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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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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커튼 콜
글쓴이: 꿈을 쫒는 자
작성일: 16-11-10 18:40 조회: 743 추천: 0 비추천: 0

비가 쏟아진다. 장마철이라고 하나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거센 바람을 끼고 있는 날씨는 가히 태풍.
이런 날씨에 오다니 정말로 어쩔 수 없는 사람….
울려오는 경보, 복도 바닥에 설치한 침입방지용 함정이 발동했단 뜻.
하지만 뚫고 오겠지.
갑옷도 녹여버릴 섭씨 3천도의 화염이 작렬해도 상처하나 없이 이곳, 왕의 홀로 오리라.
차가운 푸른 눈동자에 수많은 고민 끝에 타오르는 열망을 간직한, 역시나 아직 남아있는 망설임을 품고서.
그래. 저 눈, 저 표정이다. 곧 그대는 망설임을 끊어내듯 큰 목소리로 외칠 테니 여도 성심성의껏 대답하도록 하자.
보이는 입술의 움직임. 타이밍을 맞춰, 저쪽이 깜짝 놀랄 정도로.
“마왕! 오늘이야말로 이 숙명에 결판을 내도록 하겠다.”
“운명이라고 말해라 아르, 풋내기 용사 주제에!”
…실수다. 서사시처럼 좀 더 위엄 있게, 마왕이란 직책답게 대답하려 했는데 이래서야 마치 투정부리는 여인 같지 않은가. “뭐 풋내기, 너 말다했어? 이쪽이 얼마나 힘든 여정을 다녔는지 알아?”
알아.
세상 모두가 모른다 해도 여만은 알고 있다.
그대에게 말해주진 않았으나, 지금 이 순간을 여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으니까.
이제는 다섯 개밖에 존재하지 않는 신기 중 하나를 통해서….
신기, 말 그대로 아득한 신화시대 제작된 것으로써 현대에는 재현마저 불가능한 절대적인 효력을 내는 기물.
무사세크로트. 과거와 미래의 신의 이름이 붙은, 시간이동 체험의 신기.
그것을 사용하게 된 것은 여가 마왕의 자리에 오르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모두를 이끄는 막중한 책임이 따르는 직책은 당시 밖에서의 활동 없이 도서관에서 책만 보던 여에게는 맞지 않다 여겼기 때문이야. 물론 마왕의 자리는 신기, 아트리라타를 사용할 수 있는 자가 앉는 것이 전통이니 어쩔 수 없지만.
생각대로 평소 혼자 생활하던 여에게 마왕의 일은 너무나  벅차서, 이대로는 지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진짜 여가 다섯 명이었으면 좋다 생각할 정도로.
그런 나날, 무사세크로트를 생각해낸 건 굳이 말하자면 위기에 대한 회피본능이라고 생각해. 무사세크로트는 미래를 볼 수 있는 신기, 어차피 벌어질 일이라면 봐도 상관없을 거라 생각했거든.
솔직히 무사세크로트에 대한 소문은 들었어도 본 적은 그때가 처음이었어. 원래 유적관리과에서 엄중하게 관리하던 것이었으니까.
단검의 형태를 취한 아트리라타의 신기와는 다르게 무사세크로트는 침대의 형태랄까 휴식용 캡슐에 가까운 형태였어. 유적관리과 직원에게 미래를 볼 수 있어도 간섭은 불가능하다고 들었을 땐 약간 실망했지만 본래 목적과는 상관없기에 알았다고 대답했지.
시키는 대로 누운 채 작동시키니까 녹색 액체가 흘러나와 채워지기 시작했어. 숨 쉬는 데는 문제없다지만 젤이 달라붙은 느낌이라 조금 기분 나빠.
완전히 채워지자 슬슬 졸음이 오기 시작했고, 그대로 잠에 빠졌어.
