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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제 99회차/헌정단편] 종막과 함께하는 벌레는 울지 않는다.
글쓴이: 반딧부리
작성일: 14-06-01 23:45 조회: 1,261 추천: 0 비추천: 0

 

종막과 함께하는 벌레는 울지 않는다.

 

결론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소녀가 처음으로 연주되었던 날. 피부 표면, 손가락 끝, 미시적 생명체 하나가 압사했던 날, 소녀는 기억하지 않는다. 일종의 전설적 이야기다. 소녀는 아니면 말고라고 생각했다. 지나친 자기미화가 총체적 난국을 부른다. 총체적 난국? 그것이 개판이건 개판이 총체적 난국이건 간에 소녀는 , ~” 하고 내뱉으려다 흠칫 혀 놀림을 멈추었다. ‘상스럽다. 혀를 말아 내리는 유선형의 놀림, 때로는 관능적이고 감미롭다. 하지만 결국 뒤얽혀버리는 것이 공기라면, 순간 비참해진다. 마스터베이션 이후의 심적 순결함이자, 신적 불결함이다. 차라리 이라면, 그래, 소녀는 혀를 살짝 내밀어 본다.

 

다시 한 번,

“~ ~! 좆같은! ~”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싸구려다. 팔리지 않는 상품에 더 팔리지 않는 상품을 이어 만든 1+1 같은 발상이다. 당신은 팔리지 않는 물건을 샀고, 그로인해 더 팔리지 않는 물건을 구매한 병신이 된 것이다.

 

대체 왜? 당신은 그것을 구매한 것일까? 그것은 꿈이었을까?

 

어쩌면 일종의 희망이다. 마치 조금이라도 값싼 것을 구매한다면, 부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것은 성실함이다. 값싸게 소비하는 것이 무엇인가의 증명이 된다면, 인생의 빈곤함이다. 소녀의 인생은 빈곤했다. 신이 있었다면, 소녀를 포기했을 것이다. 신이 없기에 소녀는 오늘도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눈 크게 뜨고 보면 그것이 삶을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그 어떤 방향성일지도 모를 것이다.

 

소녀는 노래를 읊조려 본다.

빛나고 싶어 했었던 소녀가

걸어갑니다. 그녀는 아직도

모든 것이 금으로 변한다고

믿고 있는 걸 겁니다. 만약

당신이 귀 기울여 듣는다면

그 소리를 듣게 될 겁니다

모든 것이 곧 하나가 되고

그 하나가 모든 것이 되는

구르지 않는 단단한 바위가

하나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녀는 천국에 가는 계단을

지금 바로 사려고 합니다.“

 

그 노래는 지나치게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썩 이해하기 쉬운 것은 아니었다. 소녀는 처음부터 천국에 가고 싶어 했다. 다시 한 번 더 풀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소녀를 구매 했다. 어쨌든 당신과 소녀는 만났다. 어떤 믿음은 그 만남을 억겁 년의 인연이라 한다. , 어떤 믿음은 계획이라고 했다. 당신은 근검절약의 산물이라 생각했고, 소녀는 쉬운 용돈벌이라고 대답했다. 소녀는 천천히 교복을 풀어 헤쳤다. 브래지어가 드러난다. ‘좋구나!’, 소녀의 젖가슴이 드러난다. ‘여고생은 참 좋구나!’ 스커트가 미끄러지듯 내려온다. 음모는 밝혀진다. 약간의 흥분. 솟구치는 해면체.

나는 그것을 보고만 있었고, 당신은 그곳에 있었다. 생생하게 느꼈다. 따듯한 여고생의 체온, 약간 젖은 면직물은 악취인지, 향취인지 묻어난다.

“15만 원 되시겠습니다.”

지갑을 찾아본다. 어르신은 잘 계신가? 홍콩 구경 가셔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 세 분만 가시면 된다네, 그런데 어르신들이 모두 여성분 아니신가? 김구 선생은 안계신가? 뭐 어찌되었건, 신 사모님이라도 모셔가야지. 하릴 없이 집에서 소일만 하셨지 않는가? 세상 돌아가는 것도 배워야지. 여자라고 언제까지 집안에만 계시겠다는 것인가? 괜찮네. 미안해하실 것 없다고 전하게.

모든 문제가 그러하듯이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계시지 않는다. 아니, 집이 통째로 사라져 버린 것이다. 계셔야 할 어르신은 안보이고, 노인정도 사라지고, 벗은 여고생도 사라지고,

병신 꼴값 떨고 앉았네.”

있어야 할 것이 없기 때문에 비극인가, ‘여고생은 좋구나!’ 다리를 꼬고 앉아서 가래침 뱉어내는 모습도 예쁘구나! 당신은 납득했고, 나는 미소 짓는다. 소녀는 한심하단 눈빛으로 말했다.

당신, 속옷 사간다면서, 당신 보는 눈앞에서 벗는 거 확인하게 해달라면서?”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좁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공기가 뜨거워진다. 당신은 왠지 땀이 나서 숨이 막혀 왔다. 당신은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 옷깃을 풀어 헤친다. 소녀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뭐야? , ? ! 꺄악!!!!”

