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썼던 1권 감상글 : http://www.seednovel.com/pb/349870
0.기신전기 던브링어 1권 - 휘긴경의 역습
1.5류. 휘긴경, 혹은 홍정훈이라는 작가에 대해 사람들이 칭하는 말이다. 이영도를 위시한 작품성 위주의 1류 작가군에는 들지
못하지만, 글을 팔아먹고 사는 상업성 위주의 2류 작가 중에서는 군계일학이라. 나도 고개를 끄덕이고 싶을만큼, 1.5류라는 별칭은 그에게 적당한
평가라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새롭게 라이트노벨계에 뛰어든 시도는 꽤나 성공적이었다. 네임밸류가 가져온 효과인지, 아니면 노련한 작가의 실력인지, 그도
아니면 단순히 인기 일러스트 작가를 표지에 섭외한 결과물인지. 기신전기 던브링어는 다른 한국 라노벨 인기작에 결코 뒤지지 않는 판매량을 보였다.
동일작가의 마왕전생RED가 저조한 성적(그 전에 연재되었던 각탁의 기사에 비해서도)을 보이는 것과는 반대의 결과물이라 하겠다.
이제 기신전기 던브링어도 3권에 이르렀다. 시리즈는 앞으로도 쭉 이어져나가겠지만, 개인적으로 더 이상 이 시리즈를 읽고 싶은 마음이
없는바 이 시점의 생각을 감상글로 다시 써야겠다는 필요성이 들었다.
1.잘 짜인 기본기, 그에 비해 낡은 센스.
이미 수없이 검증받은 휘긴경의 필력. 기신전기 던브링어는 그런 탄탄한 기본기 아래 쓰여진다. 플롯, 세계관, 설정, 액션, 완성도 등등.
라이트노벨 신인 작가들이 하나씩은 꼭 지적받는 여러가지 기본기들이 충실하다. 훌륭한 중견작가답달까.
그러나 홍정훈은 라이트노벨에 사용할 센스, 감각 면에서 전체적으로 약점을 보인다. 그냥 단순히 개그 센스가 구리다는 점을 시작으로
히로인들을 다루는 감각, 판타지 느낌 대신 라이트노벨 느낌으로 글 짜는 법 등등...
2.발전이 없다.
홍정훈 작가가 적극적으로 라이트노벨 스타일을 만들고자 노력했다면 뭔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낡은 센스라는 것도 결국 고치기 나름일테니.
2류 판타지 작가였던 토돌 또한 라이트노벨 뽕빨물 작가로 탈바꿈하는 것에 성공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던브링어가 3권이나 나오는동안 내용
전반적으로 라이트노벨 센스를 얻으려는 노력은 거의 보이질 않는다. 어차피 홍정훈은 원래 쓰던대로 써도 팔리니까. 작가가 노력할 필요는 없달까.
1권은 어찌어찌 라이트노벨 흉내를 냈지만, 오히려 뒤로 갈수록 점점 판타지 시절로 회귀하는 느낌이 강해진다. 우연의 일치인지 노린건지, 작중
주인공 또한 1권에서는 이등병이라는 지위에 처해있음을 부각시키지만 뒷 권으로 갈수록 점점 그런 모습은 사라진다. 마치 작가 홍정훈이 신인인듯
새로 시작했다가 결국 원래모습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대입시킨듯 하다.
3.결론.
기신전기 던브링어 1~3권 내용은 단 네 글자로 요약할 수 있다. 프롤로그. 슬로우 스타터 홍정훈의 발동은 지금부터 걸릴 것이다.
지금부터 작가는 지금까지 짜온 틀 안에서 할 수 있는 한 최고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것이다. 물론 그 이야기는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초월한
것이 틀림 없다. 쩔겠지. 읽으면 재밌기야 할거다.
근데, 결국 거기까지다. 20세기 말 그 자리에서 변한 것은 없다. 홍정훈은 결국 홍정훈이다. 여기서 더 발전할 것 같지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을 것이다. 라이트노벨의 신지평? 적어도 해당 시리즈 안에서는 열릴 것 같지 않다.
더 이상 권당 6500원을 지불해가면서 완결까지 달리기엔 사볼 마음이 없다. 어차피 그냥 적당히 재밌을게 뻔한 기신전기 던브링어,
홍정훈의 라이트노벨은 딱히 끌리지 않는다. 차라리 다른 신예 라노벨 작가에게 기대를 걸어본다. 재미나 완성도는 부족해도, 뭔가 좀 색다른걸
보여주겠지.
4.노블엔진에 대한 불만사항
언제나 투덜투덜 불평하는거지만, 일러 관리 똑바로 안한다. 1권 고증오류 사태 어쩔.... 거기다가 추가로 녹스 앤 룩스 인터뷰 때는
이렇게 말했다. '세 번의 편집회의는 오프라인에서 진행되었는데,'
어... 그러니까... 세 번이나 오프라인에서 일러랑 작가랑 편집자가 모여서 편집회의를 했는데도, 일러를 막상 그리고 나니까 날개 색이
변하고, 머리카락 색도 변하고? 헣헣허 편집회의를 대학교 조별과제 모여서 하듯 했나....
5.기신전기 던브링어를 더 이상 안 사게 된 또 하나의 치명적인 이유.
펜콜트가 안나와... ㅠㅜ 3권에선 활약을 한다고 들었던거 같은데... 왜 안나오는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