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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야기, 습작선글 카라멜땅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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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혹시 좋아하는 사람 있어?
14-12-01 09:46
 
 
저기, 혹시 좋아하는 사람 있어?
갑자기 스트라이크 존 중앙으로 묵직한 돌직구가 날아왔다. 정신줄을 놓고있었다면 무심코 '있다'라고 대답해버릴 뻔한 것을 가까스로 막으며 나는 태연하고, 또 시큰둥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그녀쪽을 바라보았다. 붉게 물든 양 볼을 숨기며, 시선은 땅바닥만을 주시하고 있다. 답변을 바라고 물은 건 아닌가? 아니면, 내심 진심이라도 튀어나온 것일까?
내심 후자이기를 바라며, 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넌 어때? 연애전선에는 진전 좀 있냐?"
"……."

내 물음에 녀석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다만, 표정은 조금 전보다 더 우울해진 것 같은 기분이다. 무엇이 녀석의 기분을 그렇게 우울하게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을 뒤로 한 체 나는 왠지 모르게 그 표정에서 안도감을 얻으며 웃어보였다.

"오오, 학창시절 초창기의 그 잘난 자신감은 어디 가셨어? 남자친구 따윈 금방 만들거라며?"

이윽고 분한 표정의 녀석이 얼굴을 들었다. 이를 악문 체, 이쪽을 증오에 가득찬 시선으로 바라본다.
아아, 미안하지만… 나 너의 그런 표정이 정말 좋아. 좋아 죽을 것만 같아.
나는 흡족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녀석의 이마에 꿀밤을 먹였다. 고통스러워 하는 녀석에게,

"이러면 내기는 내가 이긴걸로 해도 되지?"
"뭐? 무슨 내기?"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는 듯한 녀석의 모습에 나는 내심 안타까움을 느끼며 학기초 녀석과 내가 했던 내기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처음에는 무슨 소릴하느냐는 표정으로 가만히 듣고 있던 녀석의 표정이 점점 울그락 불그락 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났을 때 녀석이 벌떡 일어나서 소리쳤다.

"뭐, 뭐야! 내가 언제 그런 이야길 했어!?"
"했어. 분명히. 너랑, 나랑. 각자 이성친구 먼저 만드는 사람이 이기는 걸로 하자고 했어. 분명히."

나는 일부러 국어책 읽듯이 또박또박 내기 내용을 다시 한 번 녀석에게 말해주었다.
분노로 이글거리는 녀석의 눈빛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왠지 들뜨기 시작했다. 녀석은 으으 하며 신음소리를 흘리더니 이내 심호흡을 한 후 이쪽을 내려다보며 묻는다.

"저기, 뭐… 됐고 아무튼 내기에서 이겼다고 주장하는건 넌 여자친구… 만들었다는 거야?"

왠지 녀석의 말투가 흔들리는 것을 뒤로하고 나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대답에 녀석의 표정이 여러가지로 변했다. 그리고는 팔짱을 낀 체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머릿속으로 고민하고 있는 듯 했는데, 이미 녀석의 입 밖으로 그 고민이 마구마구 튀어나오고 있었다.

"음, 옆반의 세은이는 아닐테고. 걘 진성이랑 사귀잖아? …설마 유리냐? 아니지. 유리는 저번에 레ㅈ…아니다, 그건 비밀이라고 했지. 아, 정말…! 누구야? 뭔지 몰라도 누군지 말하고, 내 앞에 데려와서 증명시켜 주지 않으면 믿을 수 없어!"

승부욕이 강한 녀석은 금방 내기 내용에 대해 의심하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예상한, 너무 익숙한 그 모습에 나는 다시 한 번 웃어보이며 몸을 움직였다.
그 다음 녀석의 앞에 무릎꿇고 앉아 녀석이 피하기 전에 녀석의 손을 덥썩 붙잡았다. 뭐냐는 듯 당황한 녀석의 표정을 뒤로하고,

"처음부터 정말 좋아했습니다. 저랑 사귀어 주시겠습니까?"
 
+ 작가의 말 : 이런 남자는 별로 존중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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