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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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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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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다시 한 번 너에게 다가가기를.
글쓴이: rissaily
작성일: 16-01-12 22:27 조회: 577 추천: 0 비추천: 0

떨렸다.

새로 전학을 오는 것이라 떨리는 것인지,

각오를 제대로 다지지 않아서 떨리는 것인지는 아직까지 감이 오질 않았다.

 

들어오렴

 

교실 안쪽에서 선생님이 부르셨고

동시에 나는 나무로 된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갔다.

나는 교실 앞에 서서 인사를 하고 친구들에게도 인사를 하였다.

그에 나는 칠판에 글을 적었다.

 

[안녕하세요. **고등학교에서 전학 온 진항아 라고 합니다.]

 

그리고 반 친구들을 향해 싱긋 웃어보이자 당연하다는 듯이 짝짝짝,

하고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한 남학생만은 놀란 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서하야, 어디가니?”

 

의아해 하는 선생님의 말씀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서하는 교실 밖으로 도망치듯 뛰쳐나갔다.

서하는 점심시간까지 돌아오지 않았지만 나는 여기저기에서 쏟아지는 질문 세례를 받아내느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 질문에도 답을 해 줄 수가 없었다.

그러자 모두들 흥미가 떨어졌는지 점심때가 되어서는 말을 걸어오지 않았고 나는 그 틈을 이용하여 학교 부지를 돌아다녔다.

동상과 분수, 예쁜 꽃밭도 있었으며 붉은 벽돌과 푸른 유리로 이루어진 건물도 참 예뻤다.

운동장은 넓었고 강당과 고등학교는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학교 예쁘다

 

그렇게 생각하며 학교 뒤편에 있는 뒤뜰에서 걷고 있었는데 누군가 내 손목을 잡아챘다.

나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는고 그곳에는 서하가 약간 흥분한 듯 달아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너 항아야?”

 

서하가 나에게 말했다. 그러나 나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는 험악한 얼굴로 다시 나에게 물었다.

 

너 뭐냐고! 이제 와서 뭘 하려고 돌아왔어?”

 

그는 무언가 더 말하려는 듯이 입을 움찔거렸지만 이내 입을 굳게 다문 채 나에게서 등을 돌렸다.

나는 그런 서하를 향해 손을 뻗었지만 아까전 그의 괴로운 듯한 표정이 마음에 걸려 끝내 그를 붙잡지는 못하였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그를 지켜보고 있다가 그가 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난 후에야 나는 등을 돌려 다시 학교를 거닐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쓸데없이 맑은 하늘을 쳐다보며 생각하였다.

그가 밉다, 미웠다,

그러나 이제는 그가 아니라 내가 밉다.

오후시간에 들어서는 서하가 제대로 수업을 들었다.

그러나 수업 중 내가 흘깃 쳐다보기라도 하면 그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고 쉬는 시간에 용기 내어 필담을 나누려고 쪽지를 건네 보아도 나를 피하기만 할 뿐이었다.

그런 식으로 서하가 계속 도망 다니자 어느덧 시간이 흘러 하교시간이 다가왔다.

물론 아직 야간자율학습이 남아있긴 하였지만 나는 전학을 막 온 참이었고 서하는 본래 오늘 야자를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가방을 메고 반을 나서려는 서하의 옷자락을 세게 움켜쥐었다.

서하가 뒤를 돌아보았다. 나와 그의 눈이 마주쳤다. 그는 두렵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가 말했다.

 

?”

 

그가 이야기를 하자마자 나는 곧바로 손에 쥐고 있던 종이를 내밀었다.

 

[이야기 좀 해]

 

그러나 그것을 본 그의 표정은 더욱 더 굳어져만 갔고 그가 말했다.

 

아직도 벙어리야...”

 

중얼거리듯이, 그렇게 말하고서는 그는 곧바로 나의 손을 뿌리치더니 반 밖으로 뛰쳐나갔다.

나도 곧바로 따라갔고 그는 반 앞에 있는 홈 베이스에 들어갔다.

그는 그곳에서 자신의 사물함을 열어 급히 신발을 꺼내들었고 그것을 가지고 학교를 나가려 하였다.

그러나 그런 그를 내가 막아섰다.

 

비켜

 

그가 나에게 말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넌 내가 밉잖아? 미웠을 거잖아! 싫었으니까 아무 말도 없이 사라진 거...!!”

 

슬픈 표정을 하며 그런 말을 하는 그를 보며 나는 더욱 더 거세게 고개를 저었다.

