생각'보다 라는 형식의 표현이 좀더 매끄러울 것 같습니다.

이런 단어 선정의 부분을 좀더 자연스럽게 바꾸면 좀더 좋은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제가쓴 글보다는 내용면에서 부드러워 보입니다. (전 머리가 너무 굳어버려서..)

그리고 전개에 있어서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제가 초반을 꾸려본다면,
폰에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다가 (왜 내 퐁은 부서지지 않는가 부모님은 왜 그리고 바꿔주지 않으신가)
폰이 파괴되는 순간을 맞이한 주인공의 감정적 변화(그런 폰이 이렇게 쉽게 부서지다니!)
의 순으로 표현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폰의 부서짐 > 폰에 대한 배경 설명 > 본래 주제로 넘어가면서 살짝 지체되는 느낌이 들어서요.
cmdexe 15-06-05 12:45
답변  
세번 읽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왜 협박이라는 용어가 사용되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필히, 제가 '똑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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