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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인생게임 - 02 -
글쓴이: 유서진ㅡ
작성일: 14-04-16 20:14 조회: 994 추천: 0 비추천: 0
"자아-, 그럼 이제 게임을 시작해볼까요?"

익살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몽쉘이라는 이름의 소녀가 마치 원을 그리듯 왼발을 축으로 하고 오른발을 들어 돌리며 나와 하비에게서 등을 돌린다.

"잠시만 기다려봐."
"예? 무슨 문제라도?"

기다리라는 내 말에 고개를 돌려 대답한 소녀의 단발의 갈색 머리카락이 휘날리고, 의문을 띈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소녀의 모습은 아름답다 할 수 있었지만 그것은 한 나라의 공주의 것이 아닌, 여느 동네에 있을 법한 언제나 활기차고 기운찬 소녀의 것이었다.

"그러니까 지금 나보고 날개달린 동물 중에 가장 흔한 닭을 먹기 위해서는 날개달린 동물 중에 가장 흉악한 드래곤이랑 게임을 하라 이말이야?"
"네."

간결한 대답을 내뱉으며 나를 향해 순박한 미소를 짓는 소녀의 모습은 다시 한 번 소녀가 공주인지를 의심해보게끔 만들었다.

"하겠냐!"

눈앞의 소녀에게 오른손을 크게 휘둘러 내 의사를 좀 더 명확하게 전달했다. 퀘스트도 정도가 있지, 막 생성된 캐릭터에게 엔딩 퀘스트를 내주면 어쩌자는 건가? 게다가 보상은 닭꼬치? 이게 정말 게임이라면 플레이 타임 5분 만에 C드라이브에서 지워질 녀석이라 나는 굳게 믿었다.

"하..하지만, 돈도 없이 음식을 먹으려한 당신도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요?"
"에... 아비오빠 게임 잘하잖아? 닭꼬치 내기로 하는 게임 같은 건 아무것도 아니잖아?"

내가 지른 고함에 조금 떨고 있지만 나를 똑바로 쳐다보고 할 말은 다하는 공주님과 한낱 닭꼬치에 홀려 어느새 다가갔는지 공주님의 옆에서 침을 흘리며 하늘같은 오라버니에게 반론을 제기하는 여동생을 보자니 조금 배신감을 느꼈다.

"하아... 정말 네가 드래곤이라도 양심은 있겠지. 고작 먹을 거에 왕자님처럼 집안에서 귀하디 귀하게 자라온 내가 피를 보거나 하는 일은 없겠지?"
"네, 이곳의 게임의 종류는 셀 수도 없이 많지만 게임의 목적에 따라 어느정도 수지는 맞게 한답니다. 그럼, 하시겠다는 걸로 알고 게임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소녀는 말을 마치고는, 눈을 감고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무언가의 주문과도 같은 소리가 소녀의 입에서부터 울려 퍼지자 오로지 흰색 일색으로 채워진 방이 시야의 가장자리에서부터 변하기 안개가 걷히듯 변하기 시작했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엽기적인 광경에 하비는 자기딴에는 작은 입을 크게 벌려 놀라움을 표현하고 있었다. 나는 저런 우스꽝스러운 표정은 짓지 않고 있었지만, 나또한 속으로는 적응할 수 없는 풍경에 놀라워하고 있었다.

"우아아...."

하비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감탄사는 누구라도 이곳을 본다면 느낄 생각을 표현하기 가장 적합한 단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고풍스러운 붉은색의 카펫과 중세시대의 궁전에서나 볼법한 커다란 Y자로 나누어진 계단. 하나하나가 잘 모르겠지만 유명한 것이라 생각되는 벽에 걸려져있는 몇점의 그림들, 곳곳에 세워진 보기만해도 살이 떨릴 날개달린 짐승의 석상들. 한 번도 보지못한, 어쩌면 직접 내 두 눈으로 한 번도 보지 못했을 풍경. 나는 잠깐 감탄하고는 나와 하비를 이곳으로 불러낸 소녀를 찾기 시작했다.

"아비오빠, 저기저기!"

하비의 가느다랗고 기다란 손가락이 가리킨 곳. 그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보인 것은 위쪽에 있는 둥글고 커다란 하나의 홀, 그리고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는지 각양각색의 사치스러운 보석들과 누렇게 빛나는 금으로 치장된 왕좌(王座)라 불려도 손색없을 커다란 의자에 소녀가 앉아있었다.

-캉! 바로 앞에서 들려온 차가운 금속음에 바닥으로 시선을 내리자 보인 하나의 둔기.

"도망쳐요!"

동네 소녀와도 같은 공주의 목소리에서는 절박함이 짙게 묻어져있었다. 불시에 느껴지는 불안함이 나의 뇌리를 스치자 나는 주위를 구경하느라 나에게서 멀리 떨어진 하비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나는 다른 세계에 왔다는 흥분감에 잠시나마 소년만화의 주인공과 같은 마음을 가졌던 나 자신을 질책했다. 아는 사람이라고는 한 명도 없는 곳에 떨어진다는 것이, 안전한지도 보장이 되지 않는 곳에 떨어진다는 것이, 아무런 지식도 없는 곳에 떨어진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깨닫게 되었다. 

"아...."


카드득.


단단한 것이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돌가루가 떨어지고


펄럭.


돌로 이루어진 짐승의 날개가 펼쳐진다.
 
      
"KYAAAAAAAAAAAAAAAAAAAAAAAAA!"

찢어지는 것만 같은 울음소리를 신호로 한 듯 돌의 짐승이 날아오르고, 짐승의 두 눈이 내가 아닌 다른 이를 가리킨다.

"하비이이이이이이!"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난 둔기의 용도를 알아채고 미친 듯이 달려가 두 손으로 둔기의 손잡이를 쥐고 달린다.

"아...?"

누구보다도 오래 붙어있었지만,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소녀의 탄식이 걸음을 재촉한다. 두 팔은 갑자기 생겨난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무게에 비명을 지른다.

"으아아아아아!"

짐승이 괴악한 생김새의 손으로 쥔 창을 빠르게 날아가며 연약한 소녀를 향해 내지른다. 날아오는 속도가 더해진 단단한 방패라도 꿰뚫을 듯한 창이 연약한 소녀의 몸에 닿기라도 한다면 나는 오늘 사람이 죽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게 되리라. 그 사실을 알고 나는 차가움이 느껴지는 둔기의 손잡이를 더욱 세게 쥐고, 온 힘을 다해 짐승의 몸을 향해 크게 휘두른다.

-파열음.

다만 그것은, 단단한 무언가가 부서지는 소리.
크게 휘둘러진 둔기의 끝이 돌로 이루어진 날개를 강타한다.

"KYAOOOOOOOO!"

날아가던 속도 그대로 아슬아슬하게 하비의 옆을 스쳐 지나가 그대로 바닥에 박히듯이 추락한 짐승의 비명소리에서 느껴지던 날카로움이 다소 적어진 것이 그나마 나를 안심하게 했다.


다만


""KYAOOOOOOOOOOOO!""


-그것이 어미를 부르는 새끼의 울부짖음과도 같았다는 것을 나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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