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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가 마왕을 무찌를 때 우리들도 있었다 리뷰
글쓴이: 청아비
작성일: 14-02-14 20:17 조회: 8,279 추천: 0 비추천: 0
본 리뷰는 라이트 노벨 비평가 모임 정크푸드의 미식가의 리뷰입니다. http://cafe.naver.com/novelgourm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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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문
 
전 이 소설이 조아라 연재 시절일 때 본 적이 있습니다. 뭐 그냥 용사마왕물은 취향이 전혀 아니라서 아예 펼쳐보지도 않았지만 그 당시에 제가 봤다면 나름대로 좋은 평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이 대상을 받고(뭐 그래도 무조건 대상을 뽑겠다고 한 직후 수상이니 별 의미는 없음) 출판이 되고 나름대로 긍정적인 평가를 얻는 것 같아서 기대했습니다. 저도 놀랍네요. 아직 시드에게 기대할 건덕지가 남아있었다니 말이죠. 그리고 제가 책을 받고? 포장을 뜯고? 컬러 일러스트를 차분히 감상하고?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첫 페이지를 읽고? 그리고 중간쯤 읽으니 입에서 피가 왈칵 쏟아져 나오고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더군요.
 
시드 편집부는 무능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이건 작가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담당 편집자를 보니 주성민 편집자군요. 편집실장과 동일인물. 편집부에서 가장 높은 사람이네요. 그리고 갑자기 기분 나쁜 예감이 들었고 천천히 예전 글을 찾아봤습니다.
 
소울기어 브레이커: 주성민 편집자
 
블랙스틸 어쌔신: 주성민 편집자
 
자네가 문제였군. 이 모든 일의 원흉은 당신이었어. 이런 소돔과 고모라같은...... 어쨌든 실제 글을 보죠.
 
2. 개괄적인 평가
 
글을 그냥 못 쓰는 작가가 있습니다. 문장 자체가 되어먹지 못한 작가요. 그건 어떤 내용을 쓰든 개판이에요. 애초에 그런 작품이면 출판이 되지도 않습니다. 뭐 소울기어를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지만...... 용마무우는 그런 쪽이 아니었어요. 그런 쪽이 아니었다고요. 글은 깔끔했고 작가의 작품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습니다. 뭐 그러니까 조아라에서도 인기를 끌 수 있었겠죠. 말했지만 제가 이 글을 조아라에서 읽었다면 나름대로 긍정적인 평가를 했을겁니다.
 
그렇지만 출판되면 얘기는 다르죠. 전 지금 여기서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과연 이 소설은 인터넷 연재 당시와 얼마나 다른가. 라는 질문. 거꾸로 말하면 편집부의 손이 얼마나 닿았는가 하는 것. 이건 그냥 인터넷 소설을 인쇄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적어도 출판되는 글에 맞춰서 조정하고 수정을 가해야 할 것 아닙니까.
 
전개는 미칠듯이 빠르고 별 의미도 없는 내용이 당당하게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물은 엉성합니다. 플롯이나 구성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에요. 작품의 틀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충분히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었다고요. 그러니까 이건 편집자가 죽일놈입니다. 도대체 편집자의 일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에요? 제가 바쿠만을 읽어서 착각하는 건가요? 편집자가 너무 수정해서 문제가 된다는 얘기는 들었어도 편집자가 아예 글에 노터치라서 문제되는 경우는 시드가 전 세계 유일할 겁니다. 수정을 했으면 더 문제가 됩니다. 수정을 했는데 이따위에요? 대상을 받았으면 대상을 받을만한 내용으로 만들어야 할 것 아닙니까.
 
