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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별이 내리는 레네시클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인공 렌도 렌야는, 어렸을 때 자신의 소꿉친구 사라 미즈키와 함께, 폐허인 곳에서 부해의 여왕이라는 존재를 만나서 부해류를 배운 것으로 시작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조신한 여자와는 약간 거리가 멀었던 미즈키는 부해의 여왕에게 도전한 후, 그녀의 제자로 들어갔고, 렌도 렌야는 이러한 그녀를 견제하기 위한 존재로 제자에 편입됩니다. 처음에는 싸움에 그다지 관심이 없던 렌도 렌야도, 또한 싸움의 쾌감에 눈을 뜨면서 실수로 미즈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남겨버리고 맙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부해의 여왕은 자신이 살던 폐허에서 쫓겨나게 되고, 미즈키에게는 지울 수 없는 흉터가 생겨났습니다. 렌도는 미즈키를 좋아하므로, 그러한 미즈키의 모습을 보고 엄청난 죄책감에 휩싸이게 되고, 결국 다시는 싸움을 하지 않겠다는 자신과의 맹세에 이르게 됩니다. 부해의 여왕은 쫓겨날 때 렌도에게 레네시클이라는 반지를 주게 됩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미즈키와의 작별 이후 미즈키가 있다는 곳을 찾아 오게된 곳이 바로 미카호시 학원.
이 곳에서는 랭커 배틀이라는 시스템이 존재하고, 레네시클을 통한 각자의 능력을 이끌어내어 싸움에 승리하는 것이 학원의 주된 전통이자 그들의 뿌리입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끝에 찾아간 미즈키는 이 미카호시에서 거의 신격인 존재로 칭송 받고 있었으나, 어쩐 일인지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의 트라우마 때문에 싸움을 하지 않는 렌도에게는 학원의 분위기를 매우 마음에 들지 않아하지만, 미카호시 가문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나 매일 패배만 하는 소녀, 마이나미 스마루를 만나게 되고, 얼떨결에 그녀의 사부로써, 학교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줄거리를 읽으신 분이나 이야기를 읽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마냥 로맨틱한 스토리가 나돌아다니는 책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가장 모순적이고도 중심적인 세계관인 '미카호시'라는 시스템 아래에 모두가 다 '강함'을 최고로 여기는 이 세계관에서는 로맨틱한 스토리도 물론 좋은 비중을 차지할 수 있겠지만, 전투 또한 빠질 수 없는 요소일 것입니다. 가장 먼저 책을 다 읽고 난 느낌은 재미있었어요. 말은 이렇게 쉽게 하지만, 책을 다 읽은 후 바로 글을 쓰고 싶다, 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책은 생각보다 드뭅니다.
이 책에서 세계관 중 중요요소가 바로 '별'이라는 겁니다. 그렇다고 별이 기존의 오리온 별자리, 뭐 그런 건 아닙니다. 다만 모든 것은 별이랑 연결됩니다. 사실 읽다 보니까 <쓰르라미 울적에>의 히나미자와가 생각났어요. 특정한 지역으로 한정하는 것과, 3대 가문이 존재한다는 것, 더불어 모두들 별기둥에 환장한다는 것과, 별기둥이 무녀와 비슷한 존재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어찌어찌 <쓰르라미 울적에>랑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 납니다. 그러나 이러한 설정 상의 느낌은 등장인물들의 개성으로 자연스럽게 묻히는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주인공 렌이, 미카호시라는 곳에 홀로 뛰어드는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중간에 조율자적인 역할이 있어야 했고, 실제로도 그러한 캐릭터가 있습니다. 보통 이런 부분에서는 그냥 보통 학교 친구가 설명한다거나, 당사자가 대부분 설명하는 것에 비해, 이 작품에서는 따로 개성 강한 캐릭터를 넣는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바로 이누이 야미나리이지요. 이 친구의 개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과, 또한 주인공 가까이에서 모든 일을 조율해준다는 것은 다소 진부한 소재일지도 모르지만, 작가 나름대로 색깔을 입혀가면서 잘 배치시킨 것 같습니다. 처음엔 '사랑이다'라는 컨셉트가 매우 어색했는데 어색한 것도 정공법으로 밀고 들어가니까(-,.-;) 독자 입장으로써는 또 그런대로 납득이 되더군요. 참 단순한 생물이에요, 사람은;
미즈키 또한 처음 부분에만 아주 잠깐 나오고, 후반부에 아주 잠깐 나오지만, 중간중간에 적절하게 배치를 해 놓은 점 때문에 그렇게 어색한 난입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렌이 하는 회상의 영향도 컸지만, 무엇보다 스마루와 이야기 전체의 최상위권에서 미즈키가 계속 언급되고 스토리의 뿌리 자체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보니, 실제로 졸업식 후 렌이랑 미즈키가 만난 점이 한번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하게 잘 섞여 든 느낌이 다분했어요.
