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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빛나고 싶었던 소녀와 마음이 공허했던 소년
글쓴이: LostDream
작성일: 14-08-28 19:11 조회: 968 추천: 1 비추천: 0



빛나고 싶었던 소녀와 마음이 공허했던 소년

 

 

 

  하늘은 꽤나 맑았다. 하얀 눈처럼 깨끗한 구름의 색은 눈을 즐겁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옥상에 드러누워서 하늘을 보고 있다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조용히 혼자서 있을 때의 이야기다만.

  자박, 자박. 확실하게 귓가를 울리는 걸음걸이는 누구인지 쉽게 짐작이 갈 정도의 소녀였다. 아, 애초에 이 시간에 이 장소로 올 녀석이라면 그 녀석 뿐이겠다만.

"왔냐, 나의 어릿광대와도 같은 몸종아."

  대뜸 사람을 노예 취급 하는 말을 꺼내자, 소녀의 새하얀 낯빛이 홍차를 닮아가고 있었다.

"가끔 보면 넌 정말 미친 놈 같은 거, 알아? 실례 되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꺼낸다구."

"아무렴 어때, 상관 없지 않냐."

"…뭐, 그렇지. 그나저나 여기서 뭐 하고 있었어?"

  소녀의 목소리는 동물처럼 낮은 울음소리를 낼 법 했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가볍게 쏘아주었다.

"응, 보시다시피 사색이란다. 그래서 우리 강아지는 여기에 무슨 일로?"

"가, 강아지가 아닌 걸!"

"그럼 뭐라고 해줄까, 새? 아, 그거 괜찮은 느낌이군."

  손바닥에 도장을 찍듯 가볍게 올려놓으며 소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투명할 정도로 맑은 눈망울은 조금만 건드려도 터져버릴 것과도 같은 눈매를 하고 있었다.

  나는, 이 소녀에게 반해 있었다.

  아무 것도 원하지 않는, 꿈을 꿀 수 없는 소년. 그게 바로 나였다. 어려서부터 무언가를 바라지도 않았고,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고 해도 가지고 싶어하질 않았다.

  그저, 아무 것도 없는 공허한 소년.

  하지만 눈 앞에 서 있는, 눈매가 비눗방울처럼 작고 귀여운 소녀는 그게 아니었다. 그런 나와는 달리, 소녀는 꿈이 있었다. 하늘을 날고 싶다… 라는 꿈을 말이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고 있어?"

  먼저 상념을 깬 것은, 내 옆에서 있던 소녀였다.

"아, 아."

"곧 점심 시간이 끝나."

"알고 있어."

"안 갈거야?"

"내려 가야지. 그나저나, 밥은 먹었냐."

"그야 당연하지! 근데, 너는?"

  뭐라고 말해야 할까. 생각해보니 밥을 먹진 않았으니까. 나는 그녀에게 향해 솔직 담백하게 입을 열어 답했다.

"먹지 않았어."

"그래?"

  툭, 하고 둔탁하게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가 귓가에 울릴 정도로 인상 깊었다. 무언가 하고 보았더니, 비닐 봉지에 담긴 빵과 우유였다.

"이건 뭐냐."

"응, 혼자서 배고파 질질 짜고 있을 우리 귀염둥이가 생각나서."

"귀염둥이는 누가 귀염둥이냐."

"글세, 아마도 거기 누워있는 당신?"

"뭐, 그런 악담은 듣고 싶지 않은데."

  허리를 천천히 들어 올리며 상체를 앞으로 젖혔다. 차가운 콘크리트의 기운이 온 몸을 오싹거릴 정도로 타고 흘렀다. 그에 반해서 따뜻하게 데워진 빵은 마음 속까지 파고 든 추위를 녹여줄 만 했다.

"데워 온 거야?"

"뭐어…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너같은 녀석은 신경따위 써줄 사람도 없으니까."

"그거 참 고맙수다, 아가씨."

"뭐, 뭐래! 고마우면 빨리 처먹고 내려와! 벌레같은 새끼야!"

  벌레를 보는 눈치로 나를 내려보면서 말을 내뱉었다. 어이, 어이. 그거 듣는 사람한텐 꽤나 충격적인 언동이라고…. 아, 나의 경우에 한해서는 칭찬이지만.

"히야, 벌써 여름이 끝나가나."

  더위가 가실 무렵이었다. 선선하게 불어보는 바람이 뺨을 가볍게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여간 나쁜 기분은 아니다.

