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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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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꿈의 세계
글쓴이: 퍼리엔돌이
작성일: 15-08-28 00:01 조회: 703 추천: 0 비추천: 0

시내 한 가운데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내가 그 소리를 들었을 때에는 부유감이 들었다.주위의 시간이 느려진 듯 한 느낌이 들었다. 그저 나만이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있다는 착각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천천히 시선의 위치가이= 바뀌기 시작했을 때 나는 이게 죽는 다는 느낌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충격에 대비하지도 못했다. 아무런 자세를 취하지 못했다. 그저 아스팔트에 몸이 그대로 떨어진다. 숨이 막히는 소리와 함께 몸이 살짝 공중에 붕 뜬다. 아스팔트에서 몇 번을 굴렸는지도 알 수 없었다. 눈을 떠보니 그저 언제라도 비가 내려도 상관없을 듯한 어두운 하늘이 보였다. 하늘을 보니 생각이 난다. 분명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을 거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느낌이들 뿐이다.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아스팔트에 볼이 긁히는 느낌이 들었지만 나는 상관쓰지 않았다. 시선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신발이 눈에 들어왔다.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무슨 소리를 하는지 재대로 알 수는 없었지만 붉게 젖어가는 아스팔트 위에 누워있는 나를 보고서 옆에 있는 지인들과 이야기하고 있을 것이 틀림없다. 몸을 일으킨다. 학교에 가야되니까 말이다. 나는 몸을 살짝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눈가를 찌푸렸다. 그런 내 시야에 한 여학생의 모습이 들어왔다.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표정이라던지 특징이라던지 그런 것은 잘 보이지 않았다. 사야는 조금씩 흐려지기 싲가했다. 여학생이 내게 말을 하는 것 같지만 들리지 않는다. 하늘로 손을 뻗는다. 내 행동에 답하듯 하늘에서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떨어진 물방울은 한 두 방울 내 얼굴로 떨어지더니 뺨을 따라 그대로 흘러내려간다. 나는 그대로 눈을 감는다. 내 몸 상태는 지금 아마 내가 잘 알고 있다. 달려오던 트럭에 치었으니 아마 병원에 가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분명 수 분이 지나면 그대로 다시는 눈을 뜰 수 없을 것이다. 다시는 말이다. 시야가 흐려지는 가운데 나는 생각한다. ‘어째서 이런 사고가 일어난거지?..’ 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떠올리지 못한 체로 그대로 의문을 남긴체로 나는 눈을 감았다.

 

감았던 눈을 뜬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서서히 눈은 주변에 적응해간다. 흐릿한 초점으로 주변을 둘러본다. 나는 어두운 무대에 홀로 서 있었다. 아무도 없는 무대였다. 객석으로 시선을 돌린다.

 

갑작스럽지만 여기 온 것을 환영해! 둘러서 간접적으로 말하는 건 능하지 않아서 그냥 직접적으로 말할게. 네가 한 행동에 대해서 후회하고 있어?”

 

들려오는 목소리. 하지만 대답할 수가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 물어볼 것이 쌓여간다. 분명 나는 죽었을 터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앞에 있는 관객을 보는 것도 가능할 리가 없다. 하지만 나는 이런 상황 속에서 입을 열고서 말한다.

 

...후회는 하지 않아.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말이야...”

 

사실대로 말한다. 아마 내가 선택해서 일어난 것인게 분명하니 말이다. 내가 선택한거라면 딱히 후회하지 않는다. 내 판단은 틀리지 않았을테니까. 어째서 그렇게 생각할 있는지 내게 물어본다면 나는 철학책에 있는 구절을 읽는 것처럼 말할 것이다. 이미 준비해놓았던 것을 말할지도 모른다. . 이런건 지금은 상관없겠지. 그저 나는 여러 선택지 중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다.” 또는 나만히 할 수 있는 선택지를 골라서 잘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라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며 내 판단이 틀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할 것이다. 나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서 무대에서 내려온다. 그림자는 무대 앞자리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붉은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서 나를 본다. 그저 그림자이다. ‘딱히 무엇이다.’ 라고 표현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검정 색으로 보이지 않는다. 국어 공부를 좀 더 할 걸 그랬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생각은 지금은 관계없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그림자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가느라단 다리로 내게 다가왔다. 서로의 시선이 마주칠 때쯤 그림자는 내 눈 앞에 자신의 손가락을 보여주었다. 나는 그림자의 행동에 놀라 순간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누군가가 갑자기 어떤 행동을 하면 놀라고 만다. 이것은 공포게임의 플레이어나 유령의 집에 들어가는 것을 경험한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반응일 것이다. 내가 이러한 반응을 하는 것을 기대했다는 듯 그림자는 만족했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 내 눈동자에는 한 없이 어두운 입안이 보였다. 그림자의 웃음소리는 무대를 쉽게 채워나갔다. 하지만 곧 무대는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라는 것처럼 말이다. 그림자는 붉은 눈만 보일 뿐 나에게 손짓을 했다. 나는 헛기침을 몇 번을 하고서 말한다.

 

저기 말이야..”

