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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눈이 오던 날
글쓴이: vivi
작성일: 16-02-16 22:47 조회: 726 추천: 0 비추천: 0
눈이 오던 날, 죽고, 죽었고, 죽을 사람이 몇 사람인지는 나도 모른다. 그 사람들이 몇 사람이 되든, 나는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나 자신이 그 날 죽지 않는다면, 나는 궁금해 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나 자신이 죽지 않는다면.
하지만 나는 죽었다. 눈이 오던 날. 나 자신이라고 해도 마땅치 않을 만한 것을 잃었다. 바로 나의 쌍둥이, 나의 동생, 내 영원한 반 쪽인 내 동생을. 눈이 오던 날, 내 쌍둥이 동생은 세상을 떠났다.
 
동생이 세상을 떠난 후, 나 혼자 조사해 보았던 것을 기고한다.
 
눈이 오는 날, 눈에 미끄러져 죽을 확률. 조사에 따르면 6%라고 한다.
눈이 오는 날, 동사할 확률. 조사에 따르면 17%라고 한다.
눈이 오는 날, 차에 치일 확률. 조사에 따르면 32%라고 한다.
그리고 눈이 오는 날, 공사장에서 미끄러진 철골을 자신의 쌍둥이 대신 맞아 죽을 확률. 조사에 따르면, 0.002%라고 한다.
 
1%도 되지 않는 확률속에서, 내 쌍둥이는 죽어갔다. 그 작은 확률 때문에, 그는 죽어버린 것이다. 지금부터는,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내 동생이 죽고 난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동생의 장례식이 치러진 것은 며칠 후였다. 그 날도 어김없이 눈이 내리고 있었다. 상갓집은 검고 하얀 장식과 꽃들로 가득 채워졌고, 가족에게도 친지에게도 네 잘못이 아니라고 듣고 있던 나는, 그만 지겨워졌기 때문에 어딘가 구석에 있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 날, 무던히도 많은 사람들이 내 동생을 위해 울었다. 가족, 친척, 친구, 선생님. 하지만 그 중에서도 인상깊었던 것은 동생의 반 친구였던 B군이다. B군은 장례식장에 맨 처음 달려와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자리를 지키는 그 수 시간을 펑펑 울면서 보냈다. 그가 너무도 슬프고 처량하게 울었기 때문에, 나는 무언가 사연이 있으리라 짐작했고, 정리하는 시간이 되자 그에게 말을 걸었다.
 
“B, 이제 정리할 시간...”
, 죄송합니다. , ......”
?”
, 그게, 많이 우셨네요.”
 
참고로 내 얼굴도 꽤나 엉망이었으리라고 생각한다. 가족들의 말에 지쳐 도망쳐 있었지만, 그 와중에도 끝없이 울고 있었으니.
 
괜찮아.”
 
하지만 그는 내게 말없이 손수건을 건넸다. 그리고 정리하는 것을 도와주었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에 나는 그를 잠시 불러세워 차가운 음료수를 건넸다.
 
감사합니다.”
 
그는 퉁퉁 부어서 잘 뜨지조차 못하던 눈에 캔을 갖다 대더니, 그대로 캔을 따서 벌컥벌컥 마셨다. 그는 조금 진정된 상태였고, 나는 이때 물어보았다.
 
“B, 아까는...”
?”
아까는, 왜 그렇게 울었어?”
 
이 시점에서 모두는 그렇게나 울던 동생의 친구에게 다시 한 번 나쁜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고 나를 비난해도 좋다. 하지만 나는 묻고 싶었다. 동생의 관해서. 그건 동생이 죽은 것이 실감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고, 동생의 추억을 다시 되돌리고 싶어서기도 했다. 어쨌거나 내게는 꽤나 필요한 시간이었던 것이다. 예상대로, 그의 표정은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 그게, A, 친했거든요.”
 
참고로 A는 동생의 이름이다.
 
친했어?”
, 조금. 많이요. 사실은 이번 여름엔 같이 놀러 간다고도 했는데, 이렇게 되 버릴줄은... 정말 몰랐어요. ..., 죄송합니다. 저보다 더 힘드실텐데.”
 
그리고 B군은 미안한 듯 고개를 떨궜다. 그리고 다시 울먹이기 시작했다.
 
“A, 기타 산다고 했던 거, 아셨어요?”
기타? , 그랬던 것 같은데.”
그거, 사실 저한테 사기로 한 거였어요. 전 이제 필요 없으니까, 드릴게요.”
 
