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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만 잡고 잤을 텐데?!>를 읽고 나서.
글쓴이: 오소리
작성일: 13-11-05 20:16 조회: 3,869 추천: 0 비추천: 0
유나물님의 신간, 손만 잡고 잤을텐데- 줄여서 <손잡잤>.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물론 유나물님은 일러스트 작가이시기 때문에 책 내용에 대한 리뷰는 글 작가인 류 호성 작가님께 드리는 말이 되겠습니다만…

뭐, 여하튼 일단 요약해서 말하자면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왠만해서는 글을 재미없다고 안 하는 편이라, 이게 다른 분들의 리뷰에 비해 공신성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저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원래 이런 홈코미디 장르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ㅎㅎ 작품에 장단점은 각각 있지만, 장점이 너무 강렬해서 단점이 묻힐 정도니 크게 개의치 않아도 될 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본 리뷰는 약간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으며, 아주 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다른 분들의 의견과는 많은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또한 쓰다 보니 게임 <슈타인즈 게이트>의 네타도 다소 들어가 있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

일단 그림은 완벽하다고 해도 좋을만큼 예쁩니다! 완성도도 높고요, 무엇보다도 진 자임 양이 짱짱 귀엽게 나왔습니다. 뭐 좋고 나쁜걸 지적하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좋은 일러스트입니다. 특히 유나물님 특유의 발랄하고 깔끔한 그림체가 손잡잤과 참 잘 어울리는 그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나물님의 앞날은 참 밝네요…. (부러워요.)

...

그리고 가장 중요한 스토리입니다만, 손잡잤은 ‘신개념 공상과학 홈코미디’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즉 SF적 요소가 가미된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에, 시작 전부터 많은 독자들이 자임이가 미래에서 온 진짜 딸은 아니었을까, 하고 추측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그 과정을 밝히는 게 주된 스토리 갈등으로 쓰였을거라고 예상했고요.

그런데 놀랍게도 1장만에 진자임이 '미래에서 온 딸'이라는 게 밝혀집니다. 
뭔가 너무 갑작스러워서 당황하는 사이 동아리 선배 하나봄은 2장에서 '미래에서 온 시간 관리직 공무원'이라는 게 밝혀집니다.

…뭐라고 할까요. 예상이 너무 맞아떨어지다 못해 시원하게 밝혀주니 당혹스러울 지경이었습니다.
마치 슈타인즈 게이트를 보는데 스즈하가 1화에서 등장한 후 “나는 다루의 딸 스즈하이다. CERN의 음모를 막기 위해 왔다. 모에카가 쌍년이다. 나에게 협력해서 미래를 바꾸자.” 라고 말한 정도의 충격?
심지어 주인공인 진자로는 자신이 만든 거짓말 탐지기를 맹신하여 그 말을 의심도 안 하죠. (‘진짜로’ 공학도 맞아?!) 그리고 이후로는 백치 히로인 자세연과 희대의 쓰레기 진자로를 합방시키기 위한 자임의 눈물겨운 노력(?)이 이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전개 과정에서 눈치 챈 것이지만, 사실 이건 자임과 나봄이 미래인이라는 건 소설의 진행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책 뒷표지에 써 있었어도 책의 재미를 전혀 떨어트리지 않을 수준이죠.

왜냐하면 이 책의 가치가 ‘공상과학’이 아닌 ‘홈코미디’를 통한 가족애에 있기 때문입니다.
자로는 지나칠 정도로 싸늘한 부모 밑에서 살아왔고, 반대로 세연은 지나칠 정도의 화목한 가정에서 살아왔습니다. 두 집의 분위기는 천양지차지만, 공통된 점 하나는 부모가 자식을 방치했다는 점입니다. 부모의 사이가 너무 좋았든, 너무 나빴든 세연과 자로는 저들끼리 살아야 하는 그런 가혹한 유년기를 보내왔습니다. 그 결과 세연은 긍정주의자에 남에게 의존하려는 백치가 되어버렸고, 자로는 천재지만 사람을 신뢰하지 않고 싸늘한 비관주의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 작품은 그런 둘 사이에서 태어난 자임이라는 딸이 가정을 복원시키는 과정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즉, 스토리 진행 상 자임이 미래에서 왔는지 이계에서 왔는지는 상관없었다는 거죠.
그리고 그 노력에 자로도 마음을 열었는지, 조금씩 아버지다운 책임감을 보여주기도 하고, 자임과 친하게 지냅니다.

