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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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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어떻게 할래? / 개편본
글쓴이: 디플로메시
작성일: 13-06-20 15:30 조회: 1,558 추천: 0 비추천: 0
 +시작하기에 앞서.
이 글은 76회 때의 '어떻게 할래?'를 손본 글입니다. 뭐, 이전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지만 이것도 그리 잘 썼다고는 생각이 안 드는군요. 그래도 크게 틀을 바꾸지 않고 쓰다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간단하게 심심함을 달래주는 정도로 보시면 좋겠군요.
 
 
 
 
나는 잠을 잤다. 그리고 일어났다.
부스스한 눈을 비비며 묵직한 상체를 일으키고, 저항하는 눈꺼풀에 힘을 주었다.
늘어지게 하품을 하고, 하루 일과의 첫 발을 떼려는데 뭔가 이상함이 느껴졌다. 평소와는 다른 이질적인 감각이 전신을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
이 기묘함은 잠에서 막 깨어난 신체의 흔들림 정도로 생각했으나, 점점 가슴 쪽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무게감과 등으로 늘어진 긴 머리카락의 존재가 나에게 한 가지 단어로 구체화가 되었다.
혹시? 하는 마음에 느릿하게 고개를 내리고 내 가슴을 확인했다. 그랬더니, 세상에, 거기에는 상당한 크기를 자랑하는 언덕이 두 개나 있었다.
?”
나는 황당해하며 이번엔 배 아래쪽으로 손을 뻗었다.
없었다.
손을 입고 있던 반바지의 안으로 집어넣고 내 분신을 확인해봤으나 없었다.
그 순간 든 생각은 하나였다.
어째서?
자고 일어났더니 내 분신이 사라졌고, 가슴엔 커다란 살덩이가 생기질 않나 짧은 머리카락이 급성장을 하였다.
패닉이란 이런 기분일까? 시간이 멈춘 것처럼 어안이 벙벙하였고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는 하면서도 믿을 수가 없어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풀썩!
이건 꿈일 거야.
한참을 그렇게 송장마냥 침대에 있던 나는 꿈이 아니란 것을 인정하고 침대에서 기어 나왔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가축처럼 비틀거리며,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긴 나는 화장실 거울에 나를 비춰보았고, ‘세상에란 신음이 절로 흘러나왔다.
거울 안엔 한 여자가 서있었다. 키는 170cm정도 되어보였는데 밝은 남색 계열 생머리를 가지고 있었고,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어깨 넓이를 훌쩍 넘는 가슴크기였다. 그리고 아래로 잘록하게 들어가는 허리가 뻗어 있었다.
피부도 하얗고, 작은 얼굴에 순한 여성의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어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은 영락없는 미녀였다.
그러나, 나는 다른 누군가를 보고 있는 게 아니었다. 다름이 아닌 나였다.
그러니까 거울 속에 비친 여자는 나였던 것이다!
이게 뭔 개소리냐고? 아니야! 이건 개소리가 아니라 사실인 것이다!
나는 혹시나 해서 손을 들어 뺨을 어루만졌는데 거울 속의 여자가 그대로 따라하였다.
-털썩.
화장실 타일 바닥에 버림받은 여자처럼 쓰러진 나는 고개를 푹, 떨구었다.
오빠, 여기서 뭐해? 어맛?”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화장실 문이 열리고 여동생이 들어왔으나, 곧바로 내 모습을 보고 놀랐다.
내 동생아. , 흐흑.”
나는 꼴사납게도 놀라서 주춤거리는 여동생을 부여잡았다.
나 좀 도와줘!”
울먹이며 그렇게 소리쳤고 여동생은 어어? , 누구세요?”라며 무서워했다.
상황이 진정이 되고 잠시 후, 여동생의 방. 곧바로 해명에 들어갔다.
, 그러니까, 그쪽이 우리 오빠라구요?”
그렇다니까!”
어떻게 믿어요?”
나는 최근의 사건부터 어렸을 때 일까지 기억나는 대로 꺼내주었다.
으음.”
