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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제 95회차/1] 말동무가 되어 주지 않을래?
글쓴이: 뿌리
작성일: 14-05-03 04:11 조회: 1,271 추천: 0 비추천: 0

 

 

 

 말동무가 되어 주지 않을래?

 

 안녕? 정말 반가워. 정말 오랜만이야. 이렇게 내 말을 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거든. 난 혼자 여기에서 너무 오래 있었어. 그래서 정말 외로웠는데, 마침 네가 내 얘기를 들어준 거야. 그래서 난 지금 너무 기뻐. 행복하다구.

 아참, 처음 보는 사람한테 자기소개도 안 하다니. 미안해. 너무 외로워서, 또 네가 내 얘기를 들어 줄 수 있다는 게 기뻐서 나도 모르게 그만 실례를 해버렸네. 헤헤.

 안녕? 내 이름은 티버야. 보다시피 곰인형이지. 좀 커다랗고 오래 됐다는 게 문제지만. , 나도 처음부터 이렇게 낡은 인형이었던 건 아니야. 여기 이 낡은 다락방 구석에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난, 이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을 만큼 사랑 받던 존재였어. 그거 알아? 날 무지 좋아해 주었던 여자애가 있었는데 말야……

 . 괜찮아. 네 소개는 안 해도 돼. 그냥 잠시 여기서 내 얘기를 들어 주기만 하면 돼. 그리 오랜 시간을 빼앗진 않을 거야. 나도 네가 바쁘다는 건 알고 있으니까, 그냥 수다스러운 곰인형을 만났다고 생각해 주면 안될까?

 . 고마워. 정말로.

 그럼, 얘기해도 될까?

 내가 눈을 떴을 때 처음 본 건 순수하게, 그리고 해맑게 웃는 미소로 날 바라보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었어. 글쎄, 정말이지 바보가 아닐까 생각 될 정도로 입을 크게 벌리고서는, 기쁨인지 놀라움인지 알 수 없는 환호성을 잔뜩 질러대던 여자애였어. 우스웠지. 뭐가 그렇게 신이 나는지, 나한테도 좀 알려줬으면 하고 생각 했을 정도라니까? , 나는 곰인형이지만.

 그런데, 더 놀랐던 건 말야. 그 여자애는 이리저리 방방 뛰어다니더니 다시 내게 와서는, 나를 와락- 하고 세게 껴 안는거야. 꼬옥- 하고 안고서는 사랑해하고 말해 주었지. 그래. 나한테 말야.

 , 너무 그렇게 부러워하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지. 어쨌거나 지금은 요 모양 요 신세로 다락방에 박혀있을 뿐이니까 말야.

 그래도, 그 여자애는 나를 많이 아껴주었어. 어디 놀러 갈 때나, 자기 전에도 그리고 일어나서도 언제나 나를 품에 두고 있었지. 정말, 여린 살 내음이라던가 베이킹파우더 냄새가 야릇하게 베일 정도로.

 아 맞다. 그 여자애 이름은 애니. 귀여운 개구쟁이 같은 이름이지 않아? 맞아. 애니는 이름처럼 늘 사랑스러운 장난을 치곤 했지. 입에 우겨 넣기도 힘든 눈깔사탕을 앙- 하고 물고는 침을 츄루릅- 흘리면서도 달콤함에 젖은 눈웃음을 지어 보이기도 하고, 식탁보를 둘러매고는 히어로라도 된 것 마냥 이리저리 뛰어다니기도 했지.

 정말이지.

 귀여웠는데 말야……

 아차. 미안해. 추억에 젖어버리니 나도 모르게 그만. 시간을 너무 뺏어버렸네.

 ? 정말 괜찮아? 조금 더 듣고 싶다면 못 해줄 것도 없지만.

 알았어. 오늘은 정말 운이 좋네. 마지막에 너처럼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게 되어서.

 아냐. 신경 쓰지마. 뭐라 해도 난 그저 곰인형일 뿐이니까. 마지막이라 해도 별로 아쉬운 건 없어.

 그래서 말인데 말야.

 어느 날이었어. 정말로, 예상치도 못한 일이 일어났어.