그런데 이 평화로운 진행은 자로가 쓰레기이기 때문에 위기를 맞이합니다.
중요하니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진 자로는 쓰레기입니다.

일전의 리뷰에서 제가 <평범부 활동일지>의 주인공 유진이 쓰레기라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거랑은 비교가 안 됩니다. 이 쌍놈은 미래에 자신이 딸을 방치하는 병신 부모가 되었다는 걸 듣고도 아무런 감정도 안 느끼는 사이코패스일뿐더러, 그런 가정에서 도망쳐 어떻게든 화목한 일상을 되찾고 싶어 하던 가여운 소녀- 자임이를 무자비하게 무시하고 괴롭히고 모욕합니다.

진 자로는 진짜로 쓰레기입니다.

아무리 가장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수단이었다 하더라도 자기를 지고지순하게 바라보는 세연 앞에서 다른 여자랑 노닥거리거나, 같이 나온 세연과 자임은 가족 소풍이라고 믿고 있는데 뜬금없이 불청객 둘을 불러들이는 병신 같은 짓을 합니다. 진짜 세연이 백치가 아니었으면 칼로 배 빵 맞고 톱으로 목이 썰려도 이상하지 않은 놈입니다. 나중에 밝혀지는 것이지만, 세연이 백치가 된 이유 중에는 자로가 어느 정도 의도를 해서 조교를 한 것도 있다고 합니다. (;;)

진 자로는 콘크리트를-발라-서해바다에-쳐-넣어도-시원찮을-핵폐기물입니다.

결국 자로는 자신에게 진심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세연에게 심한 말을 해서 상처를 입힙니다. 그것도 자기가 가지지 못한 화목한 가정을 세연은 이미 가지고 있다는 꼴 같지도 않은 이유로 말이죠. 그리고 세연을 마음대로 조교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이유로 미래의 자신에게 상처를 입고 찾아 온 자임이에게도 ‘너 따위는 없어졌으면 좋겠다.’라는 부모로써는 절대 뱉지 말아야 할 최고의 막장 대사를 날립니다. 그 때문에 자임이는 손톱을 피가 나게 물어뜯으며 자해를 하고, 극도의 대인 공포증에 시달리는 등 시간 오염에 의한 트라우마에 걸리게 되죠. 
진자로는 정말로- (이하생략)

그제야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은 자로는 자신의 모습이 문득 자신의 쓰레기 같은 부모와 같다는 것을 인식합니다. 네, 태평양을 떠돌던 핵폐기물이 자신의 고향이 후쿠시마였음을 깨닫는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친구 신난다한테 신나게 한 대 쳐 맞기도 하지만, 뭐 그다지 효과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역시 범죄자는 자기가 구속되기 직전에야 자신의 과오를 조금이나마 깨닫는 법이라죠. 

그리고 자로는 제대로 흑막 행세를 하고 있는 나봄 선배를 찾아가 자임이의 출신 기록을 위조할 수 있는 문서를 제작하고, 보호원에 끌려가는 자임이를 극적으로 구출해 내고, 세연에게도 사과를 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너무 진 자로한테 질려있었던 터라, 아 이게 감동적일까. 쓰레기의 발버둥처럼 보일 것 같은데… 싶었습니다만.
진자로가 그런 쓰레기 이미지는 하나도 안 버린 채 ‘지구를 정복해 버리겠다.’며 나봄 선배에게 허세를 놓고, 복도를 막 달려가며 다른 친구들한테 ‘비켜, 이 우민들아!’ 하고 소리를 치거나, 세연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거나, 그리고 결국 자임이가 자신의 딸- 손만 잡고 만든 딸이라고 박박 우기는 장면, 이 모든 것이 뭐랄까… 진짜 감동적이고, 애들이 너무 불쌍해서…

그냥 순수하게 상처 입은 세연이도 불쌍하고… 미래에서 상처받고 아빠 만나러 왔다가 더 모진 말 듣고 벌벌떠는 자임이도 불쌍하고… 심지어 그 핵폐기물 같은 가정에서 자란 순도 100% 폐기물 자로조차도 불쌍해서…! 뭔가 가슴이 찡했어요.

