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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끝의 소녀 (주제 : 눈꽃 괴물 음악)
글쓴이: 도로롱
작성일: 16-05-19 22:49 조회: 687 추천: 0 비추천: 0

으어...... 처음 써 보는 글이네요.
 그냥 생각나는 대로 끄적여 보았습니다. 걸린 시간은 한 시간. 뭔가 라노벨같지가 않아....... 연애소설 쓴 기분이네요 (맞나?)
논스탑으로 써서 올린거라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그냥 귀찮아서 올립니다.
공부해야지 으어...... 뭘 한거지

주제: 눈꽃 괴물 음악

배경: 극한의 추위인걸 보니 개마고원인듯 (북한?! ㄷㄷ)

참고로 설명을 하자면 배경인 곳은 개마고원 어느 깊숙한 곳인데 (, 통일된 후겠죠??) 너무 추워서 나무도 안 자라는 기후임. 사람도 거의 안 삼.

 

 

빌어먹을, 오늘도 눈이냐?”

 문을 열자, 눈부신 빛과 함께 눈꽃들이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빛을 너무 멀리한 탓인지 눈이 부셨다. 한 시간 거리의 산 너머 마을에 다녀와야 한다.

 “으아악! 어제 갔었어야 했는데! 후딱 다녀오자.”

 , 일을 미뤄온 나의 업보겠지.

 이미 눈으로 덮어진 길에 부츠의 발자국을 내며 저벅저벅 걸어간다. 옷을 세 겹이나 입었는데도 영하 20도의 칼바람이 볼을 스치고 지나간다. 옷을 단단히 붙들어 매고 바람에 저항하지만 냉기가 털 옷 너머로 스며들어온다.

 얼마나 추위 속을 헤치고 지나갔을까, 평소와 같은 황량한 대지에서 한 가지 특이점을 찾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극한의 추위. 쏟아져 내려오는 눈송이. 모든 것이 얼어서 멈춰 버린듯한 대지의 끝. 언덕 끝의 정자에 한 사람의 실루엣이 보였다.

 ‘이 날씨에 저런 곳에서 노닥거리다니, 미친X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누군지 확인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마음 깊숙한 곳에서 피어 올랐다. 칼바람에 피부가 얼듯이 아리지만 마음만은 호기심으로 후끈해졌다.

 

 “허억, 허억. 저기…….”

 가까워 보였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눈 속을 파헤치며 언덕을 올라가다 보니 어느새 눈도 멈춰있었다.

 “, ?”

 등지고 난간에 걸치고 앉아 정자 밖의 풍경을 감상하던 소녀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뒤를 돌아 보았다. 눈송이보다 더 하얘 만지면 그대로 얼어버릴 것만 같은 피부, 그에 대비되는 칠흑 같은 검은 머리카락. 이글이글 불타는 붉은 눈.

 그 순간 직감했다. ‘이 소녀는 사람이 아닌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소녀라고도 확신은 못 하겠지만 인간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풍채와 외모였다.

, 다가오지마!”

 소녀는 다시 반대로 고개를 돌리며 오지마라는 경고의 손짓을 하였다. 하지만, 나는 그 경고를 무시하고 계속 다가갔다.

 “왜 그래? 섭섭하게시리. 이런 곳에 있는 게 신기해서 그래. 외지인이야? 처음 보는 얼굴이네. 모르는 사람의 얼굴을 보는 건 오랜만

오지 말라고!”

 소녀는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여성스러운 체구에서 나온 소리는 마치 맹수의 포효와 같아 저절로 발걸음이 멈췄다.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 냉기에 식어버렸다. 위협적인 목소리, 하지만 구슬픔이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 오면 안 돼…….”

 소녀는 손을 가슴에 모으더니 눈물을 글썽였다.

 “? 이유라도 있어?”

 “, 그게…… , 아무튼.”

 “날씨도 추운데 여기서 뭐 하고 있어? 마을 회관까지 데려다 줄까?”

 “다가오지 마라고!”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손을 내밀며 한 걸음 내딛자 소녀는 다시 소리를 질렀다. 소녀는 소리를 질렀다가 자신이 소리를 질러 위협했단 사실을 알곤 다시 울상을 지었다. 몇 초간의 정적이 흐른 후.

 “믿지 못할 이야기지만, 들어……줄래?”

 “그래.”

 소녀는 심호흡을 작게 한 번 하더니 이야기를 늘여놨다.

 “난 저주받은 괴물이야. 나의 마음은 얼어버려서 내가 만지는 것들은 모두 얼어 버려.”

 소녀는 그러면서 왼쪽의 붉은 기둥을 만졌다. 그러자, 그녀의 하얀 손은 붉은 기둥을 순식간에 눈꽃으로 물들였다. 그녀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에 놀랐는지, 성급히 손을 뗐다. 익숙하지 못한 모양이다.

 “자연에서 태어난 것들은, 모두 나에게 닿으면 얼어버려. 난 아무와도 함께할 수 없어. 너도 포함해서 말이야.”

 소녀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하지만 미소 안엔 쓸쓸함이 있었다. 고독함이 있었다. 외로움이 있었다. 그러나 소녀의 타는 듯이 붉은 눈동자는 너무나 외롭다고 소리 없는 아우성을 외쳤다.

 

 보듬어주고 싶다.

따뜻하게 보살펴 주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비록 다가갈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나의 따뜻할지도 모르는 마음으로 소녀를 녹여주고 싶다고.

