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마이페이지
 
Q&A
[공지] 노블엔진 홈페이지가 …
[꿈꾸는 전기양과 철혈의 과…
《노블엔진 2017년 4월 2차 …
[리제로 10 + 리제로피디아] …
[Re :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
 
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 3급 매니저, 치유담당 초파랑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단편제 86회차/3] 기념일은 언제나 그녀와 함께.
글쓴이: 산군임
작성일: 13-11-30 00:59 조회: 1,367 추천: 0 비추천: 0
일년은 열 두달로 이루어져있고, 우리는 열두 달을 보낸 후, 새로운 일년을 맞이한다. 

그리고 일년의 열 두달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 하늘의 신님이 우리에게 만들어준것이 바로 '기념일.' 이란 것이다. 우리는 그러므로 신님께서 내려준 이 기념일들을 적당히 신바람나게 즐겨줄 필요가 있다.

게다가 지금은 무려 12월의 기념일인 크리스마스! 그것도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기념일일텐데...어째서...

"내가 왜 너랑 함께 보내야하는거냐고오..."

나는 탄식을 한번 하고, 비교적 마른편인 양말을 헹거에서 걷었다. 그리고는 그 양말을 세탁실로 걸어들어가, 벽에 걸려있던 헹거에 다시 곱게 널어두었다. 

크리스마스를 축복하려는것인지, 밤새 눈은 땅을 소복소복 덮을만큼 충분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빨래를 널은 후, 따뜻한 태양광에 말릴 내 계획은 엉망이 되었다.

다시 방으로 들어가자 단칸방 한구석에 있는 소꿉친구 라는 이름의 웬수덩어리가 이불째로 내게 꾸물꾸물 기어온다. 

그녀가 자신의 몸을 이불로 돌돌만채 내게 기어오는 이유는 바로 창문가로 들어오는 찬바람이라는 적군에게 자신의 약점을 한치도 노출할수 없기 때문이였다. 

"소꿉친구랑 한번쯤은 보내는게 어때서 그래?"

그녀가 이불속에서 머리만 내민채로 볼을 부풀린 채로 나를 향해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을 들은 나는 인상을 그녀처럼 와락 얼굴을 일그러트린채로, 그녀를 향해 거칠게 말했다. 

"아니! 너랑 나는 12년째 같은 동네였음에도 불구하고 숟가락과 젓가락, 바늘과 실 처럼 한 쌍으로 함께 다녀서 이제는 서로가 좀 지겹잖아!?"

그동안의 설움이 담긴 목소리가 내 입안에서 튀어나왔다. 내가 열을 올리면서 하는말이 마음에 안든것인지, 이채린이 조용히 투덜투덜 거린다. 

고등학생이라고 보기엔 약간 무리가 있는 체형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그녀의 귀여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그녀의 체형.

개망초를 연상시키는 동그란 얼굴, 관리를 잘한다고 내게 항상 떠드는게 허풍은 아닌듯한 매끈매끈한 피부, 매섭지는 않지만 둥글둥글해서 그녀의 귀여움을 증폭시켜주는 콧날, 그리고 무엇보다 앵두를 떠올리게 하는 단아한 입술. 그런 완벽한 여자인 이채린.

이채린, 이렇게 완벽한 그녀는 내 소꿉친구다. 

다가 유치원도 같은 곳, 초등학교도 같은 곳, 중학교도 같은 곳, 심지어 고등학교 마저...후우..말을 말자. 

이채린의 고등학교가 내가 배속된 고등학교와 같다는 그 사실을 처음 들었을때 그 충격이 어느정도 였나면, 이채린이 배속 되었다는 고등학교의 이름을 듣고 난 후, 나는 충격으로 며칠 간 쓰러질 뻔 하였다. 

내가 그녀로 인해 지금까지 손해를 본 기회비용을 계산하자면 과장 조금 보태서 그녀에게 이 근처의 방 월셋값 정도를 청구해도 될 정도였다. 

그녀는 매우 귀엽고, 이쁜 사람이였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이성으로 '절대로'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소꿉친구 이기 때문에 이성으로 보이기도 전에 익숙해져버려 그녀를 이성으로 볼 래야 볼 수가 없다.