 

그 방에는 창이 없었다. 들여다 볼 수 없다. 볼 수 없기 때문에 무엇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다. 당신이 내가 방에서 나가는 것을 원했기 때문이다. 당신은 그 안에서 무엇을 했는가? 나는 지금 와서야 당신에게 물어보고 있다. 두 명이 방에 있었고, 나중에 나온 것은 웃음 완연한 당신뿐이었다. 나는 조심스레 방 안을 들여다보았다. 남은 사람은 없었다. 나는 조심스레 다가가 살결을 입에 물고 희롱해 본다. 온기는 조금 남아있었고, 아랫도리는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타고 흐르는 것은 오줌이었을까? 끈적이고, 냄새나는 것이 암갈색으로 흘러내린다. 친숙하지만, 이국적인 향취였다. 코를 가져다 대고서 킁킁거린다. 더듬이로 더듬어 본다. 끈적한 것이 묻어나온다. 괜찮다. 조금씩, 구멍을 넓힌다. 평소 뱉어내기만 했던 구멍이 내 몸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기분 좋은 흡입감에 정신이 혼미해 질 것 같다. 그대로 정신을 잃어도 좋다.

 

눈을 뜨자, 나는 그녀였다.

너는 누구?’

복잡한 전 주인의 사념이 나를 덮친다.

넌 이미 죽어있다.”

나의 목소리는 카랑카랑했다.

, 뭐야?’

전류가 흐르는 뇌는 종종 스파크를 일으키곤 한다. 내가 벽에 걸려있던, 거울을 본 순간이었다. 왠지 나른한 고양감에 실금해버린다.

전 주인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소리는 없다. 단지 뇌 내 메아리. 나는 스윽 나의 몸을 만져 본다. 극도로 민감하다. 여고생은 좋구나!

히익 기분 나빠

그녀를 무시한다. 곧 사라질 것이다. 나는 나의 새로운 육체가 주는 존재감에 몰두한다. 생식하는 생물의 육체는 어찌 이렇게 타락하기 쉬운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질리지 않는다. 몰아치는 물결 속에 전 주인이 사라져 간다. 녹아들어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나의 육체가 아니었으니, 그녀에게는 자극적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정신으론 망가져 버린다. 이것은 즐겁다, 너무나도 즐겁다. 웃음이 나온다. 미친 듯이 웃어본다.

그만해! 그만하라고!’

주인이 소리쳤다.

어라? 왜 눈물이 나지?”

나는 울고 있었다. 끈적끈적해진 손으로 눈가를 훔친다. 손끝에 묻어있던, 하얀색 당신의 정액이 눈가에 맺힌다. 눈물과 섞이고, 진주알같이 흘러내린다.

주인의 목소리가 갈라진다. 나는 스스로를 안아 준다. 구멍에서 나오는 물은 멈추지 않았다. 몸이 뜨겁다. 문득 나는 깨닫는다. 주인은 왜 아직도 남아있는가?

설마?”

그녀는 걸어 다니는 죽음이었다.

 

정신은 육체와 분리되고, 떨어져 나간다. 육체를 움직이게 하는 최소한의 가닥만 남기고 나면 종종 숨을 쉬는 것조차 잊어버린 채, 산소 결핍이 되곤 한다. 육체는 비명을 지르지만, 최소한의 가닥으로 연결된 정신은 조금 가렵다. 그녀에게는 겨우 그 정도의 육체였다. 나는 너무도 성급하게 그녀의 육체에 삽입했다. 처음엔 고통을 쾌락이라 생각했고, 지나친 이입이 내 정신을 장악했다. 내가 곧 그녀다.

 

남의 몸을 함부로 굴리지 마시죠.

 

****

 

if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거짓말일까?

당신이 배운 if구문과 나의 if는 조금 다르다. 만약에 내가 당신이라면 말이다. 살아있는 죽음에 대하여 이야기해보자. 나는 단순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단순하기로는 일 플러스 일 이꼬르 이가되는 그런 식의 이야기다. 일종의 수()개념이다. 하나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필요로 하는 정의라는 것이다. 나라고 하는 객체에 대해서 만약 내가 당신이라면, 일 플러스 일 이꼬르 일이 된다. 그것이 나의 if.

약간 혼란스럽다. 결국 나는 당신인 것인지, 소녀인 것인지, 당신이 나였던 것인지 소녀가 당신인 것인지, 그 이입의 구도는 상대적이다. 내가 이출하고 싶은 것은 그것이다.

살려주세요.”

그녀는 나를 놓아주려 하지 않는다. 당신은 그곳에 없었고, 방에는 창이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결코 이상하지 않다. 확인해 보기 전까지는 모른다. 처음부터, 그런 이야기였던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

 

혹시 말이다.

나는 처음부터 그녀였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나의 가능성이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타당하다. 어떤 이물감이 나를 분열시켜서 태어난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것은 당신이었거나, 당신이 분출한 유전자 속에서 나는 태어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기억한다. 우주를 누비다, 지구라는 별에 불시착한 나의 기억.

그것을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본다. 나는 지금 죽어가고 있다. 이곳에서 탈출해야만 해! 그렇지 않으면 죽어버릴 테니까. 그녀는 죽어가고 있었고, 나는 죽어가고 있었다. 당신은 사라지고 없다. 나는

 

그런데 왜? 그녀는 죽어가고 있는가?’

 

그것은 나의 단정이다. 그녀는 사실 멀쩡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숨을 쉬고 있었고, 심장이 뛰고 있다. 육체적으로 문제는 없었다. 나는 고민했다. 어째서 나는 당신과 만난 것일까? 가슴이 아파온다.

 

그녀의 것인지 나의 것인지 알 수 없는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래, 그런 것이었어!

나는 기억해낸다.

 

이제 소녀가 아닌 거구나, 나의 숨은 가빠져 오기 시작했다. 숨을 쉬어보려 하지만, 가슴 속 무엇인가 응어리져 막혀버린 듯 숨을 쉴 수가 업ㅅㅇㅅ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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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제 3년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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