 

그림자는 내 입가에 검지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손가락은 내 입가 앞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림자는 입꼬리를 씨익 올리더니 손가락을 접는다. 내가 두 눈을 찌푸리자 그림자는 상관없다는 듯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어디론가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림자는 계단 아래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내가 불쾌함을 표정으로 들어내자 그림자는 만족했다는 듯 손가락을 오른쪽으로 그대로 돌린다. 내 시선도 마찬가지로 검은 손가락을 따라간다. 계단 위에 있는 문이 열린다. 그림자에 의해서 열린 문틈으로는 밝은 빛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곳의 어두운 극장과는 대비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나는 손으로 눈가를 가렸다. 손가락 사이로 빛은 눈동자에 빛친다. 나는 문 건너편에 무엇이 있는지 보려고 했지만 통로만 보일 뿐 그 외는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돌려서 그림자를 본다. 그림자는 두 팔을 과장스럽게 벌리며 말한다.

 

나가는 출구야. 후회가 없다면 저 문을 열고 걸어나가면 되. 미련이 있다면 현실 속에 있는 너의 몸에 좀 더 머물게 해줄 수 있는 데 말이지. 머물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지. ...뭐라고 해줘야 인간은 이해할까...뭐 설명하자면 길지만 해야되겠지. 그렇고 말고! 뭐 들어보면 알거야. 이런 급전개도 좋지 않아?”

 

내 반응이 놀란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딱히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닌 그저 애미한 반응을 보고서 그림자는 벌린 팔을 아래로 떨어뜨린다. 그리고서는 무책임하게 이제 흥미 없다는 듯 다시 앉아있었던 의자에 몸을 기대었다. 그와 동시에 필름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림자는 편한 자세를 찾고 있는지 혼자 중얼거리며 여러 자세로 의자에 앉았다. 하지만 그림자는 다시 처음 앉았던 평범한 자세로 의자에 몸을 기대었다. 그림자가 편안한 자세로 앉고서 몇 초가 지났을까 무대 벽에서는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고 있었다. 숫자가 6정도가 되었을 때 그림자는 고개를 돌려서 나를 보았다.

 

! 말이 길어질 거 같으니까 의자에 앉아. 급전개를 설명하려면 언제나 힘들단 말이지. ! 급전개는 이번이 처음인건가? 뭐 상관없겠지. 일단 어느자리여도 상관없어 앉아서 스크린을 잘 보는게 좋을 거야.”

 

나는 그림자의 말대로 천천히 걸어서 의자로 걸어갔다. 내 발소리는 무대를 채우기에 충분했다. 나는 그림자로부터 떨어져 의자에 앉았다. 시선을 무대쪽으로 돌린다. 스크린에는 내 모습이 보였다. 규칙적인 기계음 소리가 객석에 들린다.. 환자복으로 갈아입은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밝은 스크린 덕분에 내 옷차림이 눈에 들어왔다. 어둡긴 했지만 색을 구별할 수 없는 정도는 아니였기에 눈을 내린다. 심하게 찢어진 와이셔츠가 눈에 들어왔다. 군대 군대 피가 흥건하게 물들어 있었다. 당혹감은 표정으로 들어내지 않았다. 그저 순수하게 느낀 것을 말하자면 놀랐다. 내가 사고가 크게 다쳤다는 것은 사실이며 전혀 변함이 없다. 이것은 현실인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움직이고 있다. 늑골 몇 개 정도는 충분히 부러져서 말하는 것도 힘든 상황일 것이다. 나는 일어나려고 했지만 일어나는 것 조차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일어서서 움직일 수도 있다. 이것은 변하지 않는다.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스크린을 본다. 규칙적인 기계음 소리는 일정하게 무대를 울렸다. 나는 생각한다. 어째서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말이다. 그렇다는 것은 나는 이미 죽은 것인가? 아니다. 분명 아직은 살아있다. 의식만 여기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건가? 여러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결론은 나오지 않는다. 이곳은 인간이 생각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런 결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고개를 돌리고서 천장을 올려다 보고 있는 그림자에게 시선을 돌린다. 내 시선을 느꼈는지 그림자는 스크린을 보며 입을 연다.

 

저곳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돌아갈 수 있어. 딱히 네 수명의 반절을 내놓아라! 같은 삼류 만화에서 나올 법한 얘기는 하지 않아. 수명이라는 건 네가 바꿀 수 있는 거니까. 네가 운동을 하면 건강해져서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오래살 수 있는 거고 그 반대로 너무 허약하면 내가 생각한 수명보다 빨리 죽는 것 뿐이야. 신이라는 것도 편한 것은 아니니까 개인적으로는 오래 살아줬으면 좋겠어. 이곳에 너무 빨리오면 처리하기가 힘들단 말이야. 나도 지금은 놀고 있지만 노는 것은 아니야. 나는 이야기를 써야되거든. 솔직히 말하면 네가 어디로 다시 가는 상관은 없어. 이야기를 쓸 수 있으니까 말이야.”

 

붉은 눈동자가 나를 바라보았다. 그림자의 눈동자에는 그저 내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다. 그저 70억의 인구중 한 명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자신이 이야기만 쓸 수 있다면 처음부터 내가 어떻게 되든지 말던지 내가 무슨 선택을 하던지 상관이 없었던 것이다. 문이 있는 쪽으로 걸어간다. 그림자는 화면으로부터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내가 어떻게 하든지 상관없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도 그림자가 어떻게 하든 상관없는 것은 마찬가지진 하지만 말이다. 나는 그저 계속해서 계단을 올라간다. 반절 정도 올라갔을 때 쯤 그림자가 내게 말을 했다. 그의 말은 나를 걱정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형식상 하는 듯 한 느낌이 물씬 들었다.