여러모로 그녀는 내 이상형에 들어맞지 않는것..은 아니지만서도...어쨌든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난 자랑스러운 대한의 건아로써 이 세상속에서 청춘을 구가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채린이라는 베를린장벽이 나와 여학생들 사이를 가로막았다. 

내가 마음먹고 접근하려는 여자들은 항상 어째선지 반경 1M내로 접근하자마자, 땀을 흘리면서 채린이와는 잘 지내냐고 내게 묻기 때문이였다.

아니, 나는 절대 절대 이채린과 그런 사이가 아니다. 

하지만 그녀가 죽을만큼 귀엽고, 죽을만큼 사랑스럽고, 죽을만큼 누군가에게 못 넘겨준다는건 인정할 수 있다. 

그렇지만서도 이채린은 절대로 나랑은 초등학생들이 얼레리 꼴레리 하는 그런 사이가 아닌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초등학교때부터 고등학교때까지 쭈욱 나는 왜 이채린과 사귀냐는 질문을 들으면서 살아가는것이냐고요오...

나는 그 동안 그녀와 함께 보냈던 기념일들의 추억을 다시 한번 곱씹었다. 발렌타인 데이, 고백 데이, 젓가락 과자 날, 생일 등등!

그렇지만..! 오늘은 다르다! 

나는 조용히 한숨을 쉬면서 여전히 우리집에서 뒹굴고 있는 이채린을 향해 조용히 타일렀다.

"이제부터 크리스마스를 위해 최후의 작업을 시작한 이 카사노바 권진현님의 핸드폰으로 사랑스런 그녀의 문자가 올거야. 그리고 나는 지금부터 철저하게 이 크리스마스 라는 기념일을 즐겁게 나의 그녀와 함께 이 집에서 보낼 생각이야! 그러니까 너는 제발 너희집으로 돌아가라. 엉?"

나는 눈에 흠뻑 젖어버린 처치곤란한 젖은 빨래들을 다시 세탁기 속으로 휙 던지면서 이채린에게 말했다. 

그렇지만 이채린 기가 전혀 죽지 않고 입으로 '뿌뿌' 거리면서 말했다. 이것은 이채린 나름대로의 '항의' 표시다. 

"그렇지만, 나는 진현이랑 크리스마스를 보내기로 했어. 반박은 안받습니다. 이상."

그녀는 단칸방 한구석을 점거한채로 우리집의 마룻바닥을 치면서 입으로 땅땅 하고 소리친다. 

그 모습에 귀여워! 하면서 그녀를 껴안을 뻔 하였지만, 간신히 나는 내 이성을 진정시켰다.

"후우..후우..요망한 이채린, 그동안 그런 귀여움으로 나를 포획할 생각이였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이 카사노바 권진현 님께는 안된다고!"

그 말에 그녀는 재수없다는듯 고운 얼굴을 찌푸리면서 내게 말했다.

"그거 '자칭' 이잖아?"

두둥-!

북소리와 함께 번개가 내 머리위로 쾅쾅 하고 쳐버렸다. 이것은 이채린의 심리페이즈 인가! 

"후..후후 자칭이라니!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금까지 여자친구 사귀어본 횟수 제로. 앞으로도 제로."

그녀의 가차없는 목소리가 내 심장을 파고든다. 크윽..! 그렇다 나는 카사노바지만, 아직 마음속의 그녀를 만나지 못하였다. 

신님께선 어찌하여 이리 공평한것인가! 이 잘난 나에게서 '그녀' 라는 존재를 빼앗아서 세상과의 밸런스를 맞춘거군!

하지만 나는 다시 이채린에게 수상쩍게 웃으면서 그녀에게 선언하듯이 말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분명히 나는 어제 드디어 마음속의 그녀와 약속을 주고 받은것이다. 후후. 오늘이야말로 너에게 설욕을 하겠다. 이 잘난 여자야."

여기 여자에게 지레 찔리고는 폭언을 시전중인 바보가 있다! 그렇지만, 그 바보는 역시나 나였다. 젠장할!

