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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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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나와 그녀를 이어주는 개목걸이
글쓴이: 유시로
작성일: 14-07-30 02:02 조회: 1,009 추천: 0 비추천: 0
당신은 환생이라는 말을 믿어?
나는 그런 수상한 냄새 풀풀 풍기는 건 믿지 않았어.
죽은 뒤 또다른 삶을 살아간다니……. 지나가던 개가 웃을 거야. 아, 물론 비유에 불과하지만. 실제 개가 웃을 리 없잖아?
어찌 됐든 난 환생이라는 걸 믿지 않았어. 죽으면 그걸로 끝, 이라고 믿는 주의였거든.
그런데 그 신념이 무너져 내려 버렸어.
환생이라는 게 실존한다는 걸 실감했거든. 그것도 바로 코앞에서.


─공원에서 자주 먹이를 줬던 강아지가 죽은 뒤 인간의 모습을 한 채 날 찾아왔다.


그날은 여느때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유일하게 다른 점이 있다면 자주 먹이를 줬던 강아지가 죽었다는 것.
눈물은 나지 않았다.
버려진 아이였으니까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건 알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죽은 시체를 발견했을 때도 울지 않을 수 있었다. 거기다 시체도 제대로 묻어줬을 정도로 침착함을 유지했었다.
그런데…… 이 이유 모를 찝찝함은 뭘까.
마음 한구석이 아련하다.
억지로라도 울라는 듯이 찌르는 느낌이…… 마치 내가 울고 싶어하는 거 같잖아.
내가 억지로 눈물을 참고 있을 리가 없는데 말이야.

딩동~. 딩동~.

한순간에 정적을 깨는 초인종 소리가 온 집안에 올렸다.
"네, 나가요!"
지금은 집에 아무도 없다. 고로 내가 나갈 수밖에 없었다.
소파에서 일어나 곧장 현관으로 가 문을 열었다.
"누구세……?!"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무언가가 날 덮쳐왔다.
앞으론 부드러운 감촉이, 뒤로는 딱딱한 감촉이 동시에 전해져 왔다.
커다란 소리와 함께 넘어지는 것과 동시에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아야……. 누, 누구세요"
찡그린 눈을 피면서 날 덮친(?) 물체를 살폈다.
눈 같이 새하얀 피부와 윤기가 흐르는 은빛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였다.
키는 한 150cm 정도 되어 보이는데, 얼굴은 날 껴안고 있어서 볼 수가 없었다.
"저, 저기?"
소녀는 아무 말 없이 날 껴안고 있을 뿐이었다. 지금 보니 몸이 미세하게 떨리고 훌쩍이는 소리 같은 게 들리는 걸 보면 우는 건가?
그것보다 난 이런 애를 만난 적이 없는데? 외관이 딱 보기에도 외국인인데, 난 외국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그 흔한 제주도 여행조차 1번밖에 가본 적이 없었다.
"Can, can you speak Korean……?"
되지도 않는 영어를 꺼냈다. 그래도 원어민 선생님한테 외국인치곤 괜찮은 영어실력이라 칭찬들었다고.
"Can you understand?"
그제서야 말이 통한 건지 소녀가 고개를 들어 날 바라봤다.
금빛을 띈 왼쪽 눈과 연두색을 띈 오른쪽 눈.
오드아이였다.
……이 눈,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다.
정확히 어디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봤던 것만큼은 틀림없다.
"멍!"
소녀가 애교 있는 목소리로 짖었다.
"……응?"
멍? 왠 개 울음소리?
그러고 보니, 이 애…….
머리에 강아지 귀 같은 게 붙어 있었고, 엉덩이 부근에 은색 꼬리가 달려 있었다.
이 귀와 꼬리도 본 기억이 있다.
"멍! 멍!"
소녀가 다시 강아지 같은 소리를 내면서 내 뺨을 핧기 시작했다.
나는 다급한 마음에 소녀의 어깨를 양손으로 잡은 뒤 뒤쪽으로 밀었다.
소녀의 얼굴 차츰 떨어지면서 그녀의 목에 착용된 뭔가로 시선이 향했다.
"개, 목걸이?"
붉은 가죽띠 목걸이인가 했지만 끈을 다는 고리가 있는 걸 보면 개목걸이가 맞다.
다만 개목걸이가 달린 부근에 십자 모양의 은장식이 묶여져 있었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서 무언가 번뜩하고 떠올랐다.
은빛 머리카락, 오드아이, 귀와 꼬리, 마지막으로 붉은 개목걸이와 은십자가.
그 모든 게 하나의 정답으로 이어졌다.
"……너, 설마, 은이인 거야?"
내가 그 말을 꺼내기 기다렸다는 듯이 소녀가 닭똥 같은 눈물방울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정말 은이인 건가. 믿기지가 않는다.
은이는 내가 오늘 아침에 공원에서 죽어 있는 걸 발견했었다. 거기다 은이는 강아지다. 아무리 귀랑 꼬리가 달렸다지만 인간이 될 수 있을 리가 없다.
"설마 환생이라도 한 거야? 하하, 설마……."
믿고 싶진 않았다. 여태까지 내가 옳을 거라 생각했던 게 일순간에 산산조각이 나 버릴 테니까.
그래도 믿을 수밖에 없다.
그야 '은이'라는 이름은 내가 이 애의 털 색깔을 보고 지어준 거다. 거기다 저 목걸이와 장식은 만난지 한 달이 지났을 무렵 선물했던 거다.
"너, 정말 은이……인 거지?"
눈시울이 뜨겁다.
눈에서부터 무언가가 뺨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다.
설마 나 울고 있는 건가?
"멍?"
은이를 놔준 뒤 눕혀져 있던 상체를 일으켜세웠다. 그 뒤 손등으로 아직까지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냈다.
코까지 맹맹하다.
정말 우는 거구나, 나.
"일단은 씻을래?"
은이가 입은 옷은 거의 걸레라고 해도 될 정도로 오래된 헌옷이었다. 거기다 여기 올 때까지 사족보행이라도 한 건지, 손과 발이 흙색으로 변해 있었다.
"멍!"
은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꼬리를 좌우로 흔들어댔다. 좋은 모양이다.
나는 현관문을 다시 닫은 뒤 은이의 손을 잡고 욕실로 향했다.