 

정말...미련이 없는거야? 아직 더 살 수 있는데 말이야? 보통은 저쪽으로 간다고 너가 가는 방향으로 가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 없다고 보다는 선택하지를 않았지. 너는 그래도 이런 선택을 하는거야? 아직 기회는 있어. 나는 네가 올바른 선택을 할 동안 기다려줄거야. 이야기를 쓰지 못한다고 해서 너를 마음대로 하지는 않아. 그저 기다려주는 것 뿐이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정도 뿐이니까.”

 

나는 고개를 돌려서 무대쪽을 보았다. 그림자는 여전히 병실에 누워 있는 내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었다. 계단을 올라가는 발걸음소리가 기계음에 묻힌다. 기계음은 삐...... 규칙적인 소리를 계속내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문 바로 앞에 섰을 때에는 불규칙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역시 넘어가면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거구나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나는 손잡이를 잡으려다가 몸을 돌려서 말한다. 그림자는 그제서야 의자에서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역시 무서워진거야? . 상관은 없어. 네 이야기는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으니까 말이야. ! 다시 내려오면 저쪽으로 다시 보내줄께!”

 

그림자는 웃음기 섞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하지만 나는 그가 생각지도 못한 말을 내밷었다. 이때 나는 그와는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저기 홀로 서 있는 기분 나쁜 그림자와 말이다. 아마 다시 만나는 날은 내가 다시 태어나 죽었을 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착각이였다. 착각 자체였다. 실수였다.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경험하고 있는 것을 이것은 그저.... 라는 것을 말이다. 딱히 지금와서 후회는 하지 않는다. 이것은 내가 선택한 것 뿐이고 내가 바래서 이런 결말이 난 것이다. 딱히 과거의 나를 책망하려는 것은 아니다. 원망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 때의 난 이것이 최선이다. 이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니 틀릴리는 없다. 라고 생각하며 한 행동일지도 모른다. 그 선택이 아니라 해도 결말을 같았을지도 모른다. 어느쪽을 선택했던지 그것은 내가 바랬으니까 말이다. 딱히 지금 다시 선택을 하라고 해도 같은 것을 선택했을 것이다. 이것은 필연이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쉽게 변할 수 있다면 누구나 자신을 속이며 다른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었을 것이다. 영화배우도 또한 되었을 것이다. 자신의 슬픔을 숨기고 남을 웃길 수 있는 코미디언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평범한 고등학생에게 그런 것은 불가능하다. 불가능하니 나는 같은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것들 때문에 같은 선택을 한다는 것은 아니다. 결말을 알고 있으니. 어떤 행동을 하면 벗어날 수 있으니까.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원래 내가 갈 수 있는 선택지는 하나 밖에 준비되지 않았다.

 

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식으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말이지..다시 현실로 돌아간다고 해도...트럭에 치였으니 후유증 하나 둘은 있을 거야.그러니 다시 돌아간다고 해서 내가 당한 사고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잖아.”

 

손잡이를 잡아당긴다. 내 모습이 빛에 살아질 때 쯤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나는 상관쓰지 않고 나아갔다.

 

흐음..현명하다고 해야하나? 어리석다고 해야하나... 이거 고민이 되는 걸... 근데 정말 후회같은 건 하지 않아? 불행해질 수도 있다고.”

 

어두운 무대를 비추던 빛은 서서히 없어져갔다. 밝혀주는 빛이 전부 사라졌을 때 그림자는 아무도 없는 객석에서 몸을 일으켰다. 스피커에서는 의미없는 듯 한 기계음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림자는 소리 따위는 상관없다는 듯 그대로 계단을 오른다. 그리고선 무대로 올라가 커튼을 잡아 당긴다. 커튼은 찢어지는 소리를 내며 힘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림자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도 만족스럽운지 입꼬리를 크게 올리며 말한다.

 

! 그는 저 문으로 걸어갔는데 너는 어떻게 할거지? 그는 아무 것도 기억못하는 거 같은데 말이야.”

 