3. 설정
 
-마고열과 용마무우의 상관관계-
 
혹시 마고열이라는 작품을 아세요? 마법과 고교의 열등생이라는 작품이죠. 저도 실제로 본 적은 없습니다만 위키에서 봐서 대충 내용은 알고 있습니다. 그 작품은 제목대로 열등생이 주인공이고 열등생이라서 차별받고 작품 내의 주제도 차별이에요. 그런데 이 소설이 가장 많이 까이는 패턴이 뭐냐면, 그 열등생에 차별받는 주인공이 사실 측정 오류로 열등생이라고 취급될 뿐인 초절정 우주최강 먼치킨이라는 게 문제죠. 그니까 구색만 열등생이고 차별이지 실제로는 '아 난 대단한 놈인데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네. 천재의 슬픔이란'하면서 깽판치는 내용인거죠.
 
이 소설이 그래요.
 
광고와 책 뒷면에서 보면 주인공은 용사 대회에서 7초만에 탈락한 기록을 가진 무능아입니다. 대회 역사상 가장 빨리 탈락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마왕은 엄청 약합니다. 마왕이 맨날 죽으니까 가장 힘없고 약한 녀석을 일부러 마왕으로 만들고 희생양으로 내몰았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적군(악역이 아님)으론 최고의 재능과 실력을 가졌다는 용사가 있고요. 주인공은 약한 마왕이 불쌍해서 그의 편을 들어주려고 하고 최강의 용사와 그 일행과 엮이는 내용입니다.
 
전 여기서 막연하게 운명을 바꾸는 용기에 대한 판타지. 라고 광고를 하길래 막연하게 '약한 마왕과 최약의 주인공이 강한 용사에게 긍지를 가지고 당당하게 맞서는 내용이겠구나.'하고 생각했어요. 아니, 그렇잖아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사실 놀랍게도 주인공은 용사보다 더 강한 전대 용사의 후손이고 작중 최강자인 것입니다!
 
...... 아 뭐, 그 탈락하게 된 계기가 납득이 되면 되죠 뭐. 필기시험에서 밀려썼다던가. 뭐 그런 식으로. 누구나 그런 실수는 하니까요. 시험은 킹 울프라는 몬스터의 새끼와 싸우는 것이었는데 주인공은 그냥 킹 울프한테 한 대 맞고 뻗었습니다. 그렇게 강한데 어째서? 왜냐면 검을 실수로 여관에 두고나와서 그냥 싸구려 검을 가지고 덤볐는데 검이 그냥 한 방에 부러지고 방심하다가 얻어맞고 탈락했습니다.
 
...... 아 뭐. 그럴 수도 있죠. 좀 방심했나 봅니다. 그런데 그 다음 예선에서 탈락한 주인공은 우연히 만난 킹 울프의 성체를 그냥 주먹 한 방으로 뻗게 만들고 울프한테 쫒기던 마왕을 구해주게 되는....... 야이 그럼 검을 왜 샀냐! 아니 그 전에 단연코 이상하잖아! 너 마법 쓸 수 있잖아! 그냥 검을 휘두르지 않아도 잡몹이면 그냥 마법 써서 잡아! 아니 그 전에 이 세계에서는 힘의 강함을 레벨로 측정하고 있는데 어줍잖은 실기시험 말고 레벨 측정을 해! 너 SSS급이라며! 세계 최강급이라며! 도대체 왜 그러는데! 킹 울프라는 괴물의 공격 받아내다가 검 부러트리지 말고 그냥 선제공격해서 속전속결로 잡았으면 됐잖아! 아니면 그냥 실수했다고 말하고 강한 마법 보여주면서 항의해! 야이 무능한 자식...... 쓰레기 자식...... SSS급이라는 자만심에 찌들어서 잡몹한테도 기습당하는 찌질이 자식......
 
