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마이페이지
 
Q&A
[공지] 노블엔진 홈페이지가 …
[꿈꾸는 전기양과 철혈의 과…
《노블엔진 2017년 4월 2차 …
[리제로 10 + 리제로피디아] …
[Re :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
 
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 3급 매니저, 치유담당 초파랑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귀신연극
글쓴이: 꿈을 쫒는 자
작성일: 14-01-04 13:26 조회: 1,211 추천: 0 비추천: 0

 비명이 들려온다. 크고 처절한 목소리로 들려오는 남성의 비명소리.

 얼마 안 되어 비명을 지른 남자가 갑작스럽게 나타나고 그대로 넘어진다.

 새파란 안색의 남자는 마치 땅이, 나무가 구원자라도 되는 양, 필사적으로 붙잡고 무릎으로, 기는 듯이 움직였다.

 

  "어디 가~?"

 그때 그런 질문이 들려왔다.

 너무나도 간단하고 나른한 그렇기에 지금의 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여성의 목소리.

 곧 흰 한복을 차려입은 여자가 자연스럽게 날아온다.

 뛰어온 것도 걸어온 것도 아니고 날아왔다.

 그렇다. 여자는 인간이 아니다. 귀신이다.

 

  "히이익! ...오지마. 오, 오지 말라고!!"

 남자는 가엾을 정도로 벌벌 떨며 도망가려 하지만 공포에 몸이 얼어붙은 것인지 움직이지 않는다.

 여자귀신은 그런 남자를 만족스럽게 쳐다보고.

  "왜 그래? 당신답지 않게?"

 오히려 걱정하듯 손을 내밀어 남자의 뺨을 쓰다듬으며 웃는다. 물론 남자는 공포로 말도 못하는 지경이지만.

 "걱정마. ...최대한 고통스럽게 해줄게. 당신이 나에게 그렇게 했듯이 말이야."

 "자. 그럼 이제... 죽어."

 남자에게 죽음을 선고하고 그대로 손을 뻗는 여자귀신.

 

 그런데...

 탁!!

 호쾌하기까지한 소리가 났다.

 남자가 여자귀신의 손을 뿌리친 것이다.

 아까까지 궁지에 몰린 생쥐마냥 겁먹어 있던 남자가.

  "뭐하는 거야 지금! 모처럼의 분위기가 엉망이 됐잖아!!"

 이제는 호통까지 친다. 귀신한테.

  "뻔한 대사나 쓰고 말이야. 하긴 너 같은 애가 독창적으로 하는 창작이란 걸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얘들아. 이만 컷트해. 좀 더 기다려야겠다."

  "에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끝인데."

  "그러게나 말이야. 하여간 회장은 정말 깐깐하다니까."

  "이래서 천재는 피곤해."

  "...그래도 열심히 생각한 건데."

 한숨과 함께 귀신은 머리카락을 벗었다.

 머리카락이 뽑힌 것이 아니다. 머리카락이 통째로 벗겨진 것이다.

 그와 함께 주변이 변했다.

 여기저기서 많은 수의 학생들이 나타나 나무며 바위며 불까지도 조절하는 것이었다.

 그렇다. 이것은 연극, 앞으로 열흘후에 펼쳐질 학교축제의 연극의 연습인 것이다.

  "며칠내로 마지막 대사를 생각해 와! 뻔한 대사 쓰지 말고!"
  "아, 알았다고..."

 남자 주인공인 학생회장은 귀신역을 맡은 여학생에게 그렇게 말하고 등을 돌리고 떠났다.

 여학생은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

 

 

 하교시간. 귀신역을 맡은 여학생은 분해하며 같이 하교하는 친구들에게 불평을 늘어놓고 있었다.

  "아~ 진짜! 무슨 지가 작가라도 되는 줄 안다니까 그 녀석은?! 정말 공부만 잘하고 철저하기만 하면 뭐해? 성격이 그 모양 그 꼴인데?! 진짜 이래서 여주인공역 같은 건 하기 싫었다니까!"

  "아하하. 어쩔 수 없는 걸. 그건 제비뽑기의 결과였잖아. 너가 운이 나쁜 것 뿐이라고."

  "그래. 그래도 꼼꼼한 그녀석 덕에 완벽하게 진행되가고 있잖아. 축제 당일날은 그야말로 인기, 그 자체일 거라고?"