여동생은 내가 세세한 것까지 전부 말하자 갈등하는 눈치였다.
그래도 안 믿는 기세가 남아있어, 나는 비장의 수를 쓰기로 했다. 어렸을 때, 같이 남매가 같이 목욕을 하였는데, 여동생의 가슴팍에는 검은 점이 하나 있었다. 그렇게 큰 점은 아니었지만 어린 나이에도 신경을 썼기에 내 기억에 남아있었다.
그 얘기를 해주자 여동생은 얼굴이 벌개지면서 벌컥 화를 냈다.
, 그걸 어떻게 아는 거야?”
내가 네 오빠라서.”
끄응.”
여동생은 결국 나의 말을 믿기로 한 것인지 한숨을 푹 내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믿을게. 흠흠, , 오빠.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거야?”
믿는다고 해놓고 아직도 안 믿기는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훑어보는 여동생. 나는 나도 모르겠다고, 입술을 깨물고 가슴을 팡팡 쳤다.
, 이거 진짜 뭐래. 이거 세계 연구감 아냐? 하루아침에 남자가 여자가 된 거잖아.”
어이없어 하는 여동생. 나는 강하게 맞장구를 쳤다.
어쨌든, 원인을 모르니, 해결책을 찾기도 뭐하네.”
그러게.”
그런데 오빠. 옷 좀 입는 게 어때?”
?”
여동생이 얼굴을 좀 붉히며 뺨을 긁적였다.
, 다 보인단 말야. 가슴이. 속옷 좀 걸쳐.”
나는 그제야 내 가슴을 자세히 확인했고, 굉장히 육감적이라는 것을 깨닫고 얼른 두 팔로 가렸다.
, 네가 빌려주지 않을래?”
급한 김에 그렇게 말했지만 여동생은 딱 잘라 거절했다.
싫어. 오빠는 변태야?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지금 그런 걸 따질 여유 따윈 나에게 없단다. 내 동생아.”
아무튼 싫어.”
완강하게 거부하는 여동생의 기세에 질린 나는 어쩔 수 없이 부모님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어차피 부모님에게 들킬 수밖에 없으니 알아서 자진신고 하겠다.
그 날은 일요일이었기에 늦게까지 주무시고 계시던 부모님은 웬 난데없는 처자가 자신들을 깨우자 어안이 벙벙하여 아무런 말도 못 했지만 내가 여동생을 설득했던 것처럼 과거사를 꺼냈고 옆에서 여동생이 거들어줘서 어렵지 않게 설득할 수는 있었다.
아버지는 이게 뭔 꼴이냐? 정말 너냐?”라며 화를 내셨고, 어머니는 어머나, 세상에.”를 연발하시며 나를 곤란하게 하셨다.
아야야!”
아버지가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기자 빛이 번쩍이는 것 같은 통증이 일었고, 내가 격하게 아파하자 아버지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가발이 아니네?”
아니라니까요!”
어머니는 내 몸 구석구석을 만져대며 세상에, 세상에, 하며 혀를 찼다.
, 그만 좀 만져요!”
나는 뺨이 후끈 달아오른 것을 느끼고 창피해서 소리쳤다.
, 그래.”
비로소 부모님도 대충 믿는 분위기. , 그런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었다. 부모님도 심각하게 여러 말씀을 하셨지만 겨우 그럴듯한 것은 희귀병정도였다.
물론 해답이 없는 대화나 하자고 이런 분위기를 만든 게 아니었다.
아버지, 어머니. 일단, 일이 이리 된 것은 된 것이니, 필요한 것들이 있어요. 여자가 입는 옷들 좀, , 사주세요.”
여자 옷 사달라는 대목에서 창피한 기분에 좀 더듬었지만 제대로 내 의사를 전달했다.
그래, 알았다.”
부모님은 의외로 쉽게 허락하셨다.
이후, 아버지는 여자가 되어버린 내가 불편한 듯 최대한 마주침을 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히려 신이 난 건 어머니와 여동생이었다.
