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마이페이지
 
Q&A
[공지] 노블엔진 홈페이지가 …
[꿈꾸는 전기양과 철혈의 과…
《노블엔진 2017년 4월 2차 …
[리제로 10 + 리제로피디아] …
[Re :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
 
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 3급 매니저, 치유담당 초파랑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개와 돌 이야기 -에필로그-
글쓴이: 칭소마라
작성일: 14-04-13 07:47 조회: 1,142 추천: 0 비추천: 0

***


“자~ 오늘은 내가 직접 끓인 특제 김치찌개다~”

그렇게 말하며 아내는 신 냄새가 물씬 풍기는 찌개를 내려놓았다.

“고마워. 잘 먹을게.”

앉아서 기다리던 나는 아내에게 가볍게 인사했다.

어제 그 난리 통에 몸이 너덜너덜해진 덕분에 오랜만에 아내에게 음식을 얻어먹게 생겼다. 상당히 오랜만에 얻어먹는지라 기대가 상당하다. 오래전에 먹은 아내의 음식은 꽤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입안에 침이 고였다.

리애가 학교에 가서 없는 게 아쉽다. 틀림없이 좋아할 텐데.

“음? 이건 호박?”

“응! 맛있겠지?”

단단한 껍질과 노란 속살을 가진 늙은 호박이다. 작은 조각으로 나뉘어서 그 노란 속살이 찌개 국물에 절어서 불그스름해졌다. 김치찌개에 호박이라… 처음 보는 조합이다. 정말 맛있을까?

“아, 또. 솔직히 표정 짓지 말고 빨리 먹어봐.”

아내가 싱글거리며 재촉한다. 애초부터 내 반응을 예상한 모양이다. 나는 아내의 재촉에 못 이겨 젓가락으로 호박조각을 하나 들고 베어 물었다.

“이건…!”

입안에 한입 베어 문 순간 알았다. 나는 이미 패배했다는 것을.

“신김치가 들어간 찌개의 시큼함과 호박의 감칠맛, 그리고 섬유질의 씹는 느낌이 섬세하게 뒤섞이며 전혀 예상치 못한 환상적인 궁합을 이끌어 내고 있다! 호박의 섬유질이 시큼함을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이끌어내는 감칠맛이라니. 나는 왜 지금껏 이런 조합을 알지 못했을까. 전업주부로 살아온 나날이 부끄러워지는 맛이다!”

“최고의 극찬 고마워.”

나는 잠자코 밥과 찌개를 먹기 시작했다. 부상자에게는 아무래도 단백질이 필요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리 한구석에서 떠올랐지만 잠자코 먹었다. 웃으며 나를 보는 얼굴이 너무나 뿌듯해 보여서 뭐라고 불평할 마음이 안 든다.

“전화받고 달려왔을 때는 정말 큰일 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멀쩡해서 다행이다.”

밥을 먹는 내 머리를 아내가 가볍게 쓰다듬었다. 나는 뺨이 간질거리는 것을 느끼면서 잠자코 밥을 먹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정말 난감했다니까. 리애는 울지. 처음 보는 여자애도 울지. 웬 아저씨가 그 앞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지.”

“흠. 그건… 미안. 정말 미안해.”

흥분해서 병원에서 뛰어 나왔을 때는 몰랐지만 거기서 리애를 두고 간 것은 정말 뭐라 말하기 힘든 실수였다. 오수는 없어지고 아빠까지 다쳤으니 정말 놀랐을 텐데도 자기감정만 생각하고 뛰어 나오다니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은경이에게도 괜한 부담을 주고 정신연령이 어리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쪽이 어린 건지 정말.

다시 고개를 숙이고 밑반찬을 하나 올려 묵묵히 밥알을 씹었다.

아내는 잠시 조용히 있다가 훅하고 작은 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애들이랑 아저씨를 진정시키고 나니까 폐가랑 산에서 불이 났다 그래서 또 엄청 놀랐다고. 근데 남편 놈은 어떻게 된 건지 알 수도 없고.”

아내는 다시 한 번 한숨을 폭 쉬었다.

“미안….”

그래도 경관인데 정말로 별 도움이 안 됐었구나 그 아저씨. 그래도 양쪽 다 잘 끝나서 다행이다. 폐가의 불은 오수가 그 푸른 돌을 먹어버리면서 꺼졌고 산에서 난 불도 의외로 싱겁게 꺼졌다고 한다. 소문으로 듣자니 화재현장에서 어째선지 개가 짖는 소리가 들렸다고 하니 대충 사정은 알 것 같다.

“추궁하려는 게 아니네요. 이 양반아~.”