"자아, 그럼 내려가실까나."

  마치 여름에 서리가 얹듯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교실로 향했다.

 

 

. . .

 

 

  수업이 끝났다. 여전히 귀에 들어오지 않은 채로, 나는 창가의 자리에 배치 되었기 때문에 창 밖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

  조금 쓸 떼 없는 감상이지만, 역시 하늘은 저 상태가 좋다고 생각한다.

  파랗고, 부드러울 것만 같이 솜사탕처럼 몽실몽실한 구름이.

  생각해보아라. 갑자기 하늘의 색이 핏빛처럼 붉게 물든다던가, 의 전개는 정말 소설이나 만화에서 나올 법한 일이잖아.

"야! 정상현!"

  정상현. 세 글자가 귓가에 시리도록 울렸다.

  목소리의 톤은, 뭔가 날카로우나 귀여운 목소리. 누군지 짐작이 가는 아이가 있었다.

"아아, 소갈비냐."

"소갈비라고 하지마!! 내게는 선우 협익이라는 확실한 이름이 있다고!"

  선우 협익. 갈비 협 자에, 날개 익 자였던가. 꽤나 특이한 이름이다. 여자 이름으로 쓰기에는 적합하지도 않는 데다가, 시대를 초월해서 온 사람인 양 무협 시대에서나 볼 법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소녀였다.

  그녀를 소갈비라고 부르기 시작한 이유는 뭐, 별 거 없다. 단순하게 성에 들어간 "선우" 자 에서 '신선하다' 라는 단어와 '소 우' 자를 조합하고 그녀의 이름인 '갈비 협' 자에서 따와, 신선한 소갈비… 정도의 별명이 붙은 셈이다. 물론 선우라는 성씨에서 우자가 정말로 소 우 자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그래, 소갈비. 나는 널 먹고싶어. 아주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모두가 있는 교실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입을 열자, 소갈비는 얼굴을 붉히며 내 뺨을 후려쳤다.

"이, 이 변태가아아아!!"

"아, 좀 아프군. 그렇지만 나는 너의 뼈를 하나하나 남김없이 훑고 싶은데."

"야아아아아!!"

  또 다시 맞았다. …역시 여자한테 맞는 기분이란건, 썩 좋진 않았다. 물론 주변의 시선들도 함께 동반된 상황이니 그야말로 바닷 속으로 격침하는 닻줄마냥 내 정신 상태는 심해로 가출할 뻔 했지만.

"아, 그러고보니까. 소갈비. 너 말이다."

"응? 그리고, 소갈비라고 부르지 말라니까!"

"뭐 어때. 소갈비에 반응하니까, 협익이라는 남자같은 이름보다 소갈비가 더 예쁘지 않냐."

"하나도 예쁘지 않거든! 그래, 말해봐."

"별 건 아니고, 우리 집에서 라면 먹고 갈래?"

"이 변태가아아아아――――!!"

  이어지는 주먹질이었지만, 나는 가볍게 소갈비의 주먹을 막아내며 말했다.

"그렇게 남자한테 주먹질을 쓰면 쓰나. 라면을 먹자는 것에서 대체 어디가 음란한지 듣고 싶군, 소갈비 양."

"내, 내가 왜 너희 집에서 라면을 먹어야하는 지도 모르겠거든!"

"응, 그냥 먹으면 된다고 생각해."

"뭐, 뭘 먹어! 너희 집에서 라면따윌 먹을 까 보냐!"

"필히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하하."

  억지 웃음을 지으며 소갈비에게 말하자, 그녀는 꽤나 신선한 표정으로 답했다.

"뭐… 그래도 오늘 저녁은 우리 집에 아무도 없으니까. 그럼 우리집 와서 먹어."

"와, 대단해. 자신을 희생해서 내게 너의 그 몸 구석구석을 보여주겠다는 심산이냐? 그거 참 대단한 용기로군."

"변태가아아아아――――!!"

  아, 참고로 말하자면 이 아이, 소갈비는 무척이나 강력하다. 여자 치고는 신체능력만 따진다면 정말 짐승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신체.

  전에 어떤 남자아이가 소갈비에게 고백을 한 적이 있었는데, 소갈비가 부끄러웠던 나머지 그 녀석을 있는 힘껏 명치를 쌔게 후려친 모양이다. 그 덕일까, 고백했던 남자 녀석은 전치 4주.