그런데 정말 예쁘게 변했구나. 마치 내가 젊었을 때를 보는 것 같아.”
어머니의 젊었을 때 사진은 본 적이 있는데, 지금 내 생김새랑은 달랐다. , 물론 그때의 어머니는 충분히 아름다우셨다.
우와, 이건 가슴 맞아? 뭐 이리 커?”
여동생은 멜론과 크기를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내 가슴을 만지작거리는 짓궂은 장난을 쳤고, 나는 여동생의 뺨을 꼬집는 것으로 보답했다.
어머니가 채비를 마치고 말했다.
그럼 옷이나 사러 가자. 너도 좋지?”
당연하죠.”
나도 이 모습으로 남자 옷을 걸치고 다니긴 싫었다.
동네 옷가게에 가는 길, 어머니는 차를 운전하시며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말했다.
, 살다가 이런 일도 다 있구나.”
……….”
그러게 말입니다.
이윽고 도착한 여성옷가게. 평범한 옷들도 많았지만 알록달록한 색색의 속옷들과 좀 야한 디자인의 옷들이 보이니 나는 긴장이 되었다. 평생 들어올 일이 없는 곳이라 생각했는데 기묘한 상황을 맞이하여 들어오고 나니 마음이 심란했다.
치수 재겠습니다.”
옷가게 여직원이 만면에 미소를 짓고 내 몸의 수치를 쟀다. 나는 으으으, 하는 입모양을 만들고 눈을 질끈 감았다.
여직원이 치수를 재면서 행하는 동작이 내 가슴에 닿으면서 색다른 촉감을 느끼게 해주었고 나는 긴장감 가득한 식은땀을 흘려야만 했다.
, 정말 크시네요! D80 되겠습니다.”
, 정말 크시네요!
그 말이 머릿속에서 크게 울렸다.
D80이 뭔지도 모른 채, 여직원이 골라주는 속옷을 고르고, 그 외에 속옷 몇 개를 더 사고 치마와 바지, 셔츠 등 여자 옷도 몇 벌 골랐다.
, 물론 엄마가 골라주었다. 너무 촌스러워 보이는 건 내가 다른 걸로 바꿔 달라 했다.
그리하여, 대충 옷을 산 나는 즉석으로 새로 산 것들을 입었다. 신발도 새로 산 걸 신었는데, 굽이 있는 구두에, 청치마, 노란색 바탕에 검은색 줄무늬가 있는 블라우스를 입었다.
옷을 입을 때의 기분은 참 착잡했다. 여자들의 옷, 특히 속옷은 상당한 압박감을 주어서 옷과 피부의 밀착으로 느껴지는 감각이 나를 싱숭생숭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나의 마음속에서는 계속해서 자문자답이 행해졌다.
나는 변태인건가?’
그럴 리가? 이건 불가항력이라고.’
본인은 남자라는 것을 자각하는가?’
당연하지! 나는 남자다!’
그러는데, 어머니가 문득 말하였다.
그런데 아들. 남자친구는 사귀지 마렴. 알겠지?”
나는 그 말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죽어도 안 사귈 거니까 걱정하지마세요.”
그래.”
엄마는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대충 복장을 갖춘 나는 그 날은 더 이상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방에만 있었다. 때마침 오늘이 일요일이서 그렇지, 내일부터는 A대학교에 다니는 대학생 신분으로서 신청한 강의 시간표에 맞춰 수업에 나가야한다.
거기에 대해서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하기를 반복했다.
이대로 집에서만 지낼까? 원래대로 돌아갈 때까지?
하지만 언제 돌아갈지 모르는데 그러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것은 곧 사회생활을 접는다는 것과 같았으니까.
솔직한 마음으로 이런 미녀로 변했는데 집안에만 있기엔 그렇지 않나 싶다.
헤헤.
, 아니, 이게 문제가 아니지. 나도 모르게 망상을 해버렸다.
그렇다면 제대로 사회생활을 하며, 적어도 대학교에선 내가 원래의 나라는 것을 알려야만 했다.
, 그건 감수해야 할 사안이겠지.