추궁이 아니라고 해도 딱히 위로도 아니지 않나.

나는 잠자코 밥을 최대한 맛있게 먹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어쩌면 다친 사람에게 고기 한 점 안 주는 것은 계획된 체벌일지도 모르겠다.


“잘 먹었습니다~.”

“자, 기다려. 내가 치워줄게.”

식사를 끝내니 아내가 솔선수범하여 그릇을 치운다. 보고만 있자니 눈치가 보여서 나도 돕고 말았다. 최대한 환자라는 지위를 지키려 했건만.

“바람이나 쐬고 올까?”

내 제안에 커피를 마시던 아내가 동그란 토끼 눈이 된다.

“정말? 원래 멀쩡할 때도 집안에만 있는 사람이?”

“그건 결혼하기 전이잖아. 지금은 매일 장을 본다고. 최근엔 오수 산책시키러 나갈 일도 많았고.”

내 대답에 아내가 말이 없어졌다. 잠시 후 그래 나가자며 크게 소리를 쳤지만. 밖으로 나가기 위한 준비는 빨리 끝났다.

문을 열고 나오니 바람이 상당히 차다. 어제 느꼈던 열풍이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가을도 한참 지났는데 조금 허전한 바람이 불었다.

잠시 발아래를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쥐지 않은 손을 가볍게 까닥거려 보았다.

최근에는 산책할 때 항상 따라 나온던, 아니 정확히는 나를 따라가게 하던 오수가 없다.

“같이 나가는 거 오랜만 아닌가?”

아내가 팔짱을 껴왔다. 포근한 감촉이 팔에 전해진다.

“그렇지.”

아내와 함께 자박자박 조금 좁은 계단을 걸어 내려왔다. 아내를 신경 쓰며 걸어야 하니 조금 거추장스럽다. 싫지는 않지만.

“결국 오수랑 담란이란 사람은 뭐였을까?”

“글쎄. 이해할 수 없는 거? 굳이 이해하려 들자면 오수는 불 먹는 하마고 담란은 불에 미친 놈.”

“에이. 완전 대충대충인데?”

“그렇지. 그런 건 대충만 알아두면 돼. 정 궁금하면 담란에 대해선 경관 아저씨한테라도 물어볼까?”

담란이 꽤 중범죄자라 아저씨가 담당할 일은 없지만 그 아저씨라면 틀림없이 어떻게든 정보를 구해서 바인더에 잘 정리해 둘 것이다.

“에이, 됐어. 알이란 게 부화했으면 어땠을 거 같아?”

“아, 그건 알겠어. 틀림없이 오수 녀석이 기뻐하면서 먹었을 걸? 오수한테 키워서 먹는다는 개념이 있었으면 세계가 위험했을 거야.”


“우와아.”

초록 대문을 열고 나오자 아내가 담벼락을 보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나도 그 소리에 맞춰 눈을 돌렸다. 담벼락에 어마 무지막지하게 지저분한 낙서가 보인다.

명예 소방대원이라는 문구와 함께 웬 괴한이 뽐내듯 서 있다. 뒤에는 색으로 보아 아마도 물기둥이 솟아오르고 있다. 당장에라도 클클클거리는 웃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한 가지 인정하자면 그래도 이번에는 좀 더 공을 들인 것 같다. 확실히 공을 들인 낙서가 되었다. 그래 봤자 낙서지만.

절로 한숨이 나온다.

“우와~. 당신의 공로를 확실히 인정해 주는데?”

“이런 식으로는 필요 없어. 나중에 명예훈장이랑 상금만 주면 족하다고. 아니, 그냥 상금만 주면 족해.”

“너무 세속적이잖아~. 그나저나 이거 어떻게 지우지? 명예로운 내용이니 계속 남겨둘까?”

아내가 싱글생글 웃으며 무서운 얘기를 한다. 이런 게 계속 남겨져 있으면 마을 사람들이 날 도적이나 강도로 알 거다.

“그래도 될 리가 없잖아? 지워야지.”

어째선지 우리 집 맞은편 전봇대 근처에 뜬금없이 버려져 있는 세탁기 박스를 의식하며 나는 크게 소리치듯 말했다.

“집주인한테 혼난다고. 민폐라니까 이런 낙서!”


-fin-


여기까지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꽤 오래 붙잡고 있었더니 처음엔 분명히 재밌을 것 같아서 쓴 거였는데 이젠 아무 감각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제휴문의 이용약관 개인정보보호정책
주소 : 인천광역시 부평구 평천로 132 (청천동) TEL : 032-505-2973 FAX : 032-505-2982 email : novelengine@naver.com
 
Copyright 2011 NOVEL ENGIN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