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상 옆동네 씨앗노벨 게시판에다 올렸습니다(...)

http://www.seednovel.com/pb/209389

* 스포일러 있음

노블엔진 1회 대상작입니다.

일주일 만에 증쇄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죠. 기록의 원인은 엄청난 홍보(비노베, PV, 공식사이트 3콤보)와 대상작이니만큼 생기는 입소문, 샤방하고 매력적인 표지 덕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작품을 다 읽은 다음에 이웃공개 블로그 포스팅에서 열폭을 좀 했었습니다.

작가 스타일이 폭주코미디라는 것을 뒤늦게 알기도 했지만 (혹시 작가의 웹 연재작인 <미친 여신의 정원사들> 아시는 분 있을려나... 이거 찾아보면 알겠지만 정말 대놓고 폭주합니다), 저는 '대상'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출판하기엔 부족한 작품이라 생각했습니다. 여러모로.

폭주코미디, 뭐 나쁘지 않습니다. 설정만 덕지덕지 단 글이나 씹기조차 힘든 문장으로 도배된 글보다는 훨씬 나았습니다. (그리고 엔딩 이후에 또 벌어지는 이능배물이 아닌 게 정말정말 천만다행이었습니다.) 폭주하면서도 간간히 복선을 뿌리고 그것을 회수하는 실력과 맥거핀이라는 문학적 장치를 이용해 만든 캐릭터... 이런 점을 보고 대상으로 뽑은 것 같은데 문장이 너무 가벼워요. 대놓고 정공법으로 가벼움을 추구한 것 같은데 라이트노벨이니 쉴드 쳐줄 수 있는 범주를 넘은 것 같아요. 후반부 야니와 노희진의 이야기를 제외하면 쉬지않고 폭주하는 주인공의 입담을 따라잡기 힘들었습니다. 읽다가 지칩니다, 정말로. 만담이 재미 없는 건 아닌데, 페이스 조절을 너무 못했단 생각이 듭니다-_-; 특히 미연쓰 파트는 걍 대충 넘겼습니다. 매력적인 캐러를 이렇게 요리해 내놓다니 정말 실망이더군요;

그런데 전반부의 그 발랄한 폭주 분위기를 뒤로하고 후반부는 꽤 암울한 전개가 이어집니다. 야니 파트는 정말 알콩달콩한 전반부와 과거사가 밝혀지는 후반부가 극명하게 나뉘더군요; 근데 이게 묘하게 잘 섞여들어갑니다. 1권의 메인인 노희진의 경우엔 진짜 심각한 반전이긴 한데 솔직히 말하자면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너무 암울해지는 걸 막으려고 일부러 살짝 비틀어놓은 티가 난달까;

게다가 야니같은 애도 껴있는데 히로인들끼리 주인공을 두고 배틀이 벌어지지 않는 것도 이상하더군요. 같은 동료로서 싸운 우정이 있긴 하지만 이제 전투는 끝났잖아요? 진짜 야니가 주인공이 어장관리를 해온 사실을 알고 히로인들 쇄골에까지 대못을 박지 않은 게 신기했습니다(...) 얘네들 좀만 삐긋했다간 진짜 스쿨데이즈같은 참사 한번 일어났겠네요; 게다가 모두가 중요하고 사랑스럽다는 주인공의 마인드... 이건 분명 거짓말이야! 넌 이미 과거에 소꿉친구를 첫사랑으로 (웁웁)

마지막으로 저는 이 작품의 일러스트가 표지를 제외하면 작품의 매력을 반은 깎아먹었다고 생각합니다. 작업하신 Juke님께는 진짜 죄송한 말이지만... 내지 일러는 이게 진짜 프로가 그린 그림이 맞나 하고 프로를 지망하는 그림쟁이로선 눈물까지 나더라구요. 와 이런 그림이 팔리냐ㅠㅠ 게다가 폭주하고 알콩달콩하고 대놓고 모텔까지 가는 스킨쉽이 난무한 글 분위기에 비해 일러 분위기는 침착하기만 해요. 하다못해 다른 인물들의 그림 퀄리티를 맥거핀만큼이라도 그렸더라면 나았을텐데, 특히나 노희진은 메인으로 다뤄지는 인물인데도 일러만 보면 영 매력이 안살더군요-_-; 나만 그런가.

여튼 제 시점에서의 감상은 이렇고, 좀 더 객관적으로 보자면 이루마 히토마처럼 팬덤층은 생기되 호불호가 엄청 갈리는 스타일 같네요. (진짜 어떤 스탈인지 궁금하신 분은 한번 조아라에 <미친 여신의 정원사들> 찾아서 읽어보세요.) 과연 2권도 1권처럼 마이 페이스로 갈 것인지, 아니면 불호에 손을 든 독자들도 품을 후속권이 나올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참고로 전 불호쪽입니다. 제 취향은 확실히 아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