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신작중 제가 읽은 두번째 작품 유랑화사 입니다. 8월 신작 중에서 제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했던 작품입니다. 노블엔진팝에서 나오는 첫 대상이기도 하며, 무엇보다 표지와 책 디자인이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책이야기로 가볼까요?
기담奇談을 좇아 떠도는 정체불명의 화술사畵術士. 세간에서는 그를 일컬어――「유랑화사」라 한다.
“이 세상은 말하자면 한 폭의 커다란 그림이지. 멀쩡한 것 같아도 구석구석 잘 살펴보면 이상한 곳이 많다니까. 난 그런 이상한 부분을 발견할 때마다 새로 고쳐 그릴 뿐이야.”
상자 속에 든 여우, 불꽃에 휩싸인 채 밤마다 찾아오는 신부, 선녀를 죽인 나무꾼, 도련님을 습격하는 목각인형. 일상과 이상의 경계에서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고…….
“상관없어. 난 엄마를 꼭 찾아야 돼.”
엄마를 찾아 헤매는 여우 소녀와 신묘한 그림을 그리는 떠돌이 화사는 애절한 정한과 감춰진 사연을 밝혀 나간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이 작품은 노블엔진팝의 첫 대상이고 저도 무지하게 많이 기대하고 봤습니다. 꾸준히 좋아해오던 출판사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옛 기담들을 다루는 작품인 것 같아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은근히 사극을 좋아하기 때문에...)
내용을 보자면 엄마를 찾아 다니던 여우소녀 리아가 자신의 엄마를 찾던 도중 기묘한 능력을 가진 그림쟁이 화사의 능력을 보고 자신의 엄마도 찾을 수 있을것 같아 쫓아다니면서 마을에 있는 신물이나 귀신들에게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품이 되겠습니다.
다 읽고나서 정말 두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 잘 썼다 ' 와 ' 벌써 끝이야? ' 라는 생각들이 말이죠. 우선 잘썼다는, 정말 책을 읽으면서 지루할 틈도 실망할 틈도 그냥 수술 순조로이 읽었습니다. 읽고 나서 시계를 보니 참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더군요. 왠만한 글솜씨가 아니고서야... 이 작품의 단점을 찾기 어려울정도로 잘쓰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 에피소드마다 여운을 짙게 남기고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절한 각각의 이야기의 흐름은 정말이지 짙은 감명을 주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둘째로 드는 생각은 이 생각이 들만큼 몰입감이 좋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질적인 존재들로 이만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작가님의 실력이 또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따름입니다.
대상을 받은 것이 납득이 갈 정도로 위에서 말했듯이 이야기의 밸런스가 여지껏 보았던 한국소설 중에서 최고이지 않았나 하고 감히 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화사만으로도 이끌어갈 수 있을 이야기들을 여우소녀 리아를 넣음으로써 무거움을 약간 가볍게 함으로써 딱 알맞은 무게의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는 기담집이 완성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중에서 BEST로 생각되는 것은 저도 역시 웃는 모란화였는데요. 1권에서 가장 애절하고 마음아픈 이야기이고 모란화의 이야기와 모란화가 이야기 하는 과정은 정말 수준급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능력이지 않았나 생각듭니다.
그리고 마지막 후기의 설명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나 낯선 단어들을 설명해줌으로 글을 이해하게 해주고 글의 재미를 더해주는 마무리 역할을 해줘서 더 좋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계속 이렇게 제가 리뷰를 쓰는게 왠지 죄스러울 정도로 작품성이 뛰어나고 특유의 개성이 너무 돋보여서 더 말하는게 아깝다고 생각됩니다. 그냥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만원이 아깝지 않은 만족감을 크게 느낄수 있으니 부디 유랑화사 한번쯤 꼭 사는 것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