닿지만 않으면 되는 거지?”

? , . 그렇긴 한데…….”

그럼 그걸로 됐지 뭐. 난 여기에 앉아 있을게. 나랑 놀자.”

, 놀자고?”

소녀는 상당히 당황스러워 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 그럴 순 없어……. 난 괴물이야. 너랑은 놀 수……”

괴물이면 어때서? 네가 괴물이라도 난 전혀 상관하지 않아. 많이 외로웠지? 비록 말재주는 없지만, 이렇게 같이 있어줄게. 사실 좀 많이 춥긴 하지만.”

, ?!”

소녀의 타는 듯이 붉은 눈이 눈물로 가득 찼다. 소녀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눈물을 닦았지만 닦을수록 더 흘러나왔다.

흑흑.”

어이어이, 울 것 까진 없잖아? 부끄럽게.”

, 처음이야. 훌쩍.”

소녀는 울지 않으려고 울먹였다.

나에게 친절을 베풀어 준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훌쩍.”

하하하, 그래. 계속 여기 있어줄게.”

 






그렇게 보름이 지났다.

항상 갈 순 없었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나는 대지의 끝 언덕 위의 정자에 갔다. 비록 많은 말을 하진 않았지만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오늘도 어김없이 소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제 곧 있음 봄이겠네. 우와, 너무 추웠어. 겨울이 일 년의 반이라니 너무해.”

“…….”

오늘따라 소녀의 안색이 이상했다. 평소에도 이런 느낌이었지만 오늘따라 이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저기 있지.”

?”

내 얼어버린 마음이, 조금씩 녹고 있는 것 같아.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으음, 아니. 확실해. 나의 꽁꽁 얼어버린 마음이, 미세하지만 조금씩 녹고 있어.”

?”

소녀는 오른쪽의 붉은 기둥에 손을 댔다. 그러자 순식간에 그녀의 손이 기둥을 눈꽃으로 물들였다.

지난번이랑 똑같구만……. ?”

순식간에 기둥이 얼어버렸지만 왼쪽의 기둥과는 미세한 차이가 있었다. 미세하지만, 왼쪽 기둥에 비해서 오른쪽 기둥의 적은 부분만이 얼어있었다. 미세하지만.

. 축하해야 되는 일이지? 축하해! 이제 좀만 더 있으면 낫는 거 아니야?”

, 그렇겠지…….”

하지만 그녀는 슬픈듯한 얼굴로 대답했다.

하지만 이제 곧 봄이야. 봄이 오면 난 여기서 살아갈 수 없어.”

살아갈 수 없다고?”

그녀의 붉은 눈은 땅바닥을 응시했다.

봄이 오면, 난 여기서 살 수 없어. 떠나야 해.”

어디로?”

겨울이 끝나지 않는 곳으로.”

그녀는 고개를 돌려 이쪽을 보려 하다가 반대로 고개를 돌렸다.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듯 했다.

, 정말 고마웠어. 이 만남은 앞으로도 잊지 못할 거야.”

꼭 가야만 해?”

, 하지만, 하지만…….”

소녀는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떠나기 싫은 걸! 떠나면 다시는 널 볼 수 없을 것만 같아! 흑흑. 계속 만나고 싶어!”

소녀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었다. 감정을 억누르려 했지만 주체하지 못하는 듯 했다.

나는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러자 차갑고 딱딱한 물건이 손에 닿았다.

받아라.”

히익?”

소녀는 본능적으로 날아오는 물건을 잡고 얼지 않을까 긴장했지만, 검은색의 물건은 얼지 않았다.

그거, MP3라는 건데 자연에서 난 게 아니니까 얼지 않는구나.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가득 담겨 있어. 난 여기서 기다릴게. 다음 겨울에 만나자.”

어어, . . 우아아아앙.”

울먹이며 울음을 진정하던 소녀는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왜 울어 바보같이.”

쓰다듬어 주고 싶은 충동이 나를 괴롭혔지만 간신히 참았다.

이름, 알려줄래?”

소녀는 머뭇거리며 이름을 알려달라 했다.

? 그러고 보니 아직 서로 이름도 모르네. 난 선우(善友). 너는?”

, 설화(雪花).”

봄이 지나고 첫 눈이 내리는 날에 여기서 만나자. 기다릴게.”

나도, 이 노래 들으면서 널 기억하고 있을게.”

설화는 두 손으로 손 안의MP3를 잃어버리지 않게 꼭 쥐었다.

어이쿠, 벌써 해가 저물어 가네.”

서산으로 해가 저물어 붉게 변해갔다.

아쉽네, 다음에 볼 수 있는 거지?”

, ! 네 약속, 꼭 지킬게.”

그럼, 갈게.”

정자에서 빠져 나와 한걸음씩 걸어 나갔다. 아쉬움인지,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그녀는 일어서서 이쪽을 보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잘 가! 나 있지 마! 다음 겨울에 만나자! 그 때는 차가운 내 마음 전부 녹여 줘!”

오냐. 잘 가거라.”

힐끗 보고는 돌아보지 않고 빨리 걸음을 재촉했다. 더 있다간 마음이 무너질 것 같아서. 다음 눈이 올 날을 기다린다.

 

설화는 저 멀리 흐려져 가는 선우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녀는 소곤소곤 한 마디를 내뱉었다. 비록 이 고백이 선우에게 닿진 않겠지만.

 

좋아해.”

 





선우(善友) = 착한 친구

설화(雪花) = 눈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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