마음을 굳힌 나는 시간을 확인했다. 시간은 어느새 자야 할 시간이 되어있었다. 자정이 넘은지 꽤 되었다.
나는 걱정과 근심을 안은 채, 잠을 청했다. 하루의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어야 할 잠이 전혀 편하지 않았지만.
그런데 그 날, 꿈을 꾸었다. 물론 바로 꿈이란 것을 안 건 아니었지만, 마지막에선 잠에서 깨어났으니까 꿈이었다.
이봐.”
문득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봐. 고개 내밀어봐.”
나는 명확하게 들리는 남자의 목소리에 이불에서 고개를 뺐다.
씨익.
그러한 효과음이 내 귀에 울린 것과 같이 영악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허공에 떠있었다.
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베레모를 쓴 젊은 남자였다. 검은색과 대비되는 하얀 이를 드러내 보이며 웃고 있던 그는 사뿐히, 바닥에 착지하였다. 그리고는 허리를 숙여 이불속에서 내밀고 있던 나의 얼굴과 자신의 얼굴을 마주했다.
안녕?”
나는 어이가 없어서 입을 벌리고 있다가 급하게 질문했다.
, 누구?”
? 나는 잠의 신. 파르디누스.”
, 파르디누스?”
그래.”
눈살을 찌푸리고, 이상한 말을 해대는 남자, 파르디누스를 노려보았지만 녀석은 정말이라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잠의 신이라는 녀석이 왜 내 앞에 나타난 거야?”
그야, 널 여자로 만든 자가 나니까.”
?!”
파르디누스가 말을 이었다.
넌 어젯밤, 꿈을 꾸었을 거다. 그것도 어여쁜 미녀들이 나와서 너를 대접해주는 아주 달콤한 꿈을 말이야.”
, 그걸 어떻게?
나는 신이니까.”
파르디누스는 자신이 신이란 걸 무언의 증명이라도 하는 듯, 내가 어젯밤 꾼 꿈을 정확하게 맞추었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린 나의 말도 모두 읽어냈다.
, 좋아. 신이라고 쳐. 그런데 무슨 일이야?”
말했잖아. 너를 여자로 만든 자가 나라니까.”
그럼 어째서 나를 여자로 만든 거야?”
잠재된 욕구를 실현시켜 준거지.”
그러면서 파르디누스는 친절하게도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다. 너에게는, 그러니까 나에게는 무의식과 의식이 혼합된 여자에 대한 욕망과 집착이 존재하는데, 그 욕망을 실현시켜 준거란다. 매개체는 잠을 통한 꿈이었고, 그것이 현실에 반영되어 나에게 벌어진 일인 것이다.
네가 여자를 너무 좋아하니까, 본인이 여자가 되어버린 거지. 후후, 재미있지 않아?”
……….
어이가 없어서 클클거리며 웃는 파르디누스를 조용히 올려다보고 있던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재미있다. 그래. 재미있었으니 됐지? 원래대로 돌려줘.”
그건 안 돼지.”
? 어째서?”
애초에 내가 왜 너에게 나타났겠냐. 네가 잠을 자기 전부터, 자면서까지 여자 생각만 해대니까 안 올 수가 없던 거라고.”
?
나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파르디누스의 말이 사실이어서였다. , 하지만 나이도 한창 혈기왕성한 때고, , 뭐시냐
당황해하는 나를 납두고 파르디누스는 계속 말했다.
너는 신에게 소원을 빈 거나 다름없다고. 다른 신들에겐 비는 방법이 따로 있지만. 알아듣겠어? 너도 모르는 사이에 나한테 소원을 빈 거야. 자기 욕망이나 좀 채우고 싶어서.”
으어어.
나는 소위 멘탈붕괴가 와버렸다.
, 나는 변태였구나.”
침대에 걸터앉아 있던 자세에서 쿠궁, 무릎을 꿇었다. 자괴감과 창피함으로 인해 저절로 몸이 움직여버렸다.
살아있어서 죄송합니다.”
