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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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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단편제77회/2] 마지막 콘서트
글쓴이: 골슛인
작성일: 13-06-25 00:50 조회: 1,493 추천: 0 비추천: 0
  환하게 불이 켜진 방. 60대 후반의 노인이 모로 누워 있었다.
 "으우어어어..."
 노인은 옹알이를 하듯이,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쥐어짜냈다.
 "아...즉. 머러따."
 그는 목을 가다듬은 뒤,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냈다.
 "ㄴ...사...ㄹ이.."
 하지만 노인의 목근육은 그가 노래를 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
 "영감. 여보. 그만 좀 해요. 벌써 35년 째라구요? 그리고 지금 같은 시대에 그런 노래를 부른다고 누가 듣기나 할 것 같아요?"
 "아냐. 핟 수 이서. 다앙시는 저기 인눈 모캔디나 가져와."
 "이미 다 떨어졌어요."
 "그러믄 가게 가서 사와."
 "네..."
 아내는 그의 모습에 깊은 환멸감을 느꼈지만, 노인의 표정에 담긴 굳은 의지를 느끼고서 이번 까지만 그의 말을 들어주겠다고 결심했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노인은 '천재' 라고 불리며 한국의 가요계 정상에 오른 가수였다.
 하지만 그 영광은 오래 지나지 않아 깨지고야 말았다.
 지금의 아내와 결혼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의 몸에 있는 근육이 굳기 시작했고, 병원에선 호전될 기미가 전혀 보이질 않다는 말을 했다.
 '앞으로 10년 뒤, 그 쯤이 환자분의 마지막이 될 것 같습니다.'
 노인은 의사의 말을 상기하더니, 깊은 울음을 삼키기 시작했다.
 병이 발병되고 1년 뒤, 그는 병에 대한 소식이 매스컴을 통해 퍼짐과 동시에 무대에서 은퇴했다.
 '아직도... 이 두 손에선 마이크의 차갑고 뜨거운 감촉이 느껴진다고?'
 주변 사람들은 점점 떠나가고, 그는 10년 이라는 암담한 삶의 끝과 함께 이 집에 남겨져 버렸다.
 "여보. 목캔디 사왔어요."
 "응. 머겨저."
 은 퇴를 하고난 뒤 4년이 지났을 무렵, 노인은 다시 한 번 일어서겠노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미, 사지는 물론이거니와 노래를 하기 위해 움직여야만 할 목 내부의 근육은 말을 듣질 않게 되었다. 그저 어린아이처럼 옹알이를 하는 게 전부.
 "너한테.. 노래르 드려주거 시퍼써."
 "네?"
 "나더 아라. 이런 철 지나 노래느 임이 소요 어따는 거슬. 이미 팬듯도 전부 다 떠나가써."
 "그런데 어째서 아직도..."
 "너는 내 여페 이짜나?"
 "....."
 "나이 채고의 팬이자 영원한 팬인 너에게 마리야... 드려주거 시퍼써."
 "...."
 "내 겨틀 지켜주는 너를 위해서, 몸도 제대루 가누 쑤 엄는 내가 단 한 가지 보답할 수 잇눈 건.. 노래 뿌니라고. 그러케 생각해따고."
 10년이라는 시한부는 이미 지나갔다.
 당시 담당의사는 그것이 기적이라고 불렀다. 현대 의학으로도 어찌할 바 없는 원인 불명의 병의 말로에서 헤어나온 건 그가 이번이 처음이라고.......
 그것은 노인의 노래를 향한 의지와 갈망이 일구어 낸 기적이었다.
 "모캐디. 며깨 나마써?"
 "방금 꺼를 빼면... 9개 남았네요."
 목캔디는 슈퍼에서 700원에 살 수 있는 10개 들이의 사각박스였다.
 "나 연스파 테니까 나가이써."
 "네.."
 어차피 방음벽이 아니라 전부 들릴 것을 알면서도, 노인은 아내를 내보냈다.
 자꾸만 실패하는 자신의 모습을. 저도 모르게 짓는 고통스런 표정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일까.
 "아아....아아.."
