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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제 80회차/1] 살다보면 이런일도.
글쓴이: 카루마
작성일: 13-07-20 21:47 조회: 1,526 추천: 0 비추천: 0

누구에게나 다 하나씩 정도는 어릴 적, 또는 학창시절의 트라우마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정한 방식으로 제비뽑기를 해서 자리를 정했는데, 옆자리에 앉은 여학생이 울고 말았다는 불쌍한 하x만 같은 슬픈 트라우마가 말이다.

솔직히 그 정도로 심한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은 극소수겠지만,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점은 나도 이런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초등학교 당시, 그 시절의 우리 세대에는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놀이가 있었다.

바로 카드 게임!

이름은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너무나도 유명한 게임이었기 때문에 설명은 하지 않겠지만, 그 당시 거의 대부분의 초등학교 남학생들은 저 이웃나라로부터 혜성처럼 등장한 이 게임에 선풍적인 관심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게임은 게임의 방식상 좋은 카드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유리했다.

그리고 좋은 카드는 그렇게 잘 나오지 않는다.

한 마디로 돈이 많아서 좋은 카드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아이가 반을 휩쓸고 다닌다는, 그런 이야기다.

그래, 초등학교 당시의 이야기는 여기서 멈추고 중학교로 넘어가 보자.

중학교로 넘어오면서 위의 카드게임과 같은 놀이는 이제 사춘기에 접어든 학생들에겐 애들 장난으로서 취급되며 곧잘 하지 않게 되기 시작했다.

, 중학교 당시의 추억을 회상하며 구구절절 늘어놓을 추억이야기는 없으니 간략하게 말하자면,

중학교에 들어갈 당시 나는 어쩌다 한 친구를 만나서 학생치고는 돈이 제법 많이 들어가는 취미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다.

무슨 취미였는지는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워 이야기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돈이 무척이나 많이 든다라는 것이다.

참고로 나를 그 세계로 끌어들인 친구는 무척이나 집안이 부유했기에 자신의 취미생활로 본인의 만족도를 올리는데 거침이 없었다.

이 정도면 내 트라우마가 뭔지 알려나?

그래도 이야기는 계속 해보자. 다음은 마지막인 현재. 고등학교의 이야기다.

솔직히 고등학교에 들어서면서 나도 이제 그 취미를 바라보고 살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고등학생이 되었으니 당연히 공부를 해야한다는 주변의 압박을 나도 당연히 받게 된 것이지.

아침에 가족들 중 그 누구보다도 빠르게 일어나서 학교에 간 후 집에는 가족 그 누구보다도 늦게 들어오는 슬픈 고등학생의 삶이 나에게도 찾아오고 말았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받는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시간은 주말, 그것도 친구들과 노는 것뿐이다.

참고로 대한민국의 물가는 의외로 비싼 편이다.

먹고 싶은 것, 놀고 싶은 것 모두를 누리기에는 매주 주말 만나는 시간과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서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그냥 그 돈으로 중학교 때 하던 취미생활이나 계속할 걸.. 이라는 후회도 가끔 들곤 한다.

그래, 내 트라우마는 바로 돈이 없어서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했다.’ 라는 점이다.

굳이 부모님께 돈이 필요하다고 말한 적도 없으니 부모님은 내가 이런 트라우마가 있는 지도 모르고 계실 거다.

이야기가 제법 길어졌다.

왜 굳이 A4용지 한 장을 가득 메울 정도로 내 트라우마 이야기를 했냐 하면, 미안하지만 시간을 조금만 더 과거로 당겨야만 한다.

그리 멀지는 않다. 그래, 기껏해야 4시간 전에 일어난 일이다.






◇◆◇◆◇◆


 


 


오늘도 학교에서 야자를 해야 하는 내 입장에선 정규 수업이 모두 끝나고 8교시도 마친 지금 상황에서 배를 든든히 채워둬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내 자신의 유감스러운 기억력 탓에 학교에서 제공하는 석식을 미처 신청하지 못한 멍청한 학생 중 한 명에 들어가며, 그 때문에 친구들과 떨어져 학교 바깥에서 홀로 저녁을 해결해야 하는 입장이다.

다행히 주변에는 내가 갈 음식점이 무척 많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파파이스, kfc… , 젠장.

저런 가게들은 내 몸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멀리하는 게 좋다. 그래서 나는 편의점, 한솥을 주로 가곤 한다.

편의점은 별로 나을 게 없는 장소긴 하지만 말이지..

오늘도 그 두 곳 중 어디를 향할까 고민하며 걷던 내 시야에 학교 앞 하천을 지나기 위해서 지어진 다리의 중간 즈음에서 자리를 깔고 뭔가를 팔고 있는 할머니가 있었다.