그러나 그런 내 소리높은 선언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한번 코웃음을 친 채로 내게 말했다. 그 모습은 어쩐지 나를 향한 비웃음 까지 담은것 같았다. 

"흥! 그런 사람이 왜 이제까지 연락하나 없을까나? 시간은 이미 오후를 지나갔는데!" 

"그..그건 민유하 선배 나름대로 사..사정이..!"

내가 스마트폰의 홀드키가 닳을 기세로 수십번 문자를 확인해 보았다는것을 안, 이채린의 입가에 웃음이 스며든다. 그 모습이 또 죽을만큼 귀엽다! 젠장할! 

크윽.. 또다시 내 허점을 찔렸군. 이 녀석!

"띠리링-! 문자 왔어요오!"

오! 내 사랑스런 스마트폰이여! 드디어 제 역할을 해주는것이로구나!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문자를 확인했다. 

역시 발신자는 이번 12월 동안 내가 총력을 기울인 '민유하' 선배였다.

남자의 로망인 긴 흑발 생머리를 찰랑이는 그녀는 이채린과 다르게 나올곳은 나오고, 들어갈 곳은 들어간 착한 몸매였다. 

게다가 또 얼굴이 아주 섹시해! 눈물점 하나가 섹시해! 심지어 콧날조차 섹시해! 완전 내 취향 선배!  

두근두근 거리며 액정에 떠오른 스마트폰 문자창의 '확인' 버튼을 가볍게 터치한다. 

문자 내용은..!

'안녕. 진현아. 약속까지 잡아줬는데 어기게 되서 미안해. 하지만 정말 급한 사정이 있어서...정말 미안해..! 그리고 혹시..채린이 그곳에 있어..? 만약 그곳에 있다면 절대로 이 문자 보여주지마! 아니 이 문자는 10초후에 폭발할꺼야!'

평소 민유하 선배의 진중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여러가지로 나사가 많이 빠진 문자였다. 나는 그녀의 문자에 썩은 웃음을 띄며 답장했다.

'하하. 괜찮아요. 혼자..아니 둘이 보내는 기념일은 익숙하거든요...'

예를 들어, 발렌타인 데이 라던가...고백데이 라던가...생일 이라던가... 그러고보니 사랑에 관련된 기념일은 언제나 항상 이녀석과 함께했었지.

새삼스레 떠올려지는 과거의 기념일들이 이채린으로 장식당했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어쩔수 없다는 자기 합리화만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여전히 이불속에서 꾸물거리는 이채린을 바라보며 나는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결국 올해도 인가..! 처절하게 결국은 올해도 이렇게 되는것인가...!

나는 스마트폰의 홀드키가 고장날만큼 힘을 주어 꾸욱 누른 후, 아직까지도 이불속에서 애벌레 처럼 꼬물거리는 이채린을 한번 발로 툭 건드린 후에 말했다.

"젠장, 케이크 사러가자."

내 말에 이채린이 환하게 웃으면서 자신의 몸을 칭칭 감고있던 이불을 거칠게 걷어찬 후, 내게 달려와 안겨왔다. 

갑자기 느껴지는 이채린의 무게감에 나는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그녀를 향해 버럭! 소리쳤다.

"떨어져! 이 소꿉친구야!"

하지만, 그녀는 갓 피어난 개망초 처럼 활짝 웃으며 내게 말했다. 

"싫어! 절대! 절대! 안놓을꺼야! 우리 진현이!"

우윽...무겁지만, 기분 좋잖아..결국 또 이렇게 되는것인가. 나는 결국 또 사랑에 관련된 기념일을 그녀와 함께 보낸다는 고문을 당해야하는 것인가! 하늘도 무심하시지!

나는 여전히 방방 뛰면서 내 목을 철봉삼아 거칠게 매달려있는 이채린을 향해 말했다.

"일단 목 빠지니까..좀..놓아줘라."

산소공급이 안되 점점 새파래지는 내 얼굴을 좀 봐주련...목 졸라 죽을것 같잖냐... 