 그 날은 애니가 제일 싫어하는 날이었지. 바로 천둥이 쿠르르콰광-! 하고 치고, 빛이 번쩍번쩍-! 하고 비바람이 으스스하게 창문을 두드리는 날, 애니는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어 놓고 웅크려서는 나를 꼬옥- 껴안고 벌벌 떨고 있었지.

 정말, 너무 무서워서 울음소리도 크게 못 내고 이슬 같은 눈물만 흘리고 있었어. 난 말이야, 나를 소중하게 여겨준 애니에게 괜찮다고. 내가 있으니 괜찮다고 달래주고 싶었어. 조금이라도 애니가 떨지 않기를 바랬어. 하지만 난 곰인형인걸. 정말이지 그때만큼 내가 곰인형인게 싫었던 적이 없었단다.

 그 때, 애니는 날 불렀어. 아니지. 내게 이름을 붙여주었어. ‘티버……. 티버어…...’ 하고 새어 나오는 목소리로 겨우 말야. 그러더니 금세 잠에 빠지더라구. 평온한 얼굴로 새근새근- 숨을 내쉬는 애니의 얼굴에는 이미 눈물이 말라 붙었어.

 변덕쟁이라고 할 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그 때만큼은 내가 애니의 곰인형인게 그렇게 기뻤던 적이 없었어. 내가 있다는 것만으로 위안이 됐던 걸까? 꿈을 꾸면서도 나를 꼬옥 쥐어주었어. 그때부터였어. 내 이름이 티버가 된 건. 그저 커다란 곰인형이 아닌, 애니의 곰인형. 티버라구.

 ……

 나와 함께 해 주었는데 말이지.

 어쩌면 시간은 많은 것들을 변화시키는 지도 몰라. 언제까지나 나를 꼬옥 껴안고 밤을 지새던 애니도, 때때로 내게 동화책을 읽어 주다가 코- 잠이 들던 애니도, 내게 이상한 옷을 입히고는 즐겁다며 베시시- 웃는 애니도.

 어느새 훌쩍 자라버렸지 뭐야.

 곰인형을 안고 자던 어린 애니는 이제 내 기억 속에 있어. 애니는 시간이 지날수록 예뻐졌고, 성숙해졌고 또 어른스러워 졌어. 천둥번개가 무섭지 않을 만큼 씩씩해졌고. 그만큼 나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었지.

 물론 조금은 서운하지. 난 언제까지나 애니와 함께 있기를 바랬으니까. 하지만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야. 아마 나도 마음속으로 알고 있었던 거야. 영원하진 않을 거라고.

헤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날이 오게 될 줄이야. 조금은 눈물이 나는 걸? , 난 곰인형이었지. 에이, 곰인형이라도 눈물 좀 흘릴 수 있었으면 좋을 텐데.

 그래도 그것보다 더 슬픈 건 말야.

 시간이 갈수록 애니가 웃는 모습을 보기가 힘들어 진다는 거였어.

 그건 정말, 견딜 수 없을 만큼 마음이 아파. 웃는 모습이 제일 예쁜, 천사 같은 애니였는데 말야. 항상 밝고 말괄량이 같던 애니도, 조금씩 웃음이 없어지고 늘 짜증을 내고 신경질적인 아이가 돼버렸어. 무엇이 그렇게도 애니를 힘들게 만드는 걸까? 하고 생각해 봤지만 잘 모르겠더라고. 그래도, 그렇게 짜증내고 인상을 찌푸릴 게 아니라 나를 꼬옥- 껴안아 주었으면 했는데 말이야. 욕심이 과하려나?

 . . 고마워. 어쩐지 동정 받는 거 같네. 난 괜찮아. 아쉽긴 하지만 어쩌겠어. 난 언제나처럼 애니를 기다릴 수 밖에.

 난 말야. 알고 있거든. 애니는 웃는 모습이 제일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걸. 짜증내는 것도, 인상을 찌푸리는 것도 애니야. 그리고 웃음이 예쁜 여자아이도 애니고. 그건 절대로 변하지 않아. 난 그렇게 믿어.

 고마워. 넌 나랑 생각이 잘 통하는 것 같구나?

 좀 더 수다를 떨고 싶긴 한데…… 헤헤- 그럴 수 없을 것 같네.

 여길 좀 볼래? 여기. 꿰맨 자국 말야. 많이 헤져있었던 데다가 오랫동안 이곳에 있다 보니 많이 낡았어. 기억해? 내가 마지막이라고 말한 거.