 

그럼 뭐야,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듣고 싶어서 온 거야!?”

 

그 말을 듣자 나는 순간 마음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그럼에도 나는 억지웃음을 보이며 표정으로 최대한 왜 그렇게 생각해?’ 라는 것을 표현하였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그것을 알아들은 듯 서하가 말했다.

 

그걸 지금 나한테 되묻는 거야!?”

 

서하의 언성이 약간 높아졌다. 나도 놀랐다.

그러나 소리에 놀란 것이 아니라 내 뜻이 전해졌다는 것에서 놀랐다.

그러나 내 표정을 본 서하는 얼굴을 찡그리며 나를 제치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런 그의 표정에서는 쓸쓸함이 묻어나왔다.

그는 어렸을 적, 좀 더 밝은 아이였다.

그러나 나 때문에내 잘못된 생각 때문에 그의 아픈 기억을 되살려 그 밝은 모습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죄여왔다.

그리고 어느새 나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 ◆ ◆

 

과거 내가 9살일 무렵 어느 화창한 여름날이었다.

나와 서하는 여느 때와 같이 밤이 늦어질 때 까지 놀았다.

주로 우리가 잘 가던 산길에서 술래잡기나 달리기 등 정말 정신없을 정도로 놀았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저녁놀이 들 때 쯤 우리는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우리는 이미 지쳐있었고 서로 장난칠 힘도 없었다.

약간 가파른 산길, 옆의 경사가 조금 심하고 건너편에는 시냇물이 흐르는 길이었다.

나와 서하는 힘들어서 헥헥 거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집으로 돌아가기가 아쉬워하는 투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던 도중-

 

오늘은 내가 이겼어! 4:5 이었잖아! 물론 내가 5!”

 

서하가 자랑스러운 듯이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나는 그에 지지 않았다.

 

무슨 소리야! 아까 전거는 왜 니가 이긴 걸로 하는 거야?! 승부 안 났잖아!”

 

나는 산의 흙길을 따라 걸어가며 소리쳤다.

 

항아! 우기지마! 그건 누가 봐도 내가 이긴 거였어!”

 

, 그땐 내가 열심히 안 한 거 뿐 인걸? 그 이후에 진심으로 하려고 했었단 말이야

 

거짓말 치지 마!”

 

거짓말 아니거든요! 메롱

 

내가 있는 힘껏, 최대한의 도발을 하자 서하는 그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우씨... 항아 이 바보야!”

 

바보라고 한 쪽이 바보거든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서하는 뚝 멈춰 서더니 나에게 소리쳤다.

 

항아 바보바보바보바보바보!!!”

 

남자애가 그렇게 유치하다니까! 서하 바보야! 나한테 그렇게까지 치사하게 이기고 싶어?”

 

그러자 서하는 고개를 푹 숙이더니,

 

우쒸!”

 

하고선 얼굴이 새빨개지고 눈물이 약간 그렁그렁 고이더니 그 상태로 나에게 삿대질을 하며 소리쳤다.

 

내가 남자답게 4:4로 해 줄 테니까 여기서 우리 집까지 경주야!”

 

나는 그런 서하를 바라보고 팔짱을 낀 채로 웃으며 말했다.

 

좋아!”

 

그렇게 우리는 서로 달리기 경주를 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엎치락뒤치락 하며 달리기를 이어나갔다.

우리들의 뺨은 달리면 달릴수록 더욱 더 발갛게 달아올랐다.

뭐가 그렇게 신이 났었는지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고 숨소리가 더욱 거칠어질수록 더욱 빠르게 달려 나갔다.

우리가 달리는 산길은 누가 보더라도 위험한 길이었지만 어렸을 적 우리에게는 마당과도 같은 곳이었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 , ...잠깐만 항...아야

 

조금 달리고 나니 서하가 새빨개진 얼굴을 하고 나를 멈춰 세웠다.

나는 가쁜 숨을 고르며 서하를 향해 이겼다는 듯이 웃고, 자신만만한 자세를 잡으며 말했다.

 

! ! 역시 오늘도 내가 이긴... 아아아!!”

 

내가 멈춰서 서하를 돌아보자마자 서하는 마치 그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제치고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치사하잖아!”

 

내가 소리쳤다.

 

속은 니가 잘못한 거야! 아하하!”

 

그렇게 앞서 나간 서하를 따라잡기 위해 나는 더욱 힘을 내어 달렸다.

이 길은 왼편에는 비탈길과 자갈이 깔린 강가가 보이는 내리막길이었고 오른편은 숲이었다.