  "...그래도 싫어 그녀석 맨날 따지려 들고 무슨 완벽주의자라도 돼?"

  "하하하. 학생회장은 진짜 완벽주의자야."

  "싫어. 진짜..."

  "힘내라. 우리의 밝은 내일을 위해!"

  "그 전에 난 스트레스로 쓰러지겠다!"

 친구들의 웃음 속에서 소녀는 한숨을 푹 쉬며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그나저나 어떤 대사를 준비하지?'

 원래라면 소녀가 대사를 고민할 이유는 없었다.

 연극의 각본을 짠 사람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바로 소녀가 속한 반의 담임 선생님.

 허나 그 담임 선생은 현재 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 소녀에게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소녀는 어느세 또 다시 한숨을 쉬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도대체 뭘 쓰지?"

 결국 집으로 돌아와서도 소녀는 고민에 휩싸이고 있었다.

 내용을 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솔직히 내용도 뻔한 전개중 하나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에 빠진 남자와 여자가 결국 사귀게 되고 결혼까지 하지만 남자가 바람이 나 둘이 싸우다가 여자를 죽여버리고 결국 귀신이 된 여자가 복수하는 내용의 연극이었다.

  "어떤 대사를 쓰란 말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더욱 더 멋진 단어를 창출할 수가 없었다. 간혹 생각나는 것도 있지만 전부 흔해빠진 대사뿐이었다. 그 잘난 학생회장녀석에게 잔소리 들을 것이 뻔했다.

 

 벌써 다섯번째 한숨을 내쉬고 있는 소녀.

 여전히 기발한 대사는 떠오르지 않았다.

 생각하기도 지쳤는지, 아니면 단순히 놀고 싶어졌는지.

 어쨌건 소녀는 자신의 핸드폰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핸드폰을 가지고 놀던 소녀는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이런 분류, 특히 귀신에 관해 박식한 자신의 친구에게 부탁하면 된다고 말이다.

 

 생각을 마친 소녀는 즉시 핸드폰에서 친구의 번호를 찾는다.

 전화를 걸고 얼마안가 친구는 전화를 받았다.

  [...우응~ 무슨 일이야 이 시간에?]

  "...아직 잘 시간 아니거든?"

 언제나와 같이 졸린 목소리로 대답하는 친구의 물음에 소녀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한다.

  "그건 됐고 부탁하나만 들어줘. 제발~ 귀신이 나오는 연극에 관한거야."

  [그래? 알았어. 준비하고 약 한시간 안으로 찾아갈게.]

  "정말 고마워!!"

  [뭘 우리는 친구잖아.]

  "그래도 고마워."

 

 그로부터 정확히 한시간 후에 그 친구는 도착했다.

 여전히 약속은 확실히 지키는 친구다.

  "흠~ 이런 내용이구나. 확실히 잘 썼긴 잘 쓰셨네. 이 대본."

  "잘 쓰긴 무슨, 흔해빠진 내용에 마지막은 다 쓰지도 못하셨는데 뭐."

  "사고가 난 건 선생탓이 아니잖아."

  "그래도~"

 불평불만하는 소녀를 달래며 친구는 대본을 쭉 흝어보고는 걱정말라는 사인을 보냈다.

  "정말?! 진짜지?! 믿어도 되는 거지?!"

  "...날 못 믿어?"

  "아니! 완전 믿어. 정말로!!"

 다른 건 몰라도 귀신에 관한 거면 믿을 수 있다.

  "그럼 부탁하나 해도 돼?"

  "어떤 건데?"

  "나... 니네 학교에 가게 해줘."

  "그 정도야 당연히 되지!!"
 그 잘난 왕자에게 잔소리만 안 듣게 된다면 뭘 못하랴?

 그렇게 생각하고 승낙하는 소녀였다.

  "그런데 너가 다니는 학교는 안 가도 돼?"

 분명 같은 나이의 친구다. 친구가 다니는 학교는 가지 않아도 되는 걸까?

  "걱정 마. 그런 것보다 이게 더 중요하지."

  "너도 참 대단한 애구나..."

  소녀의 현재처지를 생각하면 부러울 수 밖에 없는 말이었다.

 

 귀신전문 친구는 집으로 돌아가고 소녀는 홀가분한 기분으로 하루를 마치려 한다. 괜히 어렵게 쓰긴 했지만 그냥 잔다는 말이다.

