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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소
글쓴이: 팔챙이
작성일: 16-07-17 00:21 조회: 684 추천: 0 비추천: 0

 나 너 좋아해.
 여자가 고백할 때 쓰는 말 치고는 참으로 스트레이트 한 말이었다. 내가 그녀의 그런 돌발적이고 담백한 성격을 좋아해서 고백을 받은 걸지도 모를 일이다. 그녀의 성격을 말하니 그녀와 사람 많은 거리를 걷다가 갑자기 날 안으며 날 좋아한다고 해줬다고 거짓말을 치고 싶어진다. 사실 그녀답지 않은 SNS를 통한 고백이었다. 연애 말기에 수줍음 타는 부분도 있다는 걸 알게 됐으니 그녀답지 않다고 하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렇게 연애가 시작됐다.
 
 내 집에서 그녀의 집까지는 버스 타고 4, 50분 정도 걸린다. 가까운 거리는 아니니 데이트 할 때 서로 번갈아가며 왔다 갔다 했지만, 첫 데이트는 내가 먼저 그녀의 동네로 갔다. 기다림이 즐겁고 이젠 공기마저 달콤하다는 노래 가사처럼 한 시간 내내 심장이 쉴 새 없이 두근거렸다.
 약속 장소로 나가자 그녀가 주변 시선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어린 아이처럼 크게 손짓하며 날 맞아줬다. 서로 연인이 된 이후의 첫 대면이었다. 그때 나는 조금 어색했다. 아마 매력이라고는 조금도 없고 찌질하기까지 했던 나와 예쁘고, 몸매 좋고, 착하고, 나무랄 데가 없는 그녀와의 갭이 너무 커서 그랬던 것 같다. 누구라도 그녀를 보면 신이 사람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믿게 될 거다. 지금 생각해봐도 왜 날 좋아해준 걸까 의문이다.
 그때쯤 우리는 사랑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부모님만 모르신다면 새벽까지 같이 있고 싶어 할 정도로 더 오래 붙어있고 싶었다. 다행히 주변 사람들 충고로 그런 탈선은 하지 않게 됐다.
 100일을 넘길 때쯤, 그녀가 이따금씩 바람 피지 말라는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다른 여자들과 너무 많이 놀러 다닌다는 것이 이유였다. 당연히 그때 난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하지만 가면 갈수록 그녀의 장난이 조금씩 진심이 되어가는 게 느껴졌고, 주변 사람도 그녀를 거들기 시작했다. 이때 난 진지하게 그녀에게 내 사랑을 증명했어야 했다. 조금씩 의심은 밀도를 높여갔고, 나도 모르게 난 조금씩 지쳐갔던 것 같다. 그렇다고 그녀가 날 무턱대고 불신하고, 내가 그녀를 귀찮아했다는 말은 결단코 아니다. 손잡기, 팔짱 끼기, 안기, 첫키스. 다른 커플들처럼 평범한 연애를 계속 즐겨갔다.

 학교에서 조별 음악 수행평가 준비로 조원 모두가 모인 일이 있었다. 여자 셋, 나 포함해서 남자 둘이었다. 연습하러 모인 거긴 하지만 중간중간 잡담도 하고 딴 짓도 했다. 그러던 중, 누나에게 전화가 왔다. 지금 바쁘니까 조금 있다가 다시 전화해달라고 말하고 끊었다. 난 그런 줄로 알았다.
 연습이 끝나고 나니 그녀에게 카톡이 왔다. 연락하지 마라, 하는 내용들이였다. 갑자기 뭔 소리냐고 따졌는데, 그녀의 대답은 이랬다. 전화 거니까 주변에서 여자가 내 이름을 불러대는데, 내가 바쁘니까 조금 있다가 전화하라는 상황이 이상하지 않느냐는 거다. 너무 황당하고 놀란 나는 그녀에게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욕까지 섞어가며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그녀의 태도는 끝까지 강건했다.
 이 일은 내가 그녀의 집에 직접 찾아가 제대로 이야기 해가며 오해를 푸는 걸로 끝났다. 얘기를 들어보니 그녀는 그때 바람핀 게 아닌 건 알지만, 그동안 자신을 두고 다른 여자와 너무 많이 어울리고 다녀서 어리광 한 번 부린 것이었다, 정도로 정리 됐다. 이때 처음으로 그녀가 우는 걸 봤다. 내가 울린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말대로 그 일 이후 여자와 놀러다니는 것을 조금 자제했다.
 하지만 이 일 이후, 전 같은 순수한 사랑은 잃어버린 것 같다. 난 그녀에게 미안한 게 많고, 난 그녀와 사귀기엔 부족하니, 계속 연인으로 지낸다면 그녀에게 피해를 주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진심으로 그런 이타적인 논리로 생각했을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 외 밝히고 싶지 않은 이유들로, 난 그녀와 헤어졌다. 이때 차라리 화라도 내줬으면 한결 편했을 텐데, 그녀는 마지막까지 화 한번 내지 않았다. 그 대신 울어줬다. 마지막으로 한 번 안는 것으로 연인으로서 마지막 스킨쉽을 하고, 헤어졌다. 나 역시 집에 도착하고, 눈이 아파질 정도로 울었다.

 지금은 사귀기 전처럼 친구로 지내고 있다. 다행히 어색함 없이 지내고 있다.

 첫사랑은, 그렇게 허무하게 끝났다.



 소설은 아니고, 수필입니다.

 갑자기 떠올라서 생각 없이 써버려서, 별 의미 없는 글이 나와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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