장난기 섞은 목소리가 식어버릴 때로 식은 무대에서 퍼져나갔다. 돌아오는 대답은 한 동안 없었다. 한 동안 없었을 뿐이지 대답은 들려왔다. 그림자는 한 손으로 머리를 잡고서 쓰러지는 듯 한 몸을 일으킨다. 고개를 돌려서 불안감에 휩싸인 검정 눈동자를 본다.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지만 주저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점점 즐거워진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생각을 하면 온 몸이 떨려서 흥분을 주체할 수가 없는 것 같았다. 한 동안 웃고 나서야 무대는 조용해졌다. 아직 이야기의 막은 내리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다.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의 이야기 그리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지만 이 곳으로 오게 된 소녀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나는 그 소녀에게도 그에게 했던 것과 같이 출구를 알려준다. 소녀는 계단을 망설이듯 올라갔다. 나는 소녀는 바라보며 앞으로의 이야기가 어떻게 적혀 갈지를 쓰기 시작했다. 펜은 멈추지 않았다. 계속해서 종이를 채워나갔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귀에 들렸다. 나는 펜을 아무대나 던지고서는 출구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붉은 눈동자가 한 층 붉어진 느낌이 들었다. . 상관없겠지. 지금 이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것에는 말이야. 나는 씨익 웃고서는 다시 자리에 앉아 펜을 몸 안에서 깨내 다시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의 시작]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을 보니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중세시대에서 볼 듯한 건축물이였다. 나는 고개를 돌려서 주위를 둘러본다. 거리를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사람이 아닌 듯한 사람들도 눈에 들어왔다. 아인종이라고 불러야 될만한 사람들이 길을 걸어갔다. 사람들은 내 몸 차림 때문인지 힐끗 보고서 관심이 없어졌는지 무시하고 자기 갈 길을 걸어간다. 나는 멍하니 한동안 그 자리에서 서있었다. 그곳에서부터 걸어왔던 통로는 사라졌다.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다. 사람들 기어다니는 생물체에 줄을 걸고서 내 주변을 지나갔다. 애완견으로 보였지만 고양이나 강아지 같은 형태로는 보이지 않았다. 이제야 나는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가 있었다. 지금 상황을 이해한 것이다. 확실하게 말하자면 이 곳의 풍경을 보고서 진작에 머릿속은 이해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해하고는 있었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었을 터이다. 하지만 내가 그것을 거부하듯 그런 확신을 밀어내고 있었을 것이다. 생각을 정리하고서 눈을 감았다. 눈을 다시 뜬다. 변하지 않는 풍경. 변하지 않는다. 지금 병실에 누워있는 자신이 있는 곳은 더 이상 현실이 아니다. 지금 눈 앞에 펼쳐진 곳이 나의 현실이다. 아마 지금 쯤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 지금 나는 이상한 곳에 서 있지만 소독약 냄새가 나는 곳에 누워있는 나는 심장이 멈춰있을까? 가족들이 나를 보며 눈물 흘리고 나를 보내주려고 하지 않고 있을까? 내가 비를 맞고 있을 때 시야에 들어온 여자애는 누구였을까? 어째서 그 여자애는 나를 내려다 보며 울고 있었을까? 내게 무슨말을 했을까? 여러 가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하나도 알 수 없었다. 알 도리가 없었다. 알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머리를 움켜쥐고서는 두 눈가를 찌푸리고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어쩌다가 이런 상황에 직면하게 된걸까...’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휘젓고 다니기 시작했다. 하늘을 보니 내가 마지막으로 봤던 하늘과 똑같았다.

 

어딜가든 하늘은 똑같구나...”

 

무심코 생각하던 것이 입으로 나왔다. 주변사람들은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보고서 주변을 걸어갔지만 별로 신경쓰이지는 않았다. ‘나는 이방인이니 당연하다.’ 라는 생각을 하면 신경쓰이지 않는다. 눈가 주변에 물방울이 떨어졌다. 거리는 어수선해지며 이리저리 물방울들이 사방으로 튀겼다. 젖은 얼굴을 소매로 닦는다. 하지만 닦이지 않는다. 몇 번을 닦았지만 닦이지 않는다. 말장난을 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말장난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있는 사실 그대로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만화나 영화 같은 것을 보면 이렇게 혼자 있는 사람에게는 꼭 누군가 다가와 손을 뻗어준다. 하지만 이건 현실이다. 부정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다. 현실이니까. 더 이상 부정하는 것은 현실도피같은 것이다. 사회부적응자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가 될 것이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인지 자신도 모르고 있다. 지금 이런 상황이면 누구나 같을 것이다. 이곳에 대한 지식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지인도 없다. 돈도 없다. 이곳의 언어도 모른다. 최악이다. 그저 무인도에 던져진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나는 비를 피하기 위해 골목길 구석진 곳에 앉았다. 여전히 몸은 젖고 있었지만 비를 조금이라도 피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해야되겠지. 무릎에 얼굴을 파묻는다. 얼마나 있었을까. 잠시 잠이 들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길바닥에서 자고 있는 느낌과는 틀렸다. 눈을 살며시 뜬다. 손으로 눈 주변을 가린다. 갑자기 밝은 빛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실눈을 뜨고서 주변을 살펴본다. 골목길과는 거리가 먼 장소였다. 김이 나고 있는 스프가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다. 나는 누워있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여긴...”

 

빛에 적응된 눈으로 다시 한 번 주변을 본다. 음식이 담긴 식기들을 옮기고 있는 한 소녀가 눈에 들어왔다. 나와 비슷한 나이라고 하기에는 어려보였다. 내가 깨어난 것을 보고서 소녀는 허리 까지 내려오는 긴 갈색 머리카락을 흔들며 빠르게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 소녀와 나의 눈동자가 마주쳤다. 나는 얼굴을 붉히고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소녀는 내게 무언가를 말한다. 하지만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쓴 웃음을 짓자. 소녀는 손가락으로 나를 가르켰다.

 

“vos..()”

 

그리고 나서 손가락으로 그녀 자신의 가슴을 가르켰다.

 

“eGO()”

 

이런 행동을 몇 번을 반복하고 나서야 나는 내 앞에 있는 소녀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소녀는 나와 자신을 동시에 가르켰다.

 

“nobis(우리)”

 

그리고 계속 말해나간다.

 

“populo(사람)”

 

나는 내 앞에 소녀를 보며 말한다. 말했던 것을 생각한다. 의미를 생각한다. 나는 입을 열어서 말한다.

 

“vos....유우..eGO..?”

 

소녀는 잠시 눈을 감았다. 아마 내가 한 말의 의미를 생각하는 것이겠지. 나는 다시 한 번 말하려고 했지만 소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잘 부탁해..”