 소녀는 누운 체 귀신전문 친구에 대해서 떠올렸다.

 솔직히 그 친구는 친구인 소녀도 모르는 부분이 많았다.

 성적은 물론이고 애초에 어느 학교를 다니는지도 모른다. 학교갈 때 차를 타는지 버스를 타는지 지하철을 이용하는지 아니면 그냥 걷는지도 모른다. 즉 어디서 사는지도 모른다.

 소녀가 아는 건 한없이 적고 모르는 건 한없이 많았다.

 친구로써 이것은 심각하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어쩔 수 없다고도 소녀는 생각한다. 말해주지 않았으니까, 묻는 건 실례라고 생각하고 소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난 모르는 체인 거네? ...물어볼까?"

 왠지 친구실격 같아서 슬프다. 아무래도 학교 정도는 물어봐야 되지 않을까, 잠시 고민한다.

 그것도 잠시, 소녀는 곧 잠에 빠졌다.

 

 

 다음날, 소녀는 약속대로 귀신전문 친구와 함께 학교로 갔다.

 귀신전문 친구는 연극비품들을 흥미롭게 쳐다보면서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많이 신난듯 했다. 저렇게 표정이 밝은 것은 거의 못 본 탓에 소녀도 놀랄 정도였다.

  "저기, 저 애는 누구야?"

  "누군지 물어봐도 돼?"

  "아... 내 친구야. 다른 학교에 다녀서 너희들이 못 본 것도 무리는 아닐꺼야. 미리 말하지 못해서 미안."

  "아니. 그건 상관없는데 학생회장이 괜찮다고 할까?"

  "......아."

 그러고 보니 너무 기뻐서 학생회장을 잊었다. 같은 반도 아니고 더군다나 다른 학교학생이라면 그 학생회장 성격으로 봐서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난 망했다~!'

 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소녀는 급히 친구를 데리고 잠시 벗어나려 했다.

 그렇지만 이럴 때는 반드시 문제가 생기는 법이다.

 

  "그 애는 누구야? 처음보는데?"

  '망했다!!'

 마음속으로 한 번 더 비명을 지른 체 소녀는 몸을 돌렸다. 역시나, 학생회장이었다.

  "누구냐고 물었다."

  "내 친구. 다른 학교 애야."

  "그럴 리가 난 다른 학교 학생들도 전부 알고 있지만 니 친구는 본 적 없다. 완전기억능력자인 내가 단언할 수 있으니까 확실하다."

  "...어째서 전부 아는 거야? 애초에 너 인간이냐?"

 정말 상대하면 상대할 수록 인간 같지 않다.

  "실례군. 인간인게 당연하지 않나."

 전혀 인간 같지 않아, 라고 속으로 반박하는 소녀.

 그때 귀신전문 친구가 끼어들었다.

  "그건 어쩔 수 없어. 난 좀 먼 학교에 다니니까."

  "그런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 내가 아는 곳은 이 주변 5개 학교니까."

 다섯개 학교면 이 근처 전 학교를 다 알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인간인지 의심이 드는 소녀였다.

  "그나저나 이 친구는 왜 데려왔지? 아직 학교축제 기간은 조금 남은 것으로 아는데?"

  "아하하. 그게 말이지... 연극하는 것에 도움을 준다고 해서 데려왔어."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이러면 나중에 보는 재미가 없어지잖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다. 씨알도 안 먹힌다.

  "그래도 잠시만이면 되지 않을까? 솔직히 마지막 대사 때문에 부탁한 거란 말이야."

  "그런 건 혼자 자습해야 되는 거다. 바보 녀석."

 맞는 말이라 할 말이 없는 소녀였다.

 그때...

  "그래? 그러면 내가 너네들에게 도움이 되면 되는 거지?"

 귀신전문 친구가 산뜻하게 폭탄을 투척한다.

  "뭐야? 니 말은 즉 내가 선생님과 준비한 무대가 이상하다는 말이야?!"

  "어."

 귀신전문 친구가 완벽주의자 학생회장의 자존심에 도전했다.

  "말해봐. 도대체 뭐가 잘못되었다는 거지?"

  "솔직히 말해서... 초보 같아."

  "으헉!!"

  "어둡고, 무서우면 불안감을 주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너무 조잡해."