착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도 그렇게 보였다. 이 시점의 나는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이 있다. 그래서 그저 그를 달래기 위해 입을 열었다.
 
아니, 그냥 가지고 있어. 이제 A도 없는데.”
아뇨, ... 이사 가거든요. 그래서 어차피 A 주려던 거였어요. 내일 저녁에 저희 집에 오세요. 드릴게요. 버리셔도 좋고, 태우셔도 되요. ...그 편이 A한테 가니까 좋을지도 모르고요.”
그래...? 그럼 받을게, 고마워.”
, 그럼 내일 뵈요.”
잘가.”
조금은 기분이 괜찮아졌다. 동생에게 좋은 친구가 있었다는 사실이, 나를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분으로 이끌었다. 그 날밤은 악몽없이 잠들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은, 최악이었다.
 
겨울방학 중이었지만, 나는 학교에 가야 했다. 충격에 빠져 있는 어머니와 아버지 대신 내가 동생의 물건을 챙겨오기로 했다.
 
네가 A의 형이지?”
 
이른 시간 교무실 문을 두드린 나에게, A의 담임선생님이 물었다. U씨였다. 무능력하기로 유명한 교사였다. 그의 무능력함은 3학년에까지도 퍼져 있었는데, 원조교제하는 반 학생을 막지도 못하고 결국 퇴학시킨 일이 가장 유명했다.
 
, 제가 A형입니다.”
그럼 저 열쇠 가지고 가라, 2-1, 알지? 설마 동생이면서 반도 몰랐다고는 하지 마라.”
, 압니다.”
 
알고 있었다. 열쇠를 가지러 돌아서는 나에게, 담임은 중얼거리듯 한마디 뱉었다.
 
너희도 참, 왜 하필 지금...”
 
지금 죽어서? 그런 말이던가. 무능력한 교사에게는 듣고 싶지 않은 말이었다. 나는 열쇠를 낚아채고 빠르게 발길을 돌려 교무실에서 빠져나왔다. 나와서는, 문을 한 번 걷어차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A의 반에 들어서니, 싸한 공기가 몸을 덥쳤다. 겨우내 열지 않았던 교실에는 먼지가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자리 배정표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A의 책상으로 걸었다. 먼지만이 가득한 책상. A의 책상이었다. 죽지 않았다면 계속 앉아 이야기하고 즐겁게 놀았을, A의 책상. 나는 씁쓸한 기분을 느끼며 책상과 사물함에서 책을 모조리 꺼내 가방에 옮겨담았다.
 
학교에서 나오자 눈은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문자로 받은 B의 집이 학교 근처였기 때문에, 기타를 받으러 가기로 했다. 가는 동안에도, 눈은 계속 내리고 있었다. 나는 B의 집에 도착해서 B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계속 통화중 음성이 흘러나왔기 때문에, 초인종을 누르고 그 집 대문 앞에 주저앉아 있었다. 현관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나왔다.
 
, Z? 왜 전화했어? , A기타 말이야?”
 
B군이었다. 나는 일어서려다 멈칫했다.
 
걔한테서 훔쳐온 기타, 걔네 형한테 넘길거야, , 당연하지! 그걸 어떻게 갖고 있냐? 찜찜하게스리. 알았어, 갈게. 끊어.”
 
동생이 이 친한 친구의 배신을 안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이제 없는 동생의 표정이 생생해졌다. 나는 그저 허탈하고 허탈해서, 빠르게 그곳에서 빠져나왔다.
 
거리는 차갑기 짝이 없었다. 나는 그 거리를 터벅터벅 걸었다. A가 죽었다. 내 동생이 죽었다. 이 세상 하나뿐인 내 쌍둥이 동생이 죽었다. 그런데도 세상은 이리도 무참하고, 비겁하고, 멍청해서, 내 동생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 투성이였다. 눈이 오는 거리를, 계속 걸었다. 미끄러져서, 차에 치여서, 동사해서. 내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내가 죽었더라면, 내가 죽었더라면 좋았을텐데. 너 대신, 내가 죽었더라면... 그랬다면 좋았을 텐데. 의미없는 희망은 머릿속을 부유했다. 거리의 눈보라가 나를 감쌌다. 눈이 오던 날, 동생은 죽었다. 나는 절대로 잊지 못할 것이다. 이 눈이 오던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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