간신히 이채린을 떼어 낸 나는 마룻바닥에 주저앉아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이채린을 향해 말했다. 

"케이크 사러가기 전에...나 먼저 죽겠다...!"

"히히..그래도 기쁜걸. 나 이번 크리스마스는 꼭 진현이랑 같이 보내고 싶었는걸?"

이미 옷까지 차려입어 외출을 완벽하게 준비한 그녀는 조용히 내게 자신의 바람을 말해온다. 

나는 그런 그녀의 솔직한 답변에 고개를 간신히 돌리면서 볼을 긁적이며 이채린의 마음에 간신히 답변했다.

"흐..흥 뭐, 소꿉친구와의 크리스마스 데이트도 나쁘지 않고, 뭐! 사랑스런 달링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말이다! 으핫핫!"

있는 허세, 없는 허세, 다 부려가며 그녀를 향해 말한다. 

이채린은 내 말에 조용히 은은한 미소를 띄면서 내 손을 꼬옥 붙잡았다. 

나는 집에서 입었던 민유하 선배를 위한 파티용복장은 모두 벗어던지고, 이채린과 함께 있을때 자주 입는 가벼운 브랜드 트레이닝복을 걸쳤다.  

그리고 나 또한, 그녀의 손을 잡고는 조용히 그녀처럼 은은한 미소를 띄운다. 

오늘도 마음속의 그녀와의 기념일 대작전은 실패다. 뭐 늘 그렇듯이 이 작전의 최고방해자는 아니나다를까 최고의 적 이채린이다.  

나는 나가기 전에 다시 한번 젖은 빨래들을 확인하기 위해 조용히 세탁기가 있는 방을 향해 들어간다. 세탁기 위쪽 벽에 박아두었던 못에 걸려있던 헹거에 아까 걷어둔 양말이 걸려 있었다. 

나는 다시 만난 마른 양말을 보며 탄식을 한번 한 후, 이번에는 외출을 위해 다시 그 양말을 헹거에서 걷어 마룻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양말을 발에 끼웠다.

조금은 축축했지만, 참을만한 감촉이 발에 스며든다. 내 앞에선 이채린이 못참겠다는듯 나를 재촉하고 있었다. 

나는 운동화를 신은 후, 착용감을 위해 발로 땅을 한번 탁탁 턴 후, 외출에 나선다. 

어쩌면 내가 그 마른 양말을 세탁기에 집어던지지 못했던 이유는 이 상황을 조금은 예상했기에 일지도 모른다. 

민유하 선배에게 거절당한 나는 그녀와 케이크를 사서 크리스마스 라는 신님이 내려준 기념일을 그녀와 함께 준비하고, 그녀와 함께 다시 나는 사랑에 관련된 기념일을 보낸다.

벌써 중학교 1학년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올해까지 5년동안 그녀와 사랑과 관련된 기념일을 보냈건만, 하지만 역시나 올해도 그녀와의 기념일은 마음 한구석이 설레인다. 

물론 이런 마음을 나도 알고는 있다. 이게 사랑이 아니면 도대체 뭐겠는가? 하지만 그녀를 향한 내 연심을 알고는 있지만, 차마 전하지는 못하겠다. 

만약 전한다면, 아니, 그녀에게 이 마음을 전한 후, 그녀에게 거부 받는다면, 그녀와의 이 인간관계 마저 깨져버릴것 같기에 소중하기에, 전하지 못하는거다. 

카사노바 라고 잘난척 떨면서도 결국은 마음에 솔직하지 못하는 겁쟁이인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그녀에게 떨리는 허세를 담아 이렇게 소리친다. 

"너와 기념일을 보내는것도 이게 끝이야! 끝! 내년에는 꼭 내 달링을 만들거라고~!"

하지만 뭐, 결국 내년에도 나만의 달링이란 상상속 동물은 못만들것 같지만 말이다. 
 
 
 
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제휴문의 이용약관 개인정보보호정책
주소 : 인천광역시 부평구 평천로 132 (청천동) TEL : 032-505-2973 FAX : 032-505-2982 email : novelengine@naver.com
 
Copyright 2011 NOVEL ENGIN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