그때 본 광경이 현재, 그러니까 지금 우리 둘의 모습. …그대의 대사는 알지 못했지만, 무사세크로트는 은근히 까다롭거든.
우습지만 여는 눈물이 날만큼 행복했다. 상황은 결코 좋다고 할 수 없었지만, 기뻤어, 다행이라 생각했어. 그도 그럴게, 다른 문제는 없어보였는걸. 여는 여가 잘못해서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나 걱정했어, 실수해서 모두를 위험에 초래하지 않을까 불안했어, 무능해서 쫓겨나지 않을까 불안했어. 그만큼 힘들고, 외로웠고, 무서워서, 언제까지 자신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안해서, 그게 두려워서….
잠도 들지 못하는 매일, 바라본 미래의 모습은 희망이었어. 미래의 여의 모습은 당차서, 힘차고 반짝이는 눈을 하고 있어서 여는, 잘 해냈구나 하고 여기게 돼서, 너무나 감사했어. 그야말로 모든 것이.
물론 그 후에 모든 것이 잘 되었단 건 아니야, 그런 건 동화 속에서나 찾으라고. 여전히 밀린 업무는 많고 피곤에 휘둘리는 나날이 이어졌지. 바뀐 것이 있다면 여의 마음일까? 마음먹기에 따라 경치가 달라 보인다는 말이 있는데 맞는 말인가 봐. 여는 잘하고 있다는 걸  아니까 겁나는 게 하나도 없는 거 있지, 아무리 힘겨워도 웃을 수 있게 되더라.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는 그런 예기일 거야.
그렇게 마왕의 업무에도 익숙해졌을 무렵, 여는 새로운 고민을 안게 되었지. 바로 그대에 대해.
여는 이해할 수 없었다. 미래의 여가 어째서 적대하는 상대에게 그런 표정을 지을 수 있었는지. 여는 적대하는 자에게 호의를 보낼 정도로 군자가 아니므로 필연적으로 그대에게 무언가 있다는 대답이 돼.
그것이 무엇일까? 의문은 남지만 그대는 아직 나타나지 않기에 여는 기다릴 수밖에 없었어.
시간이 흘러 현실에서 그대와 조우했을 때 처음 느낀 건 호기심, 그대는 여가 지금까지 만난 인간들과는 다른 인간이었으니까.
여는 인간을 좋아하지 않아. 우리를 절대적인 악이라 부르며 보는 족족 죽이려 하니까, 다가가는 것만으로 무기를 겨누는 자들에게 호의를 가지는 자는 그냥 멍청이지. 서로 다른 문화는 충돌을 불러일으킬 것을, 알고는 있었다만….
허나 그대는 그런 편견이 없었다. 도중에 벌어진 작은 실수로 우리 쪽 아이가 휘말리자 목숨을 걸고 구해주었지. 절대적인 악에 아이라 해도 예외는 없을 텐데.
그때 여가 도발적으로 나간 건 그대의 행동이 그저 연출일까 알아보기 위한거니 아직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면 부디 용서해라.
그대의 마음을 알고 여는 무사세크로트를 사용할 굳혔다. 그대를 좀 더 알고 싶었기에.
무사세크로트에는 개인적인 정보를 몇 가지 입력하면 그 대상의 과거와 미래를 볼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여는 그걸 통해 그대의 과거를 보았다.
예를 들어 ‘어머니의 대륙’ 북부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것을,
태어나자마자 가난을 이기지 못한 친부모에게 버려진 것을,
흑심이 가득한 고아원부터 여러 곳에서 험하게 굴려진 것을,
결국 병에 걸려 버려진 그대를 자식이 없던 노부부가 거둬준 것을,
우연히 신기를 손에 넣어 용사로 불리며 여와 마주치기까지를,
그 후 여기에 도달하기까지 그대와 일행의 여정을 알았다.
그대의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것에 죄책감이 들지 않는 건 아니지만 역시 보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는 없었어.

