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 28일 인터넷 주문을 해서 29일 '너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어' 를 정독한 얼리어답터...가 아니라 라노벨답터입니다. 새로운 출판사 노블엔진에서 나오는 세 작품(하나는 일본번역작) 중에 하나죠.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노블엔진이 첫타로 반시연 님의 작품을 택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666> 등으로, 그 특이한 작품색 때문에 꽤 많은 팬들을 가지고 계시던 분이기 때문이죠. 다만…그만큼 특이한 소설이라 과연 대중성을 얻을 수 있을까는 지켜볼 문제입니다만, 일단 작품 자체는 평작 이상의 품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너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어> 는 사실,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문피아에서 연재되었던 소설입니다. 1권 분량의 70% 가량이 연재되었고, 저도 그걸 봤기에 사실 저는 다시 읽는 기분으로 소설을 봤습니다. 그러므로 그냥 처음부터 읽는 독자분들과는 조금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으니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타인의 생각을 듣을 수 있다'. 어찌보면 식상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다루기가 어렵기 때문에 실제 소설에서 소재로 쓰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특히 주인공에게는 말이죠.

하지만 <너죽어>에서는 이 '관념도청' 능력을 상당히 자연스럽고, 제대로 표현했습니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보면서 주인공이 느끼는 고충이라던지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던지… 이 소설에서 표현하는 관념도청 능력을 보고 있자면 '줘도 안 가져' 라는 소리가 나올 겁니다.

능력말고도, 꽤나 신선한 소재나 설정이 많습니다. 예를 들자면 [일상 온라인] [자원봉사를 좋아하는 괴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지전능자 사지] 등등...찾아보면 찾을 수록 자꾸자꾸 나오지요.

작가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는 것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그것을 100% 보여주고 있습니다. 1인칭 시점에서는 '주인공의 생각' 이라는 것이 곧 묘사와 서술입니다. 이것을 이용해서, 거기에 유머와 위트를 잔뜩 넣어줌으로 서술을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읽을 수 있게 해놓은 작품입니다.

적어도 보면서 지루함은 느끼지 못 할 겁니다.

주인공의 생각 뿐만 아니라 소설 속의 상황에서도 폭소는 튀어나옵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져나오는 그것들을 보고 있자면 내심 작가를 존경하게 되는 마음이 생길 정도입니다.

구성…에 대해서는 조금 쓴소리를 섞고 싶습니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한 권 안에 적당한 마무리가 있었고, 기승전결도 있었고, 다음 권을 위한 적당한 복선도 있었습니다.

몰입도도 상당한 편입니다.

다만, 그 갈등의 해결 방식에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할까, 자세히 말하면 스포일러가 되니 말하지 못 하지만 그렇게 느꼈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기기기기승승승승ㅈ결결결.

반전…이라는 게 있긴 합니다만 심금을 울릴(?) 정도는 아니어 보이는군요. 아마 여기에도 여러 의견이 있겠습니다만.

라이트노벨의 가장 큰 특징이자 강점은 말할 것도 없이 캐릭터성입니다. <너죽어> 에서는 주인공의 캐릭터성을 엄청나게 어필했지만은...정작 중요한 여성 인물들의 캐릭터성은 글쎄…입니다.

반장이라고 하는 캐릭터는(특이취향이라면 몰라도) 일단 호감을 줄 수 있는 타입의 캐릭터는 아닙니다. 마지막에 가면 조금 희망이 보이긴 하지만...

그리고 순수는....그냥 안 나옵니다. 없어요. 투명한 공기에요. 캐릭터성이 일러스트로만 90% 먹고 들어갑니다. 2%는 소설 속 묘사고 나머지 8%는 독자가 마음대로 하는 상상에 맡겨야 합니다. 오히려 캐서린(...)의 캐릭터성이 더 좋을 정도지요.

뭐...순수는 아마 다음 권부터 비중이 나올 듯 하니, 이건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문제 같아 보이는군요.

네. 조금 과장을 섞으면 장르소설의 모든 것이라고도 할 수 있는 요소인 <재미> 부분입니다. <너죽어> 에서는 재밌을 수밖에 없느 요소가 상당히 많이 모여있습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이용한 (미칠듯한) 몰입감.

특이한 설정

작가를 존경하고 싶을 만한 유머와 위트.

예측불가한 상황 전개.

등등등....

소설에 빠져들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도는 확실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혹시 사고 싶어진 분이 있으시다면, 이런 말씀을 해주고 싶어요.

"후기가 소설만큼 재밌습니다."

먼저 읽으시면 피 보실 수도 있으니 주의(거짓말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