보통 이런 캐릭터는 중간 스토리 때문에 묻혀서 후반에 나와도 뭔가 뜬금 없는 느낌이 강하던가, 별로 감정이 와 닿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요. 적어도 매우 어색하거나 이상적인 모습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미즈키가 너무 냉철하게 나온 건 좀 당황했지만!) 다만 아직 수수께끼로 있는 미즈키의 별넋은 이제 앞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아주 미스터리로 남아도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있었으면 좋겠네요.
서브 캐릭터(?)들의 부분도 좋지만 아무래도 작품 자체가 열혈물의 성격을 띠고 있다 보니까, 여 주인공 스마루도 열혈 그 자체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라이트 노벨에서 열혈물을 보는 것은 처음인데요. 라이트 노벨의 특성을 잘 살린 열혈물 또한 생각 이상으로 신선하고 재미있었습니다. 보통은 재능이 없거나 뿌리 쪽 이야기와는 아주 관계 없는 위치에서 시작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재능은 있지만 그 재능에 접근하는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나루토> 이후로 처음입니다. 물론 제 기준입니다.
더불어 러브 코미디 적 요소라거나, 스마루 자체의 귀여움도 돋보여서 이런 부분 또한 잘 챙겨준 느낌입니다. 얼굴에 자신의 감정이 떠오른다는 것은 가장 확실하게 귀여움과 츤데레를 어필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죠! 또한 스마루 특유의 말투도 귀여움을 어필하는데 좋은 일조를 했다고 보여집니다. 덕택에 자칫하면 배틀로만 치부될 수 있는 이야기를 중간 중간의 러브 코미디 요소를 통해 두 타입의 독자 모두 만족 시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스마루가 이야기 내에서 매번 패배만 해왔지만 다시 처음부터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그 과정에서 수줍음 등으로 자신을 어필하는 캐릭터였다면, (후반에 카타나의 레네시클 드립으로 잠깐 나오지만;) 렌야는 자신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자신이 목적으로 하는 것을 분명하게 확립시키는 것이 이 이야기 내의 캐릭터입니다. 이야기 중간에 이누이가 말한 것처럼, 렌야가 사부로써 한 행위, 즉 어머니의 유품을 멋대로 불태운 것은 모순적인 행위였습니다. 그 사실을 자신도 알고 있고, 레네시클의 소지에 대한 변명으로 '이것은 벌이다'라고 하지만, 글쎄요.
렌야에게 레네시클은 자신의 스승인 부해의 여왕이 내린 벌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었겠지만, 이를 통해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는, 더불어 미즈키와의 추억들을 잊지 않으려는 하나의 매개체입니다. 과거에 집착하는 것은 렌야의 레네시클이나 스마루의 아나레이랑 다를 바가 없지요. 이걸 렌야는 잘 알고 있었겠지요. 이누이가 지적 해주기 전에 말입니다. 자신의 행동이 모순임을 알지만 앞으로 자신이 행할 행동들에 대한 자신이 없었던 렌야는 다른 사람들의 '싸우지 않겠다면 레네시클을 빼라'라는 말에 응할 수가 없었겠지요.