“나는 결심했어. 혼란으로 가득한 이 상황을 종결시키기 위해선 너를 쓰러트리는 수밖에 없다고!”
“아르, 그대가 여를 쓰러트린다 해도 정말 세상이 바뀔까?”
“이것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고는 생각지 않아. 하지만 평화를 위한 큰 한걸음이 될 것은 분명할 터, 그 후의 문제는 그때 처리하면 돼. 그전에 내가 용사로써, 주어진 역할을 완수하는 것이 먼저야!”
여전하구나, 그대는.
그때와 비교해 다른 게 없어.
그대는 많이 달라졌다며 반박할지도, 근데 정말 바뀐 게 없는걸.
아직도 순수하게 믿는구나. 가난 때문이라고 해도 친부모가 자식을 버리고 그보다 더 끔찍한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 세상에.
그것이 원래부터 있던, 드러나지 않던 그대의 천성인지 아니면 노부부의 애정이 그대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만….
아마가 아니라, 확실하게 여가 죽는다 해도 바뀌는 건 없어.
그대가 그런 결심을 하게 된 건 역시 황제, 그 녀석 때문이겠지.
여행을 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 이 세상에 만연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열쇠가 여라고 들었을 거야. 그대에게는 어려울 여러 사정을 들먹이면서.
근데 꼭 그렇지만은 않아. 확실히 우리 마족을 대항하는 세력을 키우기 위해 돈이 많이 드는 건 사실이나 지나치게 많은 세금이 부과되고 빈곤의 차이가 극심한 건 뼛속까지 스며든 부정부패 때문이거든.
영주나 기사들부터 시작해 황제와 황태자, 제국 최강의 전력, 제국오인장도 마찬가지. 그중 한 두 명은 깨끗하지만 절반이상이 부정부패에 찌든 놈들이야. 지배자들이 그러니 바꾸는 건 거의 불가능할걸?
우리 마족도 무시 못 할 터, 제국오인장에 비견되거나 또는 그보다 더 강한 마장칠도와 인간에게 적대적인 마도신관이 있으니까. 여가 쓰러져 혼란에 빠지는 것도 잠깐, 곧 수습하여 복수를 내걸며 대대적인 침략을 가하겠지.
여 하나를 쓰러트린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야. 그대가 원하는 바를 이루려한다면 좀 더 근본적인 것에서 바꾸지 않으면 안 돼.
그걸 그대가 할 수 있을까?
배신당해, 암살당하거나 상처받지 않았으면….

“승리의 깃발을 휘둘러라, 테르토레타!”
더 이상 대화할 생각은 없는 모양이구나. 하긴, 그대로 더 시간 끌면 그대의 성격에 망설이게 될 테니까.
여도 베려할게, 그 각오를 봐서.
“여명을 밝혀라 아트리라타.”
이 뒤는 여도 몰라. 무사세크로트로 본 것은 우리들이 만나는 장면까지였으니까. 아마 여가 보고 싶지 않은 것이겠지, 그대나 여, 둘 중 누가 죽든, 아님 우리 둘 다 죽는 미래를 보고 싶지 않으니.
“미안하다 마왕, 아니 케세하쉘.”
정말이지, 그대는 최후의 최후까지 비겁해.
“그래, 정말이지 지독한 남자다 그대는.”
이걸로 문답은 이것으로 끝.
이후엔 결전만이 있을 뿐.
왜일까?
이런 상황인데도 전혀 긴장되지 않는 건.
그건 그대라서 그런 것이 아닐는지.
언제부터인가, 어쩌면 처음부터 그대를 사랑하게 된 것 같아. 숙명이 아니라 운명이라 반박한 것도 그래서 그리 말했을 수도.
여러 입장과 상황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게 했지만,
결코 후회하진 않을 것 같다.
그대도 그리 생각했는지 씩 웃었다. 여도 웃음으로 답하며….
다음 순간, 우리는 동시에 서로를 향해 발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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