  그 후부터는 소갈비에게 감히 접근하는 남자도, 고백하는 사람도 없었다. 이 녀석과 제대로 어울리는 남자라면, 역시 나 정도일까.

"그나저나 소갈비."

"소갈비 아니라니까아아아?!"

"됬고, 소갈비. 너 오늘 수업 끝나고 시간 되냐?"

"어, 일단은 될 지도?"

"그럼 좋다. 나와 데이트를 하자꾸나."

"데, 데… 데데데데데데데 데이트으으으으으?!!?"

"응, 데이트. 한글로 풀어서 말하면 연인끼리 이성교제를 위해 만나는 일, 또는 그렇게 하기로 한 약속… 이라고 게이바 국어 사전에 나와있지."

  나의 말 한마디에, 소갈비는 마치 파란 빛으로 예기가 서린 검처럼 흥분했다. 물론, 그 검의 효과는 자신이 가진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자신의 손에서 붉은 빛이 감도는 특이한 검의 이야기였지만.

  아, 이런 걸 얘기해봤자 알아먹는 사람은 없겠지. 여튼, 눈 앞의 소갈비는 설명하자면 공황 상태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아, 아직 거긴 안됏…!"

"뭘 멋대로 생각하는 거냐, 음란녀. 역시 젖소갈비라고 해줄까?"

"젖소갈비는 무슨 놈의 젖소갈비야아아아!"

"아, 역시 화내는 모습이 일품이군. 너는 볼 때마다 놀려먹는 맛이 좋아."

"이 바보 멍청이 변태 말미잘 멍게 해삼 돌연변이 혓바닥만 날아다니는 쓰레기가아아!!?"

"저런 저런. 또 흥분하니까, 정말 암소갈비구나. 좋아, 합격이다. 그 뼈와 살점을 내 혓바닥으로 천천히, 깊은 속부터 하나하나 물고 빨고 핥고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주지."

"뭐, 뭘 물고 빨고 핥고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겠다는 거야!"

  소갈비의 말에, 나는 검지 손가락을 가볍게 들어 말했다.

"물론 너지. 살이 통통하게 오를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건만, 역시 참을 수가 없구나."

"정말 넌 미친 것 같아, 이 변태야!"

"응, 칭찬 고맙다. 그러니까 너는 내게 먹혀주면 되는데."

"도저히 말이 안통하는 변태네! 정말!"

  주변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고 이런 정신 나간 대화를 즐겼다.

  이게 바로, 나와 그녀의 일상.

  그렇게 오늘도 흘러가지 않을 것만 같은 톱니바퀴는 천천히, 작고 가벼운 소음을 내며 서로 마찰해 움직여만 갔다.

 

 

. . .

 

 

  수업이 끝났다. 자리에 일어나려던 찰나, 먼저 말을 걸어온 것은 소갈비였다.

"상현아!"

"어, 뭔 일이야. 쓰잘떼기 없는 일이면 죽인다."

"네가 먼저 시간 있냐고 물어봤잖아 이 바보 천치가!"

"아, 그랬지 참."

"그래, 이제 네가 한 말이 떠오르는 거지?"

"아니, 전혀. 하나도 모르겠는데. 이해가 되지 않아."

"으아아아, 정마아아알!"

"장난이고. 가자."

  나는 손을 여러번 휘두르다가, 이내 소갈비의 손을 가볍게 낚아채며 반을 나섰다.

 

 

  시내의 번화가에 오자, 조금 텁텁한 느낌이 들었다.

  담배로 인한 자욱한 연기, 자동차의 배기가스로 인한 매연.

  이래나 저래나 썩 좋을 리는 없는 공기였다.

  약간은 찡그린 인상의 소갈비가 걱정되었던 나머지 그녀에게 권유하듯 가볍게 말했다.

"역시, 그냥 돌아갈까."

"누, 누구 멋대로 돌아간다고 하는 거야!"

"에, 뭔가 기대하고 있나 보네."

"따, 딱히 너와 데이트를 하는게 의식되는 것은…."

"신경쓰이는 거군. 음, 그래. 좋아. 여자는 이런 생물이라…"

"뭘 적는 거야! 이 바보!"

  단번의 일격으로 내가 들고 있던 펜과 노트를 산산조각내버렸다. 역시 소갈비는 단단하군. 뭐, 그런 의미에서 그녀의 일격을 받아낸 전치 4주의 그 녀석도 대단하다고 해도 무방한 녀석이지만.

