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성-손만 잡고 잤을 텐데?!
소꿉친구와 손만 잡고 잤는데 갑자기 딸이 튀어나온 이 소설은
소재의 흥미성과 발매되기전의 화제성에 비해 형편없는 글로
저에게 굉장히 큰 모욕감을 줬습니다.
[손만 잡고 잤을 텐데?!]는 개드립으로 시작해서 개드립으로 끝나는 소설입니다.
미래에서 딸이 찾아오고
그 딸 때문에 문제가 생길까봐 요원도 파견하고
가족 관계에 대한 얄착한 갈등도 나오고
주인공의 열폭이 들장하긴 하지만
드립이 전부에요.
정말 지리멸렬하다는 게 딱 맞는 소설이네요.
한국 라이트노벨의 아주아주아주아주 고질적인 문제점이
여기서도 어김없이 등장합니다.
초중반부는 인터넷 개드립이나 퍼와서 시시껄껄 놀려대다가
후반부에 갑자기 쿨감 40% 우디르급 태세전환 보이면서
쓸데없이 진지해지고 중심 스토리 부랴부랴 진행하고 끝낸다는 것이죠.
처음부터 끝까지 개드립 칠려면 [기어와라! 냐루코양]처럼
메인 스토리따위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시시껄렁한 분위기 속에서
갈등이고 뭐고 드립으로 넘어가던가.
메인 스토리를 전개하고 싶으면 중간 중간 스토리를 흘리던가.
한국 라노베 중에 이런 문제점 없는것도 있겠죠.
하지만 제가 본 대부분의 한국 라노베는 이랬어요.
이 드립이 얼마나 심하냐면
360페이지 분량의 소설인데
300페이지 안에는 반드시 개드립이 들어가는 수준입니다.
케릭터들이 개드립 뱉어내는 기계 수준이에요.
케릭터들이 자신만의 케릭터를 확립하기 이전에 다짜고짜 개드립부터 날리니까
제가 케릭터의 특징 구별하기도 전에 이미 존재감이 없어요.
가뜩이나 이름도 바보같아서 케릭터 구분도 안가는데 여기다가 분량도 없어요.
등장하는 케릭터는 5명인데
자주 언급되는 케릭터는 3명이고
2명이 쩌리되는데 이 2명 중에 히로인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히로인은 갈등의 소재 말고는 하는게 없어요.
마지막에 히로인도 뻥 하나 터트려 줄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
그걸 또 시원하게 차버립니다.
이럴거면 왜 얘가 히로인이야.
작중 비중이나 내용보면 하나봄 선배가 히로인인데.
만담 라노베 좋아하시는 분들이 니시오 이신의 <이야기 시리즈> 들고와서 쉴드치시는데
<이야기 시리즈>는 사건이 진행되는 와중에 중간 중간 개드립을 날립니다.
발단-만담-전개-만담-위기-만담-절정-만담-결말-만담
만담이 많아도 이렇게 극의 흐름을 형성하면서 스토리를 진행한단 말이에요.
근데 이놈의 한국 라노벨 작가들은 대체 어디서 뭘 본건지
시작부터 중반부까지 만담으로 도배 해놨다가
막판에 가서야 스토리 광속으로 전개하고 끝내고
재미없고 드립만 가득하고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후기 집어넣습니다.
만담 라노벨이 잘나간다고 걍 존나 아무 생각없이 쓴게 눈에 보여요.
화가 납니다.
확실히 뭐 되도 안되는 진지물 쓰면 대박나거나, 쪽박차거나
모아니면 도가 너무 심하니까
기본적인 판매량이 보증되는 만담 러브 코미디로 간건 이해가 가지만
욕이 나오는건 어쩔수가 없네요.
더더욱 화나는게 뭐냐면 이 작가가 조아라에서 연재하는 글이 있는데
이게 [손만 잡고 잤을 텐데?!] 보다 더 재미있습니다.
조아라에서 연재하는 글은 특출난것 없는 무난한 재미였지만
이것보단 나아요.
대체 뭘 어떻게 해서 이딴게 나왔는지.
게다가 작가가 이거 쓰고 퇴고도 안했는지
글의 분위기가 챕터마다 너무 달라요.
챕터 별로 쓸때는 몰라도
다 쓰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 퇴고하면
글의 흐름이나 분위기가 이상한거 눈치 못채나요?
글의 클라이막스에서 히로인의 좌절과 극복과 주인공의 분노와 긍정 이 부분
감정의 변환이 3초만에 재평가 되는 롤갤 수준인데요.
케릭터들의 심정이 어째서 이렇게 변하는지 전혀 모르겠어요.
작가가 눈치못채면 편집자라도 눈치채야지
아니 이걸 왜 눈치 못채죠.
진짜 이 정도의 완성도로 만족한건가요?
무엇보다 주인공의 인성이 쓰레기에요.
난 불행한데! 내 옆에 있는 얘는 행복해!
난 불행한데! 넌 왜 웃고 지랄이야!
난 불행한데! 너 따위 꺼져버려!
와 씨발 이게 무슨 개초딩 주인공도 아니고
자신이 불행한데 옆에 애는 행복하니까 싫다는 무슨 이런 좃병신 쓰레기 같은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이 다 있죠.
미친 새끼 아닙니까 이거?
이런 류의 만담 러브 코미디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나와 호랑이님]이 정점을 찍는다는데 뭐.
그 분들은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것 같네요.
일러스트도 좋고 말이죠.
하지만 전 정말이지 재미없게 보았습니다.
만담 러브 코미디 싫어하는데 이거 왜 샀냐구요?
제가 경솔했습니다.
정치인들의 심정이 이해가 되네요.
분위기에 휩쓸려서 공약 남발했다가 막상 때가 닥치면 쩔쩔매는 그 분들의 심정이 ㅠ_ㅠ
1권에서 재미없고 후속권에서 재미있을 수도 있죠.
[일편흑심]도 1권에선 재미없다고 욕했다가 2권에서 보고 좋았고
[역시 내 청춘 러브 코미디는 잘못 됐다]는 무려 5권 전반부까지 재미없었다가
6권 한권으로 하드 캐리한 작품이고.
근데 제가 만담 러브 코미디라는 장르 자체를 싫어해서
후속권 나와서 평이 진짜 엄청나게 좋은 정도가 아니면 안 볼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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