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챕터의 승부가 다가왔을때만 잠정적인 활동을 하는 스컬48입니다. 감상글은 처음써보네요.

학생회의 일존 시리즈가 완결이 난지 두 달가까이 지난 이 시점에서 감상글을 쓰네요.

본격적인 감상글에 앞서 좀 긴~서두를 하겠습니다.

완결기념이라고 했지만 학생회 일존을 보신분들은 알다시피 3권정도가 더 남았다죠. 네. 그렇지만 일단 본편과 외전 모두 완결이 났다고 봐야하는 게 맞겠죠. 남은 3권은 학생회이면서 학생회가 아니니깐 말이죠.

저에게 있어서 이 책의 완결은 조금 특별합니다. 가장 애정하는 책이자 저에게 글을 쓰게 만드는 동기를 부여해준 책이니까요.

학생회 일존을 읽기 전에 이미 라이트 노벨을 접했지만 접한 것이 하루히여서 라이트 노벨이라도 소설은 역시 어렵구나 라던가 조금은 무게가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바꾸게 해준게 아니 정확하게 말해선 그래도 소설이란 것은 재미가 있구나 라는 것을 알려준게 학생회 시리즈였습니다.

그도 그럴게 잡담소설이라니 파격적이잖아요? 꽤나 컬쳐쇼크였습니다. 어떻게 잡담만으로 소설을 만들지?

저는 학생회의 일존을 읽고 소설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박장대소를 했습니다. 소설이란 이렇게 재미잇는 거구나. 잡담만으로도(정확히는 잡담뿐은 아니지만) 이렇게 소설이 되는구나.

저는 이 날 이후로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때가 대략 2년하고도 반년전 중3초였습니다. 이때 쓴 소설은 아직도 지우지 않고 가지고 있습니다. 문법도 글도 기법도 없는 기본기도 안되있는 엉망인 글이지만 분명히 흑역사시설의 글임에도 지금 읽어도 재미있거든요. 스스로 쓴 글이 재미있다고 느끼는 글은 아직도 그 소설밖에 없을 것입니다. 학생회의 일존을 보고 감명을 받아 마구잡이로 쓴 잡담소설. 그게 제 첫 소설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몇번의 개량을 거쳐 다시 쓰고 있죠. 학생회가 완결도 났겠다. 본격적으로 분석해서 참고해볼 생각입니다. 물론 제가 쓰는 것은 제 소설이지 학생회가 아니라는 것을 잘 세겨두면서 쓸 생각입니다.

자, 서두는 여기까지 하고 이제 본격적인 감상글을 쓰겠습니다.

학생회의 일존 시리즈는 정말 특이한 책입니다. 개그 소설이지만 1권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특이한 도입부를 하고 있죠. 이 도입부의 비밀은 5권이나 가서야 완전히 풀립니다. 개그 소설이지만 진지함이 있고 옴니버스식의 소설임과 동시에 확실한 스토리 라인 역시 가지고 있는 소설이 바로 학생회의 일존이라는 책입니다.

학생회는 정말 개그로만 봤도 상당히 톱급에 해당하는 책입니다. 물론 취향이 조금 갈리긴 합니다. 아무래도 개그 양식이 일본식 만담개그니까요. 그렇지만 수많은 패러디와 개드립과 태클의 향연은 충분히 개그코드의 스트라이크존이 좁은 사람도 웃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잡담소설은 잡담만으로 갔어도 충분히 웃겼겠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 아오이 세키나라는 작가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여러 요소를 넣었습니다. 주인공들이 가지고 있는 과거의 상처, 학교의 흑막이 내리는 시련, 언젠가 필연적으로 겪게 될 이별의 슬픔. 학생회는 개그로만 봤을 때도 훌륭했지만 바로 이런 요소들이 학생회를 단순한 개그 소설이 아닌 명작으로 만들어줬습니다. 동시에 학생회의 일존과 같은 책을 쓴 다는 행위의 난이도를 매우 높혀줬습니다.

이것은 비슷한 계열의 소설을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남주 한명과 미소녀 여러명이서 벌이는 학원 러브코매디물 어떠한 활동을 목적으로 두고 그걸 계기로 잡담이나 사건이 일어나는 작품. 저는 대표적으로 나는 친구가 적다와 GJ부를 꼽아봅니다. 그러나 이 두 소설은 학생회의 일존과 닮은 점이 많습니다. 학생회실의 무대를 부활동으로 옮겼을 뿐 대체적인 구도는 비슷하죠. 남자주인공 한명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미소녀 히로인들. 학교가 배경이지만 주 내용은 학교 생활이라기 보단 학생회활동, 부활동을 통한 잡담행위라는 점 등이 있겠죠. 또 하나는 옴니버스 형식의 소설이라는 점도 있겠고요. 그리고 이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런 구도를 가지고 있는 이런 계열의 소설에서 학생회 시리즈를 능가하는 작품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개그 소설에 진지함을 넣기란 솔직히 참으로 어렵습니다. 개그의 흐름, 대화의 흐름이 끊기기 때문이죠. 약간의 갈등이나 금방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별 문제 없지만 학생회의 저것은 너무나도 무거운 갈등과 시련이죠. 나친적과 비교하면 나친적에서 나오는 갈등은 학생회의 갈등과 속성부터가 틀립니다. GJ부는 애초에 갈등이랄 것도 없고요.