"별 거 아니었어. 너와의 데이트 루트를 짜던 참이었으니까."

"그, 그으래?"

"그러나 어쩐다. 데이트 루트를 적어두었던 내용을 잃어버렸으니… 집으로 돌아갈까?"

"그, 그런…."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지는 소갈비.

  역시 이 녀석이 이러면, 뭐랄까… 조금 마음이 약해지는데.

"그럼, 즉흥으로 짜서 가보지."

"응!"

  항상 자유분방한 소녀와, 늘 계산적인 음침한 소년은 그렇게 번화가 사이로 들어간다.

  …뭐, 이런 것도 가끔은 나쁘지 않겠지.

"뭘 그렇게 멍하니 하고 있어!"

  그래, 지금은 눈 앞의 소녀를 만족시켜주는 것이 옳다. 그것만이, 내가 해야할 현재의 목표다.

"그래, 금방 가지."

  나는 앞서 가던 소갈비의 뒤를 따랐다. 뭐, 어울려주는 것도 썩 나쁜 행동은 아니니까….

 

 

  시간은 흘러, 소갈비와 함께 쇼핑을 즐기고 식사를 완료한 후에야 나는 조금 숨을 트자고 말했다. 물론 그녀 또한 괜찮다고 답했기에, 주변에 적당한 카페에서 자리를 잡고 주문을 시켰다.

  가볍게 흘러가는 클래식 음악. 나는, 지금 소갈비와 함께 카페에 들어가서 자리에 앉아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히야, 맛있었어!"

"그렇지. 소갈비가 정말 맛있었지."

"오, 오해할 소리는 하지 마!"

"응? 나는 말 그대로 우리가 방금 먹은 '소갈비' 부위가 맛있었다는 거지, 네가 맛있었다고 주장하는 게 아닌데?"

"이, 이 바보가아아아!!!"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는 소갈비. 덕분에, 직원 한분이 와서 조용히 해주었으면 한다- 라는 소릴 들었다. 으으, 역시 이 녀석은 가벼운 도발에도 너무 쉽게 흥분해버리는 것이 탈이라면 탈이지만.

  그렇게 생각하던 중, 눈 앞에서 커피를 호르륵, 소리를 내며 마시던 소갈비는 입을 열었다.

"상현아."

"뭐냐."

"넌, 꿈이 뭐야?"

"…꿈, 꿈이라."

  갑작스레 묻는 소갈비의 말에, 나는 잠깐 손을 턱에 가져갔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내게 꿈 같은게 있을 리가 없잖아.

  되고 싶은 것? 지금까지, 생각해왔던 적은 없었다. 그저, 소갈비와 함께 해왔던 추억 정도밖에 없는 거다.

"길게 끌지 말고, 말좀 해줄래?"

"…그렇다면 역으로 묻지. 너는, 뭐가 되고 싶은 거냐."

  소갈비에게 묻자, 입가에 미소를 자아내며 말했다.

"응, 빛나고 싶어. 나는, 스타가 될 거야. 모두에게 사랑 받는… 마치, 밤 하늘의 별처럼!"

  문득 소갈비는 손가락을 창 밖의 하늘로 향했다.

  그녀의 미소는 빛나고 있었다. 밖은, 검은 하늘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 검은 하늘에서는 반짝반짝 빛이 나는 별이 있었다. 어슴푸레한 밤하늘 사이에서 보이는 세월의 흔적들이.

"우리도, 이제 곧 성인이 되는구나."

"…그렇지. 너는, 어쩔 셈이야?"

"응?"

"나는 뭘 할지 잘 모르겠어. 하지만 소갈비, 너는 이대로 어쩔 셈이야? 스타가 되겠다고?"

"…응, 웃기지? 힘밖에 쓸 줄 모르는 내가 아이돌이나 스타같은게 되려고 하다니. 역시 잊어줘."

  눈 앞의 소녀는 가볍게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들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귀여워서. 놓을 수가 없었다.

  잔잔하게 흐르는 시냇물처럼, 어둑한 저편에서 보이는 자그마한 빛의 조각들처럼.

  그녀는 내게 있어서,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작은 별이었다.

"그래, 그럼 소갈비도 내게 답을 해줬으니 나도 말을 꺼내볼까."

"응, 말해봐. 뭔데?"

  눈 앞의 소갈비를 응시했다.

  앳된 얼굴이 붉게 상기된 모습은 지나가는 순진한 소녀처럼 사랑스러웠다.