 

나는 소녀의 이름 밖에 알아듣지는 못했다. 소녀는 내게 손을 뻗으며 말했다. 나는 그 손을 잡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소녀는 내 손을 잡고서 식탁 옆에 있는 의자로 끌고 갔다. 신의 손은 작고 따뜻했다. 내가 의자에 앉자 신은 내게 숟가락을 쥐어주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산을 보았다. 산은 숟가락을 들고 음식을 먹는 행동을 했다. 뭐라고 말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나는 고맙다고 말하며 숟가락을 들었다. 이곳의 음식은 내가 있던 곳이랑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연락 한 번 없는 그림자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내가 신이라는 소녀와 함께 이곳에 지낸지 벌써 2주 정도가 되었다. 언어는 신에게 배워서 서로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지만 문자 자체는 전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있던 세계의 신문과 같은 소식이 종이에 써서 보내지면 나는 신에게 들고가서 물어봐야 한다. 이러한 사소한 것만 빼면 나는 어느정도 적응한 것이 분명하다. 신과 함께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주민들과도 친해졌고 주변 가계 주인들과도 친분을 쌓았다. 원래 있던 세계가 그립지 않냐고 내게 물어본다면 대답은 누군가 알 것이다. “그립다고 할 것이다. 돌아갈 방법이 있다면 돌아갈 생각이 조금 남아있다고 할 것이다.” 적응은 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과 이것은 별개이다. 나는 잠시 쓸쓸한 생각을 하며 잉크를 판매하고 있는 가계의 문을 열고서 들어갔다.

 

여어. 요즘 자주 오는데.”

 

내 앞에 있는 것은 수인이다. 처음 봤을 때에는 눈가가 찌푸러질 정도로 거북함을 느꼈지만 시간이 지나다보니 어느정도 적응된 것 같다. 나는 매고 있던 가방에서 종이에 담겨진 원두를 카운터 앞에 올려놓았다.

 

. 글자를 전부 읽지는 못하니 연습이라도 해야지...! 루크씨 여기 전에 말했던 거 가져왔어.”

 

루크씨는 가계에 진열되어 있는 잉크를 고르며 고맙다고 말했다. 잉크는 아무거나 써도 되지만 루크씨는 이러한 색을 써보는 것은 어떠냐면서 얼핏 보면 붉은 색과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밝은 적갈색 계열 잉크를 내 손에 올려놓았다. 굳이 색상을 말하자면 적갈색 계열의 색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카운터에서 종이 포장을 살짝 뜯고서 루크씨는 은화 5개를 꺼내어 내게 주었다.

 

좀 원두 치고 비싼 느낌이 있는데 말이지...”

 

루크씨는 머리를 긁으며 나를 보았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잉크 값에 해당하는 은화2개를 카운터에 올려놓았다. 이곳에서는 은화를 쓰는 거 일반적이다. 금화 1개는 은화 10개라고 하나 보다. 하지만 금화를 쓰는 사람들은 보지 못했다. 귀족 같은 사람이 쓰는 화폐일까? 라고 생각했지만 루크씨는 귀족도 왠만해서 금화를 쓰지 않고 은화를 쓴다 했다. 이유는 아마... 은화가 더 널리 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곳은 식료품의 가격이 도구같은 거 보다 몇 배나 비싸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보통 잉크가격은 커피 원두 가격 보다 비싸다. 이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였다. 하지만 이곳은 중세시대 수준의 기술이 있다. ..가로등 같은 것은 있지만 그것은 기름을 사용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고.. 주된 산업은 1차 산업인 농업이라고 한다. 농업이라는 것은 풍년일 때도 있고 흉년일 때도 있으니 가격 변동이 심하다고 한다. 그러니 식량이라는 개념 자체가 이곳에서는 가장 중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에게는 식량이라는 개념 자체가 가장 중요하니까 그러니 인간사회에서는 이런 기호식품도 가격이 비싸지 않을까? 싶은데..”

 

나는 잉크를 가방에 조심스럽게 넣으며 말한다. 루크씨는 그런가?...” 라고 말하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손을 흔들고서는 가계밖으로 나왔다. 서늘한 공기가 온 몸에 불어왔다. 나는 거리를 걷어나간다. 익숙해져가는 거리 그리고 내가 있던 곳의 거리는 점점 희미해져간다. 기억속에서 사라져가는 것을 느끼고 있다. 내가 있는 곳에 있던 것을 떠올리려고 하면 잠시 한참을 생각하게 되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가계 문을 연다. 맑은 종소리가 울린다. 눈가를 사로 잡는 수 많은 컵들이 눈에 들어온다. 색은 같지만 무늬가 다른 컵들 그리고 원두를 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내가 돌아온 것을 아직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모르겠지만..신은 앞치마를 걸치고서는 열심히 원두를 갈고 있었다. 손님이 있다고 내게 묻는다면 나는 망설이다가 한 명도 없네요...아직은...” 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나는 그런 신을 보면서 살짝 웃음짓는다. 카운터 주변에 있는 손님용 의자에 앉아서야 신은 나를 보았다.

 

어서오세.....”

 

표정이 굳는다. 생각해 보니 요즘들어 손님이 하나도 없으니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거 겠지. 신은 하던 말을 전부 하지 않고 다시 원두를 마저 갈기 시작했다. 주전자의 물이 끓는 소리가 들린다. 신은 커피를 타서 내게 들고 왔다.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신을 바라보았다. 신은 내 앞에 잔을 내려놓는다. 달그락 소리와 함께 내 두 눈 앞에 손을 내밀었다.