  "윽!!"

  "더군다나 무대와 주인공들이 따로 놀아!"

  "으어어어억!!"

 귀신전문 친구의 3단 콤보를 버티지 못하고 학생회장이 기절했다.

  "뭐야? 이 대화?"

 소녀는 감히 따라갈 수가 없었다.

 

 학생회장이 기절하고 있는 동안 귀신전문 친구는 소녀의 반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역시 귀신전문이어서 그런지 솜씨는 왠만한 영화보다 나았다.

  "이런 식으로 배치해야 훨씬 더 공포스럽게 보이는 거야."

  "오~ 진짜로 훨씬 더 무서워 보이는데."

  "니는 어디서 이런 걸 배운 거야?"

  "지인이 알려주기도 하고 나 자신에게도 흥미가 있어서 여러 가지로 공부했어."

  "대단하네. 앞으로 영화제작쪽으로 진출하게?"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는데... 그러는 것도 재밌을 꺼는 같지만 안 해."

  "아쉽다. 왠만한 영화보다 나을 것 같은데..."
  "어쩔 수 없어."

 귀신전문 친구는 딱 잘라 말했다. 미래는 뭐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인데도...

  "내 미래는 변하지 않으니까."

  "그렇게 말하지 말아줘. 왠지 사실은 죽을병에 걸렸습니다, 같은 암울한 전개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서 불안하잖아."

  "아하하. 그런 건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다행이다. 그런 거 있으면 반드시 말해야 돼."

  "아하하. 알았어."

  "그건 그렇다 치고 이정도로는 부족해. 내가 가져온 소품도 있으니까 그걸 써서 완벽하게 만들자."

  "그래도 되는 거야?"
  "상관없어. ...솔직히 너무 많아서 어떻해야 될지 모르는 참이었고."

  "그렇다면 우리로썬 당연히 오케이지!"

  "좋아. 다 같이 매달려서 빨리 끝내버리자!"

  "오케이!!"

 

 -그렇게 2시간 후.

  "어, 어떻게 한 거야? 내가 기절하고 있던 사이에!!"

 기절했던 학생회장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야말로 완벽,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한 거지? 이것은 그야말로 완벽 그 자체, 무대가 완벽,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품 분위기와 대비되지 않고 오히려 어울러져 상승효과를 보이고 있어. 이 무슨 프로의 솜씨인가!"

  '저 잘난척 대마왕을 놀라게하다니 대단한 내 친구~!!'

 소녀는 속으로 친구를 응원했다.

  "이렇게까지 한다면 어쩔 수 없군. 돕는 건 허락해주도록 하지."

  "니한테 허락해달라고 한 적 없거든."

  "크어어억!!"

 학생회장이 두번째로 기절하는 순간이었다.

 

 한창 연극연습을 하고 있던 도중 지켜보던 귀신전문 친구가 소녀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뭔가 부족한 것 같은데..."

  "뭐가?"

  "서스펜스?"

  "아니, 연기력?"

  "미안해."

  "아니, 그런 건 아니야. 확실히 마지막 대사가 중요하긴 하네. 그렇다면 이렇게 해볼래?"

  "어떻게?"

  "................................................. 이렇게 하는 거야. 어때?"

  "괜찮은데!"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어!!"

 둘은 작전을 짰고 그대로 행동에 옮겼다.

 

 그리고 그 작전은 둘의 의도대로 완벽, 그 자체였다.

 이제 축제만이 남았다.

 

 

 이윽고 축제날.

 사람들은 축제를 보러 몰려들었다.

 당연히 연극에도.

  "어떻게 하지? 긴장되기 시작했어."

  "걱정하지 마. 다 잘될 거야."

  "그렇겠지?"

  "걱정 마. 내가 보증해."

  "고마워."

 

  이윽고 연극시간이 찾아오고 막을 올렸다.

  연극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만남부터 시작해서 사귀는 과정, 결혼, 신혼생활, 바람난 남자로 인해 일어난 비극까지 어디하나 이상하지 않고 긴 전개인데도 매끄럽게 전개된다. 보러 온 사람들도 연극의 완성도를 칭찬했다.

  '여기까지는 순조로워. 허나 하이라이트는 지금부터!'

 지금부터는 특히 공을 들인 여자귀신과 남자의 대치가 이루어진다.