 그는 목소리를 내봤지만 도중에 힘이 빠지기만 했다.
 '목캔디도 소용이 없다는 건 알았지만...'
 목에 약간의 시원함이 느껴지는 것만으로도 노인은 노래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진 않는다.
 '하지만 될 수 있으면 가능한 한은 전부 해야 돼.'
 어느정도 움직일 수 있는 혀로 목캔디를 입안에서 이리저리 굴려 적당히 녹인 뒤, 이로 씹어 삼켰다.
 '이젠 씹는 것조차도 안 돼는군. 큰 일이야.'
 하루빨리 노래를 부르겠노라고. 그는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할 수 있어!'

  다음날, 아내는 노인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이제 지쳤다구요! 되도 않는 노래를 부른다면서 이래저래 부려먹기나 하고. 뭐가 저를 위한 거에요! 당신도 불가능하다는 건 알잖아요. 그만... 그만 절 놔주세요."
 배신감이 느껴질 만한 말을 하는 아내의 두 눈엔 닭똥같은 눈물이 흘렀다.
 "벌써 20년 전부터 짜증난다고 생각했다구요? 어째서 그렇게나... 그렇게나 저를 믿는다는 눈을 하시는 거죠? 그 쓰레기같은 노래. 되지도 않는 노래 그만 좀 했으면 뭐가 덜...."
 고함을 지르던 아내는, 문득 자신이 내뱉은 말의 의미를 상기하고, 손으로 입을 막아 버렸다.
 갑작스런 후회감과 남편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그가 역정을 낼 까봐 마음속 깊이 두려움이 자리잡았다.
 그녀는 무심결에 노인에게 마지막 남은, 아내에게 유일하게 해줄 수 있는 일을 부정해버렸던 것이다.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아무것도 모르고 이런 소리를 해버려서..."
 하지만, 자신의 존재의의 자체를 부정하는 그 말에 노인은 화를 내는 대신 미소를 지었다.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어째서인지, 이 말 만은 아내에게 바른 단어로 전해졌다.
 남편의 미소에 아내는 자신이 더욱 미워져 방을 뛰쳐나가고야 말았다.
 "으우오아아이...."
 그 뒤로 남은 것은 노인의 불안정한 목소리 뿐이었다.

  장을 보러 나갔던 아내가 돌아왔을 때, 노랫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잠이라도 들었나 하는 생각에 방문을 열자, 노인은 평소대로 이불 위에 옆으로 누워 있었다.
 "여보?"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여...보? 주무셔요?"
 아내가 다가가 흔들어 깨우자, 노인이 눈을 뜨더니 이내 달려들듯이 소리 질렀다.
 "여보! 드디어 해내써!"
 "예?"
 "성고해따고!"
 "뭐를... 말이에요?"
 "노래. 노래 이제 부르 쑤 이따고!"
 35년간의 노력 끝에 성공을 이룩해냈노라고, 남편은 말하고 있었다.

  노인은 아내의 부축을 받고 방에서 나가, 거실 소파에 앉았다.
 오랫만에 본 거실은 예전관 다르게 많이 낡은 모습이었지만, 노인에겐 그만큼 따뜻하고 밝은 기를 띠는 것은 또 없었다.
 '그래. 할 수 있어.... 할 수 있을거야. 아까도 그렇게나 잘 했었잖아?'
 "내가.. 내가 이제부터 들려줄 테니까 잘 들어!"
 '나의.. 오직 아내만을 위한 '마지막 콘서트'야. 꼭 해내야만 해.'
 "네에에..."
 노인은 목을 가다듬더니, 이내 노래를 시작했다.
 " 그대에 만나고 나서. 나느은 행보캣지요. 매일 함께 우스며 서로 기대엇죠. 어떤 아프미 다가와도. 어떤 눈무리 앞을 가려도. 그대마안은 내곁에 있어. 그대만은 볼 수 있어....그대 내 사라아앙. 그대 내 힘이 되어. 서로가 눈물 닦아주며, 마주보며 웃었다오."
 노인은 자신이 내내 바랐던 이야기를 노래했다.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닌. 결혼 전에 그가 꿈꾸던 모습을 생각하며.