물론 제 감성이 엄청 쉬운편이긴 합니다!
영화관에서도 왠지 감독의 의도상 '울어야 할 것 같은 대목'에서 자연스럽게 눈물부터 나오는 싸구려 감성이지만….
머리로는 납득이 안 가는데, 가슴으로 납득이 가게끔 이야기가 진행되는 걸 보니, 호성님의 스토리 전개력이 보통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정말로 좋은 작품이습니다. 마지막에 다시 웃는 자임이와 세연이의 일러스트를 보니 뭔가 따듯한 이야기를 읽은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정말 홈 코미디라는 말이 이해가 가는 즐거운 글이었습니다.

...

아, 물론 후반부에 너무 감정 이입해서 단점을 생략하고 넘어갔는데- 사실 조금이나마 단점은 있습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장점이 너무 강렬해서 단점을 다 잊게 되는지라 그렇지만요.

일단 이건 다른 사이트 감평에서도 몇 번 본 것 같지만, 초반부에 드립이 좀 많았습니다. 저는 즐겁게 웃었지만, 죠죠의 기묘한 모험이나 막 합성 요소로 쓰이는 대사 몇 가지는 일반 독자가 알아들을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사실 이런 제목 보고 책을 고르는 사람이 일반인은 아니겠지만요. ㅎㅎ)

그리고 나봄 선배의 등장부터 용산에 가족끼리 나들이를 가기 전까지, 4~5 챕터의 부분은 왠지 좀 읽는데 진행이 턱턱 막히는 기분이었습니다. 단편 같은 느낌? 저도 글 쓸 때 가끔 가다가 다 써 놓고 설명이 불친절하거나 분량이 애매할 때 일상의 단편 이야기를 한 챕터 씩 써넣어 장편 스토리의 중간에 끼워 넣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부분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그렇지만 전개상 자로와 자임이가 친해지는 대목은 꼭 필요했으므로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로는 초장부터 일관되게 핵폐기물과도 같은 쓰레기 발언을 막 날리는 데, 처음에는 데면데면하게 웃어넘기던 세연과 자임이 갑자기 상처를 입는 것은 좀 일관성이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능하면 초반부의 자로는 음식물 쓰레기 정도로 수준을 높여주고(?), 후반부에 쓰레기 같은 대사를 날려야 충격이 더 커 보이지 않을까요. 물론 시간을 왜곡하는 주된 요소인 자임의 트라우마가 자로의 '말 자체'와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자로 때문에 결국 트라우마가 도졌다…라고 하면 이 역시 설명됩니다.

그리고 반면에 의외로 괜찮았던 부분이 바로 주인공들의 이름!
진자로, 신난다, 자세연, 진자임, 하나봄… 이런 이름이 처음에는 장난스러워서 화제가 많이 되기도 했지만, 의외로 읽을 때 성을 떼면 그리 위화감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새로 이름을 작명하는 것 보다 이 편이 라이트노벨의 특성상 캐릭터를 기억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고요. 이 점은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엄마가 백치여서 그런지, 딸이 똑똑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스토리 전개가 보통 자세연을 빼고 자임과 자로의 만담 위주로 전개되더군요. 진짜 엘렉트라 콤플렉스를 의심할 정도로 자임이 자로에게 욕하면서도 의지를 많이 하는 편인데, 개인적으로 아무래도 좋으니 세연-자임 두 모녀 관계를 좀 더 부각시켜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 쓰레기 같은 핵폐기물 자로는 무시하더라도 얼굴조차 제대로 못 본 두 모녀가 다음 권에서는 친하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싶군요. 그런 의미에서 세연의 지능을 상향시키든지, 자임이의 지능을 하향시키든지…. (양쪽 다 총체적 난국.)

그리고 자임이가 참… 귀여웠습니다. 그보다 로리의 볼 따귀 잡아당기는 건 유나물님 페티쉬인데, 작중에 자주 등장해서 좀 흠칫했습니다. 호성님도 같은 페티쉬를 갖고 있는 건지, 아니면 유나물님의 의견이 원고 까지 반영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간만에 즐거운 글 읽었습니다. 이런 좋은 글을 써 주신 류호성 님과 예쁜 일러스트로 감동을 더해준 유나물 님께 감사를 전하며, 다음 권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PS. 유나물 님, 왜 자로가 자임이 팬티 벗기고 딸치는 부분은 일러스트 안 그리셨나요. 
       (…위 장면에 대한 자세한 글 묘사는 책을 사서 직접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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