 

 남자, -학생회장이 담당하는- 바람난 것도 모잘라 아내를 죽인 남자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이 죽인 아내의 얼굴을 본다.  놀란 것도 잠시 금방 무시하는 남자. 허나 남자는 그후로도 계속 죽은 아내를 보게 되고, 여러 위협을 받으며 점점 공포의 바다에 빠져들게 된다. 남자는 갖은 방법으로 도망치려 하지만 전혀 소용없다. 그리고 -이제 여자귀신이 나타난다.

 공포에 물들어 주위를 지나치게 살피고 있는 남자.

 작은, 그러나 음산한 소리와 함께 여자(귀신)이 나타난다.

  "히익!! 너! 대체 왜 나타나는 거야?! 내가 잘못한 건 인정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고였다고!!"

  "진짜......?"

  "그, 그렇고 말고! 나도 죽일 생각까지는 없었어!!"

  "정말로?"

  "진짜라니까!! 내가 왜 널 죽이려 했겠어? 그래도 한때는 사랑하던 사이였는데!!"

 눈물을 흩뿌리며 필사적으로 최대한 몸으로 표현하는 남자. 그런 남자를 보고 여자는 고개를 숙이더니-

  "쿡."

 -하고 웃었다.

  "왜 웃어?! 난 진심이야. 정말이라고!! 나도 그때는 정신이 나가서! 그래서! 정말 미안해!!"
  "...진짜..."

  "드디어 이해해주는구나! 나도 알아! 내가 나쁜 놈이란 거, 내가 저지른 대가는 달게 받을게. 그렇다고 해서 너가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어."

  "진짜로 내가 그런 말을 믿을 거라 생각했어?"

  "뭐?!!"

  "순진하네. 남을 속이는데는 천재인 녀석이. 내가 정말 모를꺼라 생각했어. 아니, 정확히는 몰랐었지. 너가 그정도까지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으니까."

 귀신이 말할 때마다 차가운 숨결이 뿜어져 나온다. 주위는 순식간에 하얀 연기로 가득찬다.

 남자는 벌벌 떨며 무슨 소리냐고 묻는다.

  "내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부터 널 지켜본 줄 알아? 커다란 착각이야. 그전, 너한테 살해당하기 전부터 봤어. 처음에는 이게 왜 있을까 의심했었지. 그런데 난 그걸 지나쳤어. 그때는 그렇게 될 줄 몰랐었으니까. 널 믿었으니까. 하지만 죽고 난 뒤 죽어버려서 미안하다고 사과만 하려고 했었는데..."

 못 볼 걸 봐버렸다.

 차라리 보지 않았으면 좋았을 껄.

 여자가 귀신이 되어서 처음 본 것은 거짓눈물을 흘리면서 입을 가린 체 웃고 있던 남자의 모습이었다.

 남자는 자신이 일방적으로 살해한 것을 여인(시체)에게 무기를 쥐어줌으로써 자신의 행동이 정당방위인 것처럼 위장했던 것이다.

 그래놓고 거짓눈물을 흘리며 동정심을 사고 새로 만난 여자와 즐겁게 대화하던 그 모습.

 여자가 귀신이 된 목적이 바뀔 이유는 그걸로 충분했다.

  "그렇게 철저하게 계획해서 해놓고 이제와서 시치미라니 정말 대단해~"

 장난조로 말하는데 말에 생기가 없다. 오히려 죽이고 싶어 못 견디겠다는 살기마저 느껴진다.

  "집어치워. 역겨워."

  "히, 히이이이이익!! 알았어! 미안해.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한데 난 죽기 싫어."

  "이제야 진심을 드러내주는군. 그런데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휘익!! 퍽!

 여자의 손이 번개처럼 빠르게 움직여 남자의 따귀를 때린다. 남자는 그대로 맡고 그대로 쓰러진다.

  "어떻게 그런 말을, 그렇게 당당히 해?!"

 그대로 주먹으로 있는 힘껏 때린다. 일격이 아니라 연속으로 있는 힘을 다해 후려갈긴다.

  "사람 목숨이 그렇게 우스워!! 그렇게나 우습냐고!!"

 남자의 얼굴에 멍이 들고, 피가 난다. 허나 여자는 멈추지 않는다. 계속해서 때린다.

  "믿고 있었어!! 넌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다른 사람보다 내가, 내가 더!! 근데 너란 놈은!!!"