"사실.... 겨론식 추까로 부르려 핸는데, 그 때눈 가사가 완성대지 아나서 말이야. 미안해. 이제서야 들려줘서."
 "결국..."
 아내는 노인의 뺏뺏하게 굳어버린 손을 잡고서 흐느꼈다.
 "결국에 한 게 이거에요? 음정도 없고, 발음도 제멋대로고. 40년을 기다려 온 보람이 없잖아요."
 "미안해... 이것밖에 해주지 못해서. 내 가수인생 최악의 노래였지?"
 그러면서도, 노인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얼굴근육을 움직여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띠었다.
 아내는 남편의 잡은 손을 자신의 볼에 갖다대고, 떨리는 입을 열었다.
 "아니에요. 비록. 비록 당신의 가수인생에 있어선 최악이었겠지만."
 노인의 손등을 타고, 아내의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제 인생에 있어선 최고의 노래였어요. 고마워요. 저만을 위해 만든 노래."
 "하...하하하아..."
 이상하게도 전해져오는 눈물의 따뜻함에, 노인은 가슴 깊이 저릿함을 느꼈다.
 "고마워. 여지껏 내 뒷바라지 해 줘서. 미안해. 긴 세월동안 기다리게 해서. 사랑해. 하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었어."
 "아니요. 아니라구요."
 노인은 어느새 자신의 눈에 눈물이 고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눈 앞이 흐릿해져 앞이 잘 안보였다.
 "앞이 잘 안 보여. 눈물 좀 닦아 줘."
 "여보.. 지금까지 힘들었죠? 충분히. 충분히 했으니까, 이제 편히 쉬어도 돼요. 버티느라고.. 수고 많았어요."
 "눈물 좀 닦아주래두? 우리 이쁜 마누라 얼굴이 안 보이잖아."
 "흑...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여보."
 아 내가 노인의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러자, 어렴풋이 노인의 눈에 아내의 귓가에 있는 것이 보였다. 하얗고 작은 케이스 모양에 군데군데 낡은 분위기가 나는 보청기. 눈 앞이 흐릿해서 명확하게 보이진 않았지만. 노인은 그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알았다.
 "그...거. 아직도 끼고 있었어? 벌써 낡아버렸잖아. 결혼 30주년 기념으로 친구한테 부탁해서 선물했던 보청기..."
 "보청기 고마웠어요. 여보. 점점 들리지 않게 되던 귀에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었어요."
 "그렇게나 좋았는감? 10년이나 쓰고서 이미 망가졌을지도 모를 그걸 끼고서 말이야."
 "사실 선물받은 지 몇 달도 안 돼서 고장이 났었죠."
 "역시 그랬나? 말하지 그랬어. 보청기 하나 더 사줄 여력은 있었다구? 뭣하면 모금사업이라도 열었을테고. 당신도 참 바보구려. 허허어.."
 "그래도. 전 새 보청길 사지 않았어요. 왠지 아세요?"
 "왜에?"

 " 이미.. 가슴으로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니까. 눈짓만으로도 당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고 있었으니까..... 아깐 심한 말해서 미안해요. 제가... 제가 나빴어요. 그러려고 한 소리가 아니었는데... 그런데...."
 "알아. 내가 그만 아팠으면 하는 마음이었지? 당신은 대체 얼마나 천사같아져야 속이 풀리는 거야? 허허."
 "흑...흐으으윽!!"
 "여보, 미안한데 나 갑자기 졸려. 자고 싶은데... 자꾸 내 가슴을 누르면 잠을 못 자잖아?"
 "가지 말아요."
 "안 가. 내일 아침에 눈을 뜨면, 난 또 널 부려먹으려 들고 있을 걸? 후후. 기대하라....구우......음... 이제 진짜 잠이 와... 잘 자 여보."
 "제가 잠시 생각을 잘못 먹었어요! 역시 보낼 수 없어요. 제발 날 혼자 두고 가지 말아요오.... 흑흑... 제 목숨이 다하는 날 까지 하라는 거 다 들어줄 테니까..... 네?"
 노인의 '마지막 콘서트'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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