결국 이야기 자체는 스마루의 성장기이지만, 렌야가 자신의 길을 확립하는 렌야 자신의 성장기인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 내에서 어중이떠중이로 어쩌다가 스마루의 노력에 감복해서 스마루를 도와주기는 하지만, 그저 조력자 이외에는 스마루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스마루가 자신의 한 마디 때문에 여기까지 버텨왔던 것을 깨달은 렌야는, 자신 또한 자신이 지금껏 미루어 왔던 일들을 그저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이기에 이릅니다.
각각 인물들의 적절한 감정과, 깔끔하게 끝나는 군더더기 없는 라이트 노벨 요소, 더불어 배틀이라는 다소 난폭한 소재 안에서도 지지 않고 들어가는 러브 코미디 적 요소, 그다지 거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필요한 복선들은 이 책을 돋보이게 해줬습니다. 다소 생소한 판타지적 존재는 그럭저럭 잘 깔아 놓은 느낌입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이 '도시'는 정말 또X이들의 집단이 아닐는지.. 신의 존재가 사실이라고 생각된다면 범 국가적인 배경이 되어야 하지만 도시 내라는 부분이 또 ^^;; 쓰르라미 울적에를 생각나게 하는군요.) 너무 스케일이 크지도 않고, 너무 작지도 않고, 적절하게 미카호시라는 테두리 안의 이야기를 잘 끝냈다고 봅니다.
아 물론, 미즈키와 렌야, 카구츠히메와 카사세오의 대립도 빼놓으면 아쉽지요. 결국 (아직까진) 3대 세력의 후손이라는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지만, 렌야와 미즈키는 별넋에 성공해서 레네시클만의 신화 속에서 신과 잘 매치를 시켰다는 느낌도 좋은 평가를 해주고 싶습니다. 이와 함께 스마루의 위치가 낮아졌다는 생각도 할 수 있겠지만, 별로 그런 느낌은 들지 않더군요. 자칫하면 그냥 판타지적 배경이었을 뿐인 '별의 이야기'를 마지막 '신화'와 '신'의 '빙의(별넋)'을 통해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와 잘 조합 시켜 별에 대한 이야기도 자신의 색깔을 지켰다는 느낌입니다. 이와 함께 주먹으로 이야기를 맺으려고 했던 것은 역시 열혈물이기에 가능했던 것이겠지요. (레나와 케이이치의 학교 싸움? -,.-;)
지금까지 쭉 적어왔듯이, 배틀과 러브 코미디, 그리고 귀여움을 어필하는 요소들은 빠짐없이 들어 있습니다. 물론 현실적인 패러디 요소와 중간 중간 단순한 코미디 적 요소 또한 빼 놓을 수 없습니다! 한번쯤 불타오르는 투지(?)를 느끼고 싶으신 분들과, 주인공 스마루의 귀여운 행동들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한번쯤 읽으셔도 상당히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 작품에서 단지 약간 무리였던 것은 판타지적 배경이었지만, 이 부분이 크게 이야기 상에서 작용하는 것은 아니어서 그렇게 신경이 쓰이지는 않습니다. 노블엔진의 창간작인 <너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어>도 딱 이런 수준으로만 나왔어도 정말 만족했을 텐데, 이 작품은 이리저리 아쉽고, <춤추는 별이 내리는 레네시클>은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더불어 2권에서는 1권의 작가 후기에도 나와 있듯이 러브 코미디 적 요소의 강화와, 3강 캐릭터 체재를 벗어난 새로운 캐릭터들의 난입, 또한 미즈키의 잃어버린 1년(??)에 대한 이야기도 쭈욱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 더불어 열혈물의 모습도 1권처럼 유지하기는 힘들겠지만, 쭈욱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1권에서 잘 끝내 놓아서 2권은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기대가 되는 것은 사실이에요.
『We never cry for love』 『We're superheroes』 『We are back where we belong』 『We never cry for pain』 『We're superheroes』 『Man can stand where he belo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