 자신의 목숨만 소중하게 여기고 남의 목숨은 우습게 봤다.

  "그게, 그게 인간으로써 할 짓이야!!!"

 이윽고 여자는 남자의 목을 잡는다. 그대로 있는 힘껏 조른다.

  "니 같은 녀석은 살아있을 가치도 없어! 죽어버려!!"
 남자는 발버둥치지만 귀신을 상대로 어림도 없다. 남자는 곧 몸을 축 늘인다.

  "너 같은 녀석은 죽는 게...... 어?"

 여자의 몸이 휘청거린다. 배에는 어느세 식칼이 꽂혀 있다.

  "하아하아... 살아있을 가치도 없다고?! 그럼 너는? 살아있지도 않은 귀신 주제에 어디서 산 사람을 해하려 들어! 이 악귀야!!"

 거기에 미안함 따위 사과의 마음은 한 줌도 없다. 남은 건 추악한 생존본능과 지독한 자기위안이다.

  "죽은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살아있는 사람에게 할 짓이야. 흙으로 돌아가버려!"

 남자는 악담만 퍼붓고 돌아선다-

 스륵.

 -가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몸을 돌렸다.

 여자는 멀쩡했다. 배에 식칼이 꽂힌 체 아무 저항없이 남자에게로 미끄러지듯이 다가온다.

  "이미 죽은 사람을 또 죽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히, 히이이이이익!!! 이, 이 괴물!!"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간다. 거기에는 아까의 자신감 따윈 없다. 그저 추악한 발버둥이다.

 

 남자는 도망치고 또 도망쳐 마을 외곽까지 도망친다. 그리고 넘어진다. 넘어져도 남자는 포기할 기색이 없다. 주위의 흙을, 나무를 마치 구원자라도 되는 양 붙잡고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한다.

  "어디 가?"

 여자는 나른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가볍게 말하며 역시 매끄러지듯 다가온다. 남자는 오지 말라며 소리치지만 여자가 듣고 그대로 해줄리는 절대 없다.

 여자는 그런 남자를 만족스럽게 쳐다보고.

  "왜 그래? 당신답지 않게."
 라고 걱정스러운 듯 아까 복부를 만진 손으로 -즉 피가 묻은 손으로- 남자의 뺨을 쓰다듬으며 웃는다.

  "걱정하지마."

 유리처럼 날카로운 목소리였다.

  "곧바로 죽이지는 않을게. 그도 그럴게, 너는 지옥을 맛보아야 하는 걸. 쉽게 죽으면 곤란하지."

  "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자, 세상의 모든 절망을 겪어보도록 하자고?"

  "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무대는 검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결과적으로 연극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사람들은 연극이 끝난 후에도 남아있는 공포에 몸을 움추리며 탁월한 연기실력과 무대의 완벽함을 열변했다.

 소녀와 반 애들은 귀신전문 친구와 함께 만만세를 부르며 열광하고 있었다.

 참고로 학생회장은 또 다시 기절 중이시다. 지속적으로 몸을 떠는 걸 보면 위험하지 않을까하는 수준이었다. 아까는 소녀와 귀신전문 친구를 보더니 비명을 지르며 도망까지 갔었다.

 반 친구들은 어떻게 그렇게까지 실감난 연출을 할 수 있었는지 물었다.

 소녀는 사실대로 말했다.

  "그건 내가 한 것이 아닌 걸. 난 연기만 했을 뿐이야. 친구가 도움주겠다고 해서 난 친구와 같이 연극했을 뿐인 걸. 넌 진짜 어떻게 한 거야?"

 반 친구와 소녀는 귀신전문 친구에게 물었다. 너무나도 궁금해 죽겠다는, 알고 싶다는 목소리와 눈짓, 귀신전문 친구는 선뜻 말했다.

  "그 정도는 나한테 간단한 일이야."

 해맑게 웃으면서-

 

 

  "당연하지. 애초에 내가 귀신인걸."

 -하고.

 

 

 

 

 -완- 

 
 
 
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제휴문의 이용약관 개인정보보호정책
주소 : 인천광역시 부평구 평천로 132 (청천동) TEL : 032-505-2973 FAX : 032-505-2982 email : novelengine@naver.com
 
Copyright 2011 NOVEL ENGIN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