굶주린 배를 채우는 게 당시의 내겐 최우선 사항이었기 때문에, 나는 힐끔 시선을 한 번 정도 던진 후 그 자리를 서둘러 피했다.

왜인진 모르겠지만 느낌이 좋지 않았으니까.

안 좋은 예감은 항상 맞아떨어진다고, 황급히 움직이려던 나를 자리에 앉아 있던 할머니가 무서운 속도로 붙잡았다. 바로 코앞을 지날 때 말이다.


학생.”


순간 모른 척 하고 이 자리를 피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나이 드신 어른께 그런 행동을 하는 건 적절치 못하다고 빠른 판단을 내려 적당히 상대라도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에 고개를 돌렸다.


?”

이거.”


할머니는 앉은 자리 바로 앞에 놓여 있는 보라색의 아무 무늬도 없는 평범한 보자기를 내게 내밀었다.


.. 왜요?”

이거.”


가져가라는 말인가? 아무래도 가까이 다가갈 필요성이 있어 보였기에 나는 할머니가 손에 쥐고 있는 아무런 특이점이 없는 평범한 보자기를 바라보기 위해서 할머니의 코앞까지 걸어갔다.

할머니의 눈높이에 맞춰 그 자리에 쭈그려 앉자 할머니는 내게 강제로 보자기를 떠넘기며 말했다.


“7000.”

, .. 돈 별로 없는데요.”

“8000


뭐지, 영문을 모르겠다.


잠시만요 할머니. 저 정말 돈 없어요. 지금 빨리 저녁 먹고 다시 학교에 돌아가야 한단 말이에요.”

“9000

“……..”


지금이라도 도망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저녁을 먹고서 돌아오는 길에 이 할머니가 있을 걸 생각하니 차마 껄끄러워 그러지도 못했다.


“10000

! , 살게요! 그러니까 조금만 깎아주세요! 너무 비싸요!”


내가 말이 없자 가격을 점점 더 빠른 기세로 올리려던 할머니는 내 애원섞인 외침에 하고 대놓고 혀를 찼지금 대놓고 안타까워 한 거 맞지?!


“8000원만 줘.”

“….여기요.”


그 금액도 학생인 내 입장에서는 충분히 상당히 비싼 금액이었지만, 이번 주는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다. 돈이 없다는 구실로 주말에 친구들과 만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보자기를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그 녀석들은 그래도 나를 억지로 불러내겠지만.


.. 수고 하세요.”


주머니에 보자기를 넣고서 아직도 앉은 자리에서 나를 매섭게 노려보고 있는 할머니 덕분에, 이번에야말로 그 자리에서 도망치듯 달렸다.

아니, 도망친 게 맞는 이야기지만.

제대로 된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




 

어찌어찌 오늘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야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집에 이미 돌아온 가족들은 씻고 다들 불을 끈 채 각자 방에서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고등학교에 들어와 야자를 시작하고서부턴 가족들과 대화를 그다지 많이 하지 못했기에 그게 초반엔 많이 어색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제법 익숙해져서 각 방에 있는 가족들을 한번 쓱 훑어 보고선 다시 내 방에 들어왔다.

이젠 거의 상시착용이라고 할 수 있는 교복을 벗어던지듯 갈아입자니, 교복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보자기가 생각나 꺼내 살펴보았다.


평범한데.”


정말 말 그대로 평범한 보자기였다. 보라색에 아무런 무늬도 없는 평범한 보자기.

크기는 제법 컸다. 다 펼치면 내 머리에서 명치 부분까지 내려오는 크기.

혹시 뭔가 있나 해서 흔들어 보기도 하고, 뒤집어 보기도 하고, 접어 보기도 했지만, 별로 다른 건 없었다.


,

접었던 보자기를 펴자 발치에 뭔가 하얀 종이가 떨어졌다. 뭐지? 이런건 방금 살피면서 없었던 건데?

바닥에 떨어진 종이를 주워서 펴보자 종이에는 어린아이가 크레파스로 쓴 것 같이 삐뚤삐뚤한 글씨가 있었다.


-도둑 보자기


문득 만화에서 자주 보이던 얼굴에 보자기를 쓴 도둑이 생각나 거울을 보며 그 모양 그대로 보자기를 둘러 써 보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니, 내 모습은 제법 꼴사나워서 웃음이 나온 게 무슨 일이라면 일일지도.

한숨을 내쉬며 머리에 둘러쓴 보자기를 책상 위로 던졌다.


나도 참 멍청하지. 저런 쓸 데도 없는 걸 대체 왜 샀담. 차라리 그 돈으로 피자라도 한 판 사올걸..’


한숨을 쉬면서 야자로 인해 피로한 몸을 침대 위로 집어 던진 후, 곧 기절하듯 잠들었다.