그런 나의 말에 파르디누스는 난처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흠. 그 정도까진 아니니까 자책하지 마. 본론으로 와서, 네가 원래대로 돌아가려면 좀 더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거야.”
나한테 솔직해지라고?”
그래. 기왕 내가 네 소원을 이루어줬으니까 충분히 만끽하란 거야. 후후, 너에게 주어진 이 시간을 어찌할지는 본인에게 달렸어. 어디 지켜보겠어.”
파르디누스는 그렇게 말하고 연기처럼 사라져버렸고, 어딜 가냐고 소리치는 나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는가 싶더니, 나는 문득 눈을 떴다.
시끄럽게 울리는 자명종을 끄고 밝은 햇살이 들어오는 창밖을 물끄러미 보다가 내 몸을 확인해봤는데, 몸은 여자의 것 그대로였다.
어제 일은 악몽이 아니었고 현실이었으며, 방금 대화는 꿈이었던 것이다.
뭔 개소리야. 나한테 솔직해지라니?”
나는 근심어린 기분으로 중얼거렸다.
그 날 A대학교에 간 나는 뭔가 평소와는 다르단 것을 느꼈다. 캠퍼스 내의 도보를 걷는데도 사방팔면으로 시선이 날라 왔다.
어떤 시선인지 알아내는 데엔 별로 어렵지 않았다. 나의 몸매를 스캔하기 바쁜 남자들뿐만 아니라 내가 가진 특정부위에 대한 경악이 섞인 여자들의 눈길이 합쳐진 것이었다.
매끈하게 잘 빠진 다리! 보면 입이 딱 벌어지는 커다란 가슴! 작고 예쁜 얼굴! 뽀얀 피부! 적절한 비율의 등신! 윤기가 흐르는 길게 풀어헤친 남색 머리카락!
못생기고 뚱뚱한 여자로 만들었다면 밖으로 나가기도 싫었겠지만, 그나마 이 빛이 나는 외모 덕분에 나는 밖으로 나갈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
그 날, 나는 강의에 출석해 내 존재를 알렸다.
당연하게도 모든 이의 관심이 나에게 쏠렸다. 그 관심에 대해 나는 일일이 해명하고 답해야만 했다.
성 전환 수술을 한 거냐는 질문이 가장 많았지만, 나는 그냥 희귀병에 걸려서 이렇게 되었다고 했고, 대부분은 그런 희귀병이라면 자신도 걸리고 싶다고 소리쳤다.
이어서 남자 학우들의 엄청난 러브콜들이 쏟아졌지만 나는 단칼에 거절했다. 나의 본질은 남자라는 것을 강조했고, 나의 커다란 가슴에서 눈을 뗄 줄 모르는 늑대들과는 결코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았다.
으으, 그나저나 뭐 이리 러브콜이 많은지 모르겠다. 남자가 예쁜 여자에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 새삼 깨달았다. 나의 본질은 남자라는데도 데이트 좀 하면 안 되냐고 관심을 보인다. 미친 것들이 틀림없었다.
, 이해는 한다. 나라도 충분히 그랬을 거다. 욕망에 젖은 불쌍한 남자들이여!
여자 화장실. 나는 화장실을 어디로 가야할지 망설였으나 여자들의 권유로 여자화장실로 가게 되었다. 여자들의 인도에 내심 안도했다.
, 물론 나는 동시에 잔뜩 긴장했다. 여자 화장실은 여자옷가게처럼 남자에겐 미지의 공간이 아니었던가.
호영아. 너 괜찮은 거야?”
나에게 말을 건 여자는 김하늘이라고, 동기였고 동기 여학생들 중에 가장 미녀였다. 동기와 선배들로부터 러브콜이 많은 아이였지만 모두 거절하고 솔로로 사는 아이였다.
괜찮지.”
염색이지만 금발 포니테일에 약간 거친 색의 피부를 가진 그녀는 야성적 스타일의 여자였다. 남색 머리카락에 뽀얀 피부를 가지게 된 나와는 좀 반대 성향의 외모였다.
그래. 무슨 병인지는 모르겠지만 죽지 않는 거지?”