"하아……."
힘들어 죽을 것만 같다.
내가 생각해도 미쳤지. 은이를 강아지라고 생각하고 씻기려 하다니.
아무리 전엔 강아지였다지만, 지금은 가녀린 여자애의 몸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것조차 간과하지 못했던 난 봐 버렸다.
즉, 가, 가슴이라든지 어, 엉덩이 같이 여자아이의 중요한 부분을…….
뭐, 어떻게든 씻기긴 했으니 다행이다. 그렇지만 그 다음에 또 시련이 찾아온 것이었다.
입을 옷이 없다.
그래서 여동생 방에서 몰래 빼왔다.
미안하다, 여동생이여. 이 못난 오빠를 용서해라.
그렇게 내 짧고도 긴 임무가 끝난 것이었다.
"멍멍!"
은이가 쇼파에 누워있는 내 곁으로 다가와 눈을 반짝였다.

꼬르륵~.

그래, 밥 먹고 싶은 거구나.
"집에 먹을 만한 게 있던가? 그것보다 인간이 된 개한테 개사료를 먹여도 되는 건가? 아니, 이젠 인간이니 밥을?"
어쩔 줄을 모르겠다.
하는 수 없이 핸드폰을 꺼내 인터넷 검색을 했다.
그리고 5분 뒤.
건진 건 하나도 없고 지식인에서 미친놈 취급만 받고 왔다. 어떤 녀석은 나보고 소설이나 쓰라는데, 글재주가 없으니 그건 불가능하다.
"어쩔 수 없나? 장 보러 가야겠네."
"멍!"
은이가 내게 팔짱을 끼면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나는 빈 오른손으로 은이의 머리를 쓰담아준 뒤 거실에 던져둔 지갑을 들고 집을 나섰다.
집에서 상점가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20분 정도.
그 시간이 마치 물 흐르듯 지나간 건 이번이 처음일 거다.
은이랑 같이 있어서 그런 걸까? 평범해 보이던 마을의 풍경이 오늘따라 아름다워 보였다.
거기다가 어느 순간 상점가에 도착해 있었다. 주변에선 아주머니들이 특가 세일 타임에 맞춰 여러 가게들 앞에 줄 서 있었다.
"나 잠시 반찬거리 좀 사가지고 올 테니까, 여기서 기다려."
잠시 동안이라면 떨어져 있어도 괜찮을 거다. 거기다 후드를 쓰고 있어서 귀는 보이지 않고 꼬리는 옷 안으로 숨겨서 안 보인다.
"멍!"
"쉿. 여기선 그냥 고개만 끄덕이면 돼."
다시 소리를 내려하던 은이가 입을 재빠르게 막으면서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나는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인 뒤 커다란 인파 사이로 몸을 향했다.


