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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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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는 하늘을 원하지 않는다 (완결)글 iCaNiT.A.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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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No. 03 - On The Melody (1)
13-05-14 23:33
 
 

  기말고사는 무사히 지나갔다.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자신 있던 영어을 예상 외로 많이 틀렸다는 것을 제외하면.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그 이틀째 되던 날, 집 앞 도서관에서 문제집을 풀던 나는 울리는 벨소리에 다급히 학습실 밖으로 나왔다. 의외로 나에게 전화를 건 상대는 담임이었다.

  “여보세요.”

  「준아. 나 담임선생님인데, 지금 통화 가능하니?

  “, 안녕하셨어요? 물론 가능하죠.”

  「공부하고 있었으면 미안하다. 다름이 아니라, 혹시 아영이한테서 뭐 연락이 오거나 한 건 없나 해서 말이다.

  담임의 목소리는 어딘지 모르게 긴장한 것처럼 들렸다.

  “김아영이요?”

  「그래. 김아영. 그 애랑 연락을 받았다거나 무슨 이야기를 들은 건 없었니?

  “아무것도 없었는데요. 무슨 일 있어요?”

  「아니, 그럼 됐고. 아무것도 아니다. 그나저나 너 기말에서 영어 점수가 떨여졌던데…….

  이후 담임은 성적에 관한 이야기로 통화를 질질 끌었다. 슬슬 짜증이 올라올 때 쯤, 혹시나 김아영과 연락이 닿게 되면 바로 연락을 달라는 당부와 함께 전화가 끊겼다.

  김아영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

  협박 사건이 있었던 다음날, 김아영은 아무렇지도 않게 학교에 나타났다.

  가끔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내 쪽으로 시선을 던지기도 했지만, 나에 대한 전반적인 태도 또한 달라진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나도 주의해 행동했다는 반증이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세계적인 스타에게 협박받은 것 치고 순탄하게 넘어갔다 봐도 좋았다. 적어도 방학 동안은 긴장하지 않아도 될 테니까.

  자판기에서 나온 200원짜리 따스함에 몸을 맡기는데 다시금 휴대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 유준. 담임한테 전화 왔었지?

  경호였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나도 조금 전에 받았거든. 네가 아영이랑 친하니까 연락해보시라고 했지.

  이 자식을 확 허위사실 유포자로 신고해버리는 게 어떨까?

  「그래서 너는 아는 거 없어? 정말로?

  “왜 나한테 묻는데? 난 걔랑 친해본 적 없어.”

  「이 새끼가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너랑 아영이랑 대화하는 모습이 한두 번 보인 게 아닌데. 내 기억으로는 아마 시험 기간쯤? 관심 없는 척 하더니 공부한다고 꼬셨냐? 너한테도 자주 문제 물어보지 않았어?

  “김아영은 그냥 공부 좀 하는 애들한테는 다 물어보고 다녔는데. 너한테도 자주 갔잖아.”

  실토하자면 협박 받은 날 이후 김아영과의 대화 빈도가 높아지기는 했다. 끊임없이 나에게 압박을 주고 감시를 하려는 것인지 김아영 쪽에서 접근한 것이지만, 이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의 시선에는 다르게 보였을지 모른다.

  「난 전교 1등이고 넌 아니잖아.

    ……썩을 놈이 짜증나게 하네.

  「그래서 나는 네가 아영이 약점 잡았을 거라고 소문도 냈는데.

  “소문이 난 게 아니라 내셨다고?”

  「지금 그게 중요하냐?

  나한테는 엄청 중요하거든!

  하지만 나는 이어진 경호의 무거운 말에 차마 말을 자르지 못했다.

  「지금 중요한 건 아영이한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거지. 그렇지 않으면 담임이 저렇게 쉬쉬하면서 일일이 연락할 리가 없잖아. 정말로 이야기 듣거나 한 거 없어?

  “없어. 아까 담임한테도 없다고 했고. 오히려 나보다 네가 더 친하게 지내지 않았어?”

  퉁명스럽게 대답하자 녀석의 목소리가 조금 작아진 듯싶었다. 저래 뵈도 경호 놈은 공부도 잘하고 사교성도 좋은 녀석이었으니까 분명 나보다 김아영과 친하게 지냈다.

  「그건 그래.

  “네 성격상 알려주려고 전화했을 리는 없고. 결국 너도 모른다는 거잖아?”

  「그래서 전화했지, 인마. 학교에서는 아닌 척하지만 실제로는 숨겨둔 남자친구라든가.

  “그럼 이만 전화 끊습니다.”