물론이지!”
그 말에 하늘은 기분 좋게 웃었다.
왜 웃는 건가, 궁금해 하는데, 하늘이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있는 내 옆으로 바짝 다가왔다.
, 정말 예쁘게도 변했다. 정말, 이런 병이 있다니, 믿을 수가 없어.”
나는 시선을 피하며 곤란한 얼굴을 하였다.
그러네.”
얘가 너무 바짝 들이대서 놀란 주춤 물러났다.
오늘 시간 있어?”
시간?”
. 같이 놀자.”
하늘은 내 손에 팔짱을 끼며 헤죽 웃었다.
재미있을 것 같잖아. 너도 여자가 되었으니, 여자들 어떻게 지내나도 알아야 하고. 안 그래? 필요한 정보 많이 줄게.”
? , 으음.”
고민하는데, 하늘이 내 아랫배 쪽으로 손을 뻗었다.
그런데, 정말 없는 거야? 여자 거 맞지?”
나는 기겁하며 몸을 떨어트렸다.
맞아. 만지지마.”
어머, 귀여워라.”
하늘은 호호 웃었다.
아무튼 같이 놀자. 괜찮지?”
필요한 정보라. 까탈스러운 여동생보다는 또래의 여학우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야호! 얘들아!”
내가 승낙하자 하늘은 다른 여자애들한테 나랑 같이 놀게 됐다고 떠들어댔고, 다른 여자애들 역시 기뻐했다.
으음, 뭔가 남자들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그렇게 우리는 대학로에서 시간을 보냈다.
맨 처음엔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저녁을 뭘 먹을지를 정하는데 온통 의견이 난무하여 거의 1시간은 어디에도 가지 못하고 길거리만 돌아다녔다. , 여기까지는 나도 내 친구들과 빈번하게 그래서 별로 개의치 않았지만 겨우겨우 정한 고깃집에서 메뉴를 정하지 못해 30분은 더 보냈고, 또 겨우겨우 메뉴를 정해 고기를 먹는데, 어찌나 느긋하게 먹으며 잡담을 떨어대는지, 그냥 식사를 하며 이야길 하는 수준은 이미 뛰어넘은 것 같았다.
그 와중에 나는 당연 화제의 중심이었고, 여학우들은 내 얼굴과 피부, 가슴에 굉장한 관심을 보였다. 물론 그에 대해 답해 줄 말은 없었다.
저녁을 먹고 간 곳은 노래방. 노래방에선 서로 어떤 노랠 부를지 눈치를 보기에 결국 내가 나서서 여러 애창곡들을 불러 분위기를 띄워야만 했다.
, 분위기를 띄우니 서로 눈치 보기를 끝내고 자기들도 신나게 노랠 불러댔다. 동네 아주머니들보다도 신명나게 불러대니 나도 꽤 흥이 났다.
노래방이 끝나고 술집에 가서 술을 마셨다. 여자들끼리 술을 마시는데, 남자들로부터 많은 합석 제의가 들어왔지만 나와 하늘이 주축으로 거절했다. 그들의 합석 제의 역시 나와 하늘 때문에 들어온 거여서 나와 하늘이 거절하면 더 이상 제의를 하지 못했다.
술을 거하게 마시고(나는 조금만 마셨다), 시간이 꽤 많이 흘러, 제각각 자기 갈 길을 갔다. 그리고 남은 사람은 나와 하늘이었다.
하아~ 오늘 재미있었다!”
하늘이 두 팔을 벌리고 외쳤고 나는 그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재미있긴 재밌었다.
, 그러고 보니 놀기만 했네.”
하늘은 벌개진 얼굴로 헤헤 웃으며 내게 어깨동무를 했다. 그 때문에 나는 긴장했다.
나의 본질은 남자. 아무리 여자의 육체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남자가 아닌 여자의 몸매에 반응한다. 야성적인 피부와 몸매를 가진 하늘이 저렇게 무방비 상태로 기대어오자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여러 가지, 여자에 대해 알려준다고 했는데 말이야. 헤헤.”
