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
- 흥미로운 전반부
- 유쾌하고 귀여운 캐릭터
- 유창하게 펼쳐지는 대화와 드립
단점
- 늘어지는 중반 전개
- 납득하기 힘든 결말
- 작가편의 주의적인 캐릭터
- 시시각각 변화되는 인물의 종잡을 수 없는 행동
- 너무 많아서 무의미해져 버린 드립
기타
- 노블엔진 4기 '1챕터의 승부' 당선작품
<손만 잡고 잤을 텐데?!>는 노블엔진의 4기 '1챕터의 승부' 당선작품으로, 홍보단계에서 글 작가인 '류호성'의 적극적인 홍보로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갑작스럽게 등장하여 자신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아이와 그것을 옹호하는 소꿉친구로 보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러한 흥미로운 전반부의 전개 속에, 유쾌하고 귀여운 캐릭터들의 드립이 쏟아진다. 마치 프로 작가를 보는듯한 능숙한 드립활용은 작가의 능력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의 중반을 들어서면 그 전반부의 인상은 퇴색되고 만다. 서브캐릭터는 활용되지 못하며, 사건다운 사건 없이 대화로만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러다보니 캐릭터들의 개성에 초점이 맞춰지는데, 그것 역시 방대한 드립 때문에 뒷전이 된다. 드립은 개성의 일부분이지, 전부가 아니기때문이다. 결국 드립에 드립을 거쳐 작가의 장점 이였던 드립조차 벅차지기 시작한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게 된다.
이야기를 고조시키는 클라이맥스의 경우, 한국 소설 특유의 후반부에 갑자기 진지해지는 전개가 된다. 물론 후반부의 진지함은 소설로서 클라이맥스를 마련하기 위한 방법임은 알지만 그 정도가 너무 지나쳤다는 인상이다. 또한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 또한 너무나 단편적이다. 인물의 갈등관계, 감정선은 복잡한 것에 비해, 그것을 해소하는 것에 대한 디테일과 장치들이 부족하다는 인상이 든다. 그래서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하기가 힘들었다. 특히나 주인공을 묘사함에 다룸에 있어서 섬세함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전반적인 SF적 디테일도 캐릭터들의 설정과 배경에 비해서 아쉽다는 인상이다. 작품 내에서 충분히 소화했다는 인상이 아니다. 이야기를 위해서 가져왔다는 인상이다.
<손만 잡고 잤을 텐데?!>을 광고 할 때, 광고에는 전반부의 이야기만을 주제로 삼아서 광고를 했다. 그러나 작품전체의 인상을 놓고 본다면, 그것은 분명 페이크가 되었다. 독자들은 손만 잡고 잤을 텐데 나타난 '딸'과 소꿉친구와의 유쾌한 홈시티콤을 기대했을 테지만, 정작 그 정체는 슈타인즈 게이트를 열화 시킨 듯한 SF이였다. 그렇다면, 전반부만을 광고의 내용으로 삼은 것은, 관계자들도 이 작품의 이러한(위에서 말한) 단점을 알고 있지 않았을까?
<손만 잡고 잤을 텐데?!>는 전반부의 분위기를 끌고나가서 정말로 홈시티콤. 개그물로 왁자지껄하게 만들었다면 정말 유쾌한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아니면 지금과 같은 이야기 플롯이더라도, 전개를 빠르게 하여 300페이지정도로 줄이고, 후반부의 감정선과 디테일에 공을 들였다면 더 좋지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든다.
유나물님의 일러스트는 예쁘지만, 캐릭터가 수수하여 전반적인 화사함이 부족하다는 인상이다. 또한 노블엔진 특유의 흑백삽화 지정은 이번에도 좋은 점수를 주긴 힘들 것 같다.
<손만 잡고 잤을 텐데?!>는 무척이나 아쉬운 작품이다. 위에서 말한 여러 가지 단점들도 있고, 이 작품이 재미있다고 말하기는 힘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여운 캐릭터를 만드는 능력, 그리고 그 캐릭터들이 펼치는 드립을 유창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은 라이트노벨 작가로서는 큰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러한 재능. 무기를 써야 할 장소와 시간을 아직은 모를 뿐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그것을 익히면 된다. 그렇게 봤을 때 류호성 작가는 기대할 수 있는 신인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