왜 주인공의 약함을 표현할 필요가 있었죠? 딱히 그럴 이유는 없었는데 말이죠. 그 이후에 주인공이 도둑질을 당하게 되서 짐을 잃어버리는 장면이 있는데 차라리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요. 도둑질을 당해서 그 짐을 찾아다니느라, 아니면 돈이 없어서 시험장에 늦게 갔다던가. 해서 아예 시험을 못 본 상황인거죠. 만약 그런 상황이었으면 전 아무런 지적을 안 했을 겁니다. 그리고 작품의 문제는 전혀 없어요. 사람들이 주인공이 약해서 무시하는 장면도 없고 주인공이 예선에서 탈락한 이유보다는 그 상황 자체가 중요한 거거든요.
 
-마왕 용사구도의 이상함-
 
일단 이 세계에서 마왕과 용사는, 그냥 호칭일 뿐입니다. 다른 용사마왕물에서는 신에게 힘을 받은 놈이 용사. 라던가 하는 내용이 있는데 이 세계관에서는 그냥 용사 콘테스트를 열어서 가장 강한 놈이 용사라는 거죠.
 
그런데 아주 당연하게도 용사는 세계 최강급의 인재고 마왕을 쓰러트릴 만한 강자입니다. 어라? 이상하지 않나요. 그럼 40년마다 최강급의 강자가 나온다는 말인가요. 애초에 세계의 법칙이 40년마다 용사가 나타난다. 라면 모르겠는데 그냥 콘테스트 열어서 뽑는거면 그런 강자가 아예 나오지 않거나 부족할 여지가 있잖아요. 게다가 이 작품에서 마왕군은 40년마다 계속 개발살나서 아예 그냥 약한 놈을 마왕(희생양)으로 뽑는다는 설정인데 그러면 아예 마왕을 뽑지 않거나, 일찍 뽑아서 기습하거나 하면 그만이고 매번 지도부가 박살나니 아예 마왕군이라는 군대 자체가 존재할 수도 없을겁니다. 아니면 게릴라 전을 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용사 일행이 왜 다 젊은 겁니까. 오히려 강자는 나이 든 사람이 더 많을 수도 있는데 왜 다 10~20대죠? 엉성하잖아요. 그냥 그렇다니까 납득하겠는데 이 구도는 단연코 이상합니다.
 
-설명 방식의 문제-
 
설정 자체는 괜찮았습니다. 오히려 상당히 흥미롭게 봤어요. 애초에 주인공과 그 일행이 최강이라던가. 게임을 연상하게 만드는 용어라던가, 마나와 기술에 대한 설명이라던가. 마왕군과 인간관계의 구도(이건 이상하긴 했지만), 기타 등등. 그런데 엄청나게 짜증나는 실수 하나. 초반에 설정설명 다하기.
 
-그냥 오류-
 
별 의도치 않은 걸지도 모르겠는데. 이 세계에서는 뭐 [직업]자체가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전투 방식을 나누는 근간이죠. 그런데 분명 주인공은 (스포일러긴 합니다만) 가드 나이트. 분명 서술로는 '철벽의 금속 방어구와 방패로 무장하고 배틀액스나 메이스, 창 또는 해머 등의 무기로 타격과 방어를 동시에 해내는 직업'이라고 나와있는데. 주인공은 천옷에 검들고 마법씁니다. 아 뭐 방어 주문을 써서 공격을 막긴 하는데 그건 그냥 마검사지......
 
4. 인물
 
캐릭터는 또 왜 이래요? 이 작품의 주인공은 최고의 위선자입니다. 자기 강함만 믿고 까불다가 예선에서 탈락했고, 약한 마왕(평화주의, 인간과 협상 원함)이 불쌍해서 도와주곤, 인류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려고 마왕이 약하다는 걸 모르는 채 싸우는 용사 일행을 태연하게 어떻게 죽일까 생각합니다. 뭐 이 따위야? 그 뒤에 마왕이 '설령 나를 죽이려고 해도 착한 용사 일행을 죽이면 안 된다!'라고 말해서 평화주의 마왕의 캐릭터성을 강조하긴 했는데 그 반대급부로 주인공이 위선자에 쓰레기가 되어버렸지 않습니까.
 
