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광고 : http://www.seednovel.com/pb/view.php?code=seedadv&didx=425442&page=1
0.들어가기 전에.
때는 2011년 11월 6일, 지금으로부터 1년 하고도 1달 가량을 거슬러 올라가는 시드노벨 4주년 기념 사인회. 나는 줄을 선 독자들을
귀찮게 굴고 있었다. 책 한 짐을 가방에 지고 서울까지 올라왔건만, 나는 오트슨의 사인조차 포기한채 독자들을 대상으로 즉홍 설문조사를 시작한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미쳤다는 생각이 들지만, 안타깝게도 1년 뒤 나는 똑같은 짓을 부산 북컬쳐 사인회에서 다시 하게 된다. 이번엔 오트슨
사인은 받았지만.
본론으로 돌아가서, 즉석으로 머리 속에 떠올린 질문 중에는 '작가 지망생인가', 또는 '시드노벨 공모전에 도전할 의향이 있는가' 라는
항목이 있었다. 이 질문에 어떤 이들은 고개를 저었고, 어떤 이들은 수줍은듯 고개를 끄덕거렸으며, 어떤 이들은 자신있게 공모전 입선을
외쳤다.
여기서 스톱, 이 장면 줌 업, 자신있게 공모전 입선을 외치는 이 군인 아저씨. 한 손에는 뚝이 탈을 들고, 쑥쓰럽게 웃으며 전역 후
반드시 입선할거라 말하는 이 사람. 우리는 이 남자를 알고 있다. 이 남자의 얼굴에 쓴 말뚝이 탈을 알고 있다! 필명 산바람, 별명 슬라임.
필자는 이 때 작가 산바람을 처음으로 만났다.
작가는 그 자리에 있던 수많은 작가지망생 중에서도 돋보이는 존재였고(말뚝이 탈 때문에) 그만큼 자신감이 흘렀다(말뚝이 탈 때문에).
그래서일까, 반 년 후 작가는 공모전 입선자들 가운데 자신의 필명을 올렸고, 다시 반 년이 지난 지금은 당당하게 서점에서 만나보게 되었다. 딱히
큰 인연이라 할 수는 없지만, 감상글의 흥을 띄우기에는 좋은 기억이다.
산바람 작가의 용사 더하기 마왕은!? 지금까지의 시드노벨 소설과는 다르다. 그러니까... 책등에 장르를 써놓지 않았다. '어?' 싶은
사람들은 확인을 해보도록. 그냥 시드노벨 공모전 입선작 이라고만 나오지, 장르를 딱히 써둔 곳이 없다. 일단 홈페이지에 올라온 정식 광고에는
코믹 판타지라고 나온다. 예전 같았으면 '무슨무슨 판타지 러브코미디' 하고 거창하게 장르 명을 책등에 써붙였을텐데, 뭔가 단출해보인다. 시드노벨
내부의 정책 변동일까? ...죄송합니다, 그냥 드립이었어요! 이 진실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테니
살려줏메...!
내가 생각하는 용더마의 장르는 용사마왕 판타지 + 하렘형 러브코미디 쯤 된다. 어떤 분은 제대로 용사마왕물 판타지를 기대하고 이 소설을
집어들었다 하는데, 그런 짓을 저질렀다간 제대로 큰일난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판타지의 설정 아래 하렘형 러브코미디의 형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렘 내성, 러브코미디 내성이 없는사람들이 잘못 읽었다간 꽤나 피 토할걸? 뭐, 작품 소개만 봐도 딱 견적이 나오니까 설마
그런 사람은 얼마 없겠지만.
용더마의 줄거리 설명은... 솔직히 이거 해야되나? 광고만 봐도 설명 다 나오잖아? 스토리 단순해. 거기서 뭘 더하고 뺄 것도 없이 딱
그대로다. 예전 같았으면 무식하게 그걸 또 일일히 다 설명했겠지만, 본 감상글의 취지는 어디까지나 막장. 그러므로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한다.