 





◇◆◇◆◇◆◇





 

여느 때처럼 10분 간격으로 맞춰 둔 휴대폰 알람 소리에 신경질적으로 눈이 떠졌다.

침대 바로 놓인 창문으로부터는 언제나와 똑같은 햇빛이 들어오고 있었고, 잠버릇 탓에 침대 밑으로 떨어진 내 이불이나, 그 덕에 덜덜 떨며 약한 감기증세를 보이는 내 몸까지도 어느 아침과 똑같았다.

그러나 내 코만큼은 언제나와 같은 아침에서 한 가지 다른 이질적인 기운을 눈치챘는지 나에게 그 사실을 열심히 알려주고 있었다.

피자 냄새다.

내가 잠이 덜 깬 건가? 하는 생각과 함께 졸린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일어나 냄새의 근원지를 찾았다.

그러자 분명 어제 책상 위에 던져두었을 터인 보자기가 왜인지 불룩하게 튀어 나와 있었다.


설마….’


덜 깬 머리가 빠르게 회전하면서 동시에 보자기를 집어 들자 그 밑에서 근처 피자가게에서 매우 싼 가격에 팔고 있는 페퍼로니 피자가 들어 있는 상자가 나왔다.

간밤에 가족 중 누가 사온 게 아닐까 하는 가능성을 둬 봤지만 피자에서 느껴지는 온기는 분명 방금 구워낸 것처럼 뜨끈뜨끈했다.

시계를 보니 학교에 갈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이해되지 않는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하기 보다는 우선 학교에 갈 준비를 서둘렀고, 준비를 마치는 대로 집을 나섰다.






◇◆◇◆◇◆◇




 

 

그 뒤로 며칠 동안 보자기에 대해서 연구를 해보았고, 그 결과 다음과 같은 현상이 이어졌다.


어이, 오늘 석식 먹지 마라.”

?”

뭐 먹고 싶은 거 있냐?”

사줄 것도 아니면서 물어보지 마.”

사줄게. 말해봐.”

“….진짜로? 그럼.. 햄버거 세트 하나 사줘.”

그래, 기다려라.”


그렇게 말하고선 햄버거를 사는 척 하면서 주머니에서 보자기를 꺼내 아무도 보지 않는 순간에 머릿속으로 햄버거를 몇 번이고 되뇌이면

짜잔! 햄버거가 생겼습니다!

…..라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른바 마법의 물건이었다는 거다. 이 평범한 보자기는.

하지만 아무런 대가도 없이 물건을 내게 주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가령,


지우개가 없네? 지우개.. 지우개..’


하고 생각해서 보자기로부터 지우개를 얻어 사용하면,


, 너 왜 내 지우개 함부로 가져가서 쓰고 있냐? 말 정돈 하지? 없어진 줄 알았잖아.”


라며 친구가 성을 내며 도로 가져가 버린 일이 있다.

그 뒤로도 예를 들어 먹을 걸 보자기로부터 얻어서 먹고 난 후 복도를 걷다 보면, 내가 먹으려던 음식이 갑자기 없어졌다던지, 요즘 근처 음식점에서 자주 도난사건이 발생하는 것 같다더라 하는 이야기가 들려오곤 했다.


그러고 보니 도둑 보자기라고 했었던가..’


보자기에 대한 정체가 점점 밝혀져 갈 즈음, 나도 이 보자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고민되기 시작했다.

 





◇◆◇◆◇◆◇

 





오늘은 부모님이 모두 일 때문에 집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하셨다.

그런다고 해도 야자가 끝나고 집에 들어오면 잘 시간이지만 말이지..

가방을 책상 밑 구석에 던져 두고선 책상 위에 보자기를 올려둔 채 최근 몇 번이고 반복하던 고민을 다시 시작했다.

이 보자기를 어떻게 처리하는 게 좋을까?

어차피 남들이 모르니까 계속 쓰는 게 좋을까?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이건 엄연한 도둑질. 그만두는 게 좋을 거야.

내 생활의 편함을 위한 내 이기심과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던 한줌의 양심이 이 보자기를 두고서 열 띈 싸움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곧 현관문 쪽에서 느껴진 인기척에 이 생각도 오래가지 못했다.

오늘은 못 들어오신다더니, 일이 잘 끝났나 보네.


-철컥.


다녀오셨어요.”


현관을 보지도 않은 채 말했다.

내 방이 현관 바로 옆에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평소에도 이런 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보통 그래.” 라거나 아직도 안자고 있니?” 같은 대답이 들려오곤 했기에 아무런 말이 없는 위화감 속에 뒤를 돌아본 것은 내게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그리고,


검은 복면을 쓴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



 


 

너무 놀라서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몸이 뒤를 돌아본 상태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키는 나랑 조금 비슷해 보인다, 검은 가죽점퍼에 얼굴을 완전히 뒤덮은 검은 복면, 바지는 움직이기 편한 운동복처럼 보였다.