 

은화 6개입니다.”

 

...?”

 

손님 은화 6개입니다.”

 

나는 주머니에서 은화 6개를 꺼내어 신의 새하얀 손에 올려놓는다. 신은 잽사게 앞치마에 있는 주머니에 넣는다. 그런 용도로 쓰는 게 아닌 걸로 알지만 뭐...지금은 상관없겠지. 나중에 알려주면 되니까 말이다. 신은 주머니에 있는 은화를 보고서 나를 보았다.

 

나는 신의 시선을 피하고 잔에 입을 대고서 커피를 한 모금 맛본다. 설탕이라도 넣고 마실 걸 그랬나.. 나는 앞에 있는 각설탕을 잡고서 커피에 넣었다. 내가 티스픈으로 설탕을 녹이고 있을 때 신은 내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어째서 사람이 없는 걸까?...”

 

다른 음식도 메뉴에 추가하는 건 어때? 커피랑 빵을 같이 판다거나?”

 

나는 잔을 들고서 입에 대었다. 아까 보다는 쓴 맛이 없어진 느낌이긴 하지만..쓴 맛은 아직도 남아있었다. 내가 각설탕을 하나 더 넣으려 하자 신은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서는 내 눈 앞에 얼굴을 가까이 한다.

 

경영이 힘들 정도로 돈이 없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각설탕을 잡으려는 손을 주머니에 집어 넣었다. 신은 한숨을 쉬면서 나를 본다.

 

사람이 한 명이 늘어서 살림이 힘들어졌어요... 좋은 생각 없을 까요? 어디 아이디어라도 내어서 가계를 번창시켜주시면 좋겠어요.”

 

신 너 말투가 변했다고.. 그리고 커피만으로는 매력을 느끼지 못 하잖아. 주변 찻집도 사정은 마찬가지 잖아. 그럼 차리리 가계를 합쳐서 여러 종류의 차를 파는 건 어때? 쿠키 같은 것도 팔면 괜찮겠네.”

 

나는 마저 잔에 있는 커피를 들이마시는 말한다. 역시 쓰단 말이야.. 설탕없이는.. 나는 쓴 맛에 눈가를 찌푸렸다. 신은 이런 나에게 관심이 없는지 방금 내가 내뱉었던 말을 곰곰이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 곳은 사람의 인적이 드물어서 상권이 좋은 편은 아니다. 단골이 있긴 하지만 일주일에 3번 오는 것이 고작이다. 단골 손님인 슈씨 죄송합니다. 나는 가방에 넣어두었던 스마트폰을 꺼낸다. 액정은 살짝 금이 갔지만 작동은 하고 있다. 갤러리로 들어간다. 그리고서는 커피 사진을 신에게 보여준다.

 

. 이곳도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거랑 커피랑 같이 팔고 있잖아.”

 

신은 스마트폰으로 시선을 돌리며 관심을 갖는다. 역시 이 세계에서는 이런 물건이 신기하겠지. 처음 보여줬을 때도 놀랐으니 말이니. 신은 갈색 눈동자를 이리저리 돌리며 찍힌 사진을 보았다. 그리고서는 하는 말은 나를 놀라게 했다.

 

여기 사람들이 커피를 들고 나가는 데!? 저렇게 해도 되는 거야?”

 

반응하는 부분이 예상치 못한 것이 였다. 나는 신이 잡고 있는 스마트폰을 위로 든다음 주머니에 넣었다. 신은 자세히 보고 싶었던 거 같지만 베터리를 충전할 수 없는 환경이니 어쩔 수 없다. 나는 가방에서 종이를 올려놓는다. 신은 의아하다는 듯 나를 올려다 보았지만 나는 계속해서 펜을 꺼내서 설명해준다. 설명이라고 해도 그림으로 설명할 뿐이다. 펜을 들어서 병을 그린다.

 

이게 병이고 여기 위 쪽을 구멍내서 기다란 것을 이용해서 마시는 거야.”

 

나는 수십번을 설명했지만 신은 여전히 애매한 표정을 지으며 내가 그린 그림을 보고 있었다. 신은 조용히 고개를 돌리더니 나를 보았다.

 

우리도 쿠키랑 저런 병을 만들어보자!”

 

괜히 알려주었다는 기분이 들었지만 신은 주변에서 친하게 지내고 있는 주변 가계 사람들도 전부 이 곳으로 불렀다. 아마 커피를 팔 생각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틀림없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모든 가계 주인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신은 내 등을 밀며 소리나지 않게 입을 움직인다.

 

.....’

 

나는 한숨을 내쉬며 걸어나왔다. 류크씨도 와있었다. 류크씨는 나를 보며 힘들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나는 역시 그런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 리가 없지.. 또 다시 설명하는 데 몇 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생각하니 피곤함이 몰려왔다. 나는 머리를 잡고서 눈가를 찌푸린다. 앞머리가 눈을 가려서 눈을 찌푸렸다는 것을 아무도 알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신은 그런 나를 앞에서 보며 또 그런다! ! 귀찮해 하면 안 된다고!” 라고 말했다. 같이 지내고 있으니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펜으로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신에게 했던 설명을 그대로 한다. 사람들은 그거 괜찮을지도 모르겠는데? 라는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 나는 이제 뒤로 빠지려고 했지만 신은 그렇게 하게 하지 않았다.

 

그럼~ 누가 대표를 할까요?”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 향한다. 나는 수많은 시선을 피하며 커피를 마셨다.