  끊지 말라는 경호의 다급한 외침을 무시하고 나는 휴대폰을 닫았다. 자식이 정보도 없으면서 쓸데없는 소리 하고 있네. 이내 진동이 울리기에 배터리까지 빼버렸다.

  이것마저 괴상한 소문으로 말하고 다닐까 걱정도 됐지만, 정작 당사자가 학교에서 소문이 퍼진 것도 모르고 있었던 걸 보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정말 김아영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경호의 말처럼 아무 일도 없는데 연락을 해온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나는 다 식어버린 커피를 단숨에 들이켰다.

 

♫ ♩ ♬ ♪

 

  “여기, 여기!”

  하늘 위로 높이 치켜든 손이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서 빙빙 돌리기까지. 손목에 걸린 화려한 장신구들이 반짝거렸다. 자기가 작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하는 행동이겠지만, 행인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행동이기도 했다.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상아 누나에게 다가갔다. 누나는 도리어 활짝 웃으면서 내 품으로 뛰어들었다. 등에 멘 기타가 반동을 이기지 못하고 내 뒤통수를 가볍게 때렸다. 날 얼마나 반가워하는지 느껴졌기에 찌푸렸던 인상을 풀고 가볍게 핀잔을 줬다.

  “맨날 만나던 곳에 있으면서 창피하게 이러지 좀 마.”

  작게 상아 누나의 행동을 따라하자 누나는 얼굴을 찌푸리며 혀를 길게 내밀었다. 그렇게 방심한 사이 이마에 꿀밤을 먹이니까 눈초리가 사납게 변했다. 하나도 안 무섭다는 게 에러다.

  하지만 상아 누나는 금세 인상을 풀고 내 등에 있는 기타에 반색했다.

  “가져왔네? 우리 겁준이가 웬일이래?”

  “네가 가져오라며.”

  내 까칠한 대답에 누나는 다시 눈살을 찌푸렸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누나한테 그게 뭐야!”

  “나 아직 이모한테 아무 말씀 안 드렸어,”

  “아이고 착한 내 동생. 이 요망스럽게도 예쁜 것.”

  나는 요망스럽다는 말이 칭찬으로 사용되는 것인지를 고민했다. 하지만 바로 숙이고 들어오는 것도 그렇고, 넘어가주는 게 동생으로서 도리일 것 같아 아무 말 하지 않고 상아 누나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누나가 공연장에 안 있어도 돼?”

  “잠깐이니까. 쉬는 샘 치지 뭐. 점점 바빠지는 것 같았지만.”

  그럴 때야 말로 좀 도와.

  다시 한 번 누나의 이마에 꿀밤을 먹였지만 이번에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내 말에 찔리는 구석이 있는지 바로 옆에서 걷던 걸음이 빨라졌다. 조금 앞서나가는 뒷모습에 대고 불쑥 말을 꺼냈다.

  “춥지 않아?”

  “? .”

  상아 누나는 멈춰 서서 나를 돌아본 후 자기 몸을 내려다봤다. 검은색 가죽 재킷 안에는 해괴한 모양으로 큐빅이 박힌 화려한 탱크톱으로 가슴골이 깊게 패여 볼륨감 있는 상체가 강조되고 있었다. 착 붙는 미니스커트에는 요란한 장식이 가득한 것이 오늘 무대 분위기를 대충 짐작케 했다.

  “록한테 날씨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

  상아 누나는 작은 주먹을 쥐고 기합을 넣어 말했지만, 안쓰러워 보이는 건 작은 체구때문만이 아니리라. 나는 목도리를 풀어 누나에게 둘러주었다.

  “이제 공연해야 하는데, 혹시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그래?”

  “록은 감기와도 함께하는 거야. 누구 하나 버리지 않지. 헤헤. 따뜻하다.”

  상아 누나는 내가 준 목도리에 코를 파묻으며 만족스러운 웃음소리를 냈다. 거봐. 낼모레가 1월인데 춥지 않은 게 이상하지.

  “우리 동생이 언제 이렇게 커서 누나도 걱정해주고 말이야. 이 누나는 정말 감동이란다. 분명히 내 동생은 인기도 많을 거야! 그렇지?”

  “, 여자 약점 잡는 녀석이라는 소문은 나있다던데.”

  제대로 퍼진 소문인지부터 의심스럽지만.

  상아 누나가 꺄악꺄악 비명을 지르며 이 년들! 내 동생을 잡아먹으려 하다니 절대 못 준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는 절대 안 돼!”라는 등 난리를 치는 통에 다시 머리를 쥐어박았다.