그리고 이 길의 끝자락 자갈밭 위에는 구멍가게가 있었다.

구멍가게는 길의 끝 모퉁이에 자리를 잡고 있었고 그 가게를 돌면 바로 보이는 길은 높이가 그렇게 높지 않은 다리였다.

그러나 그 다리는 가게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았을 뿐더러 현재 우리는 그런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급기야 나는 서하를 따라잡기 위해 두 눈을 질끈 감고 구멍가게를 돌아 다리를 전력으로 질주했으며 나는 구멍가게를 조금 지나 아슬아슬하게 서하를 제친 것을 느꼈다.

그에 나는 두 눈을 떠 앞을 바라보았는데 검은색 승용차가 그 다리를 꽤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있었다.

 

위험해!”

 

라고 서하가 나에게 소리침과 동시에 자동차의 엄청난 경적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서하는 내 옷을 잡아 자신의 쪽으로 끌어 당겼다.

그러나 미처 다 끌리지 못한 내 팔은 지나가던 승용차에 치였다.

그렇게 강한 충격은 아니었지만 달리던 도중이었고 갑작스러운 사고였으므로 순간 균형을 잃기에는 충분했다.

나는 약간 비틀거리면서 서하 쪽으로 쓰러졌는데 균형을 잃은 것은 서하도 마찬가지였는지 나는 서하를 밀었고 서하는 나를 밀었다.

그에 나는 더 이상 내 몸을 가눌 수 없게 되었고 서하가 나를 밀어서 나는 그대로 다리 아래로 떨어졌다.

불행 중 다행일까 다리는 높지 않았지만 다행 중 불행일까 머리부터 떨어지는 바람에 나는 그대로 기절하였다.

이후 내가 눈을 뜬 곳은 병실이었고 내가 눈을 뜨자 부모님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침대에서 힘겹게 손을 들어 엄마에게 건넸고 나는 말하려 했다.

 

나 괜찮아라고, 그러나 내 입은 내 마음처럼 움직여 주지 않았다.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말장애, 실어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

그 이후에도 병원에 오래있었지만 서하는 단 하루도 나를 찾아와 주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퇴원하기 전날 밤 침대에 앉아 베게에 얼굴을 처박고 서하를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서하 미워라며, 분명 그 말은 어린마음에 무심코 한 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후 어째서일까 그 마음이 진심같이 느껴져 결국 나는 이사를 가기로 마음먹었다.

 

◆ ◆ ◆

 

그때 왜 나를 피했을까? 왜 나는 서하를 보기 두려웠을까, 그건 아직까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현재 서하는 나를 피하고 있으며 나는 실어증에 걸린 채라는 것이다.

하굣길, 이미 서하는 먼저 가고 없었다.

언뜻 생각난 과거 이야기에 이끌려 나는 추억 속의 다리를 걷고 있었다.

나쁜 기억도, 좋은 추억도 모두 이 장소에서 생겨났다.

터벅터벅 힘없이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는 나는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서하와 내가 자주 놀던 산길에 와 있었다.

 

몇 년 만이지?’

 

나는 조용하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았다. 그러나 역시 입은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씁쓸하게 미소를 짓고 손으로 입을 어루만지며 산길을, 흙길을 사박거리는 정겨운 소리를 내며 걸어갔다.

지금 이 길을 똑바로 걸어 올라가면 아마 정상이 나올 것이다.

오르막을 올랐다. 내리막을 내려갔다.

붉은 노을이 다 져버려 보랏빛 하늘이 되기 전에 정상에 도착하고, 마을에 내려가고 싶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예전만큼 빠르게 갈 수가 없었다.

늙은 것도 아닌데 왜일까 싶었지만 이마에 흐르는 뜨거운 땀방울이 발밑으로 떨어짐과 함께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졌다.

오르고 올라 어느덧 해가 보이기 시작했으나 해는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정상에 오른 주위에는 아쉽게도 저녁의 어슴푸레한 분위기가 찾아오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어째서?”

 

나에게 그렇게 묻는어째서일까 먼저 이곳에 올라와 있었던 서하가 나에게 말했다.

현재, 같은 하늘 아래 같이 있을 수 없는 태양과 달이 미묘하게 동시에 떠 있다.

현재, 어째서 본디 친구였으면서 지금은 친구가 아닌 두 사람이 있다.

그 중, 서하라는 태양이 말했다.

 

니가... 니가 여길 왜 와?”

 

나는 대답해 줄 수 없어 답답한 마음을 뒤로하고 그저 웃어주었다.