 

알았어! 내가 하면 되잖아! 그럼 일단 내일 아침 11시에 전부 집합하기로 하고! 여기서 회의를 끝냅시다!”

 

여기서 4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가계를 운영 중인 켄씨는 내 어깨를 툭 치더니 웃음 짓고 나갔다. 루크씨는 귓가에 입을 대고 힘내라.” 라고 말하고선 가계를 나갔다. 가계에서 나와 신만 남았을 때 나는 그대로 나무 바닥에 주저 앉고서 불만을 표했다. 하지만 신은 내가 그러거나 말거나 상관없이 은화를 새기 시작했다. 역시 은화가 목적이였구나. 그래도 날 주워서 돌바준 걸 생각하면 아니. 지금은 나를 부려먹고 있잖아.. 신은 흥이 돋아 노래를 부르며 부엌으로 들어갔다. 아마 저녁준비를 하러간 느낌이다. 나도 바닥에서 일어나 가계가 열여 있는 것을 알리는 표지판을 안으로 옮겼다.

저기 말야. . 은화를 더 벌 수는 없을까?”

 

빵을 입안에 가득 집어 넣은 신은 나에게 말했다. 그보다 식사예절이 엉망이라고... 나는 옆에 있는 새하얀 손수건을 집어서 신에게 건냈다.

 

어이...날 얼마나 혹사 시킬 생각이냐. 다른 곳에서 왔다고 너무 부려먹는거 아니야?!”

 

그런가?... 하지만 이렇게 여기서 일을 오래한 사람은 유가 처음이야!”

 

할 말을 잃었다. 일한 대가로 받는 것은 거의 없다. 남지 않는다. 신선한 식료품을 사고는 것도 나. 단순한 음식이 아닌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을 만드는 것도 나. 청소를 하는 것도 나. 전부 내가 하고 있다. 일자리 제공과 숙박 제공을 해준다는 것 치고 하는 일이 너무 많은 거 아니야? 라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어째서 이곳에 일하는 사람이 없는지 이제야 알겠다...”

 

나는 머리를 움껴지고서 말한다. 이런 태클을 거는 일상도 익숙해져간다. 나는 스픈을 들고서 그날 먹었던 것과 같은 스프를 먹는다. 싱겁긴 했지만 못 먹을 정도는 아니였다. 내가 그릇을 전부 비웠을 때에 신은 내가 입고 있었던 교복을 가져왔다. 분명 여기 저기 찢어져 있을 터인 교복은 수선이 되어있었다. 새거라고 하기에는 그렇지만... 나는 신이 건내준 교복을 이러저리 돌려본다 전부 찢어진 부분은 처리가 되어있다. 수선 솜씨는 굉장하다고 생각이 든다. 내가 감탄하고 있을 때 신은 그리고 바지에 넣어두었던 지갑을 내게 건내주었다. . 이곳에서 쓸 수 있는 건 하나도 없겠지만 말이다. 나는 지갑을 열어 본다. 지폐들이 수많이 들어있지만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니 우울해진다. 용돈을 받으면 쓰지 않고 모아놓았었는데 헛수고가 되니 말이다.

 

신은 머리를 내게 가까이 했다. ! 그렇군. 그런거였어. 나는 지갑을 식탁에 올려두고서 오른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이건 내가 옷을 수선해줬으니 칭찬해달라 라는 의미였구나... 약삭 빠른 녀석이다. 나는 한 동안 머리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저기 말이죠. 유는 지금 이 생활에 만족하시나요?”

 

나는 말하려는 것을 다시 되삼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곳 생활은 내가 있는 곳에 비하면 편한 편은 아니다. 전에도 생각한 거 같지만 돌아갈 기회가 생긴하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 그곳에 이미 나는 없는 사람이니까. 있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니 현실적으로는 이 곳에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만약에.. 다시 돌아갈 수 있고 눈을 뜨는 장소가 누워있던 병실이라면 고민해볼만 하다. 전에는 괜히 그림자에게 자존심을 세우다가 판단을 잘못한 것일 수도 있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장본인도 어떤 말을 신에게 해야할지 알지 못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나는 말을 하지 않고 침묵으로 답을 했다. 신은 내 어깨에 기대면서 말한다.

 

고민되는 게 분명해요. 이곳 생활을 한지는 별로 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저는 유가 와줘서 즐겁게 보내고 있어요... 항상 혼자였어요..그러니 유에게는 언제나 고마워하고 있어요..”

 

나는 고개를 살짝 돌려서 신의 얼굴을 본다. 이렇게 보니 상당히 예쁜 편이라는 것을 다시 알게 된다. 처음 보았을 때도 시선을 빼앗길 정도였다. 나는 붉어진 얼굴을 돌린다. 얼굴이 화끈거린다. 무슨 말을 해줘야 될까? 고민을 한다. 위로의 말을 하면 되는 걸까? 아니면 동정을 해주면 되는 걸까? 나는 고민한다. 그리고서는 입을 조심스럽게 연다.

 

아니..고마워 할 필요는 없을 거 같은데...”

 

나는 볼을 손가락으로 긁적이며 말한다.

 

너가 나를 주워서 내가 이렇게 생활하고 있는거니까.. 내가 오히려 고마워해야되지 않을까?”