  나는, 목이 타들어갔다.

  말을 꺼낼 수 있는 걸까. 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걸까.

"그냥, 단순하게 말할게. 너는, 아이돌이 되던, 스타가 되던.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 없어. 너는 너야. 하지만 말이지."

  소갈비의 몸이 떨리는 것이 보였다. 그녀 또한, 내가 할 말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는 행동이다.

  나는 잠깐 앞으로 긴 머리카락을 가볍게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역시, 이 자리는 너무 사람이 많아. 잠깐 나가서 걸을까."

"그러지 뭐."

  나는 커피를 들었다. 그녀 또한 자신의 커피를 들고, 매점 밖으로 향했다.

 

 

  카페에서 나와, 길을 걸었다.

  공원에 가까워지자, 나는 커피를 한모금 마셨다.

  알싸하고 부드러운 향이 입 안을 맴돌았다. 꽤 좋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래서? 할 말이 뭔데?"

  작은 소녀처럼, 아니… 이 경우엔 개구리라고 해야 할까. 그녀는 폴짝폴짝 뛰면서 내게 물었다.

"딱히 네가 스타가 되는 거나, 아이돌이 되는 것이 나쁘다곤 생각하지 않아. 네가 바라는 거니까. 그리고 힘만 있으면 어때? 그건 특징으로 잡을 수 있잖아."

  나는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녀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말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까처럼, 목이 타들어가지 않았다. 한모금 마신 커피 덕일까. 되려 목에서는 생기가 감돌고, 당장이라도 목청을 높여 외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았던 나지만. 그러니까… 나는, 나는!"

  떨리는 손을 애써 진정시키며, 소갈비의 눈을 바라보았다.

  비눗방울처럼 맑고 고운, 그러면서도 밤 하늘의 별을 연상시키는 그녀의 눈을 보자 확실하게 말할 자신이 생겼다.

"나는―― 소갈비, 너를―― 좋아해. 남들이 뭐라해도 상관 없어. 이런 나라도, 이런 아웃사이더같은 녀석이라고 해도. 날 좋아해주었으면 해. 나는, 네가 좋아. 처음 만났던 때부터. 널――"

  그런 말을 하면서, 생각을 해버렸다.

  소갈비와 처음 만났을 때.

  그건, 무척이나 어렸을 때의 일이었다.

  분명, 이런 상황이 있었지. 밤 하늘을 바라보며, 공원에서.

"…이제야, 들려주는 구나."

  그녀의 작은 눈망울에서는 이슬비처럼 눈물이 흘러 나왔다. 그제야 자신이 바라는 것을 쟁취한 승리자처럼 기뻐하는 표정이었지만, 소갈비의 눈에서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아―― 그랬었지.

  분명, 그녀는 어렸을 적. 나에게 좋아한다고, 자신의 마음을 밝혔었지.

  하지만 나는 '우린 어리잖아' 라는 말로 그녀에게 상처를 줬었다는 것을 이제야 상기해내다니.

"그 말이 듣고 싶었어. 네가, 날 바라봐주었으면 했어.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난 널 주욱 좋아했어. 그렇지만, 왠지 모르게 눈물을… 멈출 수가 없어… 내 소원이, 드디어 이루어져서 그런 걸까?"

  소갈비는 땅에 무릎을 꿇으며, 슬픈 사람처럼 펑펑 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표정 하나만큼은 그러지 않았다. 여전히 슬프다기보단, 기쁜 표정이었다.

"사랑해, 소갈비."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안았다.

  그녀는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작지만 고운 음율이 내 귓가에 속삭였다.

"나, 빛나고 싶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알고 있다. 네가, 뭘 원하는 지.

  나는 그녀의 입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며, 그녀만이 들을 수 있도록 말했다.

"그럼, 내 공허한 마음을 비추어주는 별이 되어 줘."

  그리고, 어두웠던 세계는 눈부신 빛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다. …잘가라, 내 마음을 가둬두던 짙게 가라앉은 심해 속 어두운 공허야.

  더 이상 눈 앞에서 보이지 마라. 나는, 이제 구원 받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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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썼던 단편 글입니다.

작년에 썼던 것이라 상당히 미숙한 점이 많이 보이네요.

으음..


히로인의 이름이 특이한데, 사실 이걸 쓸 당시에 소갈비가 먹고 싶어져서 히로인의 이름을 신선한 소의 갈비라는 개드립을 치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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