산들바람이 산의 풀과 나무를 어루만지며 지나갔고 서하는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덮으며 지나가는 바람에 자신의 말이 쓸려가라는 듯 아주 조용하게 중얼거렸다.

 

죽은 줄 알았다고

 나직하게 내뱉은 그의 한마디에 나는 심장이 죄여왔다.

용기를 내어 한발자국 내딛어 그에게 다가가자 그는 한걸음 뒤로 물러나며 소리쳤다.

차라리 차에 치이게 내버려둘걸 그랬어!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야! 내가 끌어당겨서, 그래서 니가 강바닥에 떨어져 머리에 피가 나고, 내가 밀어서.. 내가 균형을 잃어서... 나 때문에 죽은 거라면! 차라리 차에 치이게 내버려둘걸, 그럴 걸이라고 얼마나 후회했는지 알아?”

어느 센가 그의 눈에서 눈물이 주륵 흘러내렸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나는 이때만큼 실어증에 걸린 내가 싫었던 적이 없었다.

그리고 서하는 눈물을 훔치며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근데, 니가 살아있대, 근데 말을 못한대, 웃긴 거 알아? 니가 살았다는 걸 안 순간 나는 안심한

것보다 두려움이 컸어. 니가 정말 무서워졌어. 살아서 나한테 찾아오면 어쩌나, 나를 미워하면 어쩌나하고 차라리 만나기 싫었어! 난 니가 이사 가서 안심했어! 안도했다고! 근데 뭐야?! 이제 와서 또 뭘 어쩌겠다고 찾아온 건데?! 사과라고 해야 되는 거야? 왜 여기까지 온 거냐고...”

 

서하는 이미 져버린 태양처럼 어두운 빛을 풍겼다. 그러나 그게 뭔 대수란 말인가.

달은 태양이 없었더라면 빛을 내지도 못하는 그저 쓸모없는 검은 돌덩어리, 시체같이 어두운 돌덩어리에 불과하니까 말이다. 서하는 고개를 푹 숙이고 계속해서 말했다.

 

내가... 내가 이겼다고 우기지만 않았으면... 내가 달릴 때 널 멈춰 세우지만 않았으면 니가 나를 무작정 추월하진 않았을 텐데... 몇 번을 후회해도 내가... 내가 너무 싫어서... 차라리 그때 내가 널 있는 힘껏 당겼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도 생각했어... 근데...”

 

서하는 다가오는 나를 향해 고개를 들더니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일그러진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거 알아...? 나 너 당길 수 있었다? 근데... 근데... 그럼 내가 떨어질 것 같아서...”

 

'괜찮아' 전해질리 없지만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울어서 지쳐버린 서하를 내가 품었다. 달이 져버린 태양을 품듯이 꼭 끌어안았다.

나는 서하를 향해 힘겹게 입을 열었다.

입 근육이 마비된 것처럼 움직이질 않았다.

눈물샘도 망가진 것처럼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손도, 다리도 마비될 것처럼 부들부들 떨렸으나,

어째서인지 심장만큼은 요란스럽게 쿵쾅거리며 뛰었다.

달이 떴다. 달이 뜨면 태양을 품는다.

나는 최선을 다해 말을 듣지 않는 몸을 움직여 서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나는 오직 이때만을 위해 힘겹게 연습한 두 단어를, 서하를 안으며 떨리는 입으로 힘겹게 내뱉었다.

 

......웠어... 서하...

 

-늦어서 미안해.

끝내 마지막까지 말하지는 못하였지만 서하에게는 충분히 전해졌는지 나를 부둥켜안고 쉴 새 없이 울어댔다.

사실 내가 이곳으로 전학 오기 전까지는 갈등이 매우 컸다.

어린 소년이 자신에 의해 죽을 뻔한 친구를 목격했다면 얼마나 충격이 클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죄책감이 들까?

나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괴로웠을 것이다.

이건 지금의 서하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그런 서하에게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나는 이곳으로 올 결심을 굳혔고 지금 그것을 후회 하지 않는다.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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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오래 전에 썼던 단편입니다.

요즘 장편 하나를 쓰고, 올리는 중에 예전에 쓴 글을 발견했기에 이렇게 올려봅니다.

살짝 딱, 딱 끊기는 듯한 느낌으로 읽히셨다면 죄송합니다.

원래 이 글이 소설을 쓸 목적으로 쓴 글이 아니었기에 살짝 어색한 면이 많았을 겁니다.

그래도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표하며 즐거운 하루, 혹은 늦은 저녁에 보셨다면 즐거운 내일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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