용사 일행은 또 왜 이래요? 개성도 없고 뭣도 없고 가장 짜증나는 건 티나라는 마법사(겸 도적)인데 주인공이 잘생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마왕군이든 뭐든 세상이 멸망해도 좋고 날 죽여도 좋으니까 맘대로 잡아 잡숴요. 이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사실 티나도 착한놈이니 어쩌니 실드치고 말이죠. 전사 클래스인 스팅은, 뭐 실수라고 생각되지만 용사의 쌍둥이입니다. 일러스트에서 스팅과 용사를 구분할 수 없습니다. 복장도 그렇고요. 외모, 머리 스타일. 등등.
 
게다가 은근히 짜증나는 것 중 하나는 주인공의 비정상적인 강함이나 용사의 힘 등등을 '핏줄'이나 '재능' '템빨' 등등으로 넘어간단 말이죠. 고아 출신으로 자수성가한 티나는 활약하는 장면이 없는 잡몹이고요. 뭐 꼭 주인공이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묘사도 없고 좋은 무기 쓰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만 꺼림칙하군요.
 
5. 근본적인 원인
 
아무리 생각해도 인기의 원인을 찾을 수가 없어서 이 작품을 좀 조사해 봤습니다. 작가가 작품에 쏟고 있는 애정이나 설정에 비해서 엉성하거든요. 인물들의 심리도 깊게 파고들지 않았고 사용하지 않은 요소들도 많고, 그리고 그 원인을 알았습니다. 이 작가는 이 작품으로 26권 이상의 대 서사시를 쓸 계획이 있고 후기에서는 원래 만화로 그리려고 했다는 언급을 봤습니다.
 
용마무우의 전투신이 좋고 인물의 심리를 깊게 파고들지 못하는 이유는 이 글이 원래 만화라서 그렇습니다. 만화라면 소설과는 다르게 깊은 심리의 표현은 별로 하지 않죠.
 
이 작품의 캐릭터성이 설정에 비해 엉성한 이유는, 작가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인물들이 완성되어 있어서 입니다. 솔직히 이건 작가가 그냥 실수한 것 같네요. 26권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 그것도 인터넷에서 연재하던 소설, 또는 만화라면 한 권으로 모든 걸 끝내야 하는 라이트 노벨 1권과는 다르게 인물들의 모습이나 설정을 라이트 노벨로 치면 3권 이상으로 표현될 긴 시간동안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이건 애초에 한 2~3권을 동시에 내던가 했어야 했습니다. 이미 작가 머릿속에서는 1권에서 끝낼 생각은 추호도 없어요. 그러니까 1권만 보면 왠지 다 본 것 같지도 않고 찜찜한 기분이 듭니다. 그냥 에피소드 1을 본 느낌이죠.
 
6. 총평
 
편집부가 잘못했네. 장기적으로 할 계획이 있어도 인기 없으면 3권 이내로 그만둬야 하는게 이 바닥이고 단권 완결성을 갖추려고 노력해야 했었는데 그 부분을 노터치 하다보니 글을 다 읽어도 다 읽은 것 같지 않은 이상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그냥 작가가 설정이나 생각을 잘못한 것도 있고요. 어쩌면 작가는 26권이 아니라 6권 이내로 글을 정리하셔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절대로 대상감이 아닙니다. 만화로 읽는다면 그냥 꾸준히 볼 생각이 있는데 글로 보니까 영 아니군요. 아니, 그냥 솔직히 말할게요. 편집부가 문제가 있는게 아니야. 작가가 문제가 있어. 편집부가 글을 다 수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작가가 알아서 이런 부분은 수정했어야 했는데 그걸 안 했어요. 뭐 그렇지만 영혼이 파괴되는 지뢰는 아니고, 그냥 졸작. 혐오스럽고, 끔찍하고, 절망적인 것이 아니라
 
 
 
 
 
 
 
 
재미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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