, 그러게.”
후후. , 천천히 알려줘도 되겠지. 여자 옷 고르는 거, 특히 속옷이랑 스타킹 같은 거, 그리고 생리 하는 거, 뭐든 다 알려줄게!”
좀 취한 것인지 하늘은 좀 횡성수설하며 웃어댔다. 나는 응응, 일일이 대답해주었다.
그럼 오늘은 이만 갈게.”
? 내가 데려다 줄게.”
? 어머, 호호호호, 괜찮아. 너 이제 보니 진짜 재미있는 애였구나. , 여자가 돼서 그런가? 어쨌든 재미있어.”
하늘은 매력적인 웃음을 한껏 흩뿌리고 자기 집에 갔고, 나도 집으로 돌아왔다.
씻고 옷을 갈아입은 다음,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웠다. 그런데 잠을 자기 전이라 그런지, 밤에 피어오르는 망상력이 발동하였다. 다시 말하지만 나의 본질은 남자였고, 밤마다 하는 망상력이 여자가 됐다고 사라질 리가 없다. 이건 버릇 같은 것이었다.
그것은, 남자들이 흔히 하는 막간의 상상력. 그저 망상에 불과한 편린들이었는데, 김하늘 때문인지 이상한 생각들이 솟구쳤다. 발갛게 상기된 하늘의 몸, 특히 내 어깨에 기댄 그녀의 어깨와 옆구리는 정말 따뜻했지. 그리고 그녀의 몸매는 정말 감탄스러우니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깊은 밤. 새카만 어둠속에서, 침대에 누운 나는 여자의 육체에서 느껴지는 이질적인 감각에 눈을 질끈 감았다.
이제 와서 자각하지만, 나는 솔직히, 야한 상상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른다. 그 야한 상상 중에는 이렇게, 여자의 몸을 가지고으윽, 오글거려. 아아, 창피해!
한 번 피어오른 망상과 나의 호기심은 적절하게 합체하여 나의 봉인된 욕구에 불을 지폈다.
……….”
멍하니 누워있던 나는 현재 끓어오른 욕구를 간직한 채, 이런 여자의 몸을 가지고 가장 하고 싶었던 행동을, 정말 솔직하게 떠올렸다. 당연하게도, 이후로는 더 이상 참기가 힘들어졌다.
달칵.
나는 불을 켜고 무언가를 찾았다. 그것은 두루마리 화장지였다.
 
☆★◇◆
 
다음 날.
전날 밤을 하얗게 불태웠던 나는 어제 행했던 일을 자책하면서, 그와 동시에 굉장히 색다른 기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눈을 떴다.
이제야 좀 솔직해졌군.”
내가 흠칫 놀라며 위를 쳐다보자 파르디누스가 빙글빙글 웃고 있었다.
네가 말한 솔직함이란 게 이런 거였냐?”
물론이지. 인간이 가진 욕구와 욕망에 충실한 것이.”
젠장.”
나는 욕을 내뱉었지만 그리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약속을 지킬 때가 됐군. 널 원래대로 돌려주마.”
, 그래? 어떻게?”
오늘 밤, 꿈을 꾸게 될 거야. 그 다음 날이면 남자로 돌아와 있을 거다.”
나는 뭔가 기묘한 낌새를 눈치 채고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꿈?”
온갖 늠름한 남자들이 널 맞이해주는 꿈.”
그가 음흉하게 웃었고, 나는 안색이 새파래졌다. 뭐 그런 게이들이 좋아할 만한아니, 난 지금 여자니까, 그것은.
퍼엉! 하는 것 같았다. 내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상상만으로도 너무 야했다.
어때? 돌아갈 테야?”
무슨 생각인지 녀석은 씨익, 처음 봤을 때의 하얀 이를 드러낸 웃는 모습으로 물었다.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들었다. 나도 녀석과 똑같이 이를 드러내고 웃어주었다.
아니. 좀 더 이대로 지내볼래.”
파르디누스는 말없이 밝은 빛의 백열등 같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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