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후기에서 뒤표지 문안을 봤을 때 '뭐지? 이 소드 아트 온라인 짝퉁은?'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 말에 격하게 공감했습니다. 하지만 게임 판타지라는 장르는 생각보다 오래 되었
으니까요. 초반 전개가 클리셰가 되어버린 건 어쩔 수 없죠. 클리셰가 되어 버린 게임 판타지의
도입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나뉩니다.
1. 게임 속 세계에 갇혔다. 게임에서 나가려면 특정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2. 현실에서 일어나는 어떤 사건들의 원인이 게임 속에 있다. 현실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게임.
3. 게임은 게임이고 현실은 현실이다. 게임의 형태를 빌린 일반적인 판타지 소설.
여기에 특정한 방식으로만 게임을 얻거나, 게임을 하려면 적성이 필요하다는 추가요소도 있습니다.
아무튼, 스카이 월드의 도입부는 어디서 본 것 같은 시작을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표절이라고 몰아
붙이기에는 아직 성급합니다.
스토리는 딱히 설명할 게 없군요. 스카이 월드에서 헤어진 친구를 만나기 위해 강대한 적과 소수로
맞서 싸우는 모험자들, 간신히 승리한 그들을 방해하는 라이벌의 등장. 라이벌까지 물리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험가들. 그들의 모험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라는 플롯입니다.
게임 판타지답게 소설 속에서 '게임'이라는 요소가 적절히 녹아들어 있습니다. 버그... 까지는
아니지만, 적절히 활용하는 모습도 좋고요. 하지만 왜 HP가 0이 되었을 때 알몸이 되어 부활한다는게
조금 미묘하네요. 서비스신이라지만 그럴 필요가 있나? 뭐, 소설에서 제대로 설명하지 않지만, 플레
이어가 사망한 다음 포인트에서 부활할 경우 태블릿-게임 메뉴 기능-의 베터리가 40% 줄어든다니
긴급 상황에서 몸만 텔레포트 시키는 모양이겠죠.
케릭터 적으로도 등장인물들의 비중이 적절히 배분되었습니다. SAO의 경우 키리토가 주인공이라지만
최종보스를 제외하고는 혼자 무쌍을 펼치는 타입이라면, 스카이 월드의 주인공인 준은 초보 동료들을
이끄는 리더입니다. 그만큼 다른 초보자들의 성장도 그려집니다.
카스미는 밝고 활기찬 성격으로 팀을 안정시키는 무드 메이커, 에리는 순수하다 못해 덜렁대는 카스미를
보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3인 파티로서 볼 때 탱커, 딜러, 힐러가 모인 균형잡힌 파티입니다. 사족이지만 제가 하는 게임은
탱커, 딜러, 힐러 구분 없이 혼자서 다 해먹는 게임이라 실감이 잘 안 나네요.
그리고 무토 쿠리히토씨의 멋진 일러스트도 케릭터의 매력을 잘 살려줍니다. 다만 일러스트가 등장
인물 중심인 게 조금 아쉽네요. 보스 케릭터인 베일 가디언에 맞서는 주인공의 모습이나, 비공정에서
내려다본 알타리아의 전경 같은 멋진 배경도 그려줬으면 합니다.
아직은 1권이라 판단하긴 이르지만, 이후에도 지금과 같은 전개를 보여준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PS - 소설을 보면서 머릿속에서 영화 '아바타'의 장면들이 떠올랐습니다. 드넓은 하늘에 떠 있는
커다란 부유섬. 각기 다른 환경과 문화를 가진 섬들. 부유도와 부유도를 오가는 비공정. 읽는 내내
머릿속으로 스카이 월드의 세계를 상상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