 

사실대로만 말한다. 신은 여전히 내게 기대고 있었다.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잘 보이 않았지만 아마 만족스러워하고 있거나 미소 짓고 있을 것이다. 나는 살짝 몸을 틀어서 신의 얼굴을 보았다. 하지만 내 예상은 틀리고 말았다.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내가 우는 것을 보고 당황하고 있을 때 신은 내 어깨에서 고개를 때었다. 내 얼굴을 바라보고서 말한다.

 

당연한거 아니야? 그럼 어서 감사하도록해!”

 

우는 얼굴로 그런 말을 해도 말이지..”

 

신은 뒤로 돌았다. 긴 머리카락을 코를 간지러피었다. 나는 딱히 불만을 표하지 않았다. 신은 살짝 나를 보고서는 계단을 올라갔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때 신의 목소리가 부엌에 울려퍼졌다.

 

쓸쓸한 생각이 나서 운거니까.. 혹시 착각하지마!”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식기들을 씻기 시작했다. 이곳은 수도라는 시설은 갖춰져 있다. 하지만 전기라는 개념은 없다. 처음에 전기라는 것을 알아? 라고 물어봤을 때 신은 모른다는 표정을 지었다. 수도시설 마저 없었으면 크게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다. 씻은 그릇을 올려져있는 종이로 닦는다. 바지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다. 나는 무심코 아무 생각없이 귀에 가져다 대었다.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나왔을 때 생각이 났다. 지금 이 스마트폰은 꺼져있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전화기를 잡지 않은 손에 묻은 물을 옷에 대충 닦고서 손을 바꿔서 든다. 들려오는 목소리 잊을려고 해도 잊을 수 없는 목소리이다. 나를 이곳으로 보낸 장본인이니까 말이다.

 

! 그곳 생활은 어때?”

 

즐겁다는 듯 말한다. 미안함이라는 마음은 한 점도 존재하지 않는 듯하게 말한다. 짜증은 치밀어 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불쾌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 덕분에 고생하고 있지.”

 

혹시 누군가 너를 찾아오지 않았어?”

 

나는 잠시 생각한다. 누군가라는 것을 말이다. 이곳에 보내진 것은 나 혼자라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 나는 눈가를 찌푸리고 생각한다.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아마 내가 생각하는 것을 기다려주는 것이리라. 나를 아는 지인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너를 찾아오지 않았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내 생각은 전혀 틀리지 않을 것이다. 나는 생각을 정리한 뒤 말한다.

 

주워준 사람은 있어도 찾아온 사람은 없는데.”

 

. . 조만간 찾아갈 사람이 있으니 기대하고 있으라고!”

 

통화음이 들렸다. 한동안 통화음을 듣고 있었다. 누구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나는 손을 내리지 않았다.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하지만 퍼즐 조각은 여러 곳에 흩어져 있어서 맞춰지지 않는다. 여러 장면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트럭에 치이는 자신의 모습. 누군가 넘어지는 모습. 누군가 우는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더 이상 떠오르지 않는다. 지금 까지 떠오른 장면도 선명하지 않고 흐릿하고 애매할 뿐이다.

 

..기 괜찮아?...저기 일어나봐...”

 

눈을 뜨자 먹구름이 보였다. 누군가 내게 말을 걸고 있다. 온 몸이 비명을 지른다. 눈을 돌리는 것도 고통이 따랐다. 내가 매고 있던 가방은 신호등 건너편으로 날아가 있었다. 안에 들어 있던 교과서들은 여기저리 흩어져있었다. 아스팔트가 젖어 간다. 누구의 피인지는 누구보다도 내가 더 잘 알고 있었다. 어두어지는 배경 속에서 한 여학생이 나를 흔든다. 하지만 곧 눈을 뜬다.

 

눈을 뜨니 창문에서 햇빛이 비추고 있었다.

 

이런..이런...이런 곳에서 잠든건가..”

 

나는 삐걱거리는 몸으로 일어났다. 자는 자세가 좋지 않았던 탓인가 온 몸이 뭉쳐있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식탁에 올려져 있는 시계를 본다. 시간개념은 이곳도 내가 있던 곳과 크게 차이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일어나기 이른 시간이라고 생각하고서는 계단을 올라간다. 계단을 올라가면 바로 침실이 보인다. 신은 이불을 둘러쓰고서는 자고 있었다. 자는 모습을 보니 좋은 꿈이라고 꾸는 듯 했다. 침대에 누워서 자고 싶긴 했지만 잠이 그다지 오지 않으니 나는 침대에 앉는다. 그리고 시선을 다시 신의 얼굴로 돌린다. 가만히 있으면 상당히 귀엽게 느껴진단 말이지. 나는 무심코 주머니에 있는 스마트폰을 꺼내어 사진을 찍었다. 들키면 혼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한 장 정도는 괜찮겠지..’ 라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신은 잠에 빠져서 일어나질 않았다. 나는 한 동안 창밖을 내다보다가 신을 흔들어 깨운다. 신은 일어나기 귀찮은지 이상한 소리를 입 밖으로 내었지만 나는 멈추지 않고서 깨운다. 하지만 들려오는 것은 누군나 하는 말이다. 하지만 그런 말이 지켜지는 것을 보는 것은 쉽지가 않다. 신뢰도가 제로인 말이다.

 

“5분만 더....”

 

내가 흔드는 데 5분이 지났어. 일어나.”

 

신은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아직 잠이 깨지 않았는지 한 동안 침대에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바람이 불어온다. 잠을 깨워주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나는 불어오는 바람에 눈을 살짝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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