  모르는 사람들한테 년들, 년들, 하지 마. 아무도 날 잡아먹으려 하지 않았어. 그리고 약점을 잡는 거랑 내가 잡아먹히는 거랑 무슨 상관이야. 흙을 확 뿌려줄까? 무엇보다 부끄럽게 길거리에서 이러지 말라고.

  이런 수많은 구박보다 먼저 괜한 소리를 했구나 싶었다. 무엇보다 이렇게 여유를 부리고 있을 때가 아닐 텐데요, 이 여자야.

  여자는 위험한 생물이라느니, 절대 잡혀 살면 안 된다느니, 시끄러운 상아 누나를 잡아끌다시피 하며 나는 서둘러 공연장으로 향했다.

  [Club MM]

  익숙한 간판이 자리한 건물로 상아 누나를 밀어 넣었다. 지하로 한참을 들어가 공연장 입구로 들어서자 아직 냉랭한 공기 속에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매니저 합격이야. 몰래 빠져나간 인간 잘 끌고 왔어.”

  커다란 그림자가 우리에게 먼저 아는 척을 해왔지만, 그쪽에서 건넨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아 우선 반박부터 날렸다.

  “매니저 아닙니다..”

  그나저나 이 인간 정말 몰래 빠져나온 거구나.

  딱 끊어버리는 내 대답에 명주 형은 내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며 입꼬리를 올렸다. 나도 작은 키가 아닌데 190cm이 훌쩍 넘는 이 형이기에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덕분에 내 옆에서 폴짝거리는 누구 씨랑 서 있으면 가관이다.

  “오랜만에 봤는데 딱딱하게 굴지 마라, 자식아. 얼굴 좀 자주 비춰.”

  “저 이제 고 3이에요, . 마음대로 못 다닌다니까요?”

  “- 정말? 사람 아니네.”

  사람이거든.

  “그럼 이렇게 나와도 괜찮아? 도서관이나 학교에 처박혀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래서 몰래 온 거예요. 도서관 간다고 하고. 가끔은 기분 전환이나 용돈 벌이도 필요하니까.”

  가끔이라는 부분에서 명주 형의 눈썹이 장난스럽게 꿈틀거렸지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뭔가 태클을 걸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한 모양인데, 이럴 때는 마이페이스로 무시가 답이다. 저런 사소한 것에 신경 쓰다 보면 지는 거라고 배웠다.

  하지만 정작 태클은 내 옆에 꼭 붙어있던 상아 누나가 걸었다. 누나는 나에게 삿대질을 하며 음험하게 웃었다.

  “막내 이모한테 이를 거야! 이모~ 준이가요~ 도서관 간다고 하고~ 마음대로 놀러 나왔어요~.”

  상아 누나는 나름 귀여운 몸짓으로 나를 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 눈에는 다른 사람도 많은데 참 꼴불견이라는 생각뿐이었다.

  “어때? 용서를 빈다면 적당히 말하는 것으로 수준을 낮추는 고려 정도는 해줄게.”

  나는 팔짱을 끼고 의기양양한 포즈를 잡은 상아 누나에게 말했다.

  “그럼 나는 누나가 간곡하게 부탁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씀드릴게.”

  “내가 언제!”

  “어제 밤에 왔던 문자가 어디 보자…….”

  “미안.”

  상아 누나는 빠르게 패배를 인정했다.

  “거기! 노닥거리지 말고 일 해!”

  안쪽에서 호통 소리가 들렸다. 언제나처럼 착실하게 일을 하고 있던 진희 누나였다. 공연장을 울리는 노성에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무대를 향해 뛰었다.

 

  화려한 조명이 불을 밝히자 환호성이 실내를 가득 메웠다. 거칠게 울리는 기타 소리 뒤로 상아 누나의 목소리가 시원하게 따라붙었다. 각선미를 강조한 굽 높은 부츠는 리듬에 맞춰 지면을 내딛고 반복적으로 흔들리는 짧은 머리카락이 무대 위 생동감을 일깨웠다.

  나는 바로 옆, 무대와 대기실을 이어주는 짧은 계단에 앉아 누나의 공연을 감상하고 있었다. 관객들에게는 검은 천 밖에 보이지 않을 테지만.

  상아 누나가 알려준 이곳은 [Club MM]의 명당 중 하나였다. 큰 소리를 내서는 안 되고 몸을 뒤쪽으로 비틀어야 한다는 두 가지 단점이 있었지만 누구보다 확실하게 무대의 열기를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명주 형이 밟는 베이스드럼의 진동이 엉덩이로 저릿하게 올라왔다.

 
+ 작가의 말 : 3화 시작이당당당

cmdexe 15-06-05 13:00
답변  
존경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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