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죽었다. 우리 학교 최고 수재이자 미인인 서희가 찾아왔다.
원념이 나를 죽일 것이라는 영문 모를 소릴 듣고 나는 칼에 찔렸다. 이루어지지 않은 꿈이 만들어 낸 '원념'. 서희는 사람 죽이는 원념을 퇴치하는 자.
유예된 죽음을 맞이한 나는 원치 않지만, 서희와 함께 살게 되었다. 게다가 학교의 소녀 귀신이, 소꿉친구 같은 여자 선생님이 나를 가만두지 않는다. 여난과 원혼 퇴치의 혼란상 속에서 이 모든 사태의 근원은?
혹시 학교 지하의 낡은 미술실?
2012년 시드노벨 대상공모전 금상 수상작. |
6/10
장점
- 꿈과 현실에 관한 청소년이라면 공감할 확고한 주제
- 확실한 스케일감과 캐릭터 역활
- 짜임세 있는 이야기 구성
- 장면장면을 묘사하는 정성스러운 문장
단점
- 주제의 표현 방식이 간결함과 직관성이 미흡
- 가독성이 떨어질 정도로 긴 문장
- 다소 진부한 전개와 엔터테이먼트적 요소
- 클라이막스의 임팩트 부족
기타
- 2012 시드노벨 대상 공모전 <금상> 수상작
<방과 후 미술실>은 2012 시드노벨 대상 공모전 <금상> 수상작이다. 공모전의 규정이 바뀐 이후 나오는 첫 수상작인 만큼 여러모로 기대가 큰 작품이다. 또한 작가인 흑녹은 타입문넷이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활동하여 여러 팬을 지니고 있는 작가기도 하다.
<방과 후 미술실>은 꿈과 현실의 사이에서 좌절을 맛보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고민. 바로 그것을 라이트노벨의 '이능력'과 '싸우는 미소녀'란 요소를 사용하여 정면으로 다루었다. <방과 후 미술실>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장점은 이 확고한 주제이다. 신인인지라 주제의 표현 방식이 간결하고 직관적이지 못하는 등의 단점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 방향성의 확고함은 청소년 독자에게 의미를 부여하기로는 충분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작품에는 단 4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라이트노벨의 특성상 적은 인원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것으 캐릭터적으로나 이야기적으로 상당히 중요하다. 그 적절한 스케일감과 캐릭터의 확실한 역활분배는 이야기를 짜임세 있게 구성할 단초가 되었다.
<방과 후 미술실>의 정성스럽게 묘사된 장면 장면들은 근래 보기드믄 진지한 분위기를 잘 표현되었다. 그러나 가독성을 해칠정도로 과도한 문장의 길이는 독자로 하여금 질리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일것이다. 이 작품에서 캐릭터가 하는 한번의 대사나 문장의 한 단락은, 페이지의 반을 차지할 정도로 긴 경우가 많은 편이다. 문장의 템포가 과거에 비해서 빠른 현재의 라이트노벨 시장에서, 독자들이 이 작품을 보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리고 '이능력'과 '싸우는 미소녀'란 요소를 이용한 전개는 이미 몇년전의 유행이기에 다소 진부하다. 그렇기에 클라이막스에서의 임팩트 또한 부족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중간중간의 개그나 에로티시즘을 자극하는 장면들 또한 약한 인상이다.
<방과 후 미술실>을 읽으면서 이 작품은 절대로 트랜디한 작품은 아니란 생각을 했다. 모든 요소가 수년전의 이능력 미소녀계 라이트노벨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때의 작품들 보다 더욱 현실적인 화두를 가지며, 더욱 진지하게 풀어간다. 개인적으로는 현재의 독자들에게는 여러가지로 '벅찬' 작품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 이 작품의 주제를 폄하시키진 않는다. 단지 좀 더 트랜디함을 더하여 더욱 많은 독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다면 좋았을 텐데란 아쉬움이 남을 뿐이다.
신인 작가의 솔직한 꿈과 현실에 대한 화두는 청소년의 마음의 마음을 울릴 수 있을 것 인가. 아니면 트랜드의 벽은 견고할 것인가. 개인적으로 상당히 궁금하다. 만약 흑녹 작가가 라이트노벨적인 엔터테이먼트의 트랜드를 작품에 잘 녹여 낼 수 있다면 더욱 멋진 작가가 되지않을까 한다.
총평: 꿈과 현실을 이야기하는 가슴 울리는 청소년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