그런 생김새에서 나를 자리에서 얼어붙게 만든 저 손에 쥐어진 것은 분명 식칼이다.


, 우아아아아악!!”


가까스로 내지른 비명과 함께 앉아 있던 의자에서 몸을 날려 방바닥을 구르듯 헤엄쳐 구석까지 도망갔다.


얌전히 있어.”


그 말과 함께 남자는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나를 향해 걸어왔다.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안 되겠다. 패닉 상태라 아무런 생각이 나질 않아.

내 바로 코앞까지 다가온 남자는 식칼을 쥔 손을 높게 들었다.

형광등의 불빛이 반사되는 식칼은 너무나도 눈부셨다.

찔린다.

그 생각이 든 순간 높게 들려진 손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는 내 몸 위를 향해서 떨어졌다.

이제 곧 내 몸 깊숙히 파고들 물건을 나도 모르게 눈도 감지 못한 채 쳐다보았다.

날이 무척이나 잘 서 있는, 내 몸뚱아리 정도는 쉽게 파고들,

번쩍이는, 식칼.


으아아아아아악!!!”


복부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아파, 아파!! ..?

감긴 눈을 살짝 뜨니, 복면의 괴한의 방금 전 식칼을 들고 있던 손이 내 복부에 틀어박힌 상태였다.

식칼은 보이지 않는다.

식칼은 어디로 갔지?

찔리지 않았다는 상황 판단 덕분인지, 패닉에 빠져있던 머리가 조금이나마 상황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나는 이내 내 손에 느껴지는 이질적인 감각을 눈치채는 데 성공했다.

나도 모르게 구석까지 도망쳐 쓰러진 내 오른손에는

보자기가 들려 있었다.

그리고 보자기 밑으로 느껴지는 분명한 손잡이의 감촉. 틀림 없다.

내 오른손에 있는 보자기를 눈앞의 복면의 괴한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오히려 손에 들고 있던 식칼이 사라지자 본인이 더욱 놀란 눈치로 당황하고 있었다.

지금이 아니면 기회는 없다는 생각에, 나는 눈앞의 괴한을 향해 오른손을 힘껏 내질렀다.






◇◆◇◆◇◆◇




 

 

정말 괜찮니? 어디 다친 데는 없고?”

, 괜찮다니까 그러네. , 멀쩡하잖아?”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이는 나를 허겁지겁 달려오신 부모님이 꽉 끌어 안았다.

내지른다고 내지른 식칼에 범인은 어깨를 찔렸고, 그대로 도주를 했지만 내 신고에 달려온 경찰들에 의해 곧 잡히고 말았다.

괴한은 최근 옆 동네에서 출몰한 빈집털이범이라고 한다.

어째서인지 오늘 우리 집에 부모님이 늦게 들어오는 사실을 알고선 이렇게 침입했다고 한다.

경찰은 어째서 괴한이 들고 온 식칼을 내가 사용해서 괴한을 찔렀는지 의아해했지만, 대충 얼버무리니 깊게 캐묻지 않고 넘어갔다.

목숨의 위기를 경험했지만, 사건 후 시간은 매우 빠르게 흘러선, 어느 샌가 다시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학교에서 친구들도 사건에 관해서 막 물어보기도 했지만, 며칠이 지나자 흥미가 식었는지 곧 물어보지 않게 되었고.

나는 지금 책상 위에 올려진 보자기를 바라보고 있다.

아무런 무늬도 없는 이 평범한 보자기에는, 전에 없던 흔적이 하나 생겼다.

보자기의 중앙 부분부터 아래로 조금 길게 늘어진 흉터처럼 보이는 꿰맨 흔적.

당시 괴한을 찌른 식칼은 보자기 아래에 놓인 상태였고, 찌르는 과정에서 보자기도 함께 찔려 찢어지고 만 것이다.

한 번 찢어진 보자기로부터는 더 이상 아무것도 얻을 수 없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꿰매 본 거지만, 그래도 달라진 건 없었다.


벌 받은 건가.”


조금은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홀가분하기도 했다.

역시 이런 걸 쓰는 건 내 성격상 맞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 최근 며칠간 보자기 덕에 먹었던 맛있는 음식들을 생각하며, 곱게 접어 책상 서랍 구석에 넣었다.

8000원 정도는 훨씬 넘게 먹었으니까, 여기서 만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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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열심히 리뷰쓰러 가야지!

는 엄청 피곤하네요.. 내가 오늘 서코를 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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