가게를 나서자 인파가 확 줄어들어 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하늘에는 노을이 져 있었고, 바람은 봄이라는 계절과 상관없이 차가웠다.
나는 조금 걱정되는 마음에 은이가 기다리는 장소로 달렸다.
오른손으로 든 비닐봉투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그 어느때보다도 시끄럽게 느껴졌다.
"은아!"
그녀가 기다리고 있어야 될 장소에 없자,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등골을 타고 식은땀이 흐린다. 정신이 몽롱해질 것 같은 기분이다. 손발이 마비된 듯이 잘 움직여지지가 않는다.
이건 어떤 감정을 느꼈을 때의 증상과 유사했다.
그건 바로 공포.
은이가 또 나 모르는 사이에 죽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자꾸만 엄습해왔다.
"은아! 어디……!"
무슨 소리가 났다.
소리 지르는 것을 멈추고 재빨리 귀를 귀울였다.
웃음소리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의 웃음소리.
나는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아무 망설임 없이 그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달렸다.
상점가의 가게와 가게 사이에 있는 골목길들을 몇 차례 꺾고 돌자, 그 웃음소리가 점차 커져가는 걸 알 수 있었다.
"크, 뭐냐, 이 여자? 말할 수 있는 게 '멍'이란 단어뿐이야."
"거기다 이 꼬리랑 귀 좀 봐. 이거 진짜 아니야?"
"그것보다 이런 좋은 게 생겼는데…… 그거 해야겠지?"
추잡스럽다. 특히 마지막 녀석이 한 말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나는 주위에 있던 각목을 세게 움켜쥔 뒤 녀석들이 있는 장소로 달렸다.
"야 이 시발새끼들아!"
골목을 꺾자마자 나온 녀석들 중 가장 뚱뚱한 녀석을 향해 각목을 휘둘렀다.
큰 비명과 함께 녀석이 쓰러졌다.
"뭐, 뭐야 넌?!"
거친 숨을 고르면서 주위를 살폈다.
턱수염을 기르고 피어싱을 한 녀석, 내가 지금 쓰러트린 뚱뚱한 녀석, 그리고 은이를 잡고 있는 키가 큰 녀석.
"그 여자애를 놔 줘."
난 지금 무지하게 화가 나 있다.
울상을 짓고 있는 은이. 거의 반쯤 벗겨진 바지와 후드티.
지금은 법이고 나발이고 다 필요없다.
"우선 족치고 본다. 설명을 듣는 건 그 뒤다!"


온몸이 쑤신다.
입 안에선 쇠맛이 나고, 왼쪽 눈은 제대로 떠이지가 않는다.
맨처음에 쓰러트렸던 뚱돼지 자식이 일어나지만 않았어도 상처 없이 이겼을 텐데.
사람 한 치 앞길도 알 수 없다는 말이 이제서야 이해가 갔다.
"멍. 멍멍……."
은이가 눈물진 얼굴로 날 바라봤다.
"걱정하지 말라니까."
그녀의 머리를 쓰담으면서 말을 이었다.
"넌 웃어. 그 모습이 가장 예쁘니까."
농담이 아니다.
아직 그녀가 활짝 웃는 모습은 본 적이 없지만, 가장 예쁠 게 분명하다.
은이는 그런 내 마음을 알아챘는지 웃었다. 그것도 방긋, 아주 해맑게 말이다.
"울다가 웃으면 몸 어딘가에 털 난다던데…… 아얏! 야, 아퍼."
은이가 내 어깨를 마구 두둘겼다.
화난 표정이 아니다. 저건 안심했을 때 짓는 표정, 안도한 표정이다.
"자아, 도시락도 어디다 내팽겨친 건지 보이지가 않으니 새로 사러 가볼까? 계속 이런 골목길에 있을 수도 없으니."
나는 은이의 부축을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순간, 사라저 가던 햇빛에 의해 은이의 목에 달린 은십자가 빛났다.
나는 그것을 잠시 지켜본 뒤 은이를 쳐다봤다.
"이건 하늘의 계시인 걸까? 슬픔의 젖은 날 위로하기 위해 널 보낸 건?"
마치 그 붉은 개목걸이가 우리들의 만남을 엮어준 붉은 실인 것만 같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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