 으응. 신경 쓰지마. 슬픈 게 아냐. 이 모두가 추억이잖아. 추억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아름다운 기억이야. 그렇다면 난, 이 마지막 조차 사랑 할 수 밖에. 그치?

 글쎄. 이 다음에 내가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아마 듣거나 보거나 말하지는 못할 거야. 대신 언제까지고 이곳에 남아 이곳의, 또 나 티버와 애니의 추억을 기억하고 지켜가겠지.

 ? 그건 선물이야? 명찰?

 와아! 괜찮은데? 정말 멋진 생각이야! 그럼 그거. 내 왼쪽 가슴에 달아주지 않을래? . . 정말 기뻐. 역시 넌 정말 좋은 사람이야.

 그런데 미안해서 어떡해? 난 이런 몸이라 줄 수 있는 게 없어.

 ? 괜찮겠어? 좋은 이야기랄 것 까지는 없어. 그냥 수다스러운 곰인형의 오래된 추억일 뿐인걸. 물론 나에겐 세상 무엇보다도 소중하지만.

 ,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어.

 으음. 이런 기분은 처음이야. 졸린 걸.

 마지막이라고 하는 건 가봐. 조금, 아니. 많이 슬퍼지는 걸.

 그래도 말야. 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달콤한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아.

 미안하지만 이제 좀 자도 될까?

 . . 나도. 만나서 반가웠어. 또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 잘 가.

 안녕.




 안녕. 애니……

 쿠당탕탕-

 요란스럽게 뛰어다니는 발소리가 들린다. 먼지 쌓인 물건들을 털어내며 이리저리 쏘다니는 여자아이. 창가로 비쳐 들어오는 맑은 햇살 사이로 먼지들이 떠다니고, 또 그것을 상쾌한 바람이 씻어냈다.

 오랫동안 쌓아 두었던 낡은 물건들을 꺼내어 정리하기도 하고, 뜯어진 벽지며 부서진 가구 조각들을 치웠다. 그 중에서, 유난히 활기찬 모습으로 즐거이 청소를 하는 여자아이는 버릴 물건들을 찾으러 다락방로 올라갔다.

 “. 조심하렴.”

 “! 걱정 마.”

 어머니의 충고를 듣고는 조심조심 계단을 올라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차가운 공기와 다락방 특유의 독특하고 온유한 내음을 맡고는 기분이 좋아진 듯 귀엽고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 맞아. 그래 여기. 내가 어렸을 때 아끼던 곰인형이 있었을 텐데.”

 추억에 잠긴 듯 기억 속을 여행하더니 이내 다락방 이곳 저곳을 헤맨다. 몇 분인가 헤매더니 결국은 찾을 수 없었는지 밖을 빼꼼이 내밀어 소리쳤다.

 “엄마아~ 내 곰인형 티버 못 봤어~?”

 “티버?”

 “! 왜 있잖아. ~전에 아빠가 생일 선물로 사주신 커~어다란 곰인형. 내가 이름도 붙여 줬잖아.”

 “얘도 참. 언제적 건데 아직 있겠니? 일단 찾아보렴. 안 버렸다면 아마 거기에 있을 거야.”

 조금 더 뒤적거리다가.

 마침내 찾았다.

 “! 여기 있었구나.”

 그녀는 싱그러운 미소를 한 움큼 내어 보이더니, 이내 먼지 속에서, 오래된 것들 속에서, 낡은 기억들, 수많은 추억들 속에서. 티버를 찾아냈다.

 그리고 티버를, 꼬옥- 껴안으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안녕~ 티버. 정말 오랜만이지?”

 …

 …

 …

 …


 추억을 간직한 곰인형에게 해줄 수 있는 거라고는 이정도 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면 티버도 먼 훗날 그녀에게 다시 안겼을 때 아마 웃고 있으리라.

그의 가슴에 달린 명찰. 그곳에 그를 대신하여 그가 애니를 만난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었을 말을 적어주었다.

 

 

 

 [안녕 애니. 오랜만이야]




........................

이야. 단편제는 처음이네요. 가끔 참여하신다는 노아님이 참여하셨길래

지금이 그 '가끔'에 해당하는 걸까- 하고 생각이 되어서 저도 참여해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가끔' 참여하려고 생각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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