학생회 시리즈를 읽으시다 보면 완전 빵 터져서 웃다가도 어느세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그 소설에 이러한 갈등을 넣기란 상당히 난이도 높은 작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런 묵직한 갈등은 자칫했다간 이후의 개그의 흐름을 끊어버려 계속 분위기가 무거워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 아오이 세키나라는 작가는 갈등의 배치를 정말 절묘하고 적절하게 해두어 오히려 학생회를 보는 즐거움 중 하나로 만들어냈습니다. 완전히 신의 한 수라는 느낌이죠. 저는 이때까지 많은 상당히 많은 라이트 노벨을 읽었다고 자부하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결코 적게 봤다고도 생각하진 않습니다. 약간의 오만함이 들어간 판단이지만 이렇게까지 갈등의 배치를 절묘하게 한 작가를 저는 아오이 씨 이외에는 본적이 없습니다.

니시오 씨도 분명 모노가타리 시리즈 등을 보면 만담형식의 소설이긴 하나 니시오 이신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분의 글은 아오이씨와 타입부터가 다릅니다. 만담위주의 진행을 하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타입인 모노가타리 시리즈. 만담형식이라는 점에서 학생회의 일존과 비슷하지만 제 개인적인 감상일지도 모르나 이분의 글은 기본적으로 글 전체적으로 말로 형언하기 힘든 진지함에 베어있습니다. 그것이 설령 만담부분이라도 말이죠. 반대로 학생회는 개그면 개그 갈등이면 갈등. 파트가 확실히 나눠져있으니 아오이작가님과 니시오작가님은 비교하기 힘들죠.

자, 그럼 다시 넘어와서 학생회 시리즈 이야기입니다. 학생회 시리즈의 갈등은 확실히 학생회 시리즈를 명작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렇지만 학생회의 일존을 단지 개그로만 즐기기는 조금 어렵게 됐죠. 그걸 보안하는 것이 외전 시리즈라 볼 수 있습니다. 외전시리즈라고 갈등이 없는 건 아니지만 본편만큼의 묵직함은 느껴지지 않죠. 좀 더 개그에 특화된 것이 바로 외전이라 볼 수 있습니다. 뭐, 외전도 완결직전이 됐을땐 본편만큼의 묵직함이 느껴지기 시작했지만요.

아무튼 뭔가 엄청 길고 알아듣기 힘들게 정신없이 말하긴 했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하나입니다.

학생회의 일존 시리즈는 지금도 앞으로도 최고의 잡담소설이다.

감상감평이라기보단 찬양글이 되었네요. 무지막지하게 길기도 하고요. 눈이 아플거 같아서 여기서 간단하게 정리하겠습니다.

캐릭터★★★★☆

5개만점 중 4개입니다. 캐릭터 성도 모두 살렸고 캐릭터 수도 많아 여러사람들이 취향에 맞는 캐릭터를 읽으면서 발견할 수 있죠. 게다가 대부분의 캐릭터가 마음에 듭니다. 밉상캐릭터는 찾아보기 힘들죠. 솔직히 별4개는 1개가 없는 것은 단순히 제 취향때문이라 할 수 있겠네요. 그렇지만 그걸 배제해도 1개를 깍아먹을 이유가 있는데 바로 학생회의 전작인 마테리얼 고스트에서부터 출현한 마기루 사토리라는 캐릭터 때문이겠네요. 학생회의 고문이라는 중요직책입니다만 비중이나 존재감이 신문부 부장인 토도 리리시아보다 못하니까 말이죠. 캐릭터 수가 많다 보니 모든 캐릭터를 전부 살리는 일이 힘들겠지만 마기루는 조금 너무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죠. 뭐, 전작의 게스트 캐릭터 같은 거라 비중을 너무 늘려도 문제가 있지만 말이죠. 그래도 역시 조금 심하게 안 썼다는 생각이 들므로 별4개입니다.

개그★★★★★

솔직히 취향문제입니다만 뭐, 개인적으로 만점. 아마 읽어보신다면 공감할 수 있으리라 자신합니다.

스토리★★★★+1/2★

4개반입니다. 제 평가는 별개수를 정수로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4개를 주기에는 너무 아쉽고 5개를 주기에는 역시 잡담개그소설로써의 한계라는 벽이 좀 높다고 생각되기에 이런 점수를 줬습니다.

일러스트 본편1~5권, 외전1권 중상, 본편6~10권 외전2~7권 상

이누카미씨의 일러스트는 정말 점점 늘어났다는 느낌이 아니라 갑자기 어느 시점부터 작화가 달라졌다는 느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대묶어서 총체적인 평가를 내리긴 어렵고 작화가 바뀌는 분기를 나누어 평가를 내렸습니다. 뭐랄까 이상하게 가장 일러스트가 별로였던건 본편 1권이 아니라 2권이었죠. 역시 최상은 마지막 권인 외전 토산이었지만요.

총평

개그물로써도 스토리가 있는 학원물로써도 최상급. 꼭 읽어보세요 두번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