해당 막장감상은 본래라면 러브코미디 특유의 병폐와 개연성 붕괴에 대한 심각한 고찰을 해보려 했으나, 필자의 내공 부족으로 쓰다가 말아먹고
그냥 평범하게 러브코미디에 대해서 분석하기로 했다.
1.캐릭터.
해당 작품에는 1권만 7명의 주요 등장인물이 나온다. 요즘 라이트노벨치고는 많다 말할 수 있으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성비. 주인공 용사
하나에 여성 등장인물만 여섯. 무려 1 : 6의 성비를 자랑하는 것이다. 웬만한 러브코미디가 마의 장벽 1 : 5를 못 넘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것은 경이적인 기록이다. 처음부터 이를 뛰어넘는 시드노벨은 단 하나, 원고지 위의 마왕 1 : 7! 그러나 원마왕은 안타깝게도 러브코미디가
아니니, 러브코미디로서의 용더마는 시드노벨 신기록을 갱신한 것이다!
...방금 말한 것은 당연히 농담이지만, 확실히 해당 작품에 1권부터 적지않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렇게나 등장인물이
많은데, 이야기 전개는 잘 돌아갈까? 묻히는 캐릭터가 나오진 않을까?...하는 걱정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걱정은 접어두시라.
적어도 그런 일은 없을테니.
2.전개.
아까도 말했듯, 해당 작품의 전개는 작품 소개로 요약될 수 있을만큼 단순하다. 러브코미디에서 뭘 바래. 러브코미디를 보는 독자들이 그걸
원해서 보나? 독자들은 러브와 코미디를 원한다. 주인공이 매력적인 등장인물들과 만나며 우스꽝스럽고 한편으론 야릇한(속된 말로 꼴리는?) 비일상을
보내는 이야기. 그것이 러브코미디다.
용더마는 이런 러브코미디 정의에 충실한 전개를 보여준다. 주인공은 쉴새없이 다섯 히로인(여섯 중 하나는 하렘외부의 방관자이므로 결국은
다섯)과 마주치며 발생하는 이벤트를 통해 점차 안면을 터나간다. 이 과정에서 각각 다른 개성의 히로인들을 빠짐 없이 챙기는 모습은 놀라울 정도는
아니더라도 신인치고는 괜찮은 솜씨다. 하렘 러브코미디에 익숙한 독자들이라면 마음 놓고 이 책을 집어들어도 될 것이다.
3.단점.
그러나 해당 소설도 완벽하지는 않은바 단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따지자면 문제는 몇 가지 있지만, 그 중 러브코미디에 관련된 것을 꼽자면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인지, 전체적으로 몇몇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완벽하게 살리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등장인물의 설정으로부터 매력을 더 확실하게, 세세한 면까지 끌어냈다면 좋았으련만, 아무래도 이 점은 완전하지가 못한 것 같다. 다만
작가가 아직 신인이라는 점과 이제 막 첫 권이라는 점까지 계산하면, 앞으로 개선의 여지는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발전 가능성이 높다.
4.결론.
원래 필자는 러브코미디를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렘도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 난 용더마를 왜 산걸까? 딱히 용더마가
끌렸다기보다는 산바람이라는 작가가 나와 인연이 닿아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 딱히 산바람님 겨울에 보일러 때라고 산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나는 이번 기회에 용더마를 읽으며 러브코미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얻었다. 이 기회를 준 산바람 작가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나는 러브코미디를 잘 모르지만, 용더마는 분명 좋은 러브코미디가 틀림 없을 것이다. 적어도 나쁘지 않는 레벨임을 장담한다.
뭐, 그렇다고 "우리아이가 러브코미디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 같은 헛소리는 아니고. 러브코미디는 여전히 내게 꺼림직한 장르다. 최근에
많이 읽게 되었다해서 내가 러브코미디를 좋아할 거 같냐. 난 러브코미디 싫어. 러브코미디 뻐큐머겅, 두 번 머겅. 시드노벨은 러브코미디 그만 좀
내라. 액션물 줘 